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 나 피곤해요."
"그럼 조금만 더 자요. 내가 아침 만들어줄게."
"응..."
금세 픽 쓰러져버리는 백현이다. 어제 야근때문에 늦게 온 터라 새벽에 잠을 이룬 백현이 눈도 뜨지않은 채로 찬열에게 말했다. 찬열은 눈이 팅팅 부어서 비몽사몽 말도 제대로 못하는 백현이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이다. 백현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살며시 침대밖으로 나와서 백현이 제일 좋아하는 계란토스트와 커피를 만든다. 동갑내기인 이 둘이 존댓말을 쓰는 이유는 백현의 적극적인 요구 때문이다. 자신은 어렸을 때부터 애인을 사귀면 존댓말을 쓰는 게 로망이였다나 뭐라나. 찬열은 못이기는 척 쓰고 있지만 사실 꼬박꼬박 존댓말로 대답하는 백현이 귀여워 나름 만족하고 있다.
은은한 커피향과 고소한 토스트 냄새에 기분좋게 잠이 깬 백현이 침대에서 일어나 발꿈치를 세우고 몰래 요리하고 있는 찬열의 뒤로 가서 백허그를 했다.
"뭐 만드는거예요?"
"백현이가 좋아하는 토스트 만들어요."
"좋다..히히."
백현은 푸스스 웃으며 팔에 힘을주고 찬열을 더 세게 끌어안았다. 찬열은 토스트를 만들다 말고 뒤로 돌아 백현을 껴안았다. 갑자기 뒤를 돈 탓에 찬열에게 안긴 꼴이 된 백현이 당황해서 허리를 두르고 있던 손을 푸르고 찬열을 올려다봤다. 찬열은 다시 재빨리 백현을 끌어안아 벌어진 공간을 매꿨다. 백현의 귓불을 살살만지며 사랑스럽다는 표정을 짓는 찬열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자니 부끄러워 금세 백현의 귀가 빨개졌다. 그러다 점점 가까워지는 찬열의 얼굴에 눈을 꼭 감고 팔을 올려 찬열의 목에 감았다. 주방에는 쪽쪽거리는 부끄러운 소리가 울렸다. 백현의 혀를 말아올리다가 살짝 깨무는 찬열의 장난스러운 키스에 둘은 키스를 하다말고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큭큭거리며 웃었다.
슬슬올라는 탄내에 찬열은 아차하고 급히 뒤를 돌아 가스레인지를 껐다. 이미 토스트는 다 타서 검게 변해있었다. 백현은 어떡해.내토스트.. 하며 처진 눈을 하곤 울상이 되었다. 찬열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타버린 토스트를 쓰레기봉지에 넣었다.
"내가 나가서 사올게. 뭐 먹고싶어요, 백현이?"
"열이 힘들잖아요.그냥 같이있어요, 응?"
"백현이 배 안고프겠어요?"
"찬열이가 내린 커피 마시면 되죠."
백현은 찬열에게 눈웃음을 지으면서 커피잔을 꺼냈다. 이래서 백현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백현의 뒷머리가 창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의해 살랑거렸다. 바람에서 불어오는 향기가 마치 백현의 것 같았다. 백현이 입고 있는 무릎나온 분홍색 잠옷바지도 사랑스러워 보이다니, 콩깍지가 제대로 쓰였나보다.
"우리 이따가 벚꽃 구경하러 갈래요?"
"대-박! 나도 아까 그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통한다는게 맞는 말인가봐요."
백현은 커피를 따르다말고 찬열을 보며 화사한 웃음을 지었다. 그런 백현의 모습에 찬열도 덩달아 미소를 지었다.
백현아, 그 어떤 것도 너보다 아름다운 생명체는 없을거야.
나의 사랑스러운 연인 변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