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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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메고 헤매다 찾은 고기집앞에는 큰 화환이 있었다.
덕분에 찾은 거 일수도
<덟엠고등학교 11학년 동창회>
대학생이 되고 처음으로 온 동창회다.
처음으로 주최한 놈은 공찬식
"여 정환이 왔냐!"
"어 오랜만이네ㅋㅋ 넌 그새 못참고 머리색 또 바꿨냐"
빨간 머리를 하고는 머쩍은듯 웃는 녀석 옆에는 그토록 찾았던 그아이의 모습이 있었다.
"열 이정환~ 꼬래 대학은 갔냨ㅋㅋㅋㅋㅋ?"
"꼬래라니!! 내가 너보다 공부는 백배 만배 더 잘한듯;"
"장난이고 기억나지? 쟤 차선우"
정신없는 공찬식을 대신해서 술잔을 건내주는 정진영의 시선 끝엔
"이...이정환?"
내 첫사랑 차선우가 있었다.
"ㅇ..어?..아! 어.. 차선우..오랜만이다 하하;"
어색하게 웃는 나를 보며 이상하단듯이 보던 정진영은 금새를 못참고 다른테이블로 건너갔다
"오랜만이네"
"응 너도."
"잘지냈냐?"
"나야뭐 지내는게 거기서 거기지"
국어책에 나올듯한 형식적인 인사끝엔 정적만이 흘를 뿐이다.
"받아."
정적을 깬건 이정환. 나였다.
내앞에 있던 술병을 그에게 기울었고 그도 순순히 술을 받아 마셨다.
"넌 요새 뭐하고 지내길래 연락이 없어"
"나야뭐..그냥....."
소문이야 자자했다. 그 소문이 내 맘을 접게한 큰 이유기도 하고
"수업은 잘듣냐"
"당연하지 나야 나 차선우"
"지랄한다. 맨날 하기 싫다고 투덜거렸으면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네 난 니가 날 다 잊은줄 알았어"
"알았으면 됬어"
더이상 이 어색함을 이길 자신이 없어서 자리를 박차고 화장실로 향했다.
".....세번째 칸.."
그와 내가 좋아했던 자리 세번째칸
그만큼 추억도 많았던 세번째 칸
그 세번째 칸에 난 다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