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프린스 2호점 04 (부제 : 상남자와 코체레) 어느덧, '커피 프린스 2호점' 출근 2주일 째다. 이전 카페들과는 다른 바쁜 분위기에 몸은 살짝 지쳐 있었지만, 바리스타들에게는 최적의 공간인, 완벽한 작업실과 다양한 종류의 원두들이 늘 나를 새롭고 설레게 했다. 그리고, 네 명의 프린스들은. 먼저, 주로 나와 같이 커피를 내리는 루한씨는 생각보다 더 상남자였고, 의외로 장난기가 많은 사람이었다. 한 번은 어떤 진상손님이 찾아와, 커피에 기름이 떴다며 우리의 작업실이 있는 카운터 뒤까지 막무가내로 들어왔었다. 커피를 로스팅하면서 생기는 고유의 기름 때문에 당연한 거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못 알아 듣는 손님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루한씨가 주전자를 세게 쾅 내려놓고는, 내 쪽으로 와서 나를 자기 뒤 편으로 보내놓더니 "그 쪽 같은 손님한테 커피 팔 생각 없으니까 나가요."완.전. 동굴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 거다. 루한씨의 말에 발끈한 그 진장 손님이 "뭐? 어디서 이런 못 배운 것들이," 하며, 들고 있던 커피 잔을 바닥에 세게 던저 깨뜨리자,표정이 심각할 정도로 잔뜩 일그러진 루한씨가 옆에 있던 전화기를 들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여기 112죠.방금 어떤 손님이 저희 가게에서 기물파손을 했는데요.네. 이태리 정통 커피 잔이라 가격도 좀 나가구요. 커피 잔이 떨어지면서 튄 도자기 파편 때문에 입은 상해도 좀 있네요.벌써 10분 째 이 손님 하나 때문에 커피를 못 만들고 있어서, 영업 방해도 컸구요.절.대. 합의할 생각 없으니까, 이 사람 좀 당장 잡아가세요." 정말 눈 한 번 깜짝 안하고 저렇게 말하는 데, 오히려 그 기세에 진장손님이 더 당황해서는루한씨가 전화를 끊자마자 매달려왔다. "아,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 제가 약간 욱하는 성격이 있어서요. 어떻게 잘 합의.. 안될까요?" "아까 못 들으셨어요? 합의는 절.대. 없다고." "아니, 잘생긴 청년이 너무하네. 그러지말고, 좀... 부탁해요. 내가 도자기 값이랑 치료비랑 다 줄 수 있으니까." "그 쪽이 돈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돈이라면 부족할 게 없는 사람이에요. 제가 돈 때문에 이러는 걸로 보이세요?" "아니..그럼 뭘 어떻게..." "사과하세요." "..네?" "그 쪽 때문에 지금 커피도 못 드시고 안절부절 중이신 손님들한테, 그리고, 아무 죄없이 그 쪽 때문에 눈물까지 보였던 이 여자분한테. 사과하시라고요. 머리 숙여서." 그렇게 그 손님은 루한씨가 만족할 때까지 몇 차례 더 고개 숙여 사과하고나서야 카페를 벗어날 수 있었다. 그 손님이 나가고,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 자리로 이동하는 루한씨였다. 고맙다고 인사는 제대로 해야 할 것 같아서,루한씨 쪽을 쳐다보는 데 그 하얀 얼굴에 파편이 튀었는지 피가 살짝 흐르고 있었다. "루한씨!!!!!!! 얼굴에서 피나요!!!!!!!!! 어떡해..어떡해....." 아니, 그 예쁜 얼굴에 흉지면 어쩌려고. 하는 생각에 내가 더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그럼 연고라도 발라주던가." 하면서, 계속 내리던 커피를 마저 내리던 루한이었다. "아..네네네!" 하면서 작업대 아래에 있던 구급상자를 찾아 그 안에 있던 연고를 들고 루한씨 쪽으로 다가갔고,연고를 손에다 살짝 묻힌 후 상처 위로 조심스럽게 발라주었다. "따끔거리겠다.. 그러니까 왜 나서요. 그냥 고개 몇 번 숙이고, 환불해드렸으면 가셨을텐데.." 예쁜 얼굴이 이게 뭐야, 하고 조용히 중얼거리는 데루한씨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내 눈을 빤히 쳐다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니가 더 예뻐요." 너 안다쳤으면 됐지, 하고서는 다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커피 내리는 데 집중하는 데 괜히 내 심장만 벌렁벌렁. 이 날도 이렇게 제대로 심장폭격을 당했었다. 음, 그리고 커피 프린스 2호점의 사장님, 김민석은. 여전히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요물이었다. 아직 출근 2주차인 신입이라, 항상 출근 시간보다 30분 일찍 먼저 카페에 가곤 했다. 보통은 그렇게 제일 일찍 와서, 여유롭게 커피도 한 잔 하고, 가게 앞에 걸어놓은 판넬도 꾸며보고 하는데그 날 따라 나보다 더 일찍 온 사람이 있었다. "어. 사장님!" "아, 응. 징어씨 왔어요?" 카페 전체를 가득 매운 커피 볶는 향기와,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 부치고 로스팅에 몰두 중인 김민석이란. 마치 완벽한 구도의 그림을 한 점 보고 있는 듯, 잘 어울렸다. "거기 서서 뭐해. 이리와봐." 한참을 분위기에 취해서 멍하게 서 있었더니, 김민석이 로스팅을 하다말고 나를 불렀다. 쭈뼛거리면서 그 쪽으로 다가갔더니, 카운터 바로 앞 의자에 나를 앉히고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하고서는 내 코를 톡, 건드리고 다시 작업실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모습을 들어낸 김민석의 손에는커피 잔 두 개가 들려 있었다. "방금 로스팅 한거야. 마셔봐."하며, 김민석이 내린 커피 잔을 받아들었고, 한 모금 살짝 들이켰다. "예가체프 코체레." 풍부한 산미 속에 은은하게 풍겨오는 꽃향기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코체레의 맛이었다. "역시. 바리스타 맞네." "뭐에요~~~ 아 근데 진짜 맛있다. 로스팅 정말 잘 된 거 같아요." "내가 좀 잘하지? 하하하," "응. 진짜. 나 코체레 제일 좋아하는데." 진짜 딱 맛있어요. 딱. 하면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고 다시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계속 홀짝홀짝 마시다가 문득 누가 빤히 쳐다보고 있는 느낌이 나서, 고개를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김민석이 팔짱을 낀 채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왜..왜요.." "나도 제일 좋아하는데. 코체레" "...아 정말요? 우와," "우리 생각보다 비슷한 점이 많네." "..하하, 그런가요." 내가 어색하게 웃자, 김민석이 팔짱을 풀고 내 쪽으로 다가와서는왜. 싫어? 하면서 내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렸다. "아. 진짜아!!!!! 아침에 드라이 했는데!!!! " 하면서 울상을 짓자, 다시 또 내 머리를 막 헝클어버리더니, "괜찮아. 넌 귀여우니까." 이러면서 또또또 눈꼬리 휘어지게 웃고는,사장실로 들어가버리는 거다. 어휴, 이 요물.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나는 그렇게 오늘도, 나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하루를 시작한다. 암호닉 신청해 주신시우밍님, 뀨님, 파이님, 벽돌님감사합니다 ♥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제 사랑을 드립니다.. 여러분 모두 워더 ♥
커피 프린스 2호점 04 (부제 : 상남자와 코체레)
어느덧, '커피 프린스 2호점' 출근 2주일 째다.
이전 카페들과는 다른 바쁜 분위기에 몸은 살짝 지쳐 있었지만,
바리스타들에게는 최적의 공간인, 완벽한 작업실과
다양한 종류의 원두들이 늘 나를 새롭고 설레게 했다.
그리고, 네 명의 프린스들은.
먼저, 주로 나와 같이 커피를 내리는 루한씨는 생각보다 더 상남자였고, 의외로 장난기가 많은 사람이었다.
한 번은 어떤 진상손님이 찾아와, 커피에 기름이 떴다며 우리의 작업실이 있는 카운터 뒤까지 막무가내로 들어왔었다.
커피를 로스팅하면서 생기는 고유의 기름 때문에 당연한 거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못 알아 듣는 손님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루한씨가 주전자를 세게 쾅 내려놓고는, 내 쪽으로 와서 나를 자기 뒤 편으로 보내놓더니
"그 쪽 같은 손님한테 커피 팔 생각 없으니까 나가요."
완.전. 동굴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 거다.
루한씨의 말에 발끈한 그 진장 손님이 "뭐? 어디서 이런 못 배운 것들이," 하며, 들고 있던 커피 잔을 바닥에 세게 던저 깨뜨리자,
표정이 심각할 정도로 잔뜩 일그러진 루한씨가 옆에 있던 전화기를 들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여기 112죠.
방금 어떤 손님이 저희 가게에서 기물파손을 했는데요.
네. 이태리 정통 커피 잔이라 가격도 좀 나가구요. 커피 잔이 떨어지면서 튄 도자기 파편 때문에 입은 상해도 좀 있네요.
벌써 10분 째 이 손님 하나 때문에 커피를 못 만들고 있어서, 영업 방해도 컸구요.
절.대. 합의할 생각 없으니까, 이 사람 좀 당장 잡아가세요."
정말 눈 한 번 깜짝 안하고 저렇게 말하는 데, 오히려 그 기세에 진장손님이 더 당황해서는
루한씨가 전화를 끊자마자 매달려왔다.
"아,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 제가 약간 욱하는 성격이 있어서요. 어떻게 잘 합의.. 안될까요?"
"아까 못 들으셨어요? 합의는 절.대. 없다고."
"아니, 잘생긴 청년이 너무하네. 그러지말고, 좀... 부탁해요. 내가 도자기 값이랑 치료비랑 다 줄 수 있으니까."
"그 쪽이 돈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돈이라면 부족할 게 없는 사람이에요. 제가 돈 때문에 이러는 걸로 보이세요?"
"아니..그럼 뭘 어떻게..."
"사과하세요."
"..네?"
"그 쪽 때문에 지금 커피도 못 드시고 안절부절 중이신 손님들한테,
그리고, 아무 죄없이 그 쪽 때문에 눈물까지 보였던 이 여자분한테. 사과하시라고요. 머리 숙여서."
그렇게 그 손님은 루한씨가 만족할 때까지 몇 차례 더 고개 숙여 사과하고나서야 카페를 벗어날 수 있었다.
그 손님이 나가고,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 자리로 이동하는 루한씨였다.
고맙다고 인사는 제대로 해야 할 것 같아서,
루한씨 쪽을 쳐다보는 데 그 하얀 얼굴에 파편이 튀었는지 피가 살짝 흐르고 있었다.
"루한씨!!!!!!! 얼굴에서 피나요!!!!!!!!! 어떡해..어떡해....."
아니, 그 예쁜 얼굴에 흉지면 어쩌려고.
하는 생각에 내가 더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그럼 연고라도 발라주던가."
하면서, 계속 내리던 커피를 마저 내리던 루한이었다.
"아..네네네!"
하면서 작업대 아래에 있던 구급상자를 찾아 그 안에 있던 연고를 들고 루한씨 쪽으로 다가갔고,
연고를 손에다 살짝 묻힌 후 상처 위로 조심스럽게 발라주었다.
"따끔거리겠다.. 그러니까 왜 나서요. 그냥 고개 몇 번 숙이고, 환불해드렸으면 가셨을텐데.."
예쁜 얼굴이 이게 뭐야, 하고 조용히 중얼거리는 데
루한씨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내 눈을 빤히 쳐다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니가 더 예뻐요."
너 안다쳤으면 됐지, 하고서는 다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커피 내리는 데 집중하는 데
괜히 내 심장만 벌렁벌렁.
이 날도 이렇게 제대로 심장폭격을 당했었다.
음, 그리고 커피 프린스 2호점의 사장님, 김민석은.
여전히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요물이었다.
아직 출근 2주차인 신입이라, 항상 출근 시간보다 30분 일찍 먼저 카페에 가곤 했다.
보통은 그렇게 제일 일찍 와서, 여유롭게 커피도 한 잔 하고,
가게 앞에 걸어놓은 판넬도 꾸며보고 하는데
그 날 따라 나보다 더 일찍 온 사람이 있었다.
"어. 사장님!"
"아, 응. 징어씨 왔어요?"
카페 전체를 가득 매운 커피 볶는 향기와,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 부치고 로스팅에 몰두 중인 김민석이란.
마치 완벽한 구도의 그림을 한 점 보고 있는 듯, 잘 어울렸다.
"거기 서서 뭐해. 이리와봐."
한참을 분위기에 취해서 멍하게 서 있었더니, 김민석이 로스팅을 하다말고 나를 불렀다.
쭈뼛거리면서 그 쪽으로 다가갔더니,
카운터 바로 앞 의자에 나를 앉히고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하고서는 내 코를 톡, 건드리고 다시 작업실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모습을 들어낸 김민석의 손에는
커피 잔 두 개가 들려 있었다.
"방금 로스팅 한거야. 마셔봐."
하며, 김민석이 내린 커피 잔을 받아들었고, 한 모금 살짝 들이켰다.
"예가체프 코체레."
풍부한 산미 속에 은은하게 풍겨오는 꽃향기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코체레의 맛이었다.
"역시. 바리스타 맞네."
"뭐에요~~~ 아 근데 진짜 맛있다. 로스팅 정말 잘 된 거 같아요."
"내가 좀 잘하지? 하하하,"
"응. 진짜. 나 코체레 제일 좋아하는데."
진짜 딱 맛있어요. 딱. 하면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고
다시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계속 홀짝홀짝 마시다가 문득 누가 빤히 쳐다보고 있는 느낌이 나서, 고개를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김민석이 팔짱을 낀 채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왜..왜요.."
"나도 제일 좋아하는데. 코체레"
"...아 정말요? 우와,"
"우리 생각보다 비슷한 점이 많네."
"..하하, 그런가요."
내가 어색하게 웃자, 김민석이 팔짱을 풀고 내 쪽으로 다가와서는
왜. 싫어? 하면서 내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렸다.
"아. 진짜아!!!!! 아침에 드라이 했는데!!!! "
하면서 울상을 짓자, 다시 또 내 머리를 막 헝클어버리더니,
"괜찮아. 넌 귀여우니까."
이러면서 또또또 눈꼬리 휘어지게 웃고는,
사장실로 들어가버리는 거다.
어휴, 이 요물.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나는 그렇게 오늘도, 나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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