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여진구]
조각글
진구가 잠에서 깨 몸을 일으켰다
부시시해진 머리
아직 무거운 눈꺼풀을 비비자
하얀 이불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옆에 누워있던 정재가 몸을 일으킨다
어깨에 고개를 뭍으며
잘 잤냐고 물어오는 정재에게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자
뒤에서 진구를 안아오던 정재는 팔을 올려 진구의 머리카락을 정리한다
엉덩이를 끌어 침대 맡에 앉은 진구는 발끝을 내려 실내화를 찾는다
따뜻한 털실내화에 닿자 진구는 다시 침대로 상체를 누인다
날씨가 따뜻해졌지만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진구는 아직까지도 털실내화를 고집했다
양치를 하던 정재는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눈을 감고있는 진구를 보며
살풋 웃었다
진구의 뒤로는 흰 커튼이 하늘하늘 거리며 살랑거렸고
창밖에는 벚꽃이 바람에 떨어져 꽃비가 내리고 있었다
켜져있는 오디오에서는 익숙한 클래식 음악이 잔잔하게 퍼지고
진구는 자장가 삼아 곤히 잠에 빠져들었다
이름을 부르자 진구는 깨어나기 싫은듯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돌렸다
코끝을 살짝 치며 얼른 일어나라고 해도 그저 고개를 저으며 소파의 품으로 파고들 뿐이었다
정재가 뺨위에 입을 맞추자 진구는 눈을 감은채 정재의 품으로 안긴다
결국 정재는 진구를 안아 다시 방안으로 들어간다
오늘처럼 쉴수 있는 날이 많지 않다는 핑계를 대며 진구를 눞이는 자신에게
새삼 관대해진것을 느끼며 진구의 뺨을 쓸었다
이불을 끌어다 진구의 가슴께까지 덮어주고는
진구의 손을 꺼내 주물렀다
평소 혈액순환이 안되 꼭 끝 손가락 두개가 저리다고 투정하는 진구가
항상 신경쓰였다
버릇저럼 손을 쥐었다 폈다
손가락을 주물거리는 진구가 안쓰러워 가끔 이렇게 대신 주물러주면
진구가 신기한듯 쳐다보며
어떻게 알았어요? 하고 물어온다
오밀조밀한 입술이 귀여워 살짝 물면
푸흐흐 웃으며 몸을 뒤로 뺀다
허리를 감싸 당기면 한손은 내 팔새로 빼 허리를 감고 한손은 목위로 올라간다
언젠가는 선수 아니냐며 장난치자
나 선수에요 하며 뽀뽀하고 도망을 갔었다
손을 다시 이불 안으로 넣어주며 진구의 이마 위에 입술을 댓다
좋은꿈을 꾸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