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스윗 |
쟤 좀 어떻게 해요. 언제까지 데리고 있을 셈이예요? 여보, 조금만…. 조금만? 그 조금이 지금 얼마나 지난 줄 알긴 해요? … 당신이 안 하면 제가 할 거니까 그리 아세요. …
데리고 있어? 조금? 쟤? 문 틈 사이로 보이는 엄마는 마녀같다. 책에서만 보던 사악한 마녀. 아니야, 찬열이 형아가 마녀는 나쁜 사람이라구 했어. 근데 엄마는 아니야. 우리 엄마는 착해. 착해…. 얼른 침대에 가서 자야 하는데 안 자면 아빠한테 혼나는데 혼자 자는 건 무서워. 여기서 뭐해. 지금은 괴물보다 엄마, 아빠가 훨씬 무서웠다. 나를 내려다 보는 아빠, 찬열이 형보다 훨씬 큰 그래서 목이 아프다. 괴물이 아빠로 변신한 걸까? 아빠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손을 잡은 채 질질 끌고 갔다. 내가 아끼던 뽀삐를 줄로 끌고 가듯. 뽀삐는 깨갱하고 울었는데 나는 어떻게 울어야 하지? 아빠, 아파. 아프다구…. 나 아프단 말야…. 눈을 뜨자 보이는 건 찬열이 형이 밤에 별을 따다 붙여놓은 천장이다. 원래는 반짝반짝해야 하는데 안 하네. 누가 들어왔다는 걸 알리려는 문 소리에 어젯 밤 일이 생각나 움츠렸다. 이불을 꼬옥 잡고 눈만 빼꼼히 보이게 오늘은 마녀일까? 아니다, 오늘은 엄마다. 종이 두 장이 내밀어지고 흔들어지는 걸 눈으로 좇는데 어지러워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현아, 엄마랑 놀이공원 갈까? 놀이공원이 뭐야? 저번에 엄마가 말해줬잖아. 우리 현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있고, 배가 이렇게 슝슝거리는 것도 있다고. 정말? 백현이랑 갈 거야?
당연하지, 티켓도 샀잖아. 보이지? 엄마가 분명 놀이공원에 가면 동화책에서 보던 왕자님이 타는 말도 있고 해적이 타는 배도 있다고 했는데 밤의 일은 지우개로 지우고 재빨리 이불을 던져내고 화장실로 달려가 찬열이 형이 가르쳐준대로 얼굴을 씻었지만 머리는 여전히 혼자 못했다. 끙끙대며 그 자리만 맴돌기만 하다 내가 보여 계속 쳐다봤다. 백현이 멋있어. 머리 안 씻어도 돼. 엄마, 엄마! 허겁지겁 머리를 예쁘게 해달라고 더욱 예쁘게 해달라고 찾았지만 어딜 봐도 없었다. 오늘 마지막이니까 조금이라도 봐두세요. 마지막?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엄마와 아빠가 있었고 나를 보자 마녀같은 엄마 모습이 없어졌다. 어제의 아빠처럼 나를 잡고 가는데 여자는 힘이 없다고 한 게 맞는 말인가보다. 아빠한테 인사하려고 했으나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부르려고 해도 울상만 지어졌을 뿐. 엄마는 운전을 못한다. 그래서 아저씨가 하는데 뒤에 나 혼자 있는 건 심심했지만 놀이공원 생각에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아까 일은 없었다 듯이. 우와!! 저기 말, 말 있어 엄마! 백현이 저거 탈래!! 엄마의 치맛자락을 잡아당겼지만 갔다오라고 손만 흔들어 고개를 끄덕거렸다. 엄마, 어디 가면 안 돼! 알았다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책에서만 보던, 꿈에서만 보던 말을 향해 달려갔다. 다 나보다 작아 마치 거인이 된 것 같아 기분도 좋고 말도 타서 더 좋아 그저 싱글벙글 웃기만 했다. 엄마가 없어진 것도 모르고.
그 자리에 있을 줄 알았는데 날리던 치맛자락은 없었다. 이리저리 두리번거려도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도 엄마는 없었다. 혼자 싫어. 백현이는 혼자 있는 거 싫어. 밖에서 울면 안 된다고 분명 아빠가 그랬는데…. 끅끅거리다 결국 울음을 터트리며 사람들에게 부딪히고 넘어져도 계속 걸으며 울었다. 눈물이 다 떨어졌을 때 쯤 나무로 된 의자만 잔뜩 있고 아까까지만 해도 많던 사람들은 없고 또 다시 나 혼자였다. 싫어. 그때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돌아보자 사람이었다. 사람인데 귀가 머리에 있고 살랑거리는 꼬리와 그리고 뾰족히 날카로운 송곳니에 무서움보단 신기함과 호기심에 앞으로 가 만지려고 손을 뻗자 으르렁거리자 혹시 나를 잡아먹는 건 아니겠지? 책에서만 보던 괴물인가? 온갖 생각이 다 들어 손을 거두었고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울지 마. … 나는 너 안 물어. …백현이 안 물 거야? 나 착해.
언제 으르렁거렸는지도 모를 정도로 쉽게 만질 수 있게끔 머리를 가까이 가져다대는 모습에 싱글벙글 웃었다. 마치 전에 키웠던 뽀삐처럼 머리는 부들부들했다. 온통 머리에 신경을 쓰느라 옆에 있는 귀가 이제서야 보여 귀를 만지작거리자 간지러운지 고개를 들어 쳐다만 봤다. 찬열이 형아도 잘생겼는데 너두 잘생겼어. 기분이 좋은지 웃긴 하는데 이상하게 웃는 모습에 손을 입으로 가져다대 내가 웃는 것처럼 양쪽을 위로 쭉 올렸다. 까르르, 멋있어야 하는데 우스꽝스러움에 결국 웃어버렸다. 아, 아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털 난다구 했는데…. 금방 다시 시무룩해진 걸 알아차렸는지 쪽 소리와 함께 얼굴이 멀어져갔다.
웃는 게 더 예뻐. 이거 뭐야? 뽀뽀라는 거야. 기분 안 좋으면 뽀뽀하는 거라고 했어. 뽀뽀? 그런 것두 있어? 어, 좋아졌지? 응!
근데 이름 뭐야? 나는 백현이야, 변백현! 김종인. 종인이야? 종인은 이름두 멋있어. 입과 입을 맞대는 건 뽀뽀라고 했다. 기분 안 좋을 때 뽀뽀하면 좋아진다고 했고 좋아졌다. 쿵쾅쿵쾅, 금방이라도 이게 나오면 어떡하지? 터지는 건 아니야? 두려움 반 설렘 반 어쩔 줄 몰라하며 손가락만 꼼지락 꼼지락거렸다.
종인. 왜. 종인아. 왜, 백현아. 백현이 기분 이상해. 뽀뽀 또 해줘! |
처음이니까조금짧게이제좀길게하려구요!!반응보고연재합니당~~
+설명
백현이는저능아고 종인이는반인반수 그러니까겉은사람인데원래는늑대가끔귀랑꼬리가나와요!
백현이엄빠가백현이를버림 그리고종인이랑만난거죠
찬열이는백현이아는형사실갑인데찬열이가형이라하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