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백현/김여주] 좋아요 여사친 EP26 (부제:떨림,그것은)
"설마 사과하려고 왔다고 하려는건 아니겠지."
"..."
"이게 사과해서 끝날일은 아닐거 잘알고 있을텐데."
"..."
"걔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그런 짓을 한건진 모르겠는데 "
"..."
"...그냥 가라.어차피 걔 너 용서안해."
강지영이라는 여자는 찬열이의 매서운 눈빛을 애써 피하며 손에 들린 과일주스세트를 만지작거릴뿐이었음
박찬열은 그 여자를 내려다 보며 얘기하다가 영 말이 통하지 않을걸 예감한건지 한숨을 푹 내쉬고 그냥 가라고 타이르듯 말함.
주위를 둘러보니 나뿐만 아니라 애들이 정색하고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음.
근데 우리가 병원홀 한가운데서 멈춰서 조금은 큰소리로 얘기하고 있으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쳐다보는게 느껴짐.
이렇게 길막하는건 아닌거 같아, 일단 내가 박찬열을 옆으로 끌며 종대에게 얘기함.
"김종대 넌 윤아누나 택시타는데까지 데려다줘. 그리고 너넨 과외간다며,어서 가봐."
그 말에 김종대는 더 보고 싶은데 왜 날 끌어내려하냐는듯 뚱한 표정으로 날 쳐다봤지만 애써 못본척 하고, 애들을 빨리 보냈음.
도경수랑 이지은은 어차피 과외 시간 다되서 가는거랬으니까.
또 강지영 저 여자가 나타나니까 이지은은 손톱을 깨물며 불안해하는게 보여서 빨리 내보내는게 좋겠다고 생각한거임.
물론 강지영은 이지은을 신경조차 쓰는거같지도 않았지만 말임.
강지영,박찬열은 내가 옆으로 그 둘을 밀자 조용히 따라왔음.
그렇게 홀 중앙에서 벗어나 옆에 붙어있는 카페쪽으로 자리를 옮김.
강지영은 아까부터 줄곧 같은 표정이었음.우는 것도 웃는 것도 화난 것도 그 무엇도 아닌 그런 표정.
게다가 박찬열의 추궁에도 굳게 닫은 입을 열지 않았음.
솔직히 무슨 의도로 온건지는 대충 짐작은 갔음.
"그 쪽이 강지영인거 같은데,말로만 들었지 처음 뵙네요."
"..."
"당연히 반갑지는 않고요."
"..."
"오늘 루한형이 그 쪽한테 여주에게 사과하라고 했다고 온거 같은데 굳이 그럴 필요 없어요."
"..."
"아까 얘가 말했다시피 어차피 그 쪽 용서 안.."
"용서 받으려고 온거 아니야."
"...."
"묻고 싶은게 있어서 온거야."
용서 받으려고 온게 아니란 말에 기가 막혔음.
여기서 제발 들어가게 해달라고,사과라도 하게 해달라고 울며 빌어도 들어보내줄까 말까하는 상황인데 초연히 저런 얘기를 하는게 신기한 한편 괘씸했음.
박찬열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하면서 '아후 씨발;;'이란 말을 내뱉으며 한쪽 손을 이마에 갖다대며 빡침을 온몸으로 표현함.
근데 강지영은 굳은 표정의 나와 화난 박찬열이 보이지 않는단 식으로 멀뚱히 서있다가 갑자기 엘레베이터 쪽으로 가려는게 아니겠음?
나는 화들짝 놀라 강지영의 손목을 잡고 멈춰서게했음.
"..놔...김민석,김루한 걔네가 가라고 했어. 너네가 뭔데 막아?"
"....."
그말에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음.
난 김여주에게 친구 그 이상의 존재는 아니였으니까.
민석이형처럼 그 애의 친오빠도, 루한형처럼 그 애의 애인도 아닌.
"그럼 같이가. 니가 걔한테 또 뭔짓을 할 줄 알고 둘만있게해?"
"..."
"안 그러냐 변백현? 그 형들이 둘만 있을때 사과하라고 시킨건 또 아니잖아."
피곤해진듯 그세 박찬열의 눈에 짙은 쌍커플선이 하나 쭉 그어져있었음.
아까 전 화난듯한 표정은 어디가고 입꼬리를 올리며 날 보며 말하는 박찬열 때문에 난 아랫입술을 꾹 깨물고 잡았던 강지영의 손목을 놔줌.
나온지 10분도 안되서 다시 들어간 김여주의 병실 안.
김여주는 그 사이 잠을 청하려했는지, 등을 돌리고 누워있었음.
박찬열과 나는 행여 강지영이 김여주에게 갑자기라도 또 무슨 짓을 할까 바짝 긴장한 상태로 강지영의 앞뒤를 둘러 싼채로 김여주 곁으로 다가갔음.
"김여주"
김여주는 잠에 들다 깬듯 내 목소리에 어깨가 크게 요동치며 움찔함
그러고 다시 자는듯 미동이 없었음.
"김여주."
"..."
꿈인줄 알았나. 한번 더 김여주를 부르고 나서야 부스스 풀린 눈을 하고 등을 우리께로 돌리는 김여주였음.
'뭐야 왜 또 왔어어'하며 기지개를 피던 김여주는 내 뒤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강지영을 발견한건지 기지개 펴던 팔을 도중에 내려놓음.
그리곤 그 애의 얼굴이 갑자기 하얗게 질리더니 손을 덜덜 떨기 시작했음.
그렇게 두려운 표정으로 강지영을 한번 보고나서 내게 시선을 돌려 날 애처롭게 바라보는게 아니겠음?
또 강지영이 무슨 짓을 할까봐 두려워하는게 틀림 없었음.
난 그런 그애의 곁으로 한발짝 더 다가가 손을 잡아줬음.
"할 말이 있대."
"...."
"걱정마. 나 계속 니 옆에 있을게."
내 말에 손을 다시 꽉 잡는 여주를 멍하니 쳐다봤음.
사실 너에게 항상 해주고 싶던 말이었는데..계속 니 옆에 있고 싶어.이 말.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이런 낯간지러운 말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음.
한편으론 아까 애들과 신나게 떠들던 때와는 달리 창백해진 얼굴을 보니, 당장이라도 강지영을 병실밖으로 쫒아내게 하고 싶게 만들었음.
참자, 참아. 김여주 손을 잡은 손의 반대편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음.
"...할 말이 뭔데요."
"그 때 일은 미안해."
"용서 안해요.합의도 안할거구요."
"용서 바라고 온거 아니야.니 주위사람들이 하도 사과하라고 닥달해서 한거지."
강지영의 뻔뻔스러운 말에 김여주는 어이없다는듯 헛웃음을 보였음.
"그래서 지금 하기 싫은 사과 주위에서 부추겨서 억지로 여기까지 온거예요?"
"아니, 그것보다 묻고 싶은게 있어서."
"...."
뭐냐는듯한 김여주의 표정에 잠깐 우물쭈물하는게 보였음.
강지영 뒤에 언짢은 표정으로 줄곧 서있던 박찬열은 콧등을 긁적이며 두 귀를 쫑긋세우는듯했고..
사실 나도 아까 홀에서 얘기한 강지영이 '묻고 싶은 것'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했기 때문에 침을 꼴깍 삼키며 뒷얘기에 신경을 쏟았음.
강지영은 뒷 쪽에 서있던 박찬열을 고개를 돌려 한 번 슥 보더니.
"얘랑 쟤,그리고 루한"
"..."
"누구야?"
"..뭐요?"
김여주는 도통 뭔 말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강지영을 바라봄.
강지영이 말한 얘 = 박찬열, 쟤 = 나(변백현) , 루한은 루한형인건 알겠는데,
나 또한 무슨 소린지 도통 이해가 안갔음. 대뜸 누구냐니.
"물론 내가 니가 걸레다 뭐다 사실 확인도 안하고 소문낸건 잘못한거지만, 솔직히 너 어장 쩔잖아"
"어장??"
"사귀는건 루한이고, 썸타는건 저 둘? 솔직히 걸레가 괜히 걸레야? 완전히 잘못된 소문은 아닌거지ㅋ"
"썸???"
"너 처음 봤을 때부터 존나 꼴보기 싫었어. 쟤 말고도 낙타 닮은애도 있잖아.왜? 걘 어장에서 빠져나갔나?ㅋㅋ"
"헐...미친;;무슨 말하는지 대충 알겠네요.근데 멋대로 생각하고 그러는거 같은데.그냥 얘넨 걍 친구거든요?;;;사과하시죠?;;"
강지영이 말하는 낙타닮은애는 김종대가 분명한듯;;
급기야 사과해도 안받아주겠다던 김여주가 이 부분에선 사과하라고 했ㄱ음;;
애들이랑 엮인게 앵간히 기분이 나쁜가봄ㅋ...존나 썩은 표정;;
박찬열도 존나 기분나쁜지 '아오 시팔ㄹ;;'이런 표정으로 입을 뗄랑 말랑 했음.
와 그건 그렇게 강지영 존나 괘씸한게 진짜 미안해하는 태도가 아니었음.
뭐 괜한 소문이 아니라니;;존나 어이가 뺨을 후려치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쟤가 누구 때문에 머리찢어지고 쓰러진건데...속이 부글부글 끓었음.
그런데 갑자기 강지영의 그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게 아니겠음?
아니 울 사람이 누군데 왜 지가 울고 난리;
"...사과?..웃긴다...너..내가 사과를 왜해?"
"웃긴건 언니죠.저 머리 이렇게 된거 안보여요?"
아까 강지영 보고 부들부들 떨던 김여주는 이제 간이 다시 좀 커진건지 붕대감은 머리를 들이밀면서 저렇게 말함.
강지영은 그런 김여주를 째려보듯 쳐다보다가 갑자기 김여주 멱살을 잡으며 달려들었음.
나와 박찬열은 존나 놀라서 강지영을 김여주에게서 떼어냈음.
아까부터 긴장하고 있던게 도움이 되었음. 덕분에 둘 다 발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임.
근데 씨발 뭔 여자가 힘은 어찌나 쎈지 떼어내는데 애 좀 먹었음;;
솔직히 빨리 떼어내서 다친덴 없었는데, 꽤나 놀랐는지 김여주는 입으로 숨을 여러번 크게 몰아 쉬고 있었음.
걱정스러운 마음에 김여주 등을 쓸어주는 사이, 박찬열이 아무 말없이 인상을 찌푸리며 거의 통곡하듯 울어대는 강지영을 병실에서 질질 끌어냈음.
곧이어 박찬열에 의해 병실문이 드르륵 열리고 복도에 강지영이 던져지다시피 나가고, 문을 닫으려는 찰나.
복도 바닥에 추하게 주저 앉은 강지영이 소리쳤음.
"난!!!얘 좋아했단말이야!!"
....
"근데 넌 뭐야..어흐흐흑....넌 뭐냐고...어흐흑"
"...?"
"씨발!!!!!니같은 년도 되는데 난 왜 안되는건데!!!!!!흐어엉"
악에 바친 목소리로 소리지르는데 우리 병실안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였음.
아니 근데;쟤가 지금 뭐라고한거;; 박찬열 좋다고한거임?;;
김여주는 황당한 표정을 하고는, 여전히 오열 중인 강지영을 쳐다봤다가 박찬열로 시선을 옮김.
나랑 김여주가 동시에 쳐다보니 박찬열은 당황한듯 싶었음.
혼란스러운듯 병실 문을 닫지도 열지도 못하고 반만 열어 놓고 어쩔 줄 몰라함.
"야 나 아냐;;안꼬셨어;;;;"
갑자기 자동변명;;;누가 니가 꼬셨다고 했나;
"야 일어나;;;나 존나 난감해졌거든?;;"
(데후니아님 여주임)
"후..씨발;내가 저 새끼 때문에;;;"
김여주는 뒷목을 잡으며 침대로 쓰러지듯 누웠음.
"변백현 병실 문 닫아. 시끄러워;;"
박찬열은 아예 복도에 나가서 강지영에게 뭐라뭐라 하고 있었음.
뭐라는지는 모르겠는데, 박찬열이 말해서 오해 풀면 쟤도 분명 김여주한테 미안함을 느낄거임.
김여주가 말한건 안믿어도 자기가 좋아하고 있다는 박찬열이 말하는건 믿겠지.
어떤 사람을 좋아한다는건 그런거니까.
좋아하는 사람이 하는 얘기는 허풍이더라도, 거짓말인게 티나더라도 믿을 수 밖에 없을테니까.
이런 생각을 하며 김여주가 시킨대로 병실문을 닫고는 다시 김여주 침대로 다가갔음.
김여주는 짜증난다는듯 미간이 한껏 찌푸려진채 어느새 누워있었음.
"야 웃을 상황은 아닌데ㅋㅋㅋㅋㅋ존나 웃긴다ㅋㅋㅋ"
"뭐가 웃김여?;;난 개빡치는데;;;;씨발 박찬열 쟤도 같이 고소할거야;;"
김여주는 씩씩대면서 다시 일어났음ㅋㅋㅋ
어지간히 빡치는듯 '아오..후..'이러다가 존나 슬리퍼를 급하게 신었음.
"어디가게?ㅋㅋㅋ법원?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ㅅㅂ...?님 그딴 드립자제좀;;근데 박찬열 뭐있나? 쟤 왜저렇게 인기 많음?ㅋㅋㅋㅋㅋㅋ"
"ㅋㅋ잘생겼잖아 솔직히"
"난희?..난 진심 잘생긴거 모르겠던데;;야 쟤네 간거같으니까 우리도 나가자. 다시 올까 무섭다;;"
그건 그렇고ㅋㅋㅋㅋㅋ나중에 박찬열한테 자세히 얘기 들어야겠다.
뭔일있을거같은데ㅋㅋㅋ
김여주가 이끈 곳은 전에 루한형이랑 얘기했던 옥상이었음.
벌써 깜깜해졌네.
저번에 앉았던 벤치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팔각정에 걸터 앉아있었음.
"아 맞다. 너 밥은?"
"어차피 맛없어서 안먹어.이따 라면끓여먹을꺼얌."
그래도 밥먹어야지. 몸도 성치 않은애가.
석식 시간이라 담배피는 몇몇 사람빼고는 사람이 별로 없었음.
덕분에 조용한 상태에서 얘기할 수 있게 된거같음.
병실에서 나갈때 가져온 과일 주스를 각자 하나씩 손에 쥐고서, 아까 애들이 너무 많아서 못했던 얘기를 도란도란 나누었음.
학교얘기는 아까 도경수랑 애들 있을때 많이 해서,이번엔 우리 엄마 아빠얘기를 좀 했음.
어제 밤에 엄마아빠가 얘 병실에 병문안 다녀갔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임.
그냥 별건 아니고 병문안갔다온 뒤에도 너 많이 걱정한다고 그랬더니 갑자기 두손을 모아서 얼굴에 갖다대곤 한참을 그러고 있는거임.
그리고나서 들리는 훌쩍거리는 소리.
"..야...뭐야.너 울어?"
"..아니..."
"....왜 그러는데"
"그냥....너네 엄마아빠가 우리 엄마아빠보다 나를 더 걱정하는거같아서..고마워서 그러지"
"그건 또 뭔소리야. 아무리 그래도 부모님인데 왜 널 걱정안하시겠냐."
"엄마도 첫날만 있다가 일때문에 나가고..아빠는 온다면서 잠깐 얼굴만 보고 돌아갔잖아."
"...."
"난 아빠 얼굴 보지도 못했는데..나 자는 사이에 그냥 가버렸어..."
김여주는 다행히도 많이 울지는 않았음.
그냥 코만 한번 훌쩍이고 눈물을 쓱쓱 닦아내더니 건너편에 있는 건물의 현란한 전광에 시선을 고정하고 담담히 내게 말을 건넴.
그런 김여주의 옆모습을 가만히 쳐다보았음.
그러고 보면 항상 김여주는 그랬던거같음.
여주네 엄마,아빠는 둘다 건설업에 종사하시는데 그 쪽 계통일이 프로젝트가 한번잡히면 쉴새없이 일하는 편임.
그래서 어릴때부터 민석이형이랑 여주는 엄마아빠가 없는 집에서 늦게까지 둘이서, 혹은 나까지 끼어서 놀았던적도 있었음.
물론 난 엄마허락 맡고 간거고 말임.그래서 내가 여주네집가서 논다고 허락맡으려하면 보통은 우리 엄마가 민석이형이랑 여주를 우리집으로 불러서 놀게 했음.
아무래도 어른이 있는 곳에서 노는게 더 나으니까. 또 어차피 엄마 입장에선 친구 자식들 봐주는 일이잖음.
보통 사람들 같으면 남의 자식 봐주는거 쉬운일은 아니지만 부모님끼리 절친인 덕분에 항상 기분 좋게 우리 집에서 놀았었음.
그래서 그런지 김여주는 우리 엄마를 꼭 자기네 엄마처럼 줄곧 잘 따랐음.
우리 집에 오면 맛있는 간식을 많이 해줄 뿐만 아니라, 놀아주기도 잘 놀아줬기 때문임.
또 하루 일과에서 걔네 엄마보다 우리엄마를 더 많이 만났으니 어련하겠음.
아,그리고 옛날에 그런적이 한번 있었음. 8살? 9살땐가?
여주가 되게 아팠었음.열이 펄펄끓고.
민석이형이 형네 엄마보다 우리엄마한테 먼저 울면서 전화해서 병원간거.
그 때 병원에서 김여주가 켁켁대는 목소리로 나한테 부럽다고 했는데, 그땐 뭐가 부럽다는건지
이해 안갔던게 기억남. 걘 엄마, 아빠의 정이 부럽다는것이였겠지.
그래서 어쩌면, 여주나 민석이형이나, 이젠 성인에 가까운 나이지만 둘 다 아직도 부모님에 대한 애정에 목말라있는건 아닐까 싶음.
저렇게 찔끔찔끔 우는걸 안들키려 옷소매로 눈물을 재빨리 닦아내는 모습을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듦.
"우리 엄마 너 줄까?ㅋㅋ"
"뭐래;나대지마 병시나;;ㅎㅎㅎ"
"배켜니 상처..."
"미쳤나봐;;;;"
분위기 풀려고 농담하니까. 이때다 싶어 날 헐뜯기 시작했음ㅋㅋ
김여주 전투력 끝내주는건 알아줘야함;;
하여튼 욕먹어도 좋으니까 저렇게 좀 웃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듦ㅋㅋ
그렇게 투닥거리다가 급조용해졌음.
근데 우리가 좀 조용해진다고 뭐 어색해진다거나 그런 사이는 아니잖음?
그냥 그렇게 한참을 둘 다 침묵을 유지하며, 밤하늘과 반짝이는 불빛을 구경하고 있었음.
"바람 선선하고 좋다"
"...그러게.."
"...있잖아. 나 뭐 물어봐도 돼?"
"응.물어봐."
우리 둘 다 한참 말을 안해서 그런지 낮게 잠긴 목소리로 이야기를 주고 받음.
김여주는 입술을 푸우하고 한숨비슷하게 숨을 내뱉더니,입술을 만지작거리면서 얘기함.
"...윤아언니랑 왜 헤어졌어?"
"...."
"혹시 내가 그 때 너한테 질투하고 그래서 헤어진거야?"
"응."
"....."
내 말에 당황한듯 어쩔 줄을 몰라하는게 보였음.
신경 안쓴다고 생각했는데,아니였나보네.
"니가 질투해줘서 그 때 고백하려고 했는데."
"...."
"너도 나 좋아하는거같아서."
"...어?"
"근데 머뭇대는 사이에 뺏겼어.바보같이.너도 나 좋아했다고 했는데."
"...."
주체할 수 없이 쏟아지는 진실에 속이 후련해졌음.
여주는 혼란스러운듯 입술을 앙 다물고 나와 눈을 맞춤.
그래 차라리 이게 더 나아.
앓기만하다간 곪아버릴테니까.
"사실 난 17년 친구한테 이런 감정이 생길 수도 있구나. 생각했었는데."
"...."
"너도 그런 생각했었어?"
"...."
"너도 나처럼."
"...."
"그렇게 떨렸어?"
항상 궁금했었음.
너도 날 좋아한다 그랬잖아,내가 널 보면 떨렸듯 너도 날 볼때면 심장이 두근댔는지.
전부터 묻고 싶었던 거였는데 이왕 이렇게 된 마당에 용기내서 물어봤음.
여주는 잠시 머뭇대더니.
"아니."
"...아...."
순식간에 민망해져 얼굴이 달아오르는게 느껴졌음.
오버한거 같아 속으로 나를 자책하고 있는데, 옆에서 김여주가 팔각정의 나무바닥에 손을 대고 있던 내 손위로 자기 손을 겹쳐놓음.
눈을 크게 뜨고 김여주에게로 고개를 돌리니 김여주는 담담한 표정으로 내 눈을 마주치고 있었음.
"지금도 떨려."
"...."
"넌? 지금도 떨려?"
김여주의 당찬 그 말에 온 몸이 굳으며 금방이라도 죽을 것만 같았음.
꼼짝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장이 빠르게 뛰었으니.
끝부분만 수정해쪄욧 |
데헷-★ |
스포주의 |
찬열이랑 강졍이랑 안사겨여. 갠히 걱정할까바;;노파심에 스포ㅎㅎㅎ
여주야 마니 춥니...떨지마..ㄷㄷ 드디어 풀어질기미가 보인댱...♡ 덧글 감사해요 여러분~~러부~~~~~껄걸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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