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8편 |
"너... 왜 이래. 언제부터 이랬어.."
숨을 쉬기조차 힘든지 말이 없는 강토를 응시하던 슌지가 서둘러 다른 순사들을 부르기 시작했다. 강토가 옮겨진 곳은 경성의 총독부 부설병원이었다.
열은 어느정도 내렸지만 아직 깨어나지 않고있는 강토를 보며 슌지가 생각에 잠겼다. 나 때문에 강토가 아팠다. 내 욕심때문에 강토를 가뒀고 내 사정으로 강토를 다치게 했다. 슌지가 자신이 강토에게 한 일과 그게 잘못된 집착이었다는 것도, 새삼 깨달은 것은 아니었다. 알고 있었다. 강토가 얼마나 힘들지. 그런데도 멈추지 못한 건, 강토의 마음이 자신을 향해있지 않다는 걸 너무 잘 알기에, 이러다가 강토가 영영 그를 떠나버릴까봐, 그래서 였다. 이렇게라도 해야 덜 초조하고 덜 불안할 것 같아서. 결국은 저만의 이기심이 부른 일이었다. 몸에 가득한 멍과 상처, 눈물로 잔뜩 떡진 속눈썹만 봐도 이제는 가슴이 무너져내리는 슌지였다.
병실 밖이 유난히 시끄러웠다. 반투명한 유리 너머로 순사들과 실랑이하고 있는 사람의 형체가 희미하게 보였다. 확인을 위해 밖으로 나간 슌지가 발견한 것은 씩씩대며 소리치는 에스더였다. 슌지와 그녀가 눈이 마주친 순간, 에스더가 슌지의 뺨을 향해 손을 날렸다. 짜악- 하는 소리와 함께 놀란 순사들이 그녀를 제지했고 에스더의 울음섞인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졌다.
"슌지 니가 어떻게 그래, 친구잖아!!! 왜 그랬어!!!"
난데없는 따귀에 얼굴을 감싼 슌지가 머리를 쓸어올렸다.
"나 들어갈래. 얼마나 다친건지 보고싶어." "......그래."
그리고는 병실로 들어가는 에스더를 뒤로하고 병원복도를 따라 마냥 걸었다. 에스더도 만났으니, 강토도 기쁘겠지. 이제는 확실해졌다. 그토록 기다리던 에스더를 만났어도, 기쁨보다 오히려 가슴이 아팠고, 그게 강토때문이라는 것이.
시간이 얼마나 지난건지, 병원 문 앞에 기대서서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던 슌지의 앞에서 에스더가 다가왔다.
"슌지."
슌지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서는 애써 참고있는 듯한 증오가 묻어나왔다.
"이제 도련님 놔줘. 너도 양심이 있고 옛 정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마지막 배려라 생각하고 우리 둘 놔줘."
마지막 배려라는 말이, 슌지에게는 모든 걸 다 포기한다는 말로 들렸다.
"우리 이제, 더이상 안 봤으면 좋겠다."
눈도 한번 마주치지 않고 얘기를 끝낸 에스더가 길 끝으로 사라지고 나서야, 슌지가 긴 한숨을 내쉬며 병원 안으로 들어섰다. 강토의 병실안으로 들어온 슌지가 어느새 깨어있는 강토와 눈이 마주쳤다.
"슌지."
강토의 목소리는 쉬어있었으나 슌지에게 더 없이 달콤했다. 자신의 이름은 부르는 강토를 보자 순간 울컥한 슌지가 급하게 말을 잘랐다.
"이강토 잘들어. 우리 이제 남이야. 너 하고 싶은대로 해. 에스더랑 둘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서 지내도 좋아. 아니면 차라리 내가 떠나줄게."
당황한 눈빛으로 슌지를 바라보는 강토를 그대로 껴안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참아내며 말을 이어갔다.
"그 동안 미안했다."
그리고는 강토의 얼굴을 애써 보지 않으려 고개를 돌린채로 그 자리를 뛰쳐나왔다. 그렇게 병원을 나온 슌지가 향한 곳은 강토와 함께 살던 예전의 방이었다. 그래 놓아주자, 이 정도면 됐다. 하고 생각한 슌지였지만 막상 이 곳에 온 이유는 그 짧은 시간조차 강토가 그리워서 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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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브금이좋네요 브금제공해주신분ㄳㄳㅎㅎㅎㅎㅎㅎㅎㅎ
2.목단이가 다 알게된건아니고 그냥 강토가 고문당햇다는정도? 인데 그걸 글에다 표현하지 못한듯함
무능력 쩌는 작가.... 심지어 전개스피드도 굼벵이수준
3.저번보다 죠금... 길죠........아주긴건아니ㅈ디만........ㅠㅠㅠㅠ 전 글길이보다 연재스피드로 승부하겠음
안된다면 소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