[뇽토리/여신] 애증의 소나타 12 - 1 track 02 / http://c_g_v2014.blog.me/
웃을 때 마다 경박스럽게 패이는 보조개, 제 성격에 뒤틀린 일이 일어날 때 마다 고집스럽게 앙 다문 미천한 입술, 사내건 계집이건 홀리는 싸구려 웃음까지… 내가 지독히도 증오했던 이승현이 확실했다. 난 갈증 나는 그 얼굴을 더욱 자세히 보기 위해 위치를 옮긴 후 커피를 한모금에 넘겼다. 도련님이 찾는 남자가 맞죠? 집사가 붙여준 남자가 나에게 기대며 물어왔다. 난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남은 커피가 찰랑이는 커피잔을 신경질적으로 꾸겼다.
“지금 잡아올까요?”
“지시하는 거나 잘 해. 오지랖 넓게 굴지 말고.”
“…신경쓰이셨다면 죄송합니다.”
덩치만 불필요할 정도로 큰 사내를 보며 난 눈살을 찌푸렸다. 일본에서 호스트 생활을 하고 있다 해서, 불쌍한 창녀의 취급을 받고 있을 줄만 알았는데 내 염려와는 달리 이승현은 꽤나 쾌적하고 훌륭한 삶을 보내는 듯 하였다. 반 나절을 따라다니며 지켜 본 결과, 이승현은 두어 시간마다 남자를 바꿔가며 호텔 혹은 모텔 혹은 일반 주택으로 모습을 숨겼다. 10시간 동안 4명의 남자와 상대를 하는데, 성병이 안 걸릴 수가 없지. 마음이며 몸이며 정신이며 꽤나 힘들게 분명했음에도 이승현은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잘도 돌아 다녔다. 다 내가 뒷구멍을 잘 길들여논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내 존재를 까맣게 잊고 웃음을 파는 이승현을 흥미롭게 관찰했다.
“뒷덜미 낚아 와.”
“네.”
이정도면 관찰은 끝났다. 난 음료를 입에 물고 얼굴값 좀 하게 생긴 남자와 동행하는 이승현을 바라보며 지시했다. 내 옆에서 큰 덩치를 힘겹게 가리고 있던 사내가 어깨를 돌리며 성큼성큼 가더니, 웃으며 걷고 있는 이승현의 팔을 잡아 끌었다. 고향언어을 쓰는 낯선 남자의 등장에 이승현은 꽤나 당황하며 얼굴빛을 바꾸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모습에 어쩐지 심신에 안정이 왔고, 정신적으로 몹시 즐거워졌다. 어떤 마약을 할 때보다, 더욱 더. 조연배우는 이제 됬어. 이젠 주연이 나서 줄 차례지. 난 셔츠 깃을 한번 정리 한 후, 언제 나를 발견했는지 도망 가려는 자세를 취하는 이승현에게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 뒷구멍 놀리는 솜씨는 여전한가봐?”
“당…신이 여길 어떻게….”
“당신? 언제부터 호칭이 그렇게 바뀐거야? 이거 흥분되는데.”
“…….”
“숨으려면 제대로 숨던가. 아니면 도망 친 보람 있게 잘 살던가. 꼭 내가 다시 나서게 만들어, 왜?”
바들바들 떨고 있는 나의 가엾은 고양이의 볼을 한번 쓰다듬었다. 손에 촉촉하게 감겨오는 뺨의 감촉에 심장이 난도질 당한 듯 뛰기 시작했다. 가까이서 보니, 더 예뻐졌네 승현이. 온몸에 진동을 가 한듯 공포에 질려 떨고있는 이승현의 목덜미를 확 낚아챈 후 두 손을 한번에 잡았다.
“즐거웠어? 나 없이?”
“제…제발 놓아 주세요….”
“내가 말 했지. 내 손바닥 안이라고.”
“도련님, 제발….”
“그렇게 힘들게 도망가서, 고작 하는 게 또 이런거야? 이왕 몸 파는 거, 나한테 파는 게 더 좋잖아. 내가 널 얼마나 예뻐했는데….”
“도련님…. 제발 살려주세요. 네?”
“너가 없어서 내가 손목을 몇번이나 그었는 줄 알아? 미천한 년…. 감히 너가 날.”
차에 이승현을 꾸기듯 밀어 넣고, 당장 공항으로 출발했다. 내 옆에서 바들바들 떨며 납치 된 공주님 처럼 구는 이승현의 모습에, 웃음이 삐져 나왔다. 그러니깐 너가 도망을 가긴 어딜가. 바들바들 떨리는 볼을 쓸어주며, 귓가에 입을 맞췄다.
“뒷구멍 얼마나 벌렸는지 집에가서 확인 해 봐야겠다.”
“흑…. 흐읍….”
“왜 울어? 너무 기뻐서 그래?”
그래 나도, 기뻐. 눈물을 쉴 세 없이 터트리는 이승현의 입술에 물을 넣어 주었다. 몇 개월 만에 느껴보는 그 보드라운 감촉에 부어오른 왼쪽 손목이 미친듯이 파닥거렸다. 집까지만, 참자. 내 자신에게 세뇌시키며 이승현의 허리를 쓸었다.
“어째 더 마른 것 같다? 하루에 열명도 넘게 잡아먹으면서, 왜 살이 안 찐거야? 속상하게.”
“제가…. 제가 어떻게 해야 해요….”
“몰라서 묻는 거야?”
“절 언제쯤 놓아 주실 거에요? 언제쯤…. 정말….”
이승현은 나를 확 밀치며 두손에 얼굴을 묻고 다시 또 울음을 터트렸다. 수분 모자라겠다, 물 좀 더 마셔. 물을 한모금 마신 후 입술을 향해 다가간 순간, 제발 좀 놓아달라는 이승현의 눈과 마주하고 말았다. 순간 속 부터 참아왔던 욕정이 터지는 기분이 들었다. 위험한데, 이거. 난 팔딱거리는 왼손목을 쥐었다 피었다를 반복하며, 이승현의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날 미치게 만드는 더럽도록 황홀한 향 역시 그대로였다.
“재회는 집에서 하려고 했는데….”
근처 호텔이던 모텔이던 침대 있는 곳으로 차 돌려. 난 뻐근하게 조여오는 아랫도리의 감각에 마른 입술을 축였다. 이승현은 눈커풀을 떨며 나를 공포에 질린 눈으로 올려다 보았다. 몸 파는게 일상인 년이, 왜 내숭이야.
“좋은 곳 있으면, 추천 좀 해 봐.”
“잘못…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그 얘기도 한 두번이면 질린다. 머리통 날라가기 전에 입 닫아.”
“…….”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승현이 떨리는 입술을 꾹 닫았다. 도망간 고양이에게 어떻게 벌을 주면 좋을까…. 호텔이 어지럽게 배치 된 거리로 들어서자, 이승현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난 추악하도록 아름다운 얼굴을 위해 한창을 궁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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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연... 우왕.. 갑자기 삘 받아서 5편까지 다 써버렸음돠..
일주일 뒤에 수련회 가느라 꽤 오랫동안 글 못 올릴 것 같아서.. 남은 날짜에 많이 올려두고 가려구요~!
댓글 수 많으면 기분 좋아서 오늘 한편 더 올릴지도 몰름니당 ><~!!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