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봄인데도 불구하고 좀 쌀쌀한 날씨였다 수많은 벚꽃잎들이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던날. 우현은 이런 날을 좋아했다. 그렇다고 화창한날을 싫어하는건 아니었지만, 우현은 봄내음이 가득한 날보다 조금은 쌀쌀하고 시원한 봄날씨를 좋아하는것뿐이었다.날씨는 점점 더 안좋아져 마치 비가 내릴듯한 형상을 취했다. 우현은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잎을 보며 생각했다. 벌써, 벚꽃이 지려는구나. 이런생각을 한지 얼마 지나지않아 하늘에서 한방울 두방울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현은 비가 더 내리기 전에 서둘러 근처에 있는 카페에 들어갔다. 본래 카페음료는 씁슬해야 좋다는 생각을 가진 우현은 아메리카노를 한잔 시키고 창가쪽에 자리를 잡았다. 우현은 비가 내리는 것을 보며 생각했다 그날도, 이런날이었다. 쌀쌀한봄날씨에 비가오고, 벚꽃이 지던 날. 학교에 큰 벚꽃나무 하나가 있었다. 듣기로는 학교에서 제일 오래된 나무라고했다. 나와 그애는 그 나무 앞에서 마주보며 서 있었다. 새 친구들 새반에 적응할때쯤, 수업이 끝나고 교실에서 나가기 전에 그애가 나에게 쪽지하나를 쥐어주고 후다닥 나가버렸다. 나는 어리둥절했다. 그애는 평소에 숫기가없고,반에서 친구 한두명랑 밖에 놀지않는 성규였기때문이었다. 나는 아무도 없는 반에서 조심스럽게 그 쪽지를 읽었다. 너에게 하고싶은 말이있어. 이걸 읽으면 학교에서 제일 큰 벚꽃나무로 나와줘. 공책을 찢은것같은 종이에 꾹꾹 눌러쓴것 같은 쪽지에는 이것밖에 적혀있지 않았다. 내 발걸음은 자연스레 그 벚꽃나무를 향해 가고있었고 그 벚꽃나무앞에는 그애가,성규가 서있었다. 우리는 한참을 마주봤다. 서로의 눈을 피하지않은채로. 그러다 성규가 먼저 입을 떼었다. 우현아, 하고 이름을 불렀다. 나는 대답하지않고 은근히 고개를 끄덕이며 성규를 바라봤다. 사실, 널 오랫동안 좋아해왔어. 넌 몰랐겠지만. 나는 아.. 하고 소리를 냈다. 혼란스러웠다 머리가 백지가 된 느낌이었지만, 계속해서 성규가 하는 말을 들었다.성규는 내 반응에 좀 흠짓하더니 이내 말을 이어갔다. 나도 너가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울거라는거 알아. 니가 날 더럽다고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제 도저히 숨길 수 없게 됐어. 난, 널 좋아해 우현아. 대답을 바라고 한 고백은 아니야. 니가 나를 피할수도 있다는 것도 알지만 이제는 고백해야할때인것같아. 나는 조용히 입을 떼었다.성규의 표정이 살짝 움찔했다. 미안,성규야. 난 널 같은반 친구로 밖에 생각안했어. 미안해. 혹시라도 소문날까봐 걱정은 하지마. 입 꾹 다물고 있을테니까. 말을 끝마치자 성규는 담담하게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내게 먼저 간다며 자리를 떴다. 성규가 떠난 자리에는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잎만이 나풀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빗방울이 떨어졌다. 나는 서둘러 가까운 처마 밑으로 피했고, 내 눈앞엔 오직 벚꽃이 지는 큰 벚꽃나무밖에 보이지 않았다. 우현은 생각했다. 그때 지던건, 벚꽃이었을까 성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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