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피터팬들.
반복 재생을 해 주세요! / 사진 많음 주의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 속 피터팬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어? 피터팬, 팅커벨 그리고 영원히 어린 아이로 살 수 있는 네버랜드까지 말이야.
DREAM'S NEVERLAND
W, 웬디
나는 세상에 동화같은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19 년을 살아온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진다던 피노키오도, 상체는 사람 하체는 지느러미로 이루어진 인어공주도 그리고 영원히 어린 아이로 살아갈 수 있다던 네버랜드와 피터팬도 전부 '동화'에 불과하다고 여겨왔었다. 그럼에도 나는 종종 그런 '동화'같은 이야기가 현실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하고 의미 없는 상상들을 하곤 했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어른이 되었고, 그 이야기들이 오직 '동화'에 불과한 것들이 아니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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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움직여, 오늘이 바로 그 날이야. 소녀는 남색 하늘을 좋아한다고 했어. 그곳의 하늘이 더 밝아지기 전에 도착하려면 서둘러야 해."
요즘 것이라고 하기엔 민망한 옷가지들을 걸친 소년들은 둥근 보름달이 예쁘게 떠오른 밤 하늘을 날아 오르기 시작했다. 평소 같았더라면 여유를 부리며 이곳 저곳에 장난을 잔뜩 쳤을 텐데 방금 마크의 말 덕분인지 오직 비행에만 집중하는 듯 했다. 꽤 빠른 시간 안에 도착한 좁은 골목길 안에서 그들은 꿈에서만 그리던 '그녀'를 마주했다.
소녀는 꽤나 놀란 듯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너희는 누구야? 겁에 질린 듯 덜덜 떨리는 목소리에 마크는 주저 없이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와 함께 네버랜드로 가자, 소녀야."
그녀의 첫 모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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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러, 어서 소녀에게 요정 가루를 뿌려 줘."
마크의 말이 끝나자 천러가 가볍게 몸을 허공에 띄운 뒤 소녀의 주변을 두어 바퀴 정도 돌자 소녀의 몸으로 금빛 가루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행복하고 진실된 상상만을 해봐요. 걱정하지 말아요."
'
행복하고 진실된 상상... 그녀는 어릴 적 테이프가 늘어질 정도로 돌려보았지만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네버랜드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인어공주 해안, 후크 선장, 피터가 살고 있던 나무 집... 순간 그녀의 모습이 두둥실 떠오르기 시작했다.
"잘했어, 소녀야. 이제 하나, 둘, 셋, 하면 나와 천러의 손을 잡고 더 높게 나는 거야, 알겠지?"
"하나, 둘, 셋."
'"내가 꿈을 꾸는 건 아닐까?"
"꿈이 아니야 소녀야. 아침까지 떠 있는 오른쪽으로 두 번째 별을 통해 네버랜드로 갈 수 있어. 그곳은 밤도 비도 눈도 오지 않아."
"마크 형, 그곳에 가면 다른 형들에게 소녀를 꼭 소개시켜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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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도착한 네버랜드의 핑크빛 구름 위에는 이미 그들의 친구들이 앉아 소녀와 소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곱색의 무지개, 그리고 폭발하는 구름 송이를 봐봐."
"아마 지금 이 순간 참새보다 우리 기분이 더 들떴을 거예요, 형."
누군의 것인지 모를 일곱 개의 목소리들이 겹쳐 들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왠지 기분 좋을 일이 생길 것 같단 예감이 들더라니, 소녀는 생각하며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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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소녀들은 네버랜드의 곳곳을 누비며 날아다녔다. 소녀가 믿지 못 했던 인어공주를 눈 앞에서 보기도 하고, 이제는 피터의 소유가 된 후크의 커다란 배도 직접 타보았다. 소녀는 정말, 이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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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녀와 소년들은 에메랄드 해변을 찾았다. 넓은 백사장에 앉아 그들은 한참 말이 없었다.
"나,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기 무서워."
"맞아, 너에게는 우리가 있잖아."
"우리는 지금 이 순간부터 소녀 너의 영원한 친구가 될 거야."
"하지만, 나는 이제 곧 어른이 되어야 해."
"뭐 어때, 지금 우리는 충분히 멋지고 젊어."
"나, 어른이 되고 나서도 기억할게. 지금 이 떨림을."
"소녀 너는, 작은 호수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 같아."
"비 내린 뒤의 맑고 투명한 이슬도 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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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밝게 빛나고 있고, 나는 산들 바람이 행복을 데려와 싹을 돋게 해.
사랑의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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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꿈같은 밤이 지나고, 소녀는 어른이 되어 대학을 다니고, 취업을 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때까지 그녀의 피터팬들을 다시 만나지 못했다.
그렇게 또 다시 네버랜드가 그녀의 기억 속 먼 곳으로 사라져 갈 때 쯤의 어느 날 밤,
어른이 되었구나, 웬디.
잊지 않았지?
작은 사슴처럼 두근거렸던 심장을 말이야.
행복해 보여서 다행이야.
가자, 얘들아.
Goodbye, We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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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이들 위영 중국어 가사를 보고 영감을 받아서 쓴 글이에요.
가사가 정말 동화 같고 몽글몽글해서 피터팬과 관련된 글을 꼭 쓰고 싶다고 생각만 했었는데,
결국 어제 피터팬 애니메이션을 보고 이런 유치한(ㅋㅋ) 글을 쓰게 되었네요.
나중에 정말 제가 능력만 된다면 네버랜드 속에 있는 세세한 이야기까지 전부 풀어서 써보고 싶어요.
그 글 속에서는 재민이도 함께요. 그 안에 아이들의 '첫'사랑 이야기를 꼭 담아보고 싶거든요.
'동화같은 글'이라고 느끼셨음 좋겠어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