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3600,216000 그리고 2
w.버들
과자를 먹는 손이 바쁘다. 민석이는 여전히 귀여웠고, 여전히 어렸으며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 변한게 있다면 난 더이상 민석이에게 필요 이상의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말을 못하는 아이. 민석이는 아마 내가 민석이의 비밀을 알아버린걸 알지 못할것이다.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상처받을 아이가 얼마나 아플지 상상조차되지 않아 나는 그저 가만히 앉아 민석이의 작은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맛있어? 내 물음에 민석이의 고개가 작게 끄덕여진다. 그래, 왜 알지 못했을까? 나는 단 한번도 민석에게 대답을 들어본적도 없고, 언제나 이 보건소를 채우는 목소리의 주인은 나였는데. 의사라는 사람이 어째서 아이가 아픈걸 발견하지 못한걸까? 나는 이 아이에게 관심이 없었던걸까? 머리 속에는 날이 갈수록 생각들이 많아져 혼란이 잦아들 날이 없었다.
옷깃을 잡아 당기는 느낌에 민석이를 처다보자 민석이는 내게 작은 두손을 내밀었다. 간식 더 주세요. 그 뜻이었다. 나는 책상 두번째 서랍에서 사탕 한개를 꺼내 민석이의 손위에 올려주었다. 사탕을 받아든 민석이는 무표정이었지만 어딘지 기분이 좋아보였다.
"이 상하니까 오늘은 이것만 먹자"
입안에서 사탕을 굴리던 민석이는 내 말에 두 눈을 떼굴떼굴 굴리더니 이내 고개를 휙 저었다. 민석이의 행동에 나는 얼굴을 찡그리며 왜?라고 물었지만 민석이는 멀뚱멀뚱 내 얼굴만 바라봤다. 그리고 그제서야 나는 아차싶었다. 말을하지 못하는 민석이는 내게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었다.
나는 어쩔줄을 몰랐다. 민석이에게 사과를 할수도 없었고, 그저 고개를 숙이고 민석이의 눈치만 볼 뿐이었다. 하. 작게들린 숨소리에 나는 다시 고개를 들어 민석이를 바라보았다. 어딘가 축 처진 민석이는 내게 한 손을 들어 흔들어 보였다.
"벌써 가게?"
조금만 더 있다가지... 뒷말은 나오지 않았다. 의자에서 일어나 걸어나가는 민석이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더 여리게만 보였다. 문이 닫히는 순간에 미안,하고 작게 사과를 하지만 민석이 들었을지 아님 듣지못했을지는 알 수가 없었다. 민석이 나가고난 뒤 나는 자연스럽게 창문을 통해 민석이가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조금은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 민석이가 좋아하는 과자를 통해 한 발짝 다가가고, 민석이의 이름을 부르며 한 발짝 다가가고...그렇게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민석이의 비밀을 알아버리자 더 가가워지긴 커녕 알 수 없는 거림감만이 더 생기고 말았다.
너를 알고싶고, 네게 더 다가가고 싶은데 난 지금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걸까?
머리 속의 혼란 하나가 더 늘어버렸다.
창밖으로 보이던 민석이의 모습은 어느새 점이되어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텅 비어버린 길가를 보면서 나는 어쩌면 내일 이곳에 민석이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암호닉!! |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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