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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각 밤 11시 32분이 막 지나고 있을 때였다.
방금 샤워를 끝내고, 누워서 과일을 먹고 있던 학연은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에 무의식 적으로 폰을 들었고,
그 내용이라 함은 주어도 없이 핸드폰 미리보기에 뜬 택운의 ' 나와 ' 라는 톡을 받아서는
난감한 표정으로 대충 젖은 머리를 손으로 터는 채 웃 옷 하나를 챙겨선 어디 있을지도 모르는 택운을 찾으로 무작정 나갔다.
집 앞으로 나가자마자 추운 듯 입김을 뿜으며 자신을 쳐다보는 택운이 보였고,
무뚝뚝한 어조의 톡을 잊은 채 그대로 학연은 택운의 품으로 폭 들어가 안겼다.
택운은 의외로 예상을 했다는 듯 품에 안긴 학연의 머리 위로 자신의 손을 올려선 그 젖은 머리칼을 부드럽게 매만져 주었고,
학연은 고양이마냥 자신보다 한 뼘 큰 택운의 허리를 꽉 둘러매선 단단한 가슴팍에 자신의 볼을 부볐다.
그 행동이 계속 이어졌을 때였을까....
저를 불러내선 아무 말도 안 하고, 머리만 쓰다듬어대는 택운이 답답해지기 시작한 학연은
어서 불러낸 목적을 말 하라는 듯 고개를 들어, 택운의 눈을 맞추고 볼을 부풀린 채 인상을 찡그렸다.
그에 택운은 그런 학연의 모습을 보고, 속으로는 귀엽단 생각을 했지만
워낙 무뚝뚝하고, 내성적인 성격에 웃지는 않고 저를 올려다 보는 학연의 눈을 계속 쳐다보기만 했다.
학연은 택운의 성격을 알기에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어도 꽉 둘러매 안은 택운의 허리를 잡고 감산 채 위 아래로 콩콩 뛰어댔고,
택운의 입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
11시 50분을 막 지나는 시각.
택운의 품에 안겨 폴짝 뒤어대던 학연이 더 이상 참지 못 하겠는지 택운의 품에서 나와 택운의 눈을 빤히 바라보다 콧방귀를 뀌더니
뒤를 휙 돌아 택운과 등을 진 채 씩씩거리며 그대로 앞으로 길을 걸어갔고
그 순간, 택운은 얼른 학연의 뒤로 다가가 허리에 자기의 두 팔을 두르더니 다시 그 넓은 품에 학연을 폭 안았다.
그에 평소 스킨쉽이라면 자신이 먼저 해서 받아 보는 건 여간 익숙치 않아
당황한 학연은 얼굴이 붉어져 으어으어거렸고, 택운이 픽 하는 짧은 웃음을 내뱉고는 그대로 자신의 얼굴을 학연의 어깨 쪽, 앞으로 빼
학연과 눈을 맞추더니 그 붉은 자신의 입술을 부드럽게 학연의 볼에 쪽 맞대었다.
그 덕에 안 그래도 붉었던 학연의 볼이 더 발갛게 물들기 시작했고, 학연이 절 보지 않는 틈을 타
활짝히 웃던 택운의 다시 한 번 학연의 볼 위로 입을 맞추더니 그 붉은 입술을 학연의 귓가로 옮겨선 살며시 입을 열었다.
" 차학연,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