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대야. 김종대."
구석에 박혀서 얼굴도 보여주지 않는다. 입술만 잘근잘근 깨물며 눈치를 보는 듯,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다가 크리스와 눈이 마주칠라 싶으면 고개를 푹 숙여버리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답답해진 크리스가 종대의 앞에 다가가 앉았다. 그러자 움칠하며 고개를 살짝 들고 크리스를 올려다본다. 마치 버림받은 고양이의 눈빛으로.
추워서 아무데나 들어왔는지, 어쨌는지, 집 앞에 쪼그려 앉아있는 애를 집 안에 들였더니 잔뜩 경계하며 질문에도 대답을 안 한다. 집에는 데려다 줘야 할 것 아닌가, 크리스는 막막해졌다. 그나마 아는 것이라고는 김종대라는 이름이였다. 크리스가 한 질문중 유일하게 종대가 대답한 것이였다. 그 후에는 지퍼를 채웠는지 입을 한 일자로 꾹 다물고 아무리 말을 걸어도 고개를 도리도리, 경계하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나 너 안 해치거든."
"......."
갑자기 꾸르륵, 거리는 소리에 놀라 종대를 바라봤더니 배를 부여잡고 울상인 표정으로 크리스를 올려다본다. 으우, 으... 크리스의 손과 비교하면 턱없이 작은 손으로 크리스의 옷자락 끝을 잡고 살살 잡아당긴다. 설마, 얘 말을 못 하나, 라는 생각이 크리스의 머리를 스쳐갔지만 말을 못하는 건 아니였다. 분명히 이름이 뭐냐는 제 질문에 김종대라고 대답했지 않은가. 그럼 대체 뭐지...?
"종대 배고파아..."
울먹거리듯 내뱉은 그 말에 크리스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애 밥이 먼저지.
* * *
많이 배고팠는지 간단하게 만든 볶음밥을 내밀자마자 허겁지겁 먹는 게 이러다가 체하지나 않을까 싶다. 입가에 밥알을 잔뜩 묻히고,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몸을 하고는 어린 아이처럼 먹는 종대의 모습을 보며 크리스는 깨달았다. 정신 연령이 실제 나이보다 어린 애구나. 그렇다면 이 아이의 부모님이 매우 걱정하고 계실 텐데, 얼른 찾아야 하는데 이 상태의 종대로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종대를 보며 한숨을 푹 쉬니 막 마지막 숟갈을 입에 넣은 종대가 물을 달라고 보챈다. 아주 애를 키우지.
"흐으으. 으웅..."
물까지 마시고 나니 다시 크리스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뀌어 자꾸만 밀어낸다. 졸린지 자꾸만 하품하는 걸 두고 볼 수가 없어 방에서 자라고 방까지 데리고 들어갔건만, 낯선 환경에 처음 집에 왔을 때처럼 또다시 엉엉 울어버리는 종대에 거실 쇼파에 이불을 깔고 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하고 나니 크리스도 이제는 진이 빠져서, 얼른 종대의 부모님을 찾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애 보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크리스에게 몸집도 중학생만한 종대를 돌보는 것은 고역이였다. 많이 피곤했는지, 크리스는 이마를 짚으며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서 잠에 빠져들었다.
금방 끝날 것 같던 종대와의 동거는 일주일이 넘게 이어졌다. 같이 살면서도 크리스를 믿지 못해 경계하고 항상 밀어내는 종대에 크리스는 괜히 데려왔다며 자신을 자책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잘 때나 고분고분하게 크리스 말을 따라줄 때 만큼은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낮잠 잘 시간인지 칭얼대는 종대를 재우고, 이 집에 온 첫날 입고 구석에 아무렇게나 쑤셔놓았던 종대의 바지를 빨려고 주머니를 뒤지다 왠 카드가 집혀서 꺼내보았더니, 한쪽 면은 명함이였고 뒷면에는 김종대. 라고 적혀있었다. 크리스는 카드를 들고 고민했다. 지금 당장 전화를 해서 종대를 보내야 하나, 아니면... 전자가 맞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것. 당연한 일이였다. 그런데 왜... 크리스는 밀려오는 씁쓸함에 카드를 쥔 손에 힘을 줘 약간 구겼다. 잘 보관해둬야겠다고 생각하며 서랍에 넣어놓는 자신을 크리스는 끊임없이 질책했고 질문했다. 왜 보낼 수 없는 걸까. 대체 왜?
오늘따라 종대가 심하게 보챘다. 평소에는 하루에 한두번 울던 종대였는데 오늘은 사소한 일에 다섯 번이나 눈물을 보였다. 거기다가 자꾸 엄마를 부르며 크리스 밉다며, 싫다고 가 버리라고 자꾸만 말하는 모습에 크리스는 가슴이 아려옴을 느꼈다. 그래, 원래 내 자리가 아니였다. 어째서인지 내 욕심에 아이를 괴롭히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가만히 종대를 바라보며 눈을 맞췄다.
"종대."
"...흐욱, 으..."
"크리스 싫어?"
"크리스 미워."
"크리스 말고 엄마 부를까? 크리스 갔으면 좋겠어?"
"크리스 가! 크리스 싫어...흐어엉."
끝까지 날을 세우는 종대에 크리스는 가볍게, 웃었다. 그래, 종대야. 집에 가자. 휴대폰을 꺼내는 크리스의 손끝이 떨렸다.
* * *
종대가 떠난 지도 이주일째다. 크리스는 평소와 달리 느릿하게 눈을 떴다. 아니, 어쩌면 종대가 머물다 간 이후로 이런 패턴이 그의 일상이 되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울다가 지쳐 잠든 종대를 안아들어 차에 눕혀 보낸 장면이 자꾸만 꿈에 나온다. 사실은 종대가 크리스를 잡아주길 바랬다. 크리스랑 같이 살고 싶다고, 진심이 아니라고, 눈을 떠서 말해 주길 간절히 빌었던 마음을 종대는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겠지. 왠지 씁쓸해져서 크리스는 허탈하게 웃었다. 너는 나를 기억이나 할까. 택배가 왔음을 알리는 벨소리에 크리스는 침대에서 일어나 부시시한 머리를 정돈하며 현관문을 열었다.
"....김종대."
"흐엉, 으어어엉. 크리스...미워..."
택배 대신 서 있는 종대를 발견하고 굳은 크리스가 종대의 이름을 부르고, 왜 여기 있냐고 물으려 입을 달싹였지만 그럴 수 없었다. 종대가 엉엉 울며 크리스의 품을 파고들어 안겼기 때문에. 처음 만났을 때와 달리 깔끔한 옷을 입은 종대는 자꾸만 크리스의 품을 파고들었다. 얼떨결에 팔을 들어 종대를 안은 크리스는 공기가 차가움을 느끼고 종대를 집 안으로 들였다.
"종대야."
"크리스랑...크리스랑 있을 거야. 크리스 좋은데...흐웅..."
"알았어, 김종대 뚝."
종대야. 나 보고 싶었어? 자, 코 풀고. 크웅.... 크리쓰 보고 싶어써. 크리스 내가 화나서 거짓말 했어... 그랬어? 종대 그럼 나랑 살까? 엄마랑 아빠랑 안 살아도 돼? 응...크리스랑 살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죄송합니다 저번에 절 많이 사랑해주셨는데 이런 똥글망글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 전사실 삘이 안오면 글이 안써져여.................그래서 저번 조각 이으려다가 failㅋ 참고로 이해 못하신 분 있으실까봐.. 종대는 흔히말하는 저능아! 에ㅔ요... 길잃어서 크리스집앞에 있었던거고 마침 발견한 우리의 뚜이짱..장하다b 결론은 클첸은 행쇼했다는 소문이! ㅋㅋㅋㅋㅋㅋ 암호닉 분들 고마워요! ^~^ -목록 캣츠 홍삼 빵빵 딸기밀크 핑구 뚜비뚜밥 테이킁 헐 제주제에 암닉이 이만큼이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