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딴딴 - 니가 보고싶은 밤장수 커플의 정석 (재업로드)부제: 다정한 남친과 귀여운 남친나와 내 남자친구는 모두가 인정하는 장수 커플이다.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 한 연애인데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사귀고 있다. 중간에 몇 번 헤어질 뻔한 적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결국 우리는 다시 만났다. 변화는 있어도 변함은 없는 그런 연애를 하고 있다. 특별하기 보다는 지극히 평범한, 그래서 더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다. 너와 함께하는 그 평범한 일상이 나는 너무 좋다. 1. 다정한 남친 김재환 뭔 일이 이렇게나 많은지 오늘도 야근이다. 회사에서 새로 추진 중인 프로젝트 덕분에 우리만 죽어가고 있다. 재환이를 못 본지도 벌써 일주일은 된 것 같다. 이 꽃다운 시절을 회사에 박혀서 보내다니 참 불행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친 아직도 일하는 중? -재환이-] 그러다가 김재환 문자를 보고는 또 기분이 좋아졌다. 난 참 단순해... [응... 너는 작업 중?] [근데 집중이 하나도 안 돼. -재환이-] [나 못 봐서 그래ㅠㅠ 한 3일만 있으면 덜 바쁠 것 같아] [보고 싶다.. 오늘은 몇 시에 마쳐? -재환이-] [한 9시...? 지금부터 숨만 쉬고 하면^^] [ㅋㅋㅋ 알았어. 집에 조심히 들어가고 도착하면 연락해. -재환이-] 씨 겁나 보고 싶네 김재환... 밥은 잘 챙겨 먹고 있는지 모르겠다. 재환이는 작사 작곡을 하고 있다. 아직 유명하지는 않지만 작은 작업실 한 켠에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중이다. 최근에 좋은 기회가 생겨서 작업할 일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 지금은 재환이도 나도 많이 바쁘다. 각자의 꿈을 이룬 지금이 너무 좋지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학교 다닐 때의 그 자유로움이 그립기도 하다. 꾸역꾸역 쌓인 업무들을 다 해결하고 회사를 빠져 나왔다. 정말 숨만 쉬고 일하니까 9시 10분 정도였다. 그토록 꿈꿨던 회사에 입사한지도 어느새 2년이 지났다. 울기도 참 많이 울었었는데 그럴 때마다 재환이는 묵묵히 나를 응원했다. 아무리 봐도 김재환 같은 사람이 보였다. 내가 이제 헛것이 보이나 싶었는데 몇 번을 봐도 재환이가 맞았다. “김... 재환?” “여친 진짜 숨만 쉬고 일했나 보네?” “헐... 지금 나와도 돼?” “응. 낮에 다 끝내느라 고생 좀 했다 나” 멋있고 난리야.. 너무 반가운 마음에 눈물이 다 나올 뻔 했다. “재환아.” “응?” “나 배고파..” “치맥?” “너무 좋아” 오랜만에 재환이와 먹는 치킨은 더 맛있었다. “박대리님이 인턴한테 그렇게 말하는 거야.” “응” “그래서 인턴이 뭐라고 했냐면” “응” “박대리님 마음대로 하세요.” “...” “대박이지. 우리 웃음 참느라 죽을 뻔했어.” “그랬어?” 뭐지 이 반응은...? “뭐야 내 말 들은 거 맞아?” “응 다 들었어.” “... 근데 반응이 왜 그래?” “오랜만에 이성경 쫑알대는 거 보니까 좋아서” “뭐야 오글거리게” “ㅋㅋㅋㅋㅋ 보고 싶었어 엄청” “나도...” 재환이와 한참을 떠들다가 집으로 가는 길이다. 안 데려다줘도 된다는데 굳이 데려다주겠다는 김재환이다.막상 집 앞에 다가가면 갈수록 점점 걸음이 느려진다. “재환아.” “응” “놀이터라도 잠깐 갈까?” “그래.” 재환이와 그네에 나란히 앉았다. 그렇게 한참을 아무 말도 없이 서로를 바라봤다. 재환이의 손은 언제나 따뜻했다. 여름답지 않게 선선한 오늘밤에 딱 좋았다. “나 돈 많이 벌어야겠다” “왜? 사고 싶은 거 생겼어?” “아니” “그럼?” “여친이랑 결혼하게” “ㅋㅋㅋㅋ 집에 가기 싫어?” “겁나 가기 싫어.” 오늘따라 김재환은 김재환답지 않게 자꾸 애정표현을 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예뻐 보였다. “김재환” “왜 불러” “키스해도 돼?” “...” “응?” “... 완전 돼.” 귀엽다. 그냥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이 나왔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짧은 키스를 했다. 괜히 얼굴이 달아올라 부끄러웠다. “성경아 근데” “...” “키스한다고 했잖아.” “... 그래서 했잖아.” “... 이건 뽀뽀야.” 겁나 남사스러워... “저질이야;” 김재환은 싱긋이 웃다가 자기 입술을 다시 가리켰다. 얘가 원래 이런 캐릭터였나 싶다. 그냥 멍하니 앉아있는 답답했는지 내 팔을 끌어당겨 무릎 위에 앉혔다. 그리고 키스를 했다. 아무도 보지는 않았지만 처음 사귀었을 때처럼 심장이 막 뛰었다. “가자 이제.” “... 응.” 결국 우리집 앞에 도착했다. 내일도 할 일이 산더미지만... 그냥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야 근데” 아무 말 없이 그냥 나를 바라보는 김재환이다. “너 혼자 집에 가다가 넘어지면 어떡해?” “...? 그게 무슨 소리야” “나쁜 사람이 너 잡아가면 어떡해..?” 계속 해보라는 듯한 저 표정... 괜히 말을 꺼낸 것 같다. “아니 그러니까... 겁나 예쁜 여자가 니 번호 따면?” “이 밤에?” “... 그치? 그렇겠지?” 아오 똥멍청이; 그냥 가지 말라고 하면 되지... “여친 못 본 사이에 더 귀여워졌네?” “... 못 들은 걸로 해주면 안 될까?” “나 가지 말까?” “...” “...” “응.” “그래.” 친구처럼 편하지만 아직은 풋풋함이 남아있는 우리다. 오늘은 재환이의 품에서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다. 너와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이 나는 너무 좋다. 2. 귀여운 남친 하성운 “여보세요.” “하성운!” “왜애~?” “나 고백 받았어.” “... 뭐라고?” “고백 받았다고!” “어디서” “우리 동네 베라” “...” “나 어떡하지?” “뭘 어떡해! 너무 잘생긴 남자친구가 있다고 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하성운스러운 대답에 웃음이 났다. 대충 전화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가는데 집 앞에 하성운이 서있었다. “...?” “하... 겁나 뛰었네” “너 왜 왔어?” “고백 받았다며” “... 일단 들어가서 얘기해” “아는 사람이야?” “...” “잘생겼어?” “...” “거절했지?” “...” “왜 아무 말도 안 해...” “... 그러니까 그게..” “완전 잘생겼구나 그 사람...” “...” “키도 막 엄청 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웃어..” “그런 거 아니야 바보야ㅋㅋㅋㅋㅋ” “... 그러면?” 아무 말 없이 사온 아이스크림 뚜껑을 열었다. 정갈하게 세로로 담긴 네 가지 맛 아이스크림... 그리고 정량보다 많은 아이스크림... 그게 다였다. 다른 설명은 필요 없었다. “아 진짜 이성경 미쳤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보같이 겁나 뛰어왔잖아.” “내가 진짜 고백 받았을까봐 그랬쪙? 오구오구 떵우니 귀여워 죽겠네” “흐즈므르 진짜...” 성운이는 내가 진짜로 고백이라도 받은 줄 알았다. 헐레벌떡 뛰어왔을 하성운이 웃기고 귀여웠다. 그리고 우리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네 가지 맛을 그 자리에서 해치웠다. 더위를 많이 타는 하성운과 나는 여름이 된 김에 워터파크에 가기로 했다.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사람이 많이 없을 때 가서 실컷 놀자는 생각이었다. 이번 여름에는 처음 가는 워터파크라 성운이도 나도 아침부터 한껏 들떴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며칠 전에 산 비키니다. 뭐가 문제냐며 당당하게 산 것 치고는 너무 부끄러웠다. 다 입고 나서도 거울만 자꾸 보게 됐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다가 밖으로 나가는데 저기 멀리서 네가 보였다. “헐..” “...” “너 다 입은 거 맞아..?” “응.. 이상해?” “아니... 그게 아니고.. 미쳤어 이성경....” 하성운은 부끄러운 듯 나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사실 성운이와 오래 사귀긴 했지만 같이 있을 때 비키니를 한 번도 입은 적이 없다. 그래서 부끄러웠던 건데 예상보다 더 격한 반응의 하성운이다. 하성운은 아무 말도 없이 내 손을 잡고 걸었다. 혹시 화났나...? 내가 입겠다는데 왜 화가 나.. 구명조끼를 빌리더니 아무 말도 없이 입혀줬다. “야” “...” “화났어?” “아니” “근데 표정이 왜 그래?” “...” “...” “입는 것도 네 마음이고 내가 뭐라 할 권리도 없지” 으잉...? 근데 표정이 왜 저래.. 괜히 입었나 싶었다. “그냥... 내가 부끄럽잖아..” “어?” “예쁜데 눈을 어디 둬야 할지 모르겠어...” ... 정녕 하성운이 스물 다섯이 맞을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성운은 내가 옷 입는 거에 대해서 간섭하는 남자친구가 되기 싫다고 했다. 그냥 본인이 부끄럽단다. 정말 예상치도 못한 하성운의 귀여운 반응이었다.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열심히 놀았다. 파도풀도 갔다가 유수풀도 갔다가 우리는 여기저기 잘도 돌아다녔다. 그리고 성운이를 끌고 놀이기구를 타러 갔다. “야... 나 좀 무섭다..” “에이 누나가 지켜줄게.” “알았어ㅋㅋㅋ 누나만 믿을게요.” 근데 막상 타니까 오히려 내가 무서웠다. 두 명이서 타는 슬라이드였는데 생각보다 너무 무서워서 소리를 얼마나 질렀는지.... 눈물도 찔끔 났다. 그리고 이걸로 하성운이 얼마나 놀려댔는지 모른다. “너만 믿으라며” “... 미안 너무 무섭잖아..” “이성경 진짜ㅋㅋㅋㅋㅋ” “씨... 앞에 타서 그런 거야” “밥 먹으러 갈까?”“... 응” 역시 물놀이에 빠질 수 없는 게 밥 아닐까.. 수영장이 훤히 보이는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성운이가 화장실에 간 사이 혼자 앉아있었다. 할 것도 없어서 그냥 파도풀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되게되게 잘생긴 라이프가드가 눈에 띄었다. 너무 멋있어서 쳐다볼 수 밖에 없달까.. 크... 멋있네 진짜.. “야 뭐하냐?” “눈호강” “와 저 사람 진짜 잘ㅅ.... 엥 쟤 우리 학교 후밴데?” “진짜? 진짜진짜?” “...” “대박.. 인사하러 가자!” “... 싫어 밥 먹자 얼른” 배고프다는 핑계를 대며 성운이는 밥만 먹었다. 결국 그 잘생긴 라이프가드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제는 나로 부족해?” “원래 부족했어.” “허걱...” 충격을 받은 듯 시무룩해진 하성운 표정이 귀여워서 더 장난치고 싶었다. 미치도록 놀다 보니 어느새 해가 사라졌다. “이제 집에 갈까?” “... 응” “천천히 씻고 나와.” “이성경” “응?” “뽀뽀 한 번만 해주고 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해줘?” 쪽- 귀여워서 해줬다. 이제는 익숙한 일상이 되어 버렸지만 그 일상이 너무 소중하다. 오늘이 지나가는 게 아쉬울 만큼 여전히 네가 좋다. 깊어가는 오늘 밤도 너와 함께라서 행복하다.더보기 늦어서 죄송해요 여러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생겨서 이렇게나 늦어 버렸네요ㅠㅠ 12시가 지나서 오늘이 되겠네요! 오늘 오후 혹은 밤 쯤에 '연예인의 정석'도 마저 올리고 가능하다면 새 글도 업로드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윤딴딴 - 니가 보고싶은 밤
장수 커플의 정석 (재업로드)
부제: 다정한 남친과 귀여운 남친
나와 내 남자친구는 모두가 인정하는 장수 커플이다.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 한 연애인데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사귀고 있다.
중간에 몇 번 헤어질 뻔한 적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결국 우리는 다시 만났다.
변화는 있어도 변함은 없는 그런 연애를 하고 있다.
특별하기 보다는 지극히 평범한, 그래서 더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다.
너와 함께하는 그 평범한 일상이 나는 너무 좋다.
1. 다정한 남친 김재환
뭔 일이 이렇게나 많은지 오늘도 야근이다.
회사에서 새로 추진 중인 프로젝트 덕분에 우리만 죽어가고 있다.
재환이를 못 본지도 벌써 일주일은 된 것 같다.
이 꽃다운 시절을 회사에 박혀서 보내다니 참 불행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친 아직도 일하는 중?
-재환이-]
그러다가 김재환 문자를 보고는 또 기분이 좋아졌다.
난 참 단순해...
[응... 너는 작업 중?]
[근데 집중이 하나도 안 돼.
[나 못 봐서 그래ㅠㅠ 한 3일만 있으면 덜 바쁠 것 같아]
[보고 싶다.. 오늘은 몇 시에 마쳐?
[한 9시...? 지금부터 숨만 쉬고 하면^^]
[ㅋㅋㅋ 알았어. 집에 조심히 들어가고 도착하면 연락해.
씨 겁나 보고 싶네 김재환...
밥은 잘 챙겨 먹고 있는지 모르겠다.
재환이는 작사 작곡을 하고 있다.
아직 유명하지는 않지만 작은 작업실 한 켠에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중이다.
최근에 좋은 기회가 생겨서 작업할 일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 지금은 재환이도 나도 많이 바쁘다.
각자의 꿈을 이룬 지금이 너무 좋지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학교 다닐 때의 그 자유로움이 그립기도 하다.
꾸역꾸역 쌓인 업무들을 다 해결하고 회사를 빠져 나왔다.
정말 숨만 쉬고 일하니까 9시 10분 정도였다.
그토록 꿈꿨던 회사에 입사한지도 어느새 2년이 지났다.
울기도 참 많이 울었었는데 그럴 때마다 재환이는 묵묵히 나를 응원했다.
아무리 봐도 김재환 같은 사람이 보였다.
내가 이제 헛것이 보이나 싶었는데 몇 번을 봐도 재환이가 맞았다.
“김... 재환?”
“여친 진짜 숨만 쉬고 일했나 보네?”
“헐... 지금 나와도 돼?”
“응. 낮에 다 끝내느라 고생 좀 했다 나”
멋있고 난리야..
너무 반가운 마음에 눈물이 다 나올 뻔 했다.
“재환아.”
“응?”
“나 배고파..”
“치맥?”
“너무 좋아”
오랜만에 재환이와 먹는 치킨은 더 맛있었다.
“박대리님이 인턴한테 그렇게 말하는 거야.”
“응”
“그래서 인턴이 뭐라고 했냐면”
“박대리님 마음대로 하세요.”
“...”
“대박이지. 우리 웃음 참느라 죽을 뻔했어.”
“그랬어?”
뭐지 이 반응은...?
“뭐야 내 말 들은 거 맞아?”
“응 다 들었어.”
“... 근데 반응이 왜 그래?”
“오랜만에 이성경 쫑알대는 거 보니까 좋아서”
“뭐야 오글거리게”
“ㅋㅋㅋㅋㅋ 보고 싶었어 엄청”
“나도...”
재환이와 한참을 떠들다가 집으로 가는 길이다.
안 데려다줘도 된다는데 굳이 데려다주겠다는 김재환이다.
막상 집 앞에 다가가면 갈수록 점점 걸음이 느려진다.
“놀이터라도 잠깐 갈까?”
“그래.”
재환이와 그네에 나란히 앉았다.
그렇게 한참을 아무 말도 없이 서로를 바라봤다.
재환이의 손은 언제나 따뜻했다.
여름답지 않게 선선한 오늘밤에 딱 좋았다.
“나 돈 많이 벌어야겠다”
“왜? 사고 싶은 거 생겼어?”
“아니”
“그럼?”
“여친이랑 결혼하게”
“ㅋㅋㅋㅋ 집에 가기 싫어?”
“겁나 가기 싫어.”
오늘따라 김재환은 김재환답지 않게 자꾸 애정표현을 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예뻐 보였다.
“김재환”
“왜 불러”
“키스해도 돼?”
“... 완전 돼.”
귀엽다.
그냥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이 나왔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짧은 키스를 했다.
괜히 얼굴이 달아올라 부끄러웠다.
“성경아 근데”
“키스한다고 했잖아.”
“... 그래서 했잖아.”
“... 이건 뽀뽀야.”
겁나 남사스러워...
“저질이야;”
김재환은 싱긋이 웃다가 자기 입술을 다시 가리켰다.
얘가 원래 이런 캐릭터였나 싶다.
그냥 멍하니 앉아있는 답답했는지 내 팔을 끌어당겨 무릎 위에 앉혔다.
그리고 키스를 했다.
아무도 보지는 않았지만 처음 사귀었을 때처럼 심장이 막 뛰었다.
“가자 이제.”
“... 응.”
결국 우리집 앞에 도착했다.
내일도 할 일이 산더미지만...
그냥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야 근데”
아무 말 없이 그냥 나를 바라보는 김재환이다.
“너 혼자 집에 가다가 넘어지면 어떡해?”
“...? 그게 무슨 소리야”
“나쁜 사람이 너 잡아가면 어떡해..?”
계속 해보라는 듯한 저 표정...
괜히 말을 꺼낸 것 같다.
“아니 그러니까... 겁나 예쁜 여자가 니 번호 따면?”
“이 밤에?”
“... 그치? 그렇겠지?”
아오 똥멍청이;
그냥 가지 말라고 하면 되지...
“여친 못 본 사이에 더 귀여워졌네?”
“... 못 들은 걸로 해주면 안 될까?”
“나 가지 말까?”
“응.”
친구처럼 편하지만 아직은 풋풋함이 남아있는 우리다.
오늘은 재환이의 품에서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다.
너와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이 나는 너무 좋다.
2. 귀여운 남친 하성운
“여보세요.”
“하성운!”
“왜애~?”
“나 고백 받았어.”
“... 뭐라고?”
“고백 받았다고!”
“어디서”
“우리 동네 베라”
“나 어떡하지?”
“뭘 어떡해! 너무 잘생긴 남자친구가 있다고 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하성운스러운 대답에 웃음이 났다.
대충 전화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가는데
집 앞에 하성운이 서있었다.
“...?”
“하... 겁나 뛰었네”
“너 왜 왔어?”
“고백 받았다며”
“... 일단 들어가서 얘기해”
“아는 사람이야?”
“잘생겼어?”
“거절했지?”
“왜 아무 말도 안 해...”
“... 그러니까 그게..”
“완전 잘생겼구나 그 사람...”
“키도 막 엄청 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웃어..”
“그런 거 아니야 바보야ㅋㅋㅋㅋㅋ”
“... 그러면?”
아무 말 없이 사온 아이스크림 뚜껑을 열었다.
정갈하게 세로로 담긴 네 가지 맛 아이스크림...
그리고 정량보다 많은 아이스크림...
그게 다였다.
다른 설명은 필요 없었다.
“아 진짜 이성경 미쳤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보같이 겁나 뛰어왔잖아.”
“내가 진짜 고백 받았을까봐 그랬쪙? 오구오구 떵우니 귀여워 죽겠네”
“흐즈므르 진짜...”
성운이는 내가 진짜로 고백이라도 받은 줄 알았다.
헐레벌떡 뛰어왔을 하성운이 웃기고 귀여웠다.
그리고 우리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네 가지 맛을 그 자리에서 해치웠다.
더위를 많이 타는 하성운과 나는 여름이 된 김에 워터파크에 가기로 했다.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사람이 많이 없을 때 가서 실컷 놀자는 생각이었다.
이번 여름에는 처음 가는 워터파크라 성운이도 나도 아침부터 한껏 들떴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며칠 전에 산 비키니다.
뭐가 문제냐며 당당하게 산 것 치고는 너무 부끄러웠다.
다 입고 나서도 거울만 자꾸 보게 됐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다가 밖으로 나가는데 저기 멀리서 네가 보였다.
“헐..”
“너 다 입은 거 맞아..?”
“응.. 이상해?”
“아니... 그게 아니고.. 미쳤어 이성경....”
하성운은 부끄러운 듯 나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사실 성운이와 오래 사귀긴 했지만 같이 있을 때 비키니를 한 번도 입은 적이 없다.
그래서 부끄러웠던 건데 예상보다 더 격한 반응의 하성운이다.
하성운은 아무 말도 없이 내 손을 잡고 걸었다.
혹시 화났나...?
내가 입겠다는데 왜 화가 나..
구명조끼를 빌리더니 아무 말도 없이 입혀줬다.
“야”
“화났어?”
“근데 표정이 왜 그래?”
“입는 것도 네 마음이고 내가 뭐라 할 권리도 없지”
으잉...?
근데 표정이 왜 저래..
괜히 입었나 싶었다.
“그냥... 내가 부끄럽잖아..”
“어?”
“예쁜데 눈을 어디 둬야 할지 모르겠어...”
... 정녕 하성운이 스물 다섯이 맞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성운은 내가 옷 입는 거에 대해서 간섭하는 남자친구가 되기 싫다고 했다.
그냥 본인이 부끄럽단다.
정말 예상치도 못한 하성운의 귀여운 반응이었다.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열심히 놀았다.
파도풀도 갔다가 유수풀도 갔다가 우리는 여기저기 잘도 돌아다녔다.
그리고 성운이를 끌고 놀이기구를 타러 갔다.
“야... 나 좀 무섭다..”
“에이 누나가 지켜줄게.”
“알았어ㅋㅋㅋ 누나만 믿을게요.”
근데 막상 타니까 오히려 내가 무서웠다.
두 명이서 타는 슬라이드였는데 생각보다 너무 무서워서 소리를 얼마나 질렀는지....
눈물도 찔끔 났다.
그리고 이걸로 하성운이 얼마나 놀려댔는지 모른다.
“너만 믿으라며”
“... 미안 너무 무섭잖아..”
“이성경 진짜ㅋㅋㅋㅋㅋ”
“씨... 앞에 타서 그런 거야”
“밥 먹으러 갈까?”
“... 응”
역시 물놀이에 빠질 수 없는 게 밥 아닐까..
수영장이 훤히 보이는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성운이가 화장실에 간 사이 혼자 앉아있었다.
할 것도 없어서 그냥 파도풀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되게되게 잘생긴 라이프가드가 눈에 띄었다.
너무 멋있어서 쳐다볼 수 밖에 없달까..
크... 멋있네 진짜..
“야 뭐하냐?”
“눈호강”
“와 저 사람 진짜 잘ㅅ.... 엥 쟤 우리 학교 후밴데?”
“진짜? 진짜진짜?”
“대박.. 인사하러 가자!”
“... 싫어 밥 먹자 얼른”
배고프다는 핑계를 대며 성운이는 밥만 먹었다.
결국 그 잘생긴 라이프가드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제는 나로 부족해?”
“원래 부족했어.”
“허걱...”
충격을 받은 듯 시무룩해진 하성운 표정이 귀여워서 더 장난치고 싶었다.
미치도록 놀다 보니 어느새 해가 사라졌다.
“이제 집에 갈까?”
“천천히 씻고 나와.”
“이성경”
“뽀뽀 한 번만 해주고 가”
“안 해줘?”
쪽-
귀여워서 해줬다.
이제는 익숙한 일상이 되어 버렸지만 그 일상이 너무 소중하다.
오늘이 지나가는 게 아쉬울 만큼 여전히 네가 좋다.
깊어가는 오늘 밤도 너와 함께라서 행복하다.
늦어서 죄송해요 여러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생겨서 이렇게나 늦어 버렸네요ㅠㅠ 12시가 지나서 오늘이 되겠네요! 오늘 오후 혹은 밤 쯤에 '연예인의 정석'도 마저 올리고 가능하다면 새 글도 업로드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