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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석 이동욱 샤이니
말벌19호 전체글ll조회 938l 3


 간질. 간질.

아까부터 콧잔등이 자꾸 간지럽다. 아이씨.


 "악!"

 "...어?"

 뜬금없는 비명소리에 눈을 떠보니 아저씨가 두 손으로 눈을 감싸고 베개에 대고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아저씨, 뭐해요.


 "야, 김유권, 아흐..."

 "미안요, 난 벌레인 줄 알고..."

 "벌..."

 혼이 빠져나간 듯한 아저씨를 내버려 두고 난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일어나 주방으로 걸어나간다.

오렌지 쥬스를 꺼내 병째로 한모금 마시는 사이에 뒤따라 나온 아저씨가 바짝 뒤로 붙어서는 또 내 약점이 왼쪽 귀를 간지럽힌다.


 "김돼지, 많이 컸다."

속삭임이 또 간지러워 몸을 틀어 빠져나오려는데, 결국엔 아저씨 품에 갇혀 마주보게 된다.


 쪽, 쪽, 쪽,

장난처럼 입술만 몇 번 맞춘 후 잠깐동안 눈을 맞춘다.

막 일어나 부스스한 머리에 수염도 약간 자라난 모양새지만,

...잘생겼다. 푸흐,


 "예전엔 아저씨 어깨까지 밖에 안 왔는데, 나... 곧 아저씨보다 크겠다. 그치?"

 "어쭈? 기어오른다?"

피식, 웃음이 새어나오는 사이로 아저씨의 혀가 들어온다.

차가운 주스로 적셔진 입 안으로, 

아저씨의 마른 혀가 들어와 맞닿는 곳마다, 뜨거움이 퍼진다.


 '그래도 내가 더 클 걸,'

속삭이며 밀착해오는 허리춤에 바짝 선 아저씨의 물건이 느껴진다.

자연스럽게 내 속옷을 들추고 엉덩이를 간지르는 손길에 다리에 살짝 힘이 풀린다.


 오렌지 맛이 나, 권아.


 

 





 아저씨, 우리 집 넘어갔어요.


 수능이 끝난 다음주에 형의 직장이 있는 파주로 이사를 가게 됐다.

원래대로라면, 형이 자리를 잡은 작년 즈음에 옮겼어야 할 걸, 고등학생인 나 때문에 무리해가며 유지해오던 집이었다.

내가 유치원을 다니게 됐을 무렵부터, 우리 가족이 한 때 그럴 듯해 보였던 시간도, 어려웠던 시간과 나의 방황들,

그리고 아저씨를 만나서 다시 찾아온 행복도, 모두 이 곳에 있는데.


 '정말 괜찮겠어요?'

 '그럼요, 어머니. 제가 잘 보살필게요.'

 먹고 살 돈을 버느라 바빠서 모른 체 하는 수 밖에 없었던 아들의 방황을 잡아준 아저씨에게 엄마는 한없이 미안해 했다.

수능은 끝났지만 아직까진 고등학교엘 나가야 하기 때문에, 잠시 아저씨의 집에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렇게 엄마는 알고 있다.


 언젠간 아저씨와 내가 사랑하는 사이란 걸, 엄마에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언젠간...












그동안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합니다.

4개월만에 돌아와서 이렇게 허접하게 끝맺음 맺게 되네요... 

는 무슨... 오랜만에 글을 써서인지 감이 영 안 돌아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쩌죠









 '다시 돌아와~ 말하려 하다~ 곰곰히'

 한참을 진동하더니 결국 벨소리까지 울려대는 핸드폰을 슬며시 들어보니 '오이새끼' 하고 뜨길래 얌전히 받는다.

이 새끼는 집요해서 받을 때까지 울려댈 거다.


 "꺼져."

하고 끊는다.

무릎베개를 해주고 있던 아저씨가 누군데, 하며 내려다 보는 눈길이 느껴진다.


 '다시 돌아와~ 말하려 하다~ 곰곰히 더 생각해ㅂ'

 "아, 왜. 나 바빠, 안 놀아. 끊는다."

 - 아 잠깐잠깐잠깐잠깐, 놀자는 거 아니야.

 "뭔데,"

 - 이 새끼 유학 간대.








 "왔어?"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박경이 뒤돌아 인사를 하는 맞은 편에,

침울한 표정을 하고서 앉아있다.

눈만 한 번 마주치고는 인사도 없이 술잔을 들이키는 지호는 표정이 어둡다.


 "언제 가는데?"

 "다음주래요..."

 침울한 표정으로 표지훈이 대답한다.

맞은 편에 앉아 다시 눈을 마주치려 해보지만, 빈 술잔을 손에 들고 돌리며 시선을 피할 뿐이다.

기분이 한참 별로인가 보다.


 "왜 갑자기?"

 "이 병신이 집에서 떡치다 걸렸대."

 "아이, 형, 진짜..."

 한심하다는 듯 박경이 대신 대답하자 표뚱땡이 억울한 눈썹으로 말꼬리를 늘인다.

표지훈 이 병신이, 박을 탈거면 밖에서 타야지 왜 집에서 하다 걸려서 또 병신 인증을 하는 건지.

나름 사는 집의 외동이라 그런지, 고3을 앞둔 아들을 유학이라니, 그런 건 드라마에서나 하는 얘긴 줄 알았는데.


 그래서 누구랑 하다 걸렸는데. 아, 있어요... 

재밌다고 추궁해대는 박경은, 우리 무리 중에 호모가 셋이나 되는지 모른다.

심지어는 표뚱은 탤형이랑 그러고 있는데도 이건 무슨, 눈치를 중고나라에 팔아먹었는지, 저러고 있다.


 "야, 우지호."

불러보니 슬쩍 눈동자만 올려 눈을 맞추고는 다시 멍하니 술잔만 내려다 본다.

저병신은 그렇다 치고, 이병신은 또 왜 여기서 땅파고 있나.


 "박경, 얜 왜 이러는데?"

 "몰라, 아까까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그러네."

자기 얘기를 하는데도 가만히 술잔만 바라보고 있다.

뭔가, 싶어서 소주병을 들어 지호 손의 빈잔에 채우고는 소주병을 눈 앞에 들이민다.


 "나도 따라줘."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나랑 눈을 마주치는데, 여전히 표정은 변화가 없다.

한참동안 말도 없고 움직임도 없으니, 박경이 내 손에서 술병을 가져다 내 빈잔을 채워준다.

아나, 술자리 잘못 왔네. 그냥 아저씨랑 엄마는 외계인이나 먹으면서 영화나 볼 걸.


 아저씨 생각에 폰을 만져보니, 카톡이 와 있다.


- 김돼지, 늦으면 혼난다.

- 엉덩이 때려 줄거야.






 우리 애기 없이 저 못 살아요. 어떻게 가라고. 으헝.

울부짖는 저주파 소음공해를 일으키는 표지훈과 달래는 건지 놀리는 건지 애매한 박경이 계단으로 올라가는 걸 보고는 나는 걸음을 멈춘다.

조용히 뒤따라 오던 지호 팔을 잡고 1층에 있던 편의점에서 오렌지 주스를 사다가 애들이 올라간 계단에 그냥 주저 앉는다.

뭐하는 거냐는 눈빛으로 보고 서있다가 옆자리를 탁탁 치니까 어그적어그적 옆에 앉는다.


 "술 좀 깨고 들어가자고."

 "......"

 벌써 새벽 1시.

아저씨한테서 곧 데리러 온다는 톡이 와서 오늘은 더 시간이 없을 것 같다.

이 놈이 말없이 들이 붓기만 하는 통에 덩달아 얼마나 마신 건지, 버퍼링에 걸린 영상처럼 세상이 느리게 움직인다.


 후우-,

한숨을 쉰다.

원래 사람이 많은 동네가 아니라서, 이 시각엔 지나다니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아저씨 집에 들어가 사냐?"

 "응..."

 그러고보니 지호한테 말을 안 했던가... 이사했다고.

기억을 해보려고 해도 이미 머리는 술에 점령 당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고등학교도... 끝이네."

 "그러게..."

 벌써 원서 제출도 시작되고, 학교에는 안 나오는 애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러다가 보면 졸업식이 되고, 바보같았던 나의 십대도 끝이 나겠지.


 "우리 대학 가서도... 계속 볼 거냐?"

 "뭐?"

헐. 대박. 우지호 지금 무슨 소리 하냐.


 "병신아, 당연한 걸 물어."

어이없는 소리에 옆에 앉은 우지호 턱을 잡고 고개를 흔들어준다. 근데,

평소같으면 저리 치우라며 띠꺼웠을 녀석이 잠자코 있다.

뭐야, 이 병신, 오늘 왜 이렇게 쳐져 있어.


 "우리 대학도 다른 데 가고, 이젠 집도 멀고."

 얼씨구.

한동안 잠잠하다 했다, 내가.


 이 조울증 병신이 또 슬럼프 기간인가 보다.

아니면 술에 제대로 취했나.


 "병신아..., 우리 아저씨 집도 이 근처야. 그리고 우리 같, 웁,"




 무언가 들어왔다.

차가운 기운에 입 안을 천천히 잠식해 들어올 때,

한 박자 느리게 내 시야에 감은 두 눈이 보였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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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진짜나이거신알신보고 막 어휴진짜오랜만이네여 보고싶었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말벌19호
늦어져서 미안해요ㅠㅠㅠㅠㅠㅠ 저도 보고 싶었어영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
아.. 범권.. 요즘 범권픽이 안올라와서 1편 부터 보구 왔는데 되게 설레내요..ㅠㅠㅠㅠㅠㅠ 신알신 하구가요!
11년 전
말벌19호
ㅠㅠㅠㅠㅠ 범권 메이저 아니냐며...
11년 전
독자3
헐......헐.....범권지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헐ㅠㅠㅠㅠㅠㅠ지호야ㅠㅠㅠㅠㅠㅠㅠㅠ우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잼있어요ㅠㅠㅠㅠㅠㅠ작가님 사랑해여ㅠㅠㅠㅠㅠS2S2진짜 센스도 쩌시고ㅠㅠㅠㅠ
11년 전
말벌19호
오랜만에 써서 영 자신 없고 그랬는데 고마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말해줘서
11년 전
독자3
오미자차입니다! 이렇게 늦기 오기 있기 없기? 너 기다리다가 목빠지는줄...
11년 전
말벌19호
나도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지...ㅠㅠㅠㅠㅠㅠㅠ 목 빠지만 목도 수술해야...
많이 좋아졌어영? 내가 글은 안 올렸지만 많이 걱정했긔...ㅠㅠㅠㅠ 늦게 온 사죄의 의미로 오미자차님 단편리퀘 받음!! 뭐 써드릴까영
대신 그거 쓰는 만큼 연재는 살짝 늦어짐ㅋㅋ

11년 전
독자4
나 퇴원했긔! 근데 재활은 꾸준히 받아야 함...단편 말고 연재 꾸준히 한다고 약속해 달라긔...흡...
11년 전
말벌19호
왠지 그말 나올 줄 알았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빨리 감 찾고 성실연재함...ㅠㅠㅠㅠ
재활도 만만치 않게 힘들텐데, 씩씩해서 좋아 내여자 //

11년 전
독자5
아진짜 사랑해요 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권총계의 천사 여신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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