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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석 이동욱 샤이니
리브 전체글ll조회 418l 4







[백도] 기억의 끝, 그리고.









 깨질듯한 두통에 선반을 더듬어 몇 일전 사두었던 진통제를 한 알 삼켜 내었다. 5년째 지속되는 악몽이었다. 사실 말하자면 자신이 화재 속에 있었다는 것 외에 정확하게 기억나는 것, 은 아무 것도 없었다. 꿈에서 깨어나면 흥건히 젖어있는 땀과, 뺨가의 말라버린 눈물에 어렴풋이 또 그 꿈이구나, 짐작할 뿐이었다. 잠시 눈을 꾸욱 감았다 다시금 깜빡였다. 눈가가 아리게 시렸다. 일상대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간단하게 샤워하고는 몇 일 전 부모님께 받은 포도즙을 크게 한 잔 비워 내었다. 꽤나 많이 늦잠을 잔 모양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오늘은 공강, 이었다.


  찬열이 오는 날이었다. 졸업 후 바로 미국으로 향하는 티켓을 끊은 찬열은 그간 한 번도 한국에 오지 않은 채 간간히 편지를 통해 제 소식만 들려 줄 뿐이었다. 2주 전,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 진학 전 잠시 한국에 온다고 적힌, 찬열의 편지를 다시금 읽어보다 시계를 확인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약속 시간이 가까워졌다. 바람이 많이 분다고 했나. 어젯 밤에 스치듯 본 일기예보를 곱씹어 보다 옷장에서 두툼한 외투를 꺼내어 걸쳤다. 탈취제의 냄새가 묘하게 거슬렸다. 







  그동안 잘 지냈어? 나야, 뭐. 꽤나 오랜만에 만난 찬열이었지만, 전혀 변한 것은 없었다. 굳이 달라진 점을 꼽자면 짧아진 머리와, 더 자란 듯한 키 정도. 도경수, 넌 요즘 살 많이 빠진 거 같다. 요즘, 맨날 꾸는 꿈 때문에 미칠 거 같아. 분명 내가 화재 현장 속에 있는데 아무 것도 안 보여. 푸스스 웃으며 제 앞의 놓인 녹차라떼를 크게 한 모금 마셨다. 씁쓸한 맛이 혀 끝에 맴돌았다. 언제부턴가, 습관적으로 카페에 오면 녹차라떼를 마시고는 했다. 언제부터지….




“정말 아직까지도, 기억하는 게, 아무 것도 없는 거야?”

“…….”

“미치겠다, 진짜.”

“…….”

“그럼, 내가 한국에 왜 왔는지도 모르겠네.”

“잠깐 들르는거라고….”




  변백현, 기일이야. 찬열의 말이 낮게도 카페에 울려 퍼졌다. 변백현이 누군데? 얽히고 섥힌 의문들이 제 머릿 속을 채웠다. 변백현, 진짜 몰라? 찬열의 되물음에 머리가 아프게도 울렸다. 다시금 시리게 아려오는 눈가에 그렁그렁히도 알 수 없는 그림이 그려졌다. 정신없는 화재 상황. 아아. 제 꿈에서 본 상황이었다. 높게도 치솟는 불길 사이로 인영이 보였다. 흐릿하게만 보이던 인영은 곧내 선명해졌다. 경수야…. 제 이름을 불렀다. 눈가가 아닌 가슴께가 아려왔다. 제발 대답해줘, 누구야, 너는.



“…….”

“…누구야, 제발….

“경수야….”



  불길은 결국 작은 소년을 삼켜 버렸다. 백현아, 백현아! 아.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이름이었다.








  언젠간 제 부모에게 제 학창시절에 대해 물은 적이 있었다. 엄마, 왜 나는 고등학교 때 기억이 없지? 꽤나 당황하시던 부모님은 제가 예기치 않은 차 사고로 단편의 기억을 잃었다고 말씀하셨다. 집에 가야 했고, 확인 해야만 했다. 잡아오는 찬열을 뿌리치고, 무작정 큰 대로에 나와 택시를 잡았다. 부평동 ㅇㅇ아파트요. 아파트로 향하는 택시에서도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백현, 변백현. 곱씹을수록 익숙한 이름이었고, 되내일수록 가슴께가 먹먹해지는 이름이었다. 평소에 30분이면 가던 거리가 꽤나 멀게만 느껴졌다. 불안한 듯 계속해서 시선을 옮겼다. 아저씨, 조금만 더 빨리요. 백미러로 힐끔 불안하게 시선을 옮기는 경수를 바라본 아저씨는 묵묵히 악셀을 더욱 세게 밟아 주었다. 


괜한 시간 낭비라는 것을 알면서도 문 앞에서 수십 번을 고민했다. 이내, 다시금 흐려진 시야에서 불길에 파묻힌 소년이 아니 백현이, 제게 말했다. 기억해 줘, 제발. 익숙한 번호를 꾹꾹 눌렀다. 경쾌한 짧은 음악 소리와 함께 현관이 열리고, 경수의 엄마가 놀란 듯 현관으로 달려 나왔다. 경수야!




“갑자기 무슨 일로 왔어, 연락도 없이.”

“엄마, 내가 고등학교 때 사고가 났었어?”

“응, 그래.”

“다, 알고 왔어.

“…….”

“…보여줘.”

“차 사고 때문이야, 경수야. 아무 일도 없었어.”

“제발, 내가 기억해내야 해, 제발.”




  꽤나 다급해보이는 경수의 모습 때문인지, 그녀는 체념한 듯 묵묵히 안방 옷장에서 상자를 꺼내 들었다. 경수야, 그냥 잊자, 제발, 응? 그녀의 부탁은 들리지 않는 듯 경수가 다급하게 상자를 열어재꼈다. 제 졸업 앨범이었다.


   졸업앨범의 페이지를 넘기는 손이 떨렸다. 이기적인 제 자신의 모습에 넌더리가 났다. 기억을 지웠다. 그리고, 백현을 지웠다. 넘길 수록 선명해지는 고등학교의억에, 아니 변백현의 기억에 머리가 아팠다. 아아. 결국, 졸업 앨범을 바닥으로 떨어 뜨렸다. 백현과 저의 졸업사진, 그리고 끼워진 사진 한 장. 칼질로 난도질 되었지만, 사진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저와 백현의 모습은, 여전히도 아름다웠던 열아홉이었다. 



“백현아.”



  밀려오는 백현의 대한 생각과 미안함에 정신이 흐렸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저를 잊은 채,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하며 웃고 즐거워하는 날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백현아,



미안해, 진짜, 아으….



  내가 어떻게 너를 잊었을까.

  





 

  






조각이지만 조금 긴 조각글. 백도 행쇼. 

설명을 덧붙이자면, 백현이는 고 3 겨울방학에 경수와 여행을 갔다가, 화재나서 백현이는 죽고 경수는 살아 남아서 기억을 잃은거죠.





글이 왜 삭제 됐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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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저 방금 파닭으로 암호닉 신청했었는데 보셨을라나요!!!
11년 전
리브
네! 댓글 확인 하고 화장실 갔다와야지 하는 사이에.. 글이.. 파닭님, 반가워요!ㅎ.ㅎ
11년 전
독자2
헐.....진짜....슬프다ㅠㅠㅠㅠㅠㅠㅠㅠ어엉엉엉...암호닉되나여어허어엉ㅠㅠㅠㅠㅠㅠㅠㅠ된다면큥으로....ㅠㅠㅠㅠ전 좀 울고올게오...ㅎ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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