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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죽은 게 왜 네 탓이야, 그 자리에 없었던 내 잘못이지. 장례식도 한참 전에 끝났어. 그러니까 더 이상 그런 착잡한 얘기 꺼내지도 말고, 귀찮게 울면서 찾아오지도 마.
몇 달 전, 조직들 싸움에 아내가 휘말려 죽자 죄책감 때문인지 늘 울상을 지으며 찾아오는 너. 결혼 후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되는 나를 보며 늘 죄송하단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너에게 나는 다른 감정이 있습니다. 쓰니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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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1명 보는 중
서강준
결혼하고 담배도 끊으셨지 않습니까. 저 때문에, 제가, 제 실수로... 사모님 보내드린 거니까. 그때 제가 정신 차리고 사모님 먼저 챙겨드렸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큰일 터질 땐 사모님 괜찮으신 것부터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6년 전
글쓴이
됐어, 그만. 네가 운다고 뭐가 달라져. 사과는 이미 몇 번이나 받았어. 그러니까 그런 일로 귀찮게 찾아오는 건 그만해도 돼. 회사 일이나 보고 하라고 했지, 내가 언제 울라고 했어.
6년 전
독자1
... 괴롭습니다. 그날이 자꾸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그만큼 힘드실 거 알지만 그래도 담배는... 몸에 안 좋다고 생전에 사모님께서도 끊으라고 권유하셨지 않습니까. 그, 당분간은 다른 친구가 대신 올 겁니다. 회사 일 관해서는. 죄송합니다.
6년 전
글쓴이
네가 내 마누라도 아니고, 왜 담배 피우는 것까지 관여를 해서 사람을 귀찮게 만드는 거야. 마누라 없어서 이제 속 시원해질 정도로 필 수 있다 생각했더니, 이젠 새파랗게 어린놈이 잔소리를 해. ... 이 꼴이 그렇게 보기 싫으면, 나가서 은단이나 사 와. 일이 없으면 이런 심부름이라도 해.
6년 전
독자4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지 않습니까. 제가 올 때마다 담배 피우고 계신 데다가, 요즘 기침도 많이 하시는데. 어떻게 걱정이 안 됩니까, 제가. 은단... 예. 다른 건 더 필요하신 건요. 오늘 식사도 제대로 안 하셨다고 들었는데.
6년 전
김태형
제가 한눈 판 사이에 그렇게, 되신 거니까. 자꾸 얘기 꺼내서 죄송합니다, 그것도. 지금 더 이상 찾아오지 말란 말 돌려하셨다는 걸로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6년 전
글쓴이
그래, 차라리 그런 이야기로 울상 지으면서 귀찮게 찾아올 바에는 안 오는 게 나아. 내가 말했지, 태형아. 그 여자는 원래 죽을 목숨이었다고. 네가 있어서 그때까지 그나마 버텼던 거지. 이 바닥이 원래 그런 거니까 너는 사소한 일에 눈물 같은 거 보이지 마. 사과, 그런 거 이제 듣기 싫다. 나가 봐.
6년 전
독자2
사모님이 보스한테 귀찮은 존재는 아니었을 테니까, 그리고 제 일말의 죄책감이라도 털어내 보려 자꾸 찾아온 이유도 있습니다. 제 얼굴도 보기 싫으셨겠지만 항상 문은 열어주시던 것 잊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까 이제 곁에 다른 사람을 두셔도 제가 할 말은 없을 것 같습니다. 눈물 보이는 일도, 껄끄러운 얼굴 보이기도 죄송스러워서요.
6년 전
글쓴이
내가 언제 너한테 죄책감 갖고 살라 그랬어. 누가 그렇게 피곤하게 살라고 했냐고. 네 잘못 없다고 말했잖아. 난 네 나이 때, 더 많은 실수를 했어도 잘 살고 있어. 너도 다 잊고, 어깨 좀 펴고 살아. 늘 시끄럽게 날뛰던 놈이 조용해지니까 안 어울리잖아. 회사 분위기 흐트러트리지 말고 하던 거나 잘 해.
6년 전
독자5
제가 하던 게 뭐 있기나 했습니까. 가끔 사모님이 부르시면 바쁜 보스 대신에 말동무 노릇이나 가끔 했던 게 전부인데. 지금까지 과분하게 받았던 게 많았던 거죠.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제가 여기서 뭘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무능함으로 또 일을 그르쳐 보스까지 위험해지시면 전 어떡하고요. 왜 안 내치십니까, 저를. 절 봐도 아무렇지도 않으신 게 정말 맞으십니까.
6년 전
주지훈
형님, 그래도 담배는 좀 줄이시는 게. 요새 기침 잦으신데 보기 안 좋습니다. 제가 사모님만큼 손재주가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말주변이 있는 것도 아니라 빈자리 채워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원하신다면 노력하겠습니다. 그걸로 용서 대신 구하겠습니다.
6년 전
글쓴이
일이나 보고하라 했지, 언제부터 내가 그런 쓸데없는 걱정 달고 다니라 했어. 노력, 노력 그거 좋지. 넌 말은 참 잘해. 뭘 어떻게 노력할 건데 네가.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 수 있는지 생각은 충분히 하고 뱉은 말인지 모르겠어. 마음에도 없는 말, 그렇게 쉽게 뱉지 마. 어른 놀리는 거 안 좋은 버릇이야.
6년 전
독자3
보고는 이따 식사 시간 맞춰 올리겠습니다. 밥술 뜨시는 거 제 눈으로 봐야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날 제가 사모님 대신 죽었어야 하는 건데 하루에도 수십 번씩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래도 저보다 형님이 더 아프실 거 알아서 어떻게든 곁 지키려고 악착같이 붙어 있었습니다. 손에 피 묻을 때마다 덜덜 떨리는데도 형님 지키고 싶었습니다. 버릇 없어 보여도 할 수 없습니다. 뭐든, 뭐든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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