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SID SOUND - 여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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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아주 만약에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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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즈막한 토요일 오후,
너는 잠에서 깨어나 습관처럼 핸드폰을 찾아.
그런데 항상 바탕화면을 차지하던 백현이의 사진은 어디가고 없고,
빈 화면만이 시야를 가득 채울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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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너는 몸을 일으켜 방 안을 둘러보지만,
앨범, 포스터, 굿즈,
그 어디에도 엑소와 관련된 것들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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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인터넷을 켠 너는 급히 검색해 봐.
하지만 나오는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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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젯밤까지만 해도 스트리밍 열심히 돌려주던 재생목록에서조차
엑소 노래는 찾아볼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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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허망한 기분으로 집밖을 나서.
발길이 닿는대로, 마냥 걸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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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문득 고개를 든 너는 평소보다 많은 인파에 놀라. 그리고,
서울예대 앞에서 목을 풀고 있는 남자와 눈이 마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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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널 보더니 씩 웃어주고는 뒤를 돌아서 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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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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