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하다라는 말을 믿으시나요?
:: 03
이른시각이라 등교하는 학생들은 몇 없었다.
종인이 자전거를 자물쇠로 잠군 후, 많이 피곤했던 모양인지 아까 전까지 저가 앉아있었던 의자에 경수가 퍼질러자는 것이 보였다. 생각해보면 도경수 은근 깬다니까, 조용하게 생겨선. 종인은 경수의 그런 모습을 넋놓고 감상할 때 쯤이었다. 그때, 경수가 몸을 뒤척거리다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아!,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난 분명 김종인 허리였는데?! 기분좋은 꿈을 꾸고있던 경수는 갑자기 밀려오는 통증에 놀라 눈을 떴다. 눈을 뜨자 자신의 학교 운동장이 보이고 그 옆으론 종인의 신발이 보였다. 경수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 위에는 저를 보고 학교가 떠나가라 웃는 종인이 보였다. 조금은 괘씸했다. 아니, 사람이 다쳤는데 왜 웃고난리야. 위로는 못해줄망정.
"아 그만 웃어!!!그만 웃으라고!!!!"
아, 알았어. 너도 그만때리라고. 종인은 경수를 부축해주면서도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경수는 그런 종인이 미웠던 건지 종인의 등을 계속 때렸다. 그러자 종인은 등을 부여잡으며 알겠다고 했고, 둘은 어느새 중앙현관에 도착해있었다.
경수는 능숙하게 자신의 등에 있던 가방을 빙글 돌려 자신의 앞으로 가게한 후, 슬리퍼를 꺼낸 뒤 다시 가방을 원래 위치로 해놓았다. 경수는 슬리퍼를 신는 저를 멀뚱히 쳐다보는 종인이 꽤나 신경쓰였다. 아니, 얘는 지 할일 안하고 다른사람 하는 일 쳐다보는게 재밌나, 어제부터 눈치보이게시리 왜 저리 쳐다봐. 종인은 경수의 말대로 자신은 신발을 갈아신지않고 경수를 멀뚱히 쳐다볼 뿐 이었다.
경수는 자신을 멀뚱히 쳐다보는 종인을 보고선 입을 열었다.
"너 실내화없어? 어제는 슬리퍼 신고 있던데. 깜빡하고 안가져왔어?"
"아, 그건 어제 담임이 빌려준거야. 오늘 슬리퍼 살려고했는데 깜빡했네."
"그럼 지금이라도 문구점가서 사가지고와."
"아니야. 그냥 가자, 오늘도 담임한테 빌리면 되지뭐."
"우리 담임 벌점줄텐데..."
"씁-. 그건 이 오빠가 다 알아서 할게요."
"오빠는 개뿔, 누가 오빠야."
이럴 땐 그냥 받아주는거야, 멍청아. 종인은 주먹을 쥐고 경수의 머리를 아프지 않게 쥐어박았다. 아, 진짜 하지말라고!! 경수의 목소리가 복도 끝까지 울렸다. 하여간, 목소리 하나는 진짜 크다니까.
둘은 저 말을 끝으로 아무 말 없이 계단을 올랐다. 어느새 4층에 도착하고, 종인과 경수는 자신들의 반 쪽으로 발걸음을 항했다.
교실에는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는 우리반 모범생인 진기도 아직은 오지 않은 듯 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교실이 조용한건 당연한 일이었다. 잠긴 교실문을 조용히 쳐다보던 종인은 갑자기 4층 교무실로 뛰어가 교실열쇠를 가지고 왔다. 얼마있지않아 돌아온 종인은 담임에게 슬리퍼를 빌린건지 아까와는 다르게 맨발이 아니었다.
"어, 슬리퍼 빌렸네. 담임이 뭐라 안했어?"
"어. 이 오빠가 누구냐, 김종인이잖아."
웃기고있네. 오빠는 무슨. 아까부터 뜬금돋게 왠 오빠드립. 경수는 속으로 말을 삼키고선, 경수가 다시 말문을 열었다.
"됬고, 교실 문이나 빨리열어."
종인은 마치 자신이 매일 학교를 일찍 등교해 교실 문을 열었다는 듯 굴었다. 그런 종인의 모습에 경수는 헛웃음을 지어보였다. 경수는 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
"문따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데, 김종인?"
돌아오는 건 종인의 대답이 아닌, 정적 뿐이었다. 경수의 말을 종인은 들은 체 만 체 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들은 건지, 듣지 못한건지. 아니면 제 말을 듣고서도 무시하는 것인지 경수는 당최 알 도리가 없었다. 경수는 아까보다 조금 더 큰 목소리로 말했다.
"종인아. 얼마전에 우리집에 도둑이 들었었는데."
종인이 고개를 돌려 저를 쳐다봤다. 종인이 쉽사리 말문을 떼지 않는 저를 보고선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저를 다시 쳐다보았다. 아, 물론 아무 말도 하지 않은채로.
"…근데."
"근데 그 강도가, 되게 까맣고. 지금 너랑 키가 거의 비슷했어. 얼굴도 비슷했던 것 같아."
"…그래서."
"그거 너지?"
"
"도경수, 장난도 정도껏 해라. 난 너 이번에 처음 봐. 이제 헛소리 그만하고 이리와서 교실창문 여는거나 도와."
경수는 종인의 말을 무시한 채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에이-. 너 아까 문따는 거 보니까 장난아니던데? 막 이렇게 자물쇠를 휙휙돌리고 그러는거 보니까-.."
"지방방송 끄고 얼른 돕지?"
"웁,우읍…!"
종인은 경수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갑자기 다가와서는 저의 입을 막고, 창문을 열라고 시켰다. 그러고선 종인은 저의 청소구역인 3분단을 쓸고, 닦아주고 있었다. 또 다시 허, 하고 기가찼다. 지가 무슨 우리반 미화부장이야 뭐야. 지 청소구역도 아니면서. 자기가 내 청소구역도 해줬으니 자기도 해달라 이건가. 이건 도대체 무슨 꿍꿍이지.
생각해보면 종인은 어제 전학왔던지라 딱히 청소구역은 나눠지지 않았다. 근데 내 구역을 왜 청소해주는거지? 내가 뭐 잘해준 일있나…. 아, 어제 학교구경 시켜줘서 그런가. 아님, 케로로빵의 보답? 아. 정말 안이래도 되는데, 나는 너랑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거란 말이야. 라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경수는 애써 모르는 척 하고 열고있던 교실 창문을 마저 열었다.
어제 담임이 한 말을 되짚어보면 내일이나 모레 즈음에, 청소구역을 다시 뽑으니 저는 그 때 참석하라는 말이었다. 말이좋아 말이지, 사실상 그냥 통보였다.
종인은 교실창문을 열고있는 경수를 뒤로하고 경수의 청소구역을 대신 청소해주고 있었다. 사실상 별 이유는 없었다. 아, 물론 어제의 고마움도 없지않아 있었지만 그렇게 큰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았다. 경수는 청소하는 저를 보고 의아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경수의 그런 시선은 어느정도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저를 조금 더 빤히 쳐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교실창문을 여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경수는 종인이 자신의 청소구역을 대신 청소해주는 이유를 자기멋대로 판단한 모양이었다. 이 문제로 경수와 재잘재잘 대화를 나눌 것이라는 예상과는 빗나갔지만 경수에게 조금이나마 호감으로 보였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만은 뿌듯했다.
"저어…, 종인아."
종인은 대답대신 고개를 돌려 경수를 쳐다보았다.
"…거기, 내 청소구역인데."
"알아."
"근데… 왜 청소하고있어?"
"그냥. 왜?"
"아…아니, 굳이 안해줘도 되는데…."
"해주면 그냥 해주는대로 하지."
"…알았어."
종인은 무뚝뚝하게 말했지만 내심 경수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좋다못해 아주 들떠있었다. 지켜보던 종인이 눈치 챌 정도랄까. 경수는 혼자 교실청소를 하고 있는 종인을 도와 칠판 지우개를 털고, 칠판을 깨끗히 지우고 걸레로 신발장을 닦고. 경수는 오늘 주번이 할 일을 도맡아 하고있었다. 오늘 주번은 복 받겠네.
열심히 걸레로 신발장을 닦고 있는데, 저희반 반장이자 전교에서 알아주는 모범생인 진기가 4층 복도 끝자락에서 얼굴을 비췄다. 진기는 저를 보고 꽤나 놀란 눈치였다. 아, 물론 교실에 있는 종인을 발견하고는 더더욱. 진기가 저에게 다가와 물었다.
"어…, 이 시간에 너네가 여기 왜있어?"
"아, 오늘 우리가 등교를 좀 일찍해서."
"둘이 원래 알던사이야? 오늘 등교 같이한거야?"
"어제 학교 이곳저곳 알려주다가 친해졌어. 등교는 오늘 같이 했고. 알고보니깐 집이 가깝더라고."
"아아, 그래. 친해졌다니 다행이다."
진기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어느새 신발장으로 와서는 저를 기다리고 있는 종인이었다.
"도경수, 빨리해. 걸레빨러가게."
"너, 이름이 김…종인이라고 했나?"
진기가 종인에게 말을 걸었다. 진기도 경수와 종인의 사이가 꽤나 궁금한 모양이었다.
"어."
진기의 종인의 무뚝뚝한 말투에 웃음기 가득했던 진기의 얼굴이 바뀐건 순식간이었다. 경수는 이 상황을 어떻게든 무마해보고자 입을 열었다.
"하하..하..,종인아 왜그래. 진기야 미안, 종인이가 많이 무뚝뚝하고 낯을 가리는 편이라…. 이해해 줄 수 있지?"
"아, 아니야. 괜찮아, 그럴수도 있지."
"…우린 이만 걸레 빨러 갔다올게!"
경수는 저 말을 끝으로 종인의 팔을 붙잡고선 교실로 뛰쳐나와 냅다 뛰기 시작했다.
"조그만게, 귀엽네…."
경수와 종인이 떠난 교실 속 나즈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경수와 종인은 화장실에 도착하고 나서야 뜀박질을 멈추었다. 화장실에 도착하고 둘은 여전히 숨고르는데에 여념이 없었다. 먼저 말문을 연 건, 종인이었다.
"왜 이렇게 뛰어. 힘들게시리."
"…너가 할말이냐?"
"뭔소리야."
"이거 다 너가 자초한 일이거든? 죄를 졌으면 가만히 있던가. 딱히 너가 할말은 아닌 것 같은데?"
종인은 대답대신 허, 하고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어보였다. 도경수, 저게진짜.
"왜, 억울해? 그러게 왜 거기서 어,하고 무뚝뚝하게 말했어. 다 너가 자초한 일이라니까?"
경수는 종인의 시큰둥한 반응을 따라하며 종인을 놀리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러자 종인은 기가 찬 듯이 말했다.
"왜 무뚝뚝하게 말하면 안돼. 내 목소리가 원래 무뚝뚝하고 보시다시피 내 얼굴만 봐도 무심하게 생기지 않았냐?"
"……."
"굳이 내가 걔 앞에서 착한 척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던데."
"아…아니, 그래도 반장인데. 잘 보이면 좋지. 이건 다 널 걱정ㅎ…."
"너나 신경써라, 도경수."
"……."
"지금 너도 사돈남말할 처지는 아닌 것 같은데?"
"…그게 뭔소리야."
종인은 대답대신 턱짓으로 개수대를 가르켰다. 그곳에선 수도꼭지가 잠기지 않아 홍수가 나기 일보직전이었다. 순식간에 경수의 얼굴이 새하얘졌다. 경수가 서둘러 수도꼭지를 잠갔다.
"야, 그런건 일찍 말해야지! 너 일부러 보고도 모른 척 한거지?"
"알려줘도 난리면 어떡하라는 거냐, 도경수."
종인은 화나보였다. 자꾸 꼬박꼬박 말대답해서 그런가. 경수는 종인의 그런 모습을 보고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종인은 경수가 우물쭈물 하는 모습을 보고 짐짓 으름장을 놓고 싶어졌다.
"…미안."
"거봐, 내 말 틀린거 아니지?"
"…응."
"…나는 괜찮으니까 얼른 걸레 빨고 가자."
"알았어."
종인과 함께 화장실을 나서자, 복도 끝 언저리에서 찬열과 백현이 보였다. 찬열은 백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우리 애기, 하는 걸 좋아했고, 백현은 그런 찬열이 싫진않은 듯 받아주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역시나, 생각했던대로 찬열은 백현의 머리를 쓰담아주고 있었고, 백현은 손을 치우라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어, 똥백 저거 왜 거부하지. 화났나?
"아, 쫌! 하지말라고 박찬열."
"아 왜그래-. 내가 우리 애기한테 울애기라고 부르겠다는데."
"내가 애기야? 그냥 너 애기? 나는 니 친구도 아니냐?"
"아니 그런 말이 아니잖ㅇ…."
"아니, 됐어."
백현은 찬열의 말을 끝까지 채 듣지 않은 채, 됐다며 반으로 먼저 들어섰다. 찬열은 그런 백현이 왜 화가 났는지도, 왜 저에게 뜬금없이 화를 내는 지도 몰랐다. 찬열이 백현을 매우 아낀건 사실이다. 키도 조그마하고, 몸집도 다른 애들과는 다르게 여리여리하고, 백현의 칠칠맞은 면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저의 친남동생 같은 마음에 더 챙겨주고자 하는 마음에서 애기야, 라고 부르며 더 챙겨줬던 건데. 그게 많이 기분이 나빴나, 나는 챙겨준다고 나름 챙겨준건데. 사실 찬열은 자신이 갑자기 뒤에서 백현을 안는다던가, 머리를 쓰다듬으면 흠칫 놀라며 싫진 않은 듯 저의 챙김을 받아주는 백현에게서 귀엽다, 라는 감정을 느낀지도 꽤 된 것 같다. 그 감정이 백현이 그저 친 남동생처럼 귀여우니까 그런 감정을 느꼈겠거니, 라고 생각했는데 가끔 심통을 부리는 백현을 보게되면 저도 모르게 안달이 나 있었다. 그런 백현은 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저를 지나쳐 반으로 들어갔다. 오늘 아침부터 진짜 되는 일이 없네. 하여간 변백현 저거는, 속만 썩이게 한다니까.
서둘러 백현을 따라 찬열도 반으로 들어갔다. 야, 변백현! 하고 크게 백현을 부르는 소리에 반아이들이 모두 찬열과 백현을 주목한건 순식간이었다. 야, 박찬열이랑 변백현 싸우나보다. 아 진짜? 박찬열 화나면 장난아니잖아 걔. 작년에도 무슨 사고치지않았냐?, 라는 소리가 반 곳곳에서 들려왔고 찬열은 그런 시선이 익숙하다는 듯 눈길 하나 주지않은 채 백현에게로 달려가 백현의 손목을 세게 움켜쥐었다.
"손 놔."
"변백현, 나는 그런 뜻으로 한게 아니고…."
"너가 하는 말 무슨 뜻인지 알아, 알겠어. 근데 나 지금 혼자 있고 싶어, 가주라."
"……."
찬열은 말 없이 백현의 손목을 놔주었다. 백현의 손목을 꽤나 세게 잡았던듯 백현의 손목에는 빨간 자욱이 남겨져있었다. 찬열은 손목을 놔준 뒤로 아주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발걸음을 떼며 반을 나섰다. 머리속이 뒤틀렸다. 갑자기 저에게 자기는 친구로도 보이지 않냐며 얘기한 백현때문에, 찬열의 머릿속은 온갖 생각들이 뒤엉켜 엉망진창이었다. 정말 백현을 챙겨준게 친구여서, 친남동생 같아서 챙겨준 것인가. 백현을 바라다보면 챙겨주고싶고, 왠만해선 백현의 의견을 존중한 찬열이었다. 백현은 그저 저와 백현의 관계가 편한 친구이길 바라는걸까, 이런저런 생각들이 저를 괴롭히고 있었다. 찬열은 백현때문에 자신이 이리저리 휘둘리고, 괴로워 하는게 한심했다. 자신이 한심하다고 생각해도 딱히 달라지는 건 없었다. 저와 백현이 그저 친구였다면, 백현에게 화를 냈을텐데 백현만은 달랐다. 백현이 저를 바꾸어 놓은건지, 아니면 내가 백현이를, 친구이상으로써…
좋아하는건지. 나는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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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ㅠㅠㅠㅠㅠㅠㅠ 독자님들 오늘 컴백쇼케이스 생중계 봣어여ㅠㅠㅜ??? ㅜㅠㅠㅠㅠ나현기증ㅠㅠㅠㅠㄴㅏ단콘가는데... 저 단콘가면 나 쥭을지도몰라여... 행사몇번 다녀서 얼굴자주봣는데 너희는.. ㄴ너무잘생겨서 적응이안돼ㅠㅠ그쵸독자님들ㅠㅠㅠㅠ 아...아무튼 오늘 찬백이들 드디어 등장^--^♥ 오늘 경수,백현이가 별거 아닌거에 화내는이유는... ㅋ쿸...뭘까요 독자님들~^^?(음흉) ㅇ알아맞춰보세여~+_+ 암호닉 : 푸♡, 봄 암호닉은 항상 대괄호,소괄호 안에 넣어주시면 신청완료♥ 댓글쓰고 보너스 받아가요! 이쁜 독자님들 항상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