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1
1년후.
"남우현은 개새끼다. 아니다, 개새끼다, 아니다…."
"애인한테 개새끼가 뭐냐?"
"개새끼다."
난 남우현을 있는 힘껏 노려보았다. 30분이나 늦어놓고 남우현은 뭐가 그리 좋
은지 실실 웃고 있다.
"내가 좀 늦었지?"
"어, 좀이 아니라 존나 늦었지."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거 아니겠냐- 자, 이거."
남우현은 뒤에 숨겨놓고 있었던 포장된 상자 하나를 내게 건넸다. 난 어리둥절
한 표정으로 남우현을 쳐다보았다. 남우현이 씨익 웃었다.
"너 대학 합격 기념 선물."
"…."
난 그 선물 상자와 남우현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남우현은 내가 뜸을 들이자 내
팔을 덥썩 잡고는 내 품안에 안겨주었다.
"축하해."
"......넌 떨어졌잖아. 괜찮냐?"
"난 뭐..원래 떨어질 줄 알고 쓴 거니까 괜찮아."
"그럼 넌 앞으로 어쩌게..."
"전문대 가지 뭐."
바보같은 놈...
난 아무말없이 남우현을 쳐다보았다. 남우현은 괜찮은 표정을 짓고 있지만 그래
도 분명히 불합격 소식을 듣고 속상했을 것이다. 그런데 또 내가 대학 합격했다
고 이런 선물을 들고오는 건 뭐냐고. 내가 더 미안해지게.
남우현은 내가 생각에 잠겨 멍하게 쳐다보자 내 눈 앞에 자기 손을 아래위로 흔
들어보였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
"미안해서."
"뭐? 뭐가?"
"나 혼자 합격해서."
"에이, 뭐 그런 말을 하냐. 우리 사이에."
난 선물을 옆에 놓여있던 벤치 의자 위에 올려놓고 남우현의 허리를 둘러 안았
다. 남우현은 갑작스런 내 행동에 놀란듯 움찔하다가 이내 내 어깨를 감싸 안았
다.
"고마워."
"고맙긴. 당연한 걸 가지고."
"너도 잘될거야. 내가 장담할게."
"어이고- 우리 애인, 다 컸네?"
"나 너랑 동갑이야. 깝치지 마."
"큭큭."
그리고 잠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움직이지도 않았다.
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냥...지금이 좋았다. 이렇게 남우현일아 같이
있는 지금이.
남우현이 나긋하게 얘기했다.
"근데 나 칭찬 안 해줘?"
"…."
"응? 칭찬 안 해줘? 내가 이렇게 선물도 사왔는데?"
"…."
난 천천히 자세를 풀었다. 남우현도 팔을 내리고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날 바
라보았다. 난 잠시 고민에 빠졌다. 원래 애교가 많은 성격도 아니고 애정표현도
많이 하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이럴 땐 진짜 당황스럽다.
"딱 한 번만이다."
"뭐?"
그래. 눈 감고 딱 한 번만.
난 남우현의 볼에 두 손을 갖다대었다. 남우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보
았다. 난 두 눈을 꽉 감고 남우현의 이마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입술을
뗐을 때 남우현은 가소로운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아니, 이 새끼가...
"겨우 그거냐?"
"겨우 그거라니. 맞을래?"
그런데 남우현은 갑자기 내 허리를 한 손으로 확 감쌌다. 순간 뒤로 넘어갈 뻔
한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남우현을 쳐다보자 남우현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남우현이 나즈막히 말했다.
"이정돈 되야지."
그리고 내 입술에 자기 입술을 포개었다.
....
...
..
.
첫키스를 할 때 귓가에 종소리가 들린다는 그런 소리는 개소리였다는 걸 그 날
깨달았다.
#번외2
"어서오세요-"
"오냐."
땡그랑. 편의점 문위에 달린 종이 울렸을 때 한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
고 명수의 인사를 그렇게 되받아쳤다. 명수는 그 남자를 보고는 피식 웃어버렸
다.
"뭐야. 넌 잠도 안 자냐?"
"니가 여기서 이러고 일하고 있는데 잠이 오겠냐?"
성열이 명수에게 다가왔다. 명수는 싫지 않은 듯 성열을 슬쩍 노려보았다. 성열
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말보로 레드 하나요."
"닥쳐요."
"아, 왜!"
"너 담배 끊는다고 한 게 어제 같은데?"
"아, 맞다...시발."
"담배 필 시간 있으면 전공책 한줄이라도 더봐. 너 학점 쓰레기던데. 학교 나가기는 하냐?"
"아, 몰라. 학교 얘기하지마. 머리 아프니까."
"그러다가 졸업은 하겠냐? 하여튼."
"잔소리 좀 그만해라. 니가 우리 엄마야?"
"그게 뭐가 잔소리냐? 충고지."
"아, 나 집 갈거야!"
"가라!"
성열은 삐친 듯 쿵쾅거리며 출입구쪽으로 걸어갔다. 명수는 그런 성열의 뒷통수
를 노려보고 있다가 갑자기 소리쳤다.
"가란다고 진짜 가냐?!"
"니가 가라매!"
"그걸 진심으로 그랬겠냐? 아, 왜왔어. 이럴거면?!"
"니가 계속 잔소리 했잖아! 난 너 걱정되서 온 건데!"
"잔소리 아니라고!"
"우리 엄마도 잔소리 해놓고 내가 잔소리하면 잔소리 아니라고 하거든? 너도 우
리 엄마랑 똑같아."
".....가버려. 개새끼."
"안 갈거야."
가버린다더니 이젠 안 간다고 난리다. 명수는 성열을 찢어죽을 듯이 쏘아보았다
. 성열은 명수의 시선을 피하고 다시 걸어와 계산대 받침대를 들어올려 안으로
들어와서는 명수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명수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성열을 쳐다
보았다.
"누가 맘대로 들어오래?"
"내 맘대로."
"개새끼. 진짜 너 나랑 나중에 한 판 뜨자."
"콜."
그때, 땡그랑 하는 종소리와 함께 문을 열고 두 명의 여자가 편의점 안으로 들어왔다. 명수는 반사적으로 말했다.
"어서오세요."
두 여자 중에서 검은 생머리를 한 여자가 명수를 한 번 쳐다보더니 다른 여자를 데리고 구석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무언가 소곤소곤 거리기 시작했다. 명수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성열은 낌새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리고 명수의 바짓가락을 붙잡았다. 명수가 한쪽 눈썹을 꿈틀거리며 성열을 내려다보았다.
"왜 또."
"너 알바 그만둬라."
"왜?"
"있어. 그런 게. 내가 더 좋은 데 구해줄게."
"싫어. 이거보다 좋은 알바 없어."
"아, 좀! 내 말 좀 들어라!"
그때, 그 검은 생머리 여자가 명수에게 다가왔다. 명수는 성열을 무시하고 그 여자에게 고개를 돌렸다. 여자는 쑥스러운 듯 얼굴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저...저기.."
그리고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무언가를 꾹꾹 누르고 명수에게 건넸다. 명수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을 못하고 있다가 여자가 건넨 핸드폰을 받아보고 나서야 알아챘다.
"번호 좀 가르쳐 주실 수 있으세요?"
"아..."
명수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성열은 그런 여자를 찢어 죽일 듯 노려보다가 명수 대신 대답했다.
"얘 애인 있어요."
"아..."
여자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명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여자에게 다시 핸드폰을 건네주었다. 핸드폰을 받아든 여자는 실망한듯 고개를 푹 숙이고는 나머지 한 여자를 데리고 그대로 편의점을 나갔다. 그 두 사람이 나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본 성열이 명수를 자기 옆에 앉혔다. 명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성열을 쳐다보았다.
"너 이런 적 많지?"
".....조금?"
"아, 미친."
성열은 답답한 표정으로 명수를 쳐다보았다.
"당장 그만 둬."
"왜! 요즘 알바 구하기 얼마나 힘든 줄 알아?"
"나보다 알바가 더 중요해?!"
성열이 화난 표정으로 그렇게 소리치자 명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왜 대답 못해?"
성열은 점점 인내심에 금이 가는 것을 느꼈다. 명수는 한숨을 푹 쉬었다.
"알았어. 그만 둘게."
"진짜?"
성열이 다시 침착해진 표정으로 명수를 바라보았다. 명수는 성열과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금방 기분이 풀려버린 성열이 두 팔을 뻗어 명수의 목을 꽉 감싸 안았다.
"켁켁. 숨 막혀."
"아이고, 내 새끼. 이 형아가 너 사랑하는 거 알지?"
"이것 좀 놔봐!"
"어이구."
성열은 팔을 풀어 명수의 입술에 쪽하고 뽀뽀했다. 그리고 씨익 웃으며 명수에게 말했다.
"사랑해. 진짜로."
"알아."
명수가 부끄러운 듯 고개를 푹 숙이며 그렇게 대답했다. 성열은 좋아서 날아갈 듯한 얼굴로 말했다.
"빨리 너도 해줘야지."
"응?"
명수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성열을 쳐다보자 성열이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뽀뽀."
"닥쳐."
금새 표정을 바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명수가 말했다. 성열은 아랑곳하지 않고 빨리 해달라며 조르기 시작했다. 명수가 말없이 뽀뽀를 해달라고 조르는 성열을 바라보고 있다가 욕이나 실컷 해주려고 입을 연 순간 딸랑하는 종소리와 함께 또다시 편의점 문이 열렸다. 명수는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어서오세요!"
"시발..."
성열은 좌절한 얼굴로 그 손님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푹 쉬며 옆에 놓여있는 담배 진열판에서 말보로 레드 하나를 슬쩍 집어 자신의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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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끄끄트ㅡ끄ㅡ그트ㅡ끄 진짜 끝이네요
그동안 사랑해주신 독자여러분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다음 작품에서 뵈요-
아 그리고 달달한 장면을 넣으려고 애를 썼지만................전 그런 거 쓰려고 하면 손가락이 오그라 들어서...........ㅈㅅ....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위 있는 건 절대 못 써요...........왜냐면 전 순수하니까.......////////
수위 있는 거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지 않나요??................없나???.............또르르......
뭐..............전 단 한 명이라도 제 작품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만족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고.........이제 그만 나대고 빨리 사라져야겠어요
그럼 진짜 안뇽~
+) 텍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