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귀여워 죽겠다 ㅠㅠㅠ 지민아 ㅠㅠㅠ 애기야 ㅠㅠㅠㅠㅠ
내가 많이 좋아해 ㅠㅠㅠㅠㅠㅠㅠ 아구 귀여워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뷔민] 모지리 김태형이랑 담담한 지민이랑. 둘
수업하기 싫다. 태형은 창가를 바라보며 엎드렸다. 끼리끼리 노는 와중에도 기운 없이 엎드려있는 모습이 안쓰러워 선생님이 다가가자 볼만 부풀리며 고개를 도리도리 휘젓는 폼이 밖에 나가서 놀고 싶어요 투정을 부리는 것 같아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음 교시는 야외 수업이니 기다리라는 말을 전한 채 제 자리로 돌아갔다. 좁은 운동장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아이들을 보니 축구라도 하는 모양인지 형광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태형은 턱을 괴고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저기 지민이 있는 것 같은데?
작은 체형이 눈에 들어왔다. 못하면서 빨빨 뛰어다니는 게 태형의 눈에는 마냥 귀엽게 보였다. 헤에, 귀여워. 낮 기온이 많이 올라 가볍게 뛰자마자 아이들의 이마는 땀범벅이 되어있었다. 지민의 앞머리가 땀 때문인지 찰싹 달라 불어있어 닦아주고 싶었다. 무릎을 잡고 숨을 쉬다 벌떡 일어나 뛰는 걸 보니 체력은 어마어마하구나 태형은 웃으며 생각했다. 체육 선생님의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고 유니폼을 벗어던지고 개수대로 뛰어가 물을 들이붓는데 차갑지도 않은지 머리가 축축해졌다. 손으로 머리를 터는 게 집 안에서 저럴 것 같아 상상하고 나니 그늘에 앉아 쉬는 지민의 모습을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어? 눈 마주쳤다! 태형이 바보같이 웃으며 손을 흔드니 지민도 가볍게 인사를 했다. 친구들이 누구를 보냐며 태형을 쳐다보았다. 가만히 굳어있다 지민이 아이들과 떨어져 앉아 있으니 그때야 처음처럼 웃으며 지민을 바라보았다. 지민도 무릎에 턱을 괴고 태형을 바라보았다. 햇살도 좋고 바람도 좋고.
매점이나 갈까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 선생님 몰래 뒤로 빠져 지민의 손바닥만 한 음료 두 개를 사와 아까 앉았던 자리로 되돌아갔다. 태형은 움직이지도 않았는지 가만히 있었다. 음료수 가리키고, 태형을 가리키며
‘이거’
‘네 거야.’
지민이 입모양으로 알려주자마자 종이 쳤다. 태형이 사라졌다. 화장실 가나? 엉덩이를 털고 음료에 빨대를 꽂고 한 모금 가득 마시니 그나마 개운했다. 야, 나도 좀만. 꺼져. 내가 다 마실 거야. 너 두 개 샀잖아. 이거 친구 거야. 박지민 존나 치사해 진짜. 어깨를 툭 치며 걸어가는 친구들의 뒷모습을 보며 같이 가자고 하려다 태형이 빨리 오라는 듯 손짓을 하며 그걸 내려오는 게 힘들었는지 헉헉대며 주저앉았다. 지민이 가볍게 뛰어가 손을 내밀었다.
“받으러 온 거야?”
“응, 축구 못하더라.”
켁, 어, 응. 지민이 멋쩍게 웃으며 음료를 건네니 지민처럼 빨대를 꽂아 쭉쭉 마셨다. 보고 있었어? 응. 수업은? 어…. 안 들었지? 응, 너 보고 있었어. 그렇게 당당한 거 아닌데? 지민이 태형을 뚫어져라 바라보자 태형은 입꼬리를 내렸다. 아니이 우연히 밖을 봤는데 지민이가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는 듯 변명하는 모습에 속으로 웃고 어서 올라가자며 손을 끌었다. 이번 교시는 뭐 해? 야외 수업한다고 하셨어! 열심히 하고 와. 응! 음료를 다 마셨는지 꼬로록 소리가 났다. 내가 버릴게. 고마워. 아냐아냐, 잘 마실게.
삼 층과 사 층 사이에서 아까처럼 손을 흔들고 태형은 복도로 지민은 반 층을 더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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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수업을 한다더니 하굣길에 지민을 기다리는 태형이 이름 모를 꽃들에 코를 대며 킁킁거렸다. 내가 좋아하는 흰색 꽃도 있고, 하늘색 꽃도 있고, 노란 꽃도 있고, 연두색 꽃도 있고, 향도 좋고. 태형이 실실 웃으며 지민이 언제 나올까 교문 앞에서 기다렸다. 다른 아이들은 벌써 나오는 데 왜 안 오지. 내가 갈까? 결국 학교 안으로 들어가 지민의 교실 앞까지 빠른 걸음으로 올라왔다. 느긋하게 가방을 싸는 행동에 슬금슬금 뒤로 가 어깨를 덥석 잡았다.
“으아!”
“헤헤. 놀랐어?”
꽃을 뒷주머니에 조심스럽게 넣고 놀란 지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가방을 메고 가자며 태형의 팔을 끌었다. 잘 끌려 나와 지민이 걷는 길에 맞춰 차근차근 걸었다. 지민이 처음 가는 길로 들어서자마자 뒤를 돌았다. 분명 혼자 돌아다니면 길을 잃을 것 같은 태형이 걱정되어 집으로 가는 방향으로 다시 걸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이 꽃묶음을 어느 타이밍에 줘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거리며 지민의 옆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지금 줘야 하나? 아니면 이따가 헤어질 때? 아니면…
“어? 이게 뭐야?”
“꽃! 내가 좋아하는 흰 꽃.”
흰 꽃 한 송이만 빼서 지민의 귀에 거는 것처럼 꽂았다. 살짝 그을린 피부에 잘 어울렸다. 가게에 비치는 거울을 보며 꽃을 매만졌다. 떨어지지 않도록 잘 만진 다음 태형을 바라보며 눈을 접었다. 헤에, 진짜 예쁘다. 태형이 속마음을 그대로 말하며 꽃묶음을 손에 쥐어주었다. 알록달록한 꽃이 살짝 시들었지만 고왔다. 지민이 두 손으로 곱게 받아 흰 꽃을 꽃묶음에 같이 넣고 귀에 다시 꽂았다. 귀 위에 핀 꽃들이 바람에 살랑거렸다.
“꽃, 나한테 주는 거야?”
“응. 잘 어울린다.”
“진짜?”
“응, 짱 예뻐.”
바보같이 웃으며 양손의 엄지를 치켜드는 게 지민을 쑥스럽게 만들었다. 흰 꽃이 아니라 그냥 꽃이 어울리는 지민을 바라보며 잘 따왔다는 생각을 하는 태형이 집 앞까지 오자 아쉽다는 듯 걸음을 늘렸다. 자신의 집 층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 동안 지민이 연두색 꽃을 빼내 태형의 귀에도 자신과 같이 걸었다. 태형은 손으로 꽃받침을 하며 나 귀여워? 눈을 크게 떴다. 지민이 킥킥 웃으면서 예쁘다 말하니 꽃을 귀에 잘 걸어두고 빼지 않았다.
“오늘은 학원 안가?”
“꽃에 물 주고 가려고.”
시들더라도 천천히 시들게 하려고. 지민의 말에 태형은 가슴을 손으로 포개서 숨을 크게 쉬었다. 지민이는 말도 예쁘게 하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둘이 들어갔다. 문이 닫히며 태형이 슬쩍 검지로 지민의 손등을 톡톡 건드리자 지민도 그와 같이 검지로 손 등을 노크하듯 두드렸다. 뭐가 그리 좋은지 서로 눈을 맞추며 웃다 태형이 내릴 때가 되자 지민은 손을 흔들었다.
“잘 가.”
“응! 공부 열심히 해!”
멋쩍게 웃으며 문이 닫힐 때까지 서로 한참을 바라보다 지민이 올라가자 태형은 그제야 발을 떼었다. 자신의 귀에 걸려있는 꽃을 빼내 한창 코에 부비적 대다 지민이 알려준 방법이 생각나 종이컵에 물을 따라 꽃을 담갔다. 좀 외로워 보이지만, 그래도 마냥 좋았다. 지민도 집에 들어가 길쭉한 컵에 물을 반 따라 꽃묶음을 넣었다. 톡톡 건드리다 시계를 확인했다.
“헐 진짜 늦었네.”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혼나도 어쩔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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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다며 연습실 청소를 벌로 받고 다른 아이들보다 삼십분 늦게 나온 지민은 귀에 이어폰을 꽂고 느긋하게 걸었다. 어차피 혼자 사는 격인 집에 일찍 들어가도 늦게 들어가도 혼자인지라 차라리 늦게 들어가는 게 더 나았다. 연습도 더 하고, 혼자 있으면 좀 그러니까. 노래를 흥얼거리다 돌아가는 것보다 일직선으로 가는 게 더 편해서 놀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캄캄한 하늘에 주황색 가로등이 듬성듬성 빛났다. 알록달록한 작은 지붕들이 지금 보니 살짝 무서웠다. 조커라던가 어린 귀신이 나온다던가. 느린 걸음으로 주변을 살피며 걸었다. 그네가 앞뒤로 움직이는 게 보였다. 이 시간에 애가 놀고 있나? 지민은 시소 때문에 보이지 않는 아이를 보며 세 걸음 크게 걸었다.
“김태형, 뭐 해?”
“어? 지민이다!”
지민을 보자마자 그네에서 내려와 쪼르르 다가갔다. 밤에 그네 타면 안 무서워? 응. 지민이 기다리고 있었지. 나를? 왜? 보고 싶어서. 적응 안 되는 돌직구를 맞은 지민이 멋쩍게 웃었다. 그래도 위험하잖아. 내가 언제 올 줄 알고. 아무리 늦어도 집에 오잖아. 그래서 기다렸지이. 뭐가 좋은지 웃는 태형의 입꼬리를 건드렸다. 그래도 위험해. 네가 더 위험하지! 쩌어기 집 앞 골목에는 주황이도 없는데! 주황이? 응, 저거. 가로등을 가리키며 이거 없는 골목이 더 위험하다며 으름장을 내는 태형이 고마웠다.
“핸드폰 있어?”
“응, 이거.”
“줘 봐.”
왜? 내 번호 알려줄게. 공일공… 지민이 열 한자리를 누르고 이름을 저장하고 전화를 걸었다. 주머니에 울리는 진동에 전화를 끄고 태형에게 쥐여주었다. 차라리 전화해. 이렇게 기다리지 말고. 응! 맨날 문자 해도 돼? 응. 그럼 전화는? 해도 돼? 응. 다 해도 돼. 태형이 핸드폰을 만지다 주머니에 넣자마자 지민의 주머니에 진동이 두 번 울렸다. 확인해보니 저장하지 않은 번호로 문자가 와 있었다.
[나 태형ㅇ이. 첫 문자다!!!!!]
통화하는데 부끄러우면 어쩌지?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동안 지민은 문자를 보며 웃었다. 문자도 김태형답다.
써둔 게 여기까지... 쓰고싶다! 할 때 몰아서 쓰는 성격인지라... 언제 올지는 모르겠네요. 열심히 꾸준히 써야지... ㅎ_ㅎ...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