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난 신랑, 넌 신부?
"꼬물아, 언니 왔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신나서 꼬리를 흔들며 달려드는 My Dog, 꼬물이.
번쩍 안아 품에 안고서 한동안 우쭈쭈해주다가 빨리 씻고 자려고 했음.
노래를 흥얼거리며 개운하게 씻고 나와 기초화장을 하고 침대에 털썩 누웠지.
오늘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통에 다리가 욱씬욱씬거린다 ㅠㅠㅠㅠㅠㅠㅠ
눕자마자 눈이 막 감기는 통에 꼼지락꼼지락거리면서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갔어.
가장 편한 자세로 자리를 잡고 이제 막 잠이 들려고 하니까 꼬물이도 자리를 잡으려는지 침대에 폴짝 뛰어올라 내 품속으로 낑낑거리며 기어들어오는거야.
그 모습에 잠시 웃음이 터져 웃다가 이제 진짜 자자, 하고 눈을 감았지.
예상대로 5분도 지나지 않아 잠이 들어버렸음.
-스슥
"..."
-스스슥
"..."
-사사ㅅ.. 스슥..
고요함 속에서 잠이 들었건만 자꾸 귀에서 스스슥하는 요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어.
처음에는 바람소리인가 싶어서 가만히 누워 듣고 있었지.
근데 분명 눕기 전에 창을 닫았던 것이 생각남.
그때부터 뭔가 이상하고 오돌오돌 소름이 돋기 시작했어.
에이... 설마..........................
일정한 간격을 두고 들리는 소리에 눈꺼풀을 파르르 떨면서 눈을 떴고 침대 옆 탁상에 있는 스탠드를 조심히 켜보았음.
주위를 둘러보다가 화장대 쪽으로 시커멓게 보이는 무언가를 발견함.
비몽사몽인 상태로 눈을 찡그리며 그것에 집중하다가 그대로 얼어붙어버림.
"............ 으아아아아아ㅏㄱ아아ㅏ아ㅏㅏㅏ!!!"
침대에서 튕겨져나오듯 빠져나온 나는 그대로 문으로 달려가 집밖으로 뛰쳐나왔음.
헉헉거리면서 숨을 몰아쉬다가 아직 안에 그대로 있는 꼬물이가 떠오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옥탑방의 문을 바라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 행동에 놀란 꼬물이가 방안에서 짖고 있었음... ㅠㅠ
어떡하지.. 어떡하지... 차마 안으로 다시 들어가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굴리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풀썩 주저앉았음.
손에 덜렁 쥐고 나온 폰을 꼭 쥐고 어떡해야하나 고민하다가 한사람을 떠올리고 전화를 걸었어.
제발 받아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늦은 시간이라 받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하면서 뚜르르- 신호음을 듣고 있었지.
[여보세요?]
"종대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징어야, 이 시간에 무슨일이야?]
"흐엉 ㅠㅠㅠㅠㅠ 종대야... ㅠㅠㅠㅠ"
[왜그래? 징어야, 우는거야? 진정하고 말해봐.]
"나 좀 도와줘 ㅠㅠㅠㅠ 우리 꼬물이 구해줘 ㅠㅠㅠㅠㅠㅠㅠㅠ"
[꼬물이? .. 징어야, 집이야?]
"응.. 집앞이야..."
[조금만 기다릴래?]
제대로 된 설명도 못하고 폰을 잡고 울고 있는데 종대가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어.
그리고 잠시후에 뛰어왔는지 옥상으로 올라온 종대가 헉헉거리며 숨을 고르고 나에게 와서 자세한 얘기를 물어.
종대 얼굴을 보니까 괜히 안심이 돼가지고 종대한테 안겨서 엉엉 울고말았어...
내 상태를 보고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는지 얼굴을 굳힌 종대가 품에 안긴 내 머리와 등을 쓸어내리면서 진정을 시켰음.
"징어야.. 도대체 무슨 일인거야?"
"... 집에... 집에..."
"집이 왜?"
"... 집에 있어..."
"있어? ... 혹시 도,도둑?!"
내 말에 김종대가 화들짝 놀라 우리집쪽을 쳐다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음.
차라리 도둑이었다면 내가 때려잡았을거야......
종대가 그럼?하고 물어서 입밖으로도 꺼내기 싫은 그 단어를 결국 꺼내야만 했어.
"... 바,바... 바퀴벌레가..."
"..."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ㅎㅎ.."
김종대의 옷깃을 꽉 잡고 겨우 말을 했는데 종대가 잠시 멍하니 나를 바라보다가 어색하게 웃어보였어.
잔뜩 긴장했었는데 바퀴벌레라는 말에 살짝 허무해졌었나봐...ㅋㅋㅋ
하지만 난 여전히 울면서 난리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려 바퀴벌레라고.. 바퀴벌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말만 해도 소름이 쫙 돋는 바퀴벌레..................!!!!!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게 바로 벌레임.
작은 풀벌레에도 물리면 진짜 심각할 정도로 부어서 고생하는 일이 한두번도 아니야.
그리고 이런 알레르기도 알레르기지만 어떻게 그렇게 생겼는지.... 짱시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데 그중에서도 악랄함이 하늘을 치솟는 바퀴벌레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집에 바퀴벌레가 나왔다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다신 집에 못들어갈 것만 같아서 눈물이 주륵주륵 흘러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종대가 진정시키다가 방에 들어가본다고 해서 겨우 옷깃을 놔줬는데 온몸이 떨려와 ㅂㄷㅂㄷ...
한동안 나오지 않던 종대가 나올때는 내새끼, 꼬물이를 품에 안고 나왔음.
김종대에게서 고물이를 받아들고 꼭 껴안고 있던 내게 종대가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해.
"어쩌지..? 바퀴벌레 이미 도망간 것 같은데..."
"..."
"들어갈 수 있겠어??"
-도리도리
절대 못들어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 나를 보며 종대가 고민에 빠져들었어.
차라리 찜질방을 가서 자는 한이 있어도 바퀴벌레가 있는 집에 절대 못들어가 ㅠㅠㅠㅠㅠㅠㅠㅠ
내 확고한 의지에 종대가 작게 한숨을 쉬더니 눈물을 닦아주면서 말함.
"그럼 우리집으로 가자~"
"...응?"
"이시간에 어떻게 찜질방에 보내. 그냥 우리집에서 자~!"
어.................? (당황)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 집에 가자하는 김종대때문에 눈물이 뚝 멈춰버림 ㅋㅋㅋㅋㅋㅋ
아무리 그래도 남자 집에 어떻게............
우물쭈물하면서 망설이고 있으니까 김종대가 "괜찮아~ 나 혼자 사니까 눈치볼 사람도 없어."라고 하는데..
나니..........?????????????
그게 더 문제 아니니, 종대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가 어떻게 남자가 혼자 사는 집에 쉽게 들어가겠어...
종대야.. 넌 나를 여자로 생각하지 않는거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음같아서는 바로 Ok를 외치고 싶지만 눈물을 삼키며 거절을 하기로 함.
"아냐아냐, 나 그냥 찜질방 가면 되는데...?"
"꼬물이 데리고?"
"아..."
그러고보니 꼬물이가 있었지..
품에 안겨 나를 보고 있는 꼬물이를 내려다보면서 아차싶었음.
강아지를 데리고 찜질방에 갈 수는 없는데...
그래서 다시 김종대를 보면서 그럼 강아지만 맡아달라고 하는 고집을 피웠어.
내 똥꼬집이 맘에 안들었는지 김종대가 생소하게 인상을 찡그리고는 내 손목을 덥썩 잡고 계단을 내려가.
1층까지 나를 끌고와 자신의 집 현관문을 활짝 열고 떠미는 바람에 그렇게 나는 어쩔수 없이 김종대의 집에 발을 들여놓게 돼버렸지.
"실례합니다.."
김종대의 집은 생각보다 넓고 깨끗했어.
쭈뼛쭈뼛 거실에 들어서 멀뚱히 서있으니까 김종대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린채 이끌면서 일단 소파에 앉혔어.
다소곳하게 앉아있으니까 종대가 해맑게 웃더니 자신을 보는 꼬물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해.
"많이 놀랐지? 따뜻한 우유라도 가져다줄게."
늦은 시간에 너무 귀찮게 하는 것 같아서 거절하려는데 대답할 여유도 주지않고 주방으로 들어가는 김종대를 빤히 바라봤어.
머리가 약간 뻗친거 보니까 김종대도 자다가 달려온 것 같은데 이렇게까지 챙겨주는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오히려 부담으로 밀려와 ㅠㅠㅠㅠㅠㅠㅠㅠ
흰 머그잔에 우유를 가득 담아 건네준 김종대는 한 방을 가리키며 저기서 자면 된다고 일러줌.
우유를 한모금 넘기며 모기소리로 미안해라고 하자 김종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그런 말 하지 말래 ㅠㅠㅠㅠㅠㅠㅠㅠ
오히려 바퀴벌레 못잡아줘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김종대...
역시 미련하게 착해 빠진 김종대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왕 들어온거 시간이 지나니까 그래도 많이 편해져서 집을 한번 둘러봤어.
심플한 인테리어에 곳곳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꼼꼼한 손길에 감탄사가 흘러나와.
이 건물 굉장히 컸구나...
옥탑방과는 비교할 수 없이 탁 트인 공간에 입이 쩍 벌어질 정도였음.
바퀴벌레는 커녕 개미 한마리 나오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 집에 안심하고 잘 수 있겠다 싶었어.
집을 구경하고 있는데 김종대가 내 옆이 아닌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바닥에 앉는거야.
이 넓은 소파를 놔두고...........
내가 왜 거기에 앉냐고 이리 올라오라며 했는데 "이래야 얼굴이 보이잖아~"라면서
테이블에 턱을 괴고 얼굴을 받치는 잔망스러운 짓을 해...
그래도 바닥이 차다고 거기 앉으면 안된다고 내가 계속 소파 위로 올라오라고 했어.
결국 내 성화에 못이겨 김종대가 내 옆에 앉았지 ㅋㅋㅋㅋㅋㅋㅋ
둘 다 한바탕 소동을 벌인 후라 그런지 잠이 깨서 멀뚱히 앉아있기만 하다가
종대가 먼저 어색함을 풀려고 얘기를 꺼냈어.
"그러고보니까 우리집에 누가 온 건 처음이구나~"
"정말?"
"응. 백현이랑 찬열이도 와본적 없는걸?"
"와~ 나 특별한 사람이 된거야?"
"징어는 원래 특별했어."
"어..?"
좋아라한게 무색할만큼 당연하게 말하는 김종대때문에 당황당황.
괜히 가슴이 선덕선덕해져서 볼을 긁적였어.
나를 보며 활짝 웃어보이는 김종대를 보며 따라 웃었지만 괜히 뚜-뚜룹뚜뚜하는 음악이 흘러나올 분위기에 얼굴이 발그레해졌음.
둘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에 내가 먼저 티,티비라도 볼까?하고 말을 꺼냈고 종대도 흔쾌히 리모컨을 들고 티비를 켰어.
처음에 티비를 딱 틀었는데 헉... 왠 야시시한 색들이 화면을 가득 차지한 채 음란한 소리가 흘러나왔어.
.....................................
그대로 둘다 굳어버렸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게 무슨................
둘 다 얼굴이 화끈해져가지고 흠흠, 하다가 김종대가 얼른 채널을 돌려버림.
"김종대, 너..."
"아! 그런거 아니야!! 저기서 아까 재밌는 영화 해가지고..."
김종대가 그럴 애가 아닌 걸 알지만 (솔직히 남자가 혼자서 있는데 볼수도 있지 ㅋㅋㅋ) 장난기가 발동해 눈을 흘기며 김종대를 바라봤음.
그러니까 화들짝 놀라서 억울하다고 변명을 시작하는데 왜그렇게 귀였던지 ㅋㅋㅋㅋㅋ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변명하는 모습에 푸핫, 웃음을 터뜨리고 장난이라고 하니까
나한테 왜그래~!! 하면서 찡찡거리다가 같이 웃었어.
다시 채널을 돌리다가 재밌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영화가 하길래 그걸 보기로 했지.
눈물이 흐르는 잔잔한 영화였는데 첫부분이라서 조금 지루한 편이었어.
아니나다를까 김종대도 지루했는지 아니면 나때문에 피곤했던건지 꾸벅꾸벅 졸기 시작함.
옆에 내가 있으니까 완전히 잠들지는 못하고 꾸벅꾸벅 고개를 계속 떨구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영화를 보다가 옆에서 조는 김종대를 구경하며 키득키득거리고 있었어.
그런데 헉... 갑자기 내 어깨에 머리를 턱 기댄 김종대때문에 숨이 턱 막혔음.
종대야...? 내가 조심히 김종대를 부르니까 이젠 아예 부비부비하면서 머리를 편하게 대고 잠 잘 준비를 하는 김종대야 ㅋㅋㅋ
야.. 아무리 내 어깨가 넓어도 그렇지... 여자한테 이렇게 기대오면........... 좋다좋다 진짜좋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깨에 닿은 부분이 너무도 따뜻해서 심장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어.
곧 색색거리는 소리가 들려와...
힐끔 잠이 든 종대를 내려다보니 눈을 살포시 감고 아기처럼 잠든 김종대의 모습이 너무 이뻐 ㅠㅠㅠㅠㅠㅠㅠㅠ
영화는 이미 안중에도 없고 김종대의 얼굴을 자세히 관찰하기로 했음.
속눈썹이 엄청 길다.........
여자인 나보다 훨씬 더 길어.....
코는 또 얼마나 오똑하고...
가만히 있어도 올라가있는 입꼬리가 너무도 이쁘다 ㅠㅠㅠㅠ
가만보니 얘도 세상 혼자 사는구나.... ㅠㅠㅠㅠ
그러다가 문득........ 오마갓. 혐오....................
내 얼굴이 쌩얼이었단 사실을 떠올림.......................
감히 이런 (내)얼굴로 저런 (김종대)얼굴을 마주했다는 사실에 자책감을 느꼈음.
갑자기 얼굴이 화끈해지는게 급격하게 자신감이 하락하고 자존감이 뚝뚝 떨어져 몸이 움츠러들고 말았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중에 종대가 깨고난 후에는 얼굴을 마주치지 못해 괜히 고개를 푹 숙이고 얘기를 나눔 ㅋㅋㅋㅋㅋㅋ
"징어야, 왜그래?"
"응? 아,아무것도 아니야."
"왜 갑자기 내 얼굴 안보는데~"
"조,졸려서!! 아~ 이제 자야겠다~"
급하게 방에 들어와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침대에 눕긴했는데 잠이 안와...
잠자리가 갑자기 바뀐 탓도 있었지만 이 집에 나랑 김종대 단 둘이 있다는 생각에 긴장이 되어서 쉽게 잠에 들수가 없음...
정작 김종대는 아무 생각 없어보였는데 나 혼자 김칫국 원샷하는 것 같아 좀 민망했지만... ㅋㅋㅋㅋㅋ
감기지 않는 눈을 꾸욱 감고서 양한마리, 양두마리... 양열마리... 양사십구마리... 세봐도 좀처럼 잠이 안와 ㅠㅠㅠㅠㅠ
결국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잠든 나는 아침에도 일찍 눈이 떠졌어.
시간을 확인하니 고작 3시간 밖에 자지 못했구나.. ㅠㅠㅠㅠ
그나저나 집에 못들어가는데 출근을 어떻게 하지...
걱정 한가득으로 시무룩하게 방에서 나갔는데 주방으로 보이는 곳에서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와.
조용히 가보니까 언제 일어났는지 앞치마를 입고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종대가 있었어.
"뭐해, 종대야?"
"깼어? 아직 준비 덜 됐는데... 좀 기다려줄래?"
"어? 어.. 지금도 이른 시간인데.. 원래 이른 시간에 밥을 먹나봐?"
"아, 원래 아침 안먹는 편인데 넌 먹어야하니까~"
".. 나때문에 하고있는거야?"
대답 대신 웃음으로 대신한 김종대는 다시 곧 부산스럽게 움직이며 이것저것 만들기 시작해.
이미 식탁에도 많은 반찬들이 즐비해있는데 또 무엇을 만드는건지...
사실 나도 아침을 안먹는 쪽이라고 말을 해주고 싶어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 김종대에게 어떻게 그래 ㅠㅠ
그래서 그냥 서서 김종대가 요리하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었어.
근데 아무래도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게 신경쓰였나봐.
부랴부랴하다가 이제 막 밥이 됐는지 밥솥을 열고 확인을 하는데...
김종대가 그대로 얼었어.
"..."
"왜그래?"
"... 밥이 죽이 돼버렸어... 어쩌지..?"
"ㅋㅋㅋ 괜찮아~ 소화 잘되고 좋잖아."
물을 너무 많이 넣었는지 진득직득한 밥을 한 공기 퍼서 내 앞에 두고 울상을 짓는 김종대야.
내가 한숟갈 푹 떠서 맛있게 먹으니까 그나마 안도하고 다시 웃음을 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959.. ★☆
내가 밥을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김종대가 헤헤 웃으면서 말했어.
"이러고 있으니까 꼭 신혼부부같다."
"난 신랑, 넌 신부?"
"뭐야~ 나 신랑하면 안돼?"
내가 나를 가리키며 신랑, 김종대를 가리키며 신부라고 말하니까
김종대가 흐응, 콧소리를 내며 칭얼거려 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안되겠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 너해, 너가 내 신랑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모처럼 식사까지 하며 행복한 아침을 보냈어 ㅠㅠㅠㅠㅠㅠㅠ
종대랑 결혼하는 여자 누군지 몰라도 참 행복하겠쟈나쟈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징어야. 이제 집에 들어가도 괜찮아~"
"응? .. 아직 있을텐데..."
"아까 새벽에 세스코 불러서 싹 다 퇴치시켰어."
"어? 진짜? 그런건 또 언제.."
"ㅎㅎㅎ 얼른 밥먹고 준비해야지~ 기다리고 있을게."
"종대야, 고마워.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 너가 짱이야!!"
나를 위해 아침에 세스코까지 불렀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 잠은 자긴 한거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는 말도 하는 짓도 니가 진짜 짱 먹어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 마음을 줘도 아깝지가 않구나.. 너 진짜 내 신랑 해주면 안될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울면서도 종대가 해준 맛있는 밥을 다 먹고서 꼬물이를 데리고 집으로 올라갔어.
소독한 것 치고는 집안에는 향긋함으로 가득했음.
김종대가 꼼꼼하게 방향제까지 뿌리고 간 듯 해.
덕분에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를 마치고 다시 1층으로 내려갔지.
아까도 멀끔했지만 더욱 빛이 나보이는 종대가 계단 난간에 기대 나를 기다리고 서있었어.
울면서 쪼르르 종대에게 달려가 안겨버림 ㅠㅠㅠㅠㅠㅠㅠㅠ
고마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울면서 다시 한번 더 고맙다고 하는 나를 웃으며 반겨주는 김종대가 머리를 쓰다듬어줌.
"사실 기뻤어."
"응?"
"일이 생겼을때 바로 나를 불러줘서 기쁘더라."
"종대야 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에 또 무슨 일 있으면 나 불러야해?"
"응응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 뒤치닥거리 하느라 피곤했을 텐데도 오히려 기뻤다고 하는 종대의 마음이 이쁘다, 이뻐 ㅠㅠ
하룻밤동안 김종대의 친절을 몇번이나 받은건지 모르겠음..
이런 애를 이용하는 애가 있다면 당장 가서 때려줄테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앞으로 종대에게 진짜 잘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그날 두번째로 김종대의 손을 꼭 잡고 마트로 출근을 했음.
그후로 서로 집에 자주 놀러다니면서 밥도 같이 먹고 그랬어.
가끔 중요한 스포츠를 하는 날이면 야식을 사서 같이 보기도 하고 그랬지.
그러다보니까 사람을 가리던 꼬물이도 어느새 김종대만큼은 정을 주면서 가서 애교도 떨고 그래.
사람만 보면 으르렁대는 꼬물이가 먼저 다가가 애교를 떠는 모습이 신기하더라.
그 소리를 듣고 신나서 종대는 더 꼬물이를 이뻐라해주고..
언제는 마트에서 간식을 잔뜩 가져와 꼬물이에게 선물해주기도 했어.
애완용품 담당이라 그런지 꼬물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쏙쏙 골라 가져와서 꼬물이가 더욱 김종대를 따랐는지도 몰라 ㅋㅋㅋ
산책할 때도 나랑 갈때보다 김종대가 같이 갈때 훨씬 신나서는 이리저리 뛰어다녀서 쫓아다니기 힘들어 ㅠㅠ
아... 꼬물이 너...
혹시 너도 종대가 잘생겨서 그러는건 아니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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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호닉 ♥
승꺄꺄 / 큥 / 하트 / 매력 / 메론빵
큥큥큥큥 / 모카 / 에쏘 / 용용 / 종대맛춥파츕스
둥이탬 / 엑소영 / 보시엔 / 피터걸 / 배터리
마지심슨 / 핑꾸색 / 로운 / 페라리라이트 / 라임
브릴리언트 / 허니밀크 / 됴큥 / 총총 / 디유
뽀조개 / 낯선이
아.. 앓다죽을 김종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착해빠진 김종대
저러다 진짜 크게 다칠 것 같아서 걱정이라니까 ㅠㅠ
어쩌면 좋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도 막 걱정된다 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챙겨줘야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엔 무슨 얘기를 해주지...
사람도 많고 얘기할 것도 많고..
고르질 못하겠네 ㅎㅎㅎㅎㅎ
그럼 오늘도 난 이만! 빠22222222222222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