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백]인밍아웃, 그리고 징밍아웃
w.봉봉 쇼콜라
06 完
시간은 물 흐르듯 지나갔다. 나는 연습생 생활과 학교 생활을 동시에 했다. 인티징에게 찍힌 덕에 알아보는 사람도 꽤 있었지만, 그다지 많지는 않아서 외출 시에 문제될 것은 딱히 없었다. 경수와 종인이의 생일은 우리끼리 조촐한 파티와 엄청난 팬들의 조공으로 그저 평범한 연예인 생일같이 넘어갔고, 나를 제외한 멤버들은 가끔 라디오 스케줄이라던지, 준면이 형의 인기가요 엠씨라던지, 그런 평범한 일상을 보내며 지냈다. 그저 평범한 일상의 반복이었던 약 2달 동안 문제라 하면은, 그것은 박찬열이었다. 다음 날, 나는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찬열이에게 나에게 무엇을 말하려 했냐고, 물어봤지만 그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만 할 뿐이었다. 술이 웬수라는 말이 뼛속까지 와닿는 순간이었다. 그 후로도 며칠 간을 계속 정말 기억 안 나냐고 물어봤지만, 대답은 늘 한결같이 기억 안 나, 였다. 술꼬장 부리면서 에이핑크 노래처럼 내 맘 흔들 흔들어 놓고!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쓰블늠! 결국 나는 열폭하여 장장 일주일 째 찬열이와 냉전 중이다. 물론, 일방적으로 내 쪽에서.
"야, 변백현."
"……."
"아, 진짜 백현아아."
"……."
"현아, 진짜 대답 안 해?"
현이라는 호칭에 움찔한 나는 소파에 앉아있는 찬열이를 그대로 둔 채 컴퓨터 모니터만 끄고 화장실로 직행했다. 오랜만에(사실은 내가 온 이래 처음으로) 다들 개인 스케줄로 숙소를 비우고 숙소에는 나와 찬열이만, 하필이면 우리 둘만 남아있었다. 화장실에서 별로 급하지도 않은 볼일을 보고 시간을 끌며 손을 씻고 나오니 방금 전까지 내가 앉아있던 컴퓨터 앞에는 찬열이가 앉아있었다. 당연스럽게도, 컴퓨터 모니터는 켜진 채 였다. 야! 놀란 나의 부름에 찬열이는 함박 웃음을 지으며 나를 쳐다 보았다. 냉전 끝난 거야? 웃음기를 가득 머금은 그의 앞에는, 정확히는 컴퓨터 모니터에는, 두 달 전에 보았던 독방의 찬백글이 켜져있었다.
"미친, 야! 그걸 왜, 아, 진짜, 아, 왜애!"
자칭 스크랩 요정인 나의 100페이지가 넘는 스크랩 쪽수 중에서 어떻게 이걸 찾아낸 건지, 상단에 '스크랩'이라는 글자는 초록색이었다. 나는 엄청난 쪽팔림이 몰려왔다. 내가 저걸 스크랩한 걸 알았으니까, 분명히…!
"백현아, 일로 와 봐."
"아, 싫어! 왜 남의 거를 봐!"
"찬백? 찬백 좋네."
"아, 진짜아아-!"
울음기 섞인 나의 울부짖음에도 찬열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놀려대었다. 하지 말라니까?!, 하고 내가 수십번은 외쳤지만, 찬열이는 오히려 더 웃더니 컴퓨터 의자에서 일어나 긴 다리로 금세 나에게 걸어왔다.
"변백현."
"왜!"
"아, 진짜 요 쪼꼬만한 거."
"뭐! 니가 비정상적으로 크잖아!"
"내가 진짜 기억 안 날 거 같아?"
"…뭘. 설마, 설마 술 마신 날이겠어?"
"어, 그 날. 다 기억 나."
"아, 진짜 왜애! 너 나한테 왜 이러냐고, 이 나쁜 새끼야!"
"백현아, 너 나 좋아해?"
"아, 뭐, 어?"
"나 안 좋아해?"
"아, 그…"
"나는 너 좋아해."
그리고 2개월 동안의 울분과 일주일 간의 냉전 끝에, 비로소, 찬백이 현게가 되었다.
그런데, 왜, 와이, 어째서, 왜 때문에! 새 앨범 뮤비 촬영과 녹음을 하려 하는 이 시기에! 박찬열, 너는! 나랑 사귄지 이틀 만에! 박찬열, 너는!
"……다시 말해 봐, 뭐?"
"룸메이트…."
"…아, 진짜 박찬열 장난해? 그걸 왜 신청해!"
"나 신청한 거 아니야, 회사에서 시켰어!"
"아, 박찬열 진짜 완전 싫어!"
그리고 나는 사춘기 소녀 마냥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아 버렸다. 방에 있던 세훈이는 얼빵없는 표정을 지으며 형… 둘이 뭐해여?, 하고 물었지만 나는 아, 몰라!, 라며 짜증섞인 대답아닌 외침을 해주고는 침대 위에 놓여있던 이불에 얼굴을 콕 박아버렸다. 허, 이 형 좀 보시게, 하는 오세훈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신경 쓰이는 거라곤 방문 밖에 서 있을 찬열이의 부름이었다.
"형, 문 열게여."
"안 돼! 열지 마! 열면 너 죽어!"
"…진짜 둘이 뭐해여? 둘이 사랑 싸움해여?"
"아, 아니야!"
"괜히 찔리니까. 다 들었어여."
"뭐, 뭐, 뭘 들어?!"
"둘이 사귄다매여."
"헐, 알아?!"
"알져, 누가 몰라여, 이 숙소에서? 찬열이 형이 팔랑팔랑 소문 내고 다녔는데."
"아, 진짜 박찬열 저…."
"그래서, 왜 싸웠는데여?"
그러고서 세훈이는 연애 상담이라도 해 줄 마냥 내 맞은 편 침대에 앉아서 나를 보았다. 이런 눈빛을 한 짤들이 꽤 많았던 것 같은데. 아무튼 세훈이는 계속 빨리 말해보라, 나를 재촉했고, 이 상황을 누군가에게 털어 놓고 싶었던 나는 못 이기는 척 세훈이에게 상담을 받기로 했다.
"아, 그러니까… 내가, 박찬열이랑, 사귀잖아. 근데! 아, 진짜 사귄지 이틀 밖에 안 됐거든?"
"그래서여?"
"아, 근데 박찬열이! 아, 욕 나와. 박찬열이 룸메이트 찍는다잖아!"
"…허, 고작 그거 가지고 그래여?"
"고작? 고작? 장난해? 너 룸메 뭔 프론지 몰라서 그래?"
"그냥 연예인들끼리 한집살이 하는 거져. 쉐어 하우스!"
"너 쉐어 하우스도 알아?"
"……에?"
"아, 아니, 됐고. 그래, 한집살이 하잖아! 그것도 여자랑! 하, 그래, 방은 남자랑 같이 쓰지. 근데, 와, 쟤가 평범한 애면 몰라! 쟤 게이야! 나랑 사귄다고! 근데, 외간남자랑 방을 같이 쓰는 게 말이 돼?!"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너무 흥분해 침대 위에서 펄쩍펄쩍 뛰며 세훈이에게 울분을 토하는 중이었다. 세훈이의 얼굴에는 아, 연애 상담 하지 말 걸, 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세훈이는 점점 체념해가는 듯 했다.
"아, 형, 형. 고만하고 일단 앉아 봐여."
"후…."
"그니까 형 말은, 외간 남녀랑 찬열이 형이 동거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거잖아여."
"어, 그래, 그거라니까!"
"찬열이 형이 자진한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시킨 거라는데, 어쩔 수 없져."
"그래도오!"
"그니까! 형이 관리를 잘 하라고여!"
"……."
"여자가 남자 관리 잘 하면 되는 법이에여."
"……."
진짜 현욕 나오게 간단한 그 답에 벙 쪄 있는 와중에, 내 머릿속은 오세훈이 이런 걸 왜 이렇게 잘 알지, 하는 생각보다 여자가 난가…?, 하는 생각의 비중이 더 컸다. 이러나 저러나, 세훈이 말이 맞다는 거다. 이응이응. 그러하다. 고로, 나는 왜 찬열이에게 화를 낸 것인가. 급 쪽팔림에 또 침대 위에 얼굴을 묻자 세훈이는 혀를 차며, 에휴, 저 형 어쩌려고 저러냐… 하고 중얼거렸다. 체감시간 5분 정도 지났을까, 나는 세훈이가 놀랄 정도로 벌떡 일어나서 방문을 활짝 열었다. 찬열이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똑같은 표정을 지은 멤버들과 함께 거실 티비 앞에 앉아 있었다.
"야, 박찬열."
나는 매우 위풍당당하게, 나는 상남자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찬열이에게 걸어갔다. 내 딴에는 박력 넘치게 이름도 부르면서.
"화 다 풀렸어?"
찬열이가 내게 다정스레 물었지만, 나는 그에 대한 대답이 아닌 다른 말을 꺼냈다. 옆에 멤버들이 있었는데도.
"너."
"어?"
"룸메."
"어, 어."
"가서 다른 남친, 여친, 사귀면 죽여버린, 아니, 죽어."
"……."
"왜 대답 안 해, 알았어, 몰랐어?!"
"아, 변백현."
"에휴, 저것들, 어른 앞에서 염장질 하는 거 봐라."
"밍석이 남자친구는 나잖아."
"무, 무슨!"
아, 현욕. 이 와중에도 너희들은, 떡밥을 마구마구 터트려 주다니, 루민이들, 사랑해. 물론, 소리까지 내며 떡밥을 터친 것은 루민이들이었지만, 소파에서는 소리없이 카디들도 떡밥을 터트려주고 있었다. 종인이가 경수 다리를 베고 누운 것을, 경수가 종인이 머리를 막 만지작 만지작 거리고 있었으니까, 얘네도 현게 인증. 이응이응. 나 나중에 의도치 않게 팬들한테 인밍아웃 당하면 이거 독방에 글 쓸까. 별 시덥잖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찬열이가 일어나서 두 달 만에 처음으로! 스킨쉽을! 으악! 미친! 나 괘 설렌다! 박찬열 쨔응! 찬열이는 내 어깨를 꼭 끌어안고는 자신의 얼굴을 내 어깨에 묻었다. 헉, 헉, 수니, 여기 잠 들다. 열녀들, 열이 내꺼다, 건들 니은니은. 참으로 독방에 글을 올리고 싶어졌다. 옆에서 멤버들은 우리를 개 쳐다보듯 보고 있었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방에 있을 세훈이도 마찬가지일 것이 분명했다.
"변백현."
"……."
"백현아."
"…어…."
"제대로 대답해, 현아."
"…으응…"
"걱정 안 해도 돼."
"……."
"나는, 너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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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ㅡ헉! 꺅! 우오오오옥!!! 미친 박찬열!!!! 우갸갸ㅑㄱ갸갸ㅑㅑㄱㄱ!!!!! 나 백현ㅇ ㅣ 아닌데 괘설렘!!!!!미친!!!!! 나는 너 좋아한데!!!!꺅!!!!!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몇편 안되는데 벌써 완결..ㅇㅅaㅇ..쩝.. 아쉽네여.. ㅣㅈ금 번외를 쓸까말까 고민중인데영ㅇ.. 생각하는게 몇개 잇는데 독자님덜이 말씀해주시는데로 하겟슈미당..
1.백현이 징밍아웃 당하는 번외
2.찬백이들 현실에서 스캔들 나는 번외
3.세백 번외
3은 몰랏져?????????? 사실 한 2,3편 정도 쓰고나서 생각햇엇는데, 그냥 둘이 룸메이트라서.. ㅎ..저 사실 찬백러 아니고 백총러.. 허ㅓㅎ허.. 예..잡식입니다.. 카디도 밀고, 루민도 밀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게 아니고!! 일단 저거 번외 후보 세개 중에서 두개만 골라주셔용.. 셋다 많으면 세개 다 쓸수도 잇고요..ㅎㅎㅎㅎㅎ..아근데 저 마지막ㅍ화 겁나 빨리 들고왓져? 마지막이라 그런지 주저리가 길어지네염..'ㅅ'.. 예, 어쨋거나, 그냥, 번외 투표해주시고, 찬백이들 행쇼라구요.. 마지막화니까 찬백짤 투척!
아그라고 새작 나올거에여!!!! 번외다쓰고 나서!!!!! 관종 봉봉 쇼콜라에게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