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현] 우리의 끝이 시작이길
"응, 백현아"
- 2시까지 휘카페에서 보자
"휘카페? 갑자기?"
- …….
한달 동안 먼저 연락해온지않던 너에게서 온 전화에 바로받았다. 그런데 너는 바로 두서없이 한마디를 내뱉더라.
나는 너의 말을 듣고 던진 나의 물음에 대한 대답을 듣기 위해 몇초간 전화를 들고있다가 알았다. 너가 전화를 끊었다는것을
마음이 착잡해져 비가 거세게 내리는 창밖만을 잠시 바라봤다.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던 시절에의 너는 이런 날씨에 밖으로 부르지않았던 것 같은데.
『 "백현아 지금 비 엄청오는데?"
- 밖에 나오지마. 집에있어
"왜? 우리 오늘 만나기로 했잖아"
- 내가 갈게. 밖에 나오면 너 감기걸려
"괜찮아, 괜찮아. 어디야?"
- 000, 너 나오면 혼난다. 오빠가 간다니까? 가고있는 중이야.
"오빠는 무슨 오빠야. 그럼 빨리와, 백현아."
20분 가량 지났을까, 현관벨이 울리자 문을 열며 그앞에 서있는 변백현을 맞이했다.
문을 열어주자마자 그는 나를 가볍게 안으면서 말을 건넸다.
"많이 기다렸어?"
"아니야 되게 빨리왔네? 이리 들어와"
"000 너, 여자애가 조심성도 없이 누군지도 안물어보고 문을 그렇게 열어줘?"
"당연히 나는 너일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분명 저번에도 내가 온다고 하더라도 확인하고 문열어주라고했지? 우리 00이, 이렇게 기억력이 없어서 어떡해요?"
그러면서 나를 안았던 손을 풀며 내 엉덩이를 톡톡 두들겼다. 나는 놀리지말라면서 열을 가했고, 그는 웃으면서 나를 다시 한번 꼭안았다. 』
예전의 너를 회상하며 택시를 타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너와의 추억을 하나씩 곱씹어보다보니 카페앞에 섰다. 그리고 앞에 서서 이 카페문을 열기까지는 2분이 걸렸다.
이 문을 열고 들어서면 너의 말을 끝까지 들어야할테니까.
난 니가 어떤말을 할지 아니까.
"어, 왔어?"
"응, 왜이렇게 요즘 연락을 안했어, 백현아."
너는 바람빠진 웃음을 내며 시선을 내려 미리 시켜놓은 자신의 커피에 꽂힌 빨대를 만지작거렸다.
나도 잠시 그곳에 시선을 두다가 다시 올려 너를 바라봤다. 너도 곧 다시 나를 응시하더라
"000"
"응"
"00아."
"왜, 백현아"
"우리"
"응"
"헤어지자."
곧 내 앞엔 빨대가 꽂혀있는 커피만이 자리하고있었다. 그렇게 넌 없었다.
너가 그 말을 내뱉을것이라고 나도 생각했으니까, 나는 괜찮았다. 그래서 너에게 그 이유도 묻지않았었다.
앞의 빈 나무의자가 온기를 잃은지 10여분이 지났을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비는 아직 억세게 내리고있었다. 나는 방금 하늘을 바라보기전까지만 해도 괜찮았었는데.
지금은 괜찮지 않다
-
난 너가 변했던때가 한달 전 즈음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생각해보니 그때가 아니였는 것 같다.
더 전에도 비가 내리던 한 날이였다. 그 날 역시 나는 백현이와 만나기로했던 날이였고, 또한 백현이가 집에 있으라고했다. 자신이 온다며.
평소보다 늦게 도착한 너를 나는 비 많이 오지? 라며 맞이했고 너는 비가 점점 그치는 중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너의 왼쪽어깨가 다 젖어있더라.
마치 다른이와 함께 우산을 쓰며 배려해준 것 같이.
우리가 연애를 시작한지 2년이 좀 넘었었는데 난 최근에 권태기라고 느끼고있었다.
변백현의 잠깐의 권태기.
난 이를 극복하고자 요즘 먼저 연락하지않는 너에게 매일 먼저 전화하며 노력했는데 넌 내 노력도 싫었는가 보다.
나는 지금부터 너를 잊어보도록 할게, 백현아.
내가 늦었었나보구나.
-
우리가 이별한지 세 달이 지났다.
시간은 빨랐다. 나는 너와의 이별을 실감하며 힘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쌓인 과제들에 감정들을 마음속깊이 묻어두었다.
요즘 너는 어떻게 지낼까. 그 날 이후로 우린 서로를 피했기에 마주친적이 없었다.
우리가 헤어진지 일주일도 채 되지않았을때 친구에게서 너가 다른여자와 있는것을 봤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중간중간 나는 계속 니 생각이 난다. 아직 못잊었나보다.
걷는 장소마다, 시간마다 너와의 좋았던 추억이 떠올라 잊을수가 없는 것 같다.
너도 나와 같니, 백현아. 너도 나와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내가 많이 이기적인것같니?
강의실에서 나와 휴대폰을 만지며 걷고 있었다.
앞을 보지 않고 걸은 탓에 곧 다른이와 부딪혔다.
"아,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죄송하……."
내 앞에 서있는 너를 보았다. 너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말을 끝내 잇지못하였다.
이 상황에 나도 놀라고 너도 놀랐지만 나는 살이 더 많이 빠진 너의 모습을 보고 마음도 아팠다.
몇초간의 정적을 깬것은 나였다.
"백현아, 오랜만이네."
"응, 그렇네"
"왜이렇게 살이 많이 빠졌어."
"그러게. 너도 얼굴이 핼쑥해졌다."
"아, 그렇구나"
"……."
"그럼 나 먼저 갈게. 나중에 보자, 백현아"
"그래, 잘가"
나는 그 무거운 공기를 이기지 못하고 벗어났다. 그의 얼굴을 더 보면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그래도, 그 얼굴을 오랜만에 보니 마음 한켠에서는 좋아진다.
-
"여보세요"
- 00아
"……."
새벽에 갑작스럽게 걸려온 전화를 비몽사몽 받으니 익숙한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 00아, 000…
"술마셨어?"
- 000…….
"응 왜, 백현아"
- 내가 미안하다
"……."
- 난 내 마음이 널 떠난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아니였나보더라
그 말을 듣는 순간 난 가슴이 두근거렸고 곧이어 내가 헛된 희망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신이 들었다.
"백현아, 너 술 너무 많이 마신 것 같아"
- 내가 진짜, 너무, 미안하다. 너가 잊혀지지 않아
"……."
- 난 다른 여자를 좋아하는 건 줄 알았어. 근데 아니더라 그 여자 손을 잡고, 품에 안아도 그건 잠시뿐 너가 자꾸 떠올라
"……."
- 처음엔 너에게 상처를 줘서 가지는 죄책감 같은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그것도 아니야
.
.
- 우리,
.
.
.
- 다시
.
.
.
.
- 시작하면 안될까
그리고는 곧 전화가 끊겼다.
끊기기 직전에 그는 사랑해. 라고 말하였다.
나도 아직, 너가 좋다
-
오늘 새벽 그의 전화가 끊긴 후 꽤나 뒤척이다가 다시 잠들었다.
그리고 따스한 아침햇살을 느끼며 일어났고, 오전 11시쯤 너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만나서 얘기하자고. 나는 그렇게 너와의 약속을 잡았다.
우리는 만나서 서로의 감정을 표현하며 눈물도 흘렸고, 긴장도 했다.
그리고 오늘 만나서 한 이야기의 끝에선 서로 마주보며 웃을 수있었다.
날이 밝다.
-
- 00아, 지금 집이지?
"응, 이제 나갈려고."
- 나오지마. 지금 비온다
"아 정말? 또 비와?"
- 응. 또 비오니까 집에 얌전히 있어. 가고있는 중이야
"백현아, 비 많이 오는거 아니면 우리도 밖에 돌아다니면 안돼?"
- 안돼. 너 감기 걸리면 어쩔려고 그래. 오빠 금방가니까 기다려
"그 놈의 오빠, 오빠. 진짜 나보다 너가 1년 더 일찍 태어났었으면 그 소리 많이 들었을텐데. 그렇게 오빠소리가 좋아?"
- 당연하지. 그런데 내가 정말 나이가 더 많았다면 난 너가 나 부를때마다 설레서 너보다 훨씬 일찍 죽지 싶다
.
.
.
- 나 지금 집 앞이야. 문열어줘
현관 앞으로 재빨리 가서 문을 열었고 그 앞에는 너가 활짝 웃으며 서있었다.
너는 날 꼭 안았고 난 니 품에 안겨 웃었다.
그리고 너의 어깨는 어느쪽도 젖어있지 않았다.
백현아, 우리의 끝이 또 다시 시작이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