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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세븐틴 방탄소년단 엔시티
츤내녀 전체글ll조회 819l


 

 


 ㅡ 잠만보 김민석, 마지막 날까지도 결국 늦잠이다.

 

 

 굿바이 룸메이트 上

 

 

 “지갑은?”

 “챙겼어.”

 “핸드폰은?”

 “주머니에.”


 이른 아침, 분주한 발걸음의 민석이 채 마르지 못한 머리를 수건으로 대충 털어대며 옷장에 걸린 티셔츠 중 하나를 아무렇게나 꺼내입고 있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를 빗으로 슥슥 빗어 넘기고는 구겨진 양말을 바로신으며 급하게 나갈 채비를 하는 그와 다르게 일찍이 준비를 마친 루한은 그런 민석의 뒤를 서성대며 말을 붙이기에 바빴다. 차 키는? 화장대 위에. 여권은? ……. 응? 여권은 챙겼어?


 “아 씨,”


 루한의 질문에 잠시 고민하던 찰나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한 민석의 짜증이 솟구쳤다. 가뜩이나 정신없어 죽겠는데.


 “내가 가는 것도 아닌데 여권은 왜!”

 “혹시 모르잖아.”

 “혹시는 무슨 혹시! 아 티셔츠 뒤집어 입었잖아….”

 “뒤집어 입은 거였어?”


 한껏 무심한 대답에 민석이 짜증스럽게 눈을 흘기자 자긴 전혀 몰랐다고 웃으며 너스레를 떠는 루한이었다. 그런 루한을 뒤로한 민석이 대수롭지 않게 그앞에서 웃통을 까기 시작했다. 그러자 곧바로 눈을 가리며 뒤돌아서는 루한에게, 민석이 코웃음을 치며 입을 열었다.


 “너 지금 내외 하냐?”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뭘 눈까지 가려.”

 “…그래도.”

 “수상해 루한.”


 그 사이 옷을 다 갈아입은 민석이 걸쳐 입을 재킷을 챙겨 현관 거울 앞으로 나섰다. 그제서야 안심하며 고개를 돌리는 루한이었다.


 “어.”


 매무새를 가다듬던 민석의 동작이, 그의 시선과 함께 잠시 멈추었다. 무심코 쳐다본 신발장 위에 놓여진 포스트잇 하나가 눈에 띄었다. 이걸 누가 이런데다 붙여놨지- 하고 딱 떼어내자마자, 굳이 주인을 밝히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만큼 너무나도 익숙해진 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 다시 만나는 날엔 꼭 형이라고 부를게. 잘 지내 민석아, 안녕. - 첸 」


 안녕……. 민석은 불현 듯 엄습해오는 얕은 불안감에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는 무엇인가 떠오른 듯이 다급하게 재킷 안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루한! 여권은?”

 “아깐 필요 없다면서?”

 “필요할 거 같아졌어!”

 

 

* * *

 

 

 공항 게이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저지당하는 바람에 경호원에게 ‘일 분만요! 저 안에 제 친구가 있어요!’ 하고 애걸하지 않게 되어 다행인 걸까. 세 사람의 우정에 감동한 공항 측 관계자의 호의로 감격적인 짧은 재회를 나누게되는 삼류드라마 따위를 찍기를 바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억울해지는 민석이었다.


 주행 제한 속도를 넘나들며 급하게 밟아 온 것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우린 생각보다 금세, 그것도 아주 어렵지 않게 재회할 수 있었다. 공항에 다다를 때 즈음 걸려온 첸의 전화 덕분이었다.


 “너희 보인다, 끊어. 여기야 여기!”


 그 와중에 첸 녀석은, 정말이지 반갑게 손을 흔들며 활짝 웃고 있었다.


 “일찍 왔네?”

 “민석이가 고생좀 했지. 너 때문에 이녀석 과속 딱지 뗄지도 몰라.”

 “좀 깨워주고 가던가, 시간 있었으면서 이게 뭐냐?”


 혹시나 하는 맘에 여권까지 주섬대며 챙겨온 자신의 꼴이 우스워졌다. 이렇게 정상적으로 작별인사할 거면서, 급히 가버릴 사람처럼 쪽지를 남기냔 말이야. 다신 안 볼 것처럼, 그게 마지막인 것처럼….


 “하하, 미안 미안. 화났어?”


 안녕이라는 말, 함부로 쓰는 거 아니라고 본인 입으로 말했으면서. 그래놓고선…. 민석은 순식간에 북받친 감정에 코끝이 시큰해졌다. 내색하지 않으려 고개를 푹 숙인 민석의 옆으로 태연한 표정의 루한이 종종 연락이나 하자며 메일 주소가 적힌 쪽지를 첸에게 건넸다. 그러나 인연은 인연이 닿는 곳에서까지만 이라며 한사코 사양하는 그에게 구태여 쪽지를 손에 쥐어주거나 하지는 않았다. 알겠다는 듯 웃으며 시간을 확인할 뿐이었다.


 “몇 시 비행기라고?”

 “이제 20분 남았네.”


 중국에서 시작된 세 사람의 짧은 인연이 막을 내릴 때가 되었다. 한국으로 이어져 꽤나 긴 시간을 거치며 함께하게 되었던 인연이었다. 의형제로서 평생을 기약한다거나 할 만큼의 깊은 사이는 아니었으나 약 2년 반동안을 룸메이트로 지내며 가벼운 친구처럼, 때로는 가족처럼, 큰 사고나 다툼 없이 잘 지내온 그들이었다. 짧은 순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여러 추억에 민석은 괜시리 목이 메었다.


 “첸.”

 “응.”

 “너 나한테 뺨 맞은거 기억나?”

 “응. 다 기억나. 내 흑역사. 정확히 말하면 뺨을 뜯긴거지만.”

 “그때 너 정말 죽이고 싶었는데…….”

 “어이구야.”


 민석이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감추려 우스갯소리를 늘어놓으며 웃어보았지만, 다 안다는 듯이 그의 어깨를 쓸어내리는 첸의 표정이 오히려 여유로웠다. 다 괜찮아, 하고 토닥이는 듯한 다정한 말투마저 민석에게 위안이 되었다.


 “첸…….”


  한껏 젖은 목소리로 자꾸만 자신을 부르는 민석이 익숙치 않은지 첸이 싱긋 웃었다.


 “응?”


 평소답지 않은 표정의 민석이 평소답지 않게 첸을 꽉 끌어안았다. 징그럽게, 하고 내치려던 첸도 민석을 꽉 끌어안았다. 그래. 오늘은 평소가 아니니까. 평소랑, 다른 날이니까.


 “민석이 내 애인할까, 언제부터 내 품을 이렇게 좋아하셨나.”

 “끈적한 거 아니고, 쿨한 포옹이거든.”


 중국까지 따라올 기세네, 하고 중얼거리는 첸의 옆구리를 쿡 찌른 민석이 피식 웃었다.


 “아, 귀여운 우리 민석이를 어떻게 잊어버리지 내가.”

 “잊어버리지마. 잊어버린다는건, 더 이상 기억하지 않는다는 거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 잊어. 자꾸 그리워 할 거야.”

 “그러면서 연락은 왜 안할거래.”

 “뒤끝있는 남자네. 인연은 인연이 닿는 곳 까지! 억지로 이어가다간 영영 끊기고 마는 법이거든.”

 “알아! 나도 아는데…….”

 “응. 아는데 왜에…….”

 “…….”


 언제부터 우린 일상이 되어있었을까. 우리가 함께인게, 언제부터 평소가 되어있었을까. 민석은 어차피 처음부터 예견된 일시적인 관계의 이별 수순일 뿐인데, 너무 오버하는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정말, 룸메이트일 뿐이었는데.


 “…….”

 “아 씨, 진짜 마지막 같잖아! 영원히 못 볼 것도 아닐텐데……. 그만 좀 아련하자 우리.”


 민석이 밀쳐내듯 포옹을 풀어내자 민망함이 흘렀다. 한참을 쭈뼛대다 무심코 고개를 돌린 민석의 눈에 루한의 얼굴 표정이 들어왔다. 생각을 알 수 없는 무표정이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눈이 마주치자 슬쩍 시선을 피한 루한이 이제 비행기 시간이 다 되었다며 첸을 부추겼다. 민석은, 잠시 의아했다. 그러나 그리 마음에 두지 않은 채 넘겨버렸다.


 “잘 살아.”

 “그래. 루한 너도.”

 “…….”

 “갈게.”


 그 말을 끝으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을 작별 인사가 끝이났다. 뒤돌아선 첸은 잡을 여력도 없이 떠났고, 혹여 첸이 되돌아올까 싶어 그가 들어간 탑승 게이트 부근만 서성였지만, 첸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민석은 이 뜨겁지 못한 안녕이 맘에 걸렸다. 늘 바쁜 탓에 미뤄왔던 작별인사를 오늘에서야 미적지근하게 나누게 된 게, 어쩌면 오늘이 다가오는 걸 은연중에 외면해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중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는 첸의 문자가 도착했다.

 그걸로 끝이었다. 그 와중에 민석은, 돌아가는, 이라는 표현이 참 슬프다는 생각을 했다. 첸에게, 돌아가야 할 곳은, 중국이다. 새삼 깨닫고 못내 상처받는 자신이 우습다.


 “민석아. 괜찮아?”

 “응?”

 “정신이 없어 보여.”

 “응…….”

 “운전 내가 할까?”

 “어, 응.”


 얼이 반쯤 나간 민석은 차 키를 루한에게 내어주고는 차에 타자 마자 곧장 잠에 빠져들었다. 루한은 깊히 잠든 민석의 얼굴을 신호가 걸릴 때 마다 한번 씩 슬쩍 쳐다보고는 그럴 때마다 더 깊은 한숨을 내쉬곤 했다.


 “바보.”

 “…….”


 곤히 잠든 민석은 답이 없었고, 한참을 달린 뒤 집에 도착한 루한은 차의 시동을 켜둔 채로 가만히 멈추어 서서 그 이후로도 한참동안이나 민석을 바라보았다.


 “진짜 바보…….”

 

 

 

 

 

 

 

-----------------------------------------

본격 남주 쩌리만드는 픽?

루민인데, 첸석을 만들었군요 (심지어 첸-시우민 커플링명이 뭔지도 정확히 모르는데)

다음 화부터 루한시점으로 갈 거 같습니다.

스포를 하자면, 중국에서부터 이어진 루하니의 짝사랑? 아힛...

상 중 하 번외로 4편 안에 쌈빡하게 끝날 거 같습니다.

이걸로 포인트 벌 생각 없으니 쿨하게 무료로 하죠. (사실 똥손이라 감히 포인트 못 받겠음)

씬난다 그 대신 댓글 좀 주쎄여... 알러쀼

츤내나지만 짠내는 안나여. (이건 절때 언어유희가 아님을 아마 픽을 다 보시고 나면 알 거에요)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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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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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재미있어요 ㅠㅠㅠㅠㅠ ㅠ ㅠㅠㅠ ㅠㅠ 루민!!빨리 루민을 보여주세요!! ㅠㅠ
11년 전
츤내녀
루민 만세♥첫댓 감사해요 늦게 확인했네요
똥글인데 재밌다고해주시니 감사할다름 ㅜㅜ

11년 전
독자1
루한ㅠㅠ 다음 편 루한 분량 기대할게요
11년 전
츤내녀
으힝 진짜 1편 루한 급하게 마무리짓느라 너무... 분량이... 죄송합ㄴ다...
11년 전
독자2
아마 첸민일거에요 커플명ㅎㅎ
헤어지는 친구라 너무 아쉽네요ㅠㅠ 첸이랑 또 봤으면 좋겠어요!!

11년 전
츤내녀
첸민이군요.
첸은 클첸밖에 몰라요.
또 볼지 못볼지는 말안할래요
그래야 다음편 보시겠죠? ㅋㅋㅋ
농담이고 댓글 감사합니다
(참고로 제 최애가 첸이라는거 소근소근)

11년 전
독자3
루민은 사랑입니다. 첸첸첸!!!!!ㅠㅠ
다음편 빨리 보고싶네예 깹성~

11년 전
츤내녀
ㅋㅋㅋㅋㅋ배큥맘이세요?
루민글에 깹성하면 곤란하긴무슨
저도 깹송~~~

11년 전
독자4
너무 재미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셋은 어떤 관계일지 궁금하네요~~다음 편이 기대되요~~
11년 전
츤내녀
ㄹ..룸메이트였어요...(심플하게 정리되는 관계)

감사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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