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버들
"날씨가...참 밝네..."
보건소 창문을 열자 따듯한 햇살이 내 얼굴로 내려왔다. 이장님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보건소는 어르신들을 위해 마을 회관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어느 보건소가 다 그럿듯 하얀색의 보건소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흙냄새에게 얼굴이 찌푸려지기도 하지만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풀잎들과 들꽃들을 보자 이것도 나름 괜찮은것 같아 살짝 미소가 나왔다.
보건소 한 쪽에 있는 방문 하나를 열면 나오는 작은 방은 내가 이곳에서 지내면서 먹고 자고 할 그런 공간이었다. 작은 방이지만 안락하게 보이는 방을 보자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때 걱정했던 것만큼 시골생활이 힘들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나는 가져왔던 짐을 풀기위해 밖으로 나가 차 트렁크를 열었다. 5개월치 밖에 되지 않지만 짐은 트렁크 안에 빼곡히 쌓여있었다.
휴, 이걸 혼자 다 옮길 생각을 하니 한숨부터 나왔지만 도와달라고 부를 사람이 없었다.
"허리 완전 나가겠네"
가장 위에 있던 상자를 들고 다시 보건소로 들어갈려던 나는 탁,하고 들린 발자국 소리에 멈춰섰다. 상자를 든 내 앞길을 막아선건 어제의 그 소년이었다. 소년은 여전히 반팔티 하나만을 입고있었다. 나는 들고있던 상자를 바닥에 내려놓고 소년에게 어제와 같은 다정한 어투로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소년은 나를 그냥 휙 지나치더니 트렁크에 쌓여있는 내 짐 하나를 들고는 보건소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소년의 가느다란 얇은 팔로는 무거운건지 비틀비틀 아슬아슬하게 걸어가는 소년의 표정은 꽤나 심오하고 진지해보여 어느새 내 입꼬리는 슬금슬금 올라가 있었다.힘들면 작은 상자를 들어도 될텐데 자좀심이 강한건지 아님 상자가 그정도로 무거울지 몰랐는지 낑낑거리며 들고가는 소년이 그저 내 눈에는 귀엽게만 보였다.
소년이 들고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나는 내가 들려던 짐이 아닌 비틀거리는 소년의 팔에 들려있던 짐을 들어올렸다. 갑작스런 내 행동에 소년은 쌍커풀없는 동그란 눈을 크게 뜨고는 나를 빤히 처다보았다. 저기 가벼운것도 많아. 턱 끝으로 차 트렁크를 가르키자 소년은 내 손에 들려있는 상자와 뒤에 있는 트렁크를 한 번 번갈아보더니 이내 내 손에 있던 상자를 다시 빼앗아 들고는 척척 걸어갔다. 하지만 그도 얼마안있어 소년의 다리는 다시 비틀비틀거렸고, 소년의 동그란 뒷통수도 그에 맞춰 흔들리고 있었다.
귀여워라...
소년은 묵묵히 아무 말 없이 짐을 옮겼고, 나는 심심함에 조금씩 소년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예상한데로 들려올리 없는 소년의 대답에 나는 씁쓸했지만 소년이 그저 낮을 가리는 착한아이라 내 마음데로 정리하고는 아예 누가 보면 오해할정도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내 이름은 루한이야. 특이하지? 새벽사슴이란 뜻인데 사람들이 나한테 어울린데, 그리고 나이는 28이야 젊지? 아 너에 비하면 아닌가? 직업은 의사야.
계속해서 혼자 중얼거리는 내가 소년은 귀찮고 짜증이 났는지 간간히 나를 째려보았지만 내게는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다.네 이름은 뭐야? 나이는? 고등학생? 들려올리 없는 대답이란걸 알면서도 나는 습관적으로 질문을 던진 다음 조용히 짐을 정리하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짐을 정리하던 소년도 내 시선을 느끼고, 나를 처다보지만 힐끔 쳐다볼뿐 다시 고개를 휙 돌리고는 자기 할일을 할 뿐이었다.
아이고, 가슴아퍼라...
앞길이 막막했던 짐 정리는 소년이 도와줘서 그런지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나는 정리가 끝나자 보건소 밖으로 나갈려던 소년을 붙잡고는 보건소 의자 위에 소년을 앉게한뒤 다시 방으로 들어가 작은 상자 하나를 열였다. 상자 안에는 내가 이 마을 올때 가져온 과자와 초코릿등 단 음식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나는 그 중에 과자 하나를 꺼내 소년에게 건내주었다.
먹을래? 과자를 내밀자 소년은 역시나 아무말 없이 내 손에 들려있는 과자를 바라보기만했다. 받을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자 나는 들고있던 과자봉투를 직접 뜯어 소년의 손에 들려주었다. 먹어봐 맛있어. 봉지 안에 있는 과자 하나를 꺼내 내 입에 가져가자 소년의 눈동자 또한 저절로 과자를 따라 내 입으로 향하였다.
내가 먹는 모습을 보자 소년은 보고만 있던 과자봉투에 손을 넣더니 과자 하나를 꺼내 한입 베어물었다.우물우물 하얗고 통통한 볼을 움직이는 걸 보자 마치 햄스터가 먹이를 먹는 모습처럼 보였다.입 안에 있던걸 다 먹자 또 다시 한 입 베어무는 소년이 너무 귀여워 나는 소년의 부드러운 뺨을 내 손가락으로 톡 하고 건드렸다.먹는 것에 정신이 팔렸는지 소년은 내가 자신의 볼을 건들인지도 모르고 우물우물 거리는 입을 멈출주를 몰랐다.
"맛있지?"
내 목소리에 그제서야 자신이 정신없이 과자를 먹고있는 걸 알았는지 소년은 깜짝놀라 확 고개를 들어 내 얼굴을 쳐다봤다. 맛있지? 다시 한 번 소년의 눈을 보고 얘기하자 가만히 내 얼굴을 보고있던 소년은 작은 얼굴을 위 아래로 살짝 까다였다.
"내일 또 오면 줄께, 올꺼지?"
과자를 입에 넣으며 또 다시 고개를 작게 까닥이는 소년을 모습을 보면서 나는 소년이 과자때문이라도 이 보건소에 찾아온다면 이 보건소 생활이 꽤나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버들,암호닉 |
1편이 찾아왔어요...음 보면서 고친다고 고쳤는데 오타가 있을 것같은 기분이네요...
보시고 알려주시면 수정할께요!!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해요!!
비올라,변배키,밍슈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