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들 조각입니다.
별을 찾는 아이 |
“차선우…차선우…반장, 안왔나?”
“네 안왔습니다”
그날도 역시 차선우라는 녀석은 결석을 했다…. 한번도 쓴적이 없는 듯한 깔끔한 책상에 책상 주인이 앉아 있어야할 의자는 책상 믿으로 굳게 들어가있는 자리빤히 쳐다보던 정환은 같은반이지만 새로운 반을 배정받았던 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차선우 라는 녀석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차선우… 차선우… 본적은 있던 사인가? 아무리 이름을 되새겨봐도 정환의 머리속은 새까맣게 아무것도 기억나지않았다. 다만 기억나는건 첫날 제일 튀었던 선우의 머리. 교복을 입고 모자에 후드티까지 완벽하게 철통 보안을 했었던 선우였지만 정환은 바로 옆자리 였던지라 선우의 머리카락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머리가 분홍색이다. 분홍색. 정환은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다. 무슨 생각으로 학교에 빨강색도, 갈색도 아닌 분홍색 머리를 하고올 생각을 했던거지…? 정환은 자신도 모르게 선우를 빤히 쳐다보았다. 물론 선우는 굉장히 불편한 표정을 하고있던 것을 알아챘을 땐 이미 늦은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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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찾는 아이 |
난간에 위태롭게 서있던 선우가 정환을 발견하곤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 정환은 안절부절 하며 어찌해야할지 모른채 이리저리 방황하고 있었다. 선우는 하늘을 보며 난간을 걷기 시작했다. 하늘을 보면 이렇게나 별이 많은데 우린 왜 찾고 있었을까, 우린 왜… 찾을 수 없다고 했었을까. 정환의 머리속에 모든것이 스쳐지나갔다. 자신의 눈앞에서 옥상 난간을 위태롭게 걷고 있는 선우가 이제서야 자신의 마음속에서 별처럼 빛나보였다. 우리가 별을 찾을 수 있었을까. 세상은 그렇게 우리를 버릴 수 밖에 없었을까.
“애시당초 별이란건 없었어”
선우가 난간에 걸터 앉았다. 금방이라도 툭 치면 아래로 떨어질 것만 같았다. 전처럼 3~4층 짜리 건물이었다면 무사하진 못해도 죽지는 않았을텐데 40층이 넘는 고급 빌딩이라니 옥상에서 바라본 서울의 풍경은 검은 도화지에 반짝거리는 불빛들이 자신과 선우가 찾던 별처럼 보였다.
“우리에겐 희망조차 없었으니까”
정환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선우가 정환의 시야에서 천천히 사라졌다. 마치 자신을 다시 잡아달라고 소리 없는 비명을 외치듯이 천천히 스스로 뛰어내렸다. 정환은 움직 일 수가 없었다. 선우는 점점 작아져만 갔다. 위를 바라보니 별들이 밝게 빛났다. 자신이 그토록 찾던 별이었는데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다. 곧 별을 찾게 될거야. 선우는 눈을 감으며 살짝 미소를 지어 자신을 위로했다.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길을 떠났지만 별을 찾았으니 다시 돌아 올 필요가 없었다. 선우의 눈가에서 하얗게 빛이 자신의 시야를 덥치기 시작했다.
“드디어, 찾았다. 별.”
선우의 입모양이 속삭이듯 작게 움직였다. 그리곤 다시 미소를 짓는다.
‘쿵 ―’
빌딩 아래에서 요란한 소리와 사람들의 시선이 선우로 몰려져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