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늑대인간
내가 집까지 도착하면서 생각한 시나리오는 바로, 기억 상실증이였다. 물론 유치뽕짝한 아이디어지만 이것만큼 재밌고 잘속는건 없다고 생각했다. 날 놀리던 백현아, 이번엔 내 차례야.
늑대인간이라 빠른 달리기로 금방 집에 도착했는지 아까 저녁으로 먹은 고기 냄새가 났다. 나를 안아올린 경수는 이층에 있는 내방이 아닌 일층 거실 소파에 나를 내려놓았다. 폭신해서 잠이 올것 같았지만 오직 장난 하나를 위해 이를 앙다물고 버텼다.
"00이는 언제 일어나려나.."
나와 꽤 가까운 거리에서 말했는지 찬열이의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정확하게 들렸다. 내가 언제 일어나냐면.. 바로 지금이야. 최대한 잠에서 깨어난것 마냥 눈을 찌푸리며 천천히 일어났다.
"00아 괜찮아?"
민석이 오빠의 걱정어린 말에 잠시 흔들렸지만 시작도 안하고 멈출순 없었다. 민석 오빠를 제외하고도 나에게 다가오는 일곱남자들을 경계하듯 쳐다보았다. 그리고,
"누구세요..?"
나의 한마디에 모두 얼어붙은듯 그 자리에서 움직이질 않았다. 너무 적나라한 반응에 웃음을 터뜨릴뻔했지만 몰래 손등을 꼬집어가며 간신히 참아냈다.
"00아 우리 진짜 모르겠어? 아까까지 같이 밥도 먹고.."
준면 오빠가 진지한 모습으로 말하니 이대로 가다간 다들 엄숙해질것 같아 중간에 말을 끊어버렸다.
"전 잘 모르겠거든요. 저 집에 보내주세요. 경찰에 신고할거예요."
경찰에 신고한다는 말까지 나오자 여덟명의 남자들은 난리가 났다. 민석이 오빠는 잠시만요 라며 나의 눈을 가려주었지만 귀는 가려주지 않아 싸우는 소리를 다 들어버렸다.
"형이 누나 안고 도망가서 그런거잖아!"
막내가 경수에게 화내는 소리하며 늑대로 변해서 싸우는지 펑!하는 소리가 연달아 들렸다. 이렇게 싸움으로 번질줄은 상상도 못해 당황스러워 민석 오빠의 손을 내리고 소리질러버렸다.
"시끄러워!!!!"
나의 외침에 모두 하던말늘 멈추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렇게들 쳐다보면 좀 무서운데.. 하지만 나 00이 더 무서운 년이야. 나도 그들의 시선을 받아치다 입을 열었다.
"나 또다시 던질거예요?"
뜬금없는 나의 말에 모두 어안이 벙벙한듯 대답하려들지 않았다. 나 던질거냐고요!라 다시 외치자 그제서야 하나둘씩 대답하기 시작했다.
"안그럴게.."
백현이가 대답했지만 애초에 이런 사태를 만든 경수가 보이지 않았다. 이리저리 둘러보다 저 구석에 서있는 경수가 눈에 들아왔다. 자신의 손가락을 꼬물거리길래 뭐하나 유심히 바라보았더니
조그만 하트를 만들어 내쪽으로 보여주었다.
결국 나는 "이제 나 던지지 마요. 아까 먹던 고기나 마저 먹을까요?" 라 말하며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고 그들은 내가 누구냐고 물었을때처럼 굳어있었다. 종대가 먼저 이 상황을 이해했는지 배신당한 표정을 하고 나에게 다가왔다.
"뭐야 여태 거짓말친거야?"
내가 당연한거 아니겠냐며 웃어제꼈더니 종대는 분한 듯 튀어나온 꼬리를 흔들거리며 거실을 뛰어다녔다. 물론 막내들도 반응은 같았다. 나의 연기가 통했다는 생각에 뿌듯하게 웃고있는데 갑자기 뒷골이 서늘해졌다.
"그래서 이 깜찍한 발상을 00이가 한거야?"
화났나 싶어 눈치를 보며 나도 모르게 존댓말로 네..라고 해버렸다. 이 찌질이 본능!
"흐흫 누나 벌로 저랑 숲 백바퀴 돌아요."
세훈아.. 너는 뭐야 갑자기 껴가지고.. 내가 늑대인간이 아니라 사람이란걸 모르는거니?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세훈이를 바라보자 농담이라며 내 옆에 털썩 앉았다. 준면 오빠는 이런 나를 계속 바라보다가..
"안아줘."
라는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내뱉었다. 잘못 들었나 싶어 반문해 보았지만 돌아오는 말은 똑같았다. 안아줘. 그 소리에 다른 이들이 반발하자 준면 오빠는 잠시 미간을 찌푸리는가 싶더니 다시 웃으며 말했다.
"한명씩 안아줘."
여덟명의 눈빛에 온몸이 뚫릴거 같던 나는 결국 모두를 한번씩 안아줘야했다. 한바탕 소동을 마치고 방에 들어와 씻고 침대에 누워보니 오늘 내가 과연 이긴걸까 생각했지만 글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기던 지던 상관없을 정도로 너무 즐거웠다. 매일이 이렇기를 바라며 잠에 빠져들었다.
**
"조용히해. 이제 문 연다!"
백현이의 말에 종대, 찬열이 그리고 경수까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용히 문을 열어보니 침대에 곤히 잠든 00의 모습이 보였다.
"자는데 우리가 방해하는건 아니겠지?"
"당연히 방해되지.."
그들은 저들이 00이의 숙면에 방해가 되는것을 알면서도 누구먼저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경수가 말없이 00이를 바라보다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돈해 주기위해 손을 들었다가 백현이에게 따끔하게 맞았다.
"너 자꾸 만지지 마라."
"이뻐서 자꾸 손이가는걸 어떻해.."
그말을 듣던 세명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건 그래. 그때 00이 방의 문이 열리며 막내들이 들어왔다.
"그렇다고 만지는건 안돼 형."
"변~태."
세훈이와 종인이가 작당한 듯 경수를 놀렸지만 경수는 00이가 깰까봐 화도 내지 못하도 주먹만 쥐고 부르르 떨었다. 00이만 없었으면 너흰..
"얘들아 그러다 00이 깬다."
뒤늦었지만 자연스럽게 00이의 방에 들어와 자리를 잡는 민석과 준면. 그들은 평소같이 모두 00이의 방에 모여 그녀를 구경했다. 처음에는 다들 몰래와서 잠깐 보더니 서로에게 들킨 후로 이렇게 다같이 모여 자는 00이를 바라보았다.
"어디서 이런 사랑둥이가 굴러왔는지."
그들의 밤은 00이와 함께 깊어갔다.
**
오늘은 일어났는데 몸이 뻐근한게 움직이기가 싫었다. 어제 운동한것도 아닌데 왜이러지.. 설마..?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이불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드러나는 하얀시트에 남은 마법의 자국. 왠지 축축한거 같더라.. 남자만 사는 집이라 생리대도 없을텐데 어쩌지? 생리란걸 알긴 할까?
이곳에서 시작된 첫 생리에 고민을 하고 있을때 방문이 갑작스레 열리며 백현이가 들어왔다. 안돼!!!! 라 소리지르며 나는 찝찝한 침대위로 올라가 이불을 다시 덮어야했다.
백현이는 내가 아픈줄 알고 다가오고 나는 그럴수록 이불을 더욱 세게 잡았다. 이제 어떻하냐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오랜만이죠..ㅎㅎ요즘 바쁘다보니 이제야 왔네요 그래서 요번엔 좀 분량좀 늘려봤는데.. 티가나나요? 암호닉 받아요! ♡모카, 니찡, 용용, 힐링힐링, 들레, 뽀조개, 마지심슨, 핑핑이, 이리오세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