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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571l 3


쓰고 싶었던 건 좀 많이 소심한 진영이랑 무신경한 선우

인데....근데.....근데........(주먹 물고 오열)




차선우는 여자가 많다. 그냥 많은 게 아니라 아주 많다. 학교 선배, 학교 후배, 학교 동기, 아는 누나, 아는 여동생, 아는 여자사람친구 등등. 아마 차선우의 핸드폰엔 남자번호보단 여자번호가 훨씬 많을것이다. 학교 선배, 후배, 동기. 아는 누나, 동생, 친구. 그 여자들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차선우가 아는 여자들은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부류는 차선우에게 이성적인 감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갖고 있지 않은 여자들. 두 번째 부류는 남몰래, 혹은 어느 정도 티를 내가며 차선우를 짝사랑 중인 여자들.


그래, 첫 번째 부류의 여자들은 괜찮다. 두 번째 부류의 여자들도 그리 탐탁지는 않지만 괜찮다. 진짜 문제는 첫 번째 부류, 두 번째 부류가 아닌 바로 세 번째 부류의 여자들. 세 번째 부류의 여자들이 뭐냐 하면 차선우와 자신이 썸을 타고 있는 사이라고 생각하는 여자들.


차선우랑 썸을 타? 썸남 차선우? 내가 있는데? 비록 차선우에게 그렇게 이쁨 받아가며 사귀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차선우와 평탄한 연애를 하고 있는 내가 있는데? 이거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 우리집 변기도 막힐 노릇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화나는 것은 바로 무신경함의 극치를 달리는 차선우의 태도였다. 선우야 뭐해ㅎㅎ, 같이 밥 먹자ㅋㅋ밖으로 나와, 차선우 너 베를린 봤어? 난 못봤는데 내 주변사람들은 다 봤다고 하넼ㅋㅋ못봤으면 나랑 같이 보자ㅋㅋ 하는 여자들의 카톡에 삐질락 말락 하는 나를 보고도 못 본 척 하는 차선우의 태도. 이런 여자들은 다 멀리하라는 내말에도 차선우는 그냥 여자사람친구들인데 뭘 그러냐며 영혼 없는 웃음만 지어 줄뿐이었다. 글쎄 내가 괜히 이러는게 아니라니까? 내가 봤어! 내가 봤다고! 내가 그 여자들이 차선우한테 찝적 거리는 거 두 눈으로 직접 봤는데…진짜 봤는데….


“봤는데 내가….”

“뜬금없이. 보긴 뭘 봐요.”

”그 여자들이 너한테 찝적 거리는 거! 내가 봤다니까?”


찡찡거리는 뱉은 내 말에 차선우가 웃는데, 그 웃음이 그냥 평범한 웃음이 아니라 약간 썩소에 가까운 웃음이다. 살짝 비웃는 거 같기도 하고…?


“암튼. 여자애이랑 친하게 지내지 않으면 안 돼?”

“왜요. 걔넨 그냥 친군데.”

“그래도 신경 쓰이는데….”


신경 많이 쓰면 신경성 탈모 온다던데….


“신경 쓸 일 아니에요.”

“질투도 좀 나고…”


아주 조금. 내가 같은 여자라면 머리채 쥐어 잡고 싸울 만큼. 그냥 딱 그 정도로….


“질투를 왜 해요. 내가 좋아하는 건 걔네가 아니라 형…어, 형. 머리에 비듬.”

“어? 비, 비듬?”


나 머리 감고 나왔는데? 샴푸로 빡빡 감고 나왔는데?

같은 남자고 알고 지낸지도 사귄지도 오래여서 편한 사이라지만 아무리 그래도 연인인데. 아, 쪽팔려 쪽팔려. 순간 민망함에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아, 샴푸를 좀 더 팍팍 짜서 감을 걸 그랬나? 샴푸만 하지 말고 린스도 할 걸 그랬나? 샴푸에 린스, 받고 트리트먼트 추가. 누나가 쓰는 트리트먼트라도 훔쳐 바를걸 그랬나? 평소에 좀 잘 씻을 걸 그랬나? 비듬이라니. 내 머리에,


“거기 비듬…아, 비듬이 아니라 먼지네. 미안. 잘못 봤어요.”


비듬…뭐, 비듬이 아니라 먼지야?


아무렇지도 않게 킥킥 거리며 웃는 차선우를 보니 이번엔 민망함이 아니라 빡침으로 얼굴이 확 달아오른다. 그래, 아무래도 문제는 그 차선우인 거 같다. 그 여자들이 문제가 아니였다. 진짜 근본적인 문제는 차선우였다.


Q. 정진영이 화났다. 다음 중 잘못한 사람을 고르시오.

1. 차선우에게 찝적 거리는 여자들.

2. 집에서 자고 있는 차선우에게 같이 클럽 가자고 카톡 보낸 이정환.

3. 화난 정진영.

4. 자고 있는 차선우.









 
독자1
차선우가잘못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2
4444왜잠?
11년 전
독자3
차선우가 잘못한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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