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체육복을 안가져와서 마지막시간에 홍빈이 체육복을 빌리고 안돌려줬는데 오늘은 내 체육복을 가져왔지만 상의는 홍빈이껄 입어버린후에야 뭔가 조금 많이 크다는걸 알아버렸다. 수업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었지만 다시갈아입기 귀찮아서 곧바로 옆반으로 뛰어갔다.
"홍빈아!"
옆반에 아는애라고는 홍빈이밖에 없는데 남의 반 문앞에서 너무 크게불렀나 싶었다. 괜시리 시선이 아래로 떨어져서 잘못입은 체육복 소매 끝자락끼리만 바스락거리며 홍빈이가 이쪽으로 오기까지를 기다렸다.
"이거 니꺼지?"
난 지금 내가입은 체육복 상의가 네것이냐고 물어본것뿐인데 다짜고짜 팔을 벌리고 니꺼지? 하고 물어본탓에 의미를 오해한건지 문에서 제일 가까이 앉아 떠들던 여자아이 두명이 우리쪽을 쳐다봤다.
"아 체육복, 난 또 너말하는줄알았네 왠 애교인가 했지"
"내꺼인줄알고 그냥 입어버렸어"
"우리반 오늘 체육안들었으니까 이따줘 시간도얼마 없는데"
홍빈이도 같은 의미로 오해를 한건지 잠시 당황하다가 시선을 체육복으로 돌리고 대답해줬다. 알겠어- 하고는 뒤돌아서서 나가려는데 "잠깐만" 하고 팔을 붙잡아오는 힘에 다시 몸이 돌려진다.
"나 이따가 교무실들러야되니까 학교끝나고 십분만 기다려줘"
"응"
"소매는 나보고 걷어달라고 이러고 온거야? 다됬다."
다됬다. 말을 하면서 체육복 소매자락을 내 팔길이에 맞게 접어올려주는 홍빈이의 행동에 어린아이가 된것같아서 또 이홍빈의 다정함에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
"좀 늦었지 미안"
"아니야
교무실앞에서 핸드폰만 들여다보면서 홍빈이를 기다리고있었는데 어느새 나와서 내 앞머리를 손가락끝으로 정리해주면서 가자고 말하고는 내 손을 잡고 걸음을 재촉한다.
학교가 동네의 끝자락에 위치해서인지 하교하는길이 여러갈래로 나뉘어져있어서 아이들이 붐빌 시간에도 한산한 골목길이다. 그중에서도 제일 조용하고 이쁜 가로수길에 접어들면 하교할때마다 매일 홍빈이와 주말에만나 예쁜곳에서 꽃놀이라도 하는것같아서 기분이 좋다.
"오늘 집에가서 뭐할꺼야?"
"...공부?"
"난 니생각할껀데"
"...."
"또 얼굴 빨개진것봐 귀여워"
항상 친구들에게 돌직구적인 홍빈이는 나에게만으로는 예외적으로 항상 둥글둥글하게 얘기해주었는데 나마저도 그 예외에서가 제외될때가 있다하면 이렇게 갑자기 튀어나오는 애정표현에서일꺼다.
이런말을 들으면 주책없이 빨개지는 내 얼굴을 보는걸 즐기기라도 하는건지 부끄러워하는 나를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웃음을 지어보이며 눈을 맞추려하는 홍빈이의 눈빛을 피하지못해 그대로 받고만 있다. 물론 이런표현이 싫다는건 아니다. 소심한 내 성격때문에 항상 돌려주지못하는걸 조금 아쉬워 하고있을뿐이지. 그래서 나보다 더 항상 아쉬워하고있을 홍빈이를 위해 홍빈이 쪽으로 조금만 더 가까이 가주면 이내 눈치를채고 잡고있던 손을 푸르는대신 어깨에 손을 둘러 날 품에 안듯이 걷고는 했다.
지금도 부끄러워 배배꼬이는 몸을 홍빈이쪽으로 조금 더 가까이하니 어깨에 손을둘러서 자신쪽으로 잡아당기듯이 하는 홍빈이였다. 이러고 걷다보면 뭔가 조금 더 가까워진것같은 느낌이들어서 내 어깨에 얹혀져있는 홍빈이의 손을 슬쩍 잡았다가 놓는 손장난도 해보고 머리를 더 홍빈이품속으로 기대보기도하고 그런다.
"홍빈아 나 머리 조금자를까?"
"얼만큼?"
"단발?"
단발? 고민가득담긴 내 말에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길가에 멈춰서서 내 양어깨를 잡고 마주서서 깊게 고민하는척 유심히 들여다본다.
"어떨것같에?"
"잘모르겠다"
"...."
"잘라도 이쁘고 안잘라도 이뻐서"
뭐,뭐야아... 정말 고민하는말투로 내뱉길래 엄청 깊게 생각하는줄알았는데 결국 돌아오는말에 무방비하게 홍빈이를 마주보고있던 내 얼굴이 또 급속도로 빨개지기 시작했다. 으아 난몰라-
이번에는 정말 어쩔줄몰라서 두손으로 얼굴을 폭 덮어버렸다. 그런 내 머리위로 다시한번 다정한 손길이 내려와 머리칼을 몇번 쓰다듬어주고 내 손을 잡아 다시 이끈다.
"귀엽긴, 가자"
오늘도 알콩달콩 콩이랑 연애
*****
새벽에꾼 홍빈센빠이꿈이 생각나서 다섯시에일어나 급하게 써서 두서도없고 장르도없음... 난 글쓸실력이 아직 안되는건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