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의 짝사랑
(공찬시점)
방에서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정환이형이 날 불렀다.
"찬아"
"네?"
"일로 좀 와봐."
정환이형이 자기 침대 옆을 툭툭 치며 말했다. 뭔일인가 싶어 가서 앉았더니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묻는다.
근데 질문이 좀..
"넌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는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질문의 의도가 뭐에요."
아, 날카롭게 들렸을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그 전에 그런 질문을 하는 이유부터 알고싶었다.
솔직히 말하면,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는거, 내가 아니면 상관 없다. 자기들이 좋다는데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란 마인드다.
하지만 내가 관련되어 있다면, 누군가 나를 좋아하는데 그 사람이 남자라면, 그건 문제가 있는거다. 난 나를 좋아하는 것을 허락한 적 없다.
신경 안쓴다고는 했지만 원래는 안되는 것이지 않나.
형은 약간, 당황한 듯 보였다.
"으음, 아는 선배님이 게이라는 소문이 있길래..."
말꼬리를 늘이는 걸 보아하니, 변명임이 틀림없다.
정환이형이 남자를 좋아한다...? 뭐 상대방이 나만 아니면 되는것이지 않나.
문이 열고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베란다에 누군가 나간 것이리라.
나는 대충 얼버무리고는 누군지 궁금해 베란다 쪽으로 다가가 창문을 열었다.
..창문을 열자 보이는 광경은 참으로 가관이었다.
우선은 아무말 없이 지켜보기만 했다. 둘은 입을 맞대고 있었고, 진영이형은 계속 저항했다. 아, 선우형의 일방적인 사랑인가.
정환이형이 뒤에서 다가오는게 느껴졌다. 선우형이 베란다를 나섰을때, 우연히 본 정환이형의 두 눈에 가득고인 눈물과 바들바들 떨리던 두 손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산들과 진영이 방에서 깊은 얘기를 나눌 때, 공찬과 바로.
어째 익숙한 베란다. 먼저 보자고 해놓곤 아무 말 없이 별만 보고 있는 공찬이 야속하게 느껴지리만큼 긴 정적은 바로를 힘겹게했다. 머리를 헝클며 구석에있던 의자를 옮겨와 앉았다. 생각해보면 머리를 헝크는 것은 버릇이었다. 항상 머리가 복잡해질때면 자연스레 손은 머리를 향했고, 그 다음부터는 감정표현에 손이 주로쓰였다. 귀엽다고 느낄 땐 상대방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화가 날때에도 주먹이 나갔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공찬이 입을 열었다.
"...선우형"
"응. 말해"
"형 되게 초딩같은거 알아요?"
다짜고짜 하는 말이 초딩같다니.
울컥할 뻔 했지만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그러지는 못하고 왜냐고 되물었다.
"남 생각을 안하거든요. 경우의 수도 모르고.."
"너 지금 나랑 뭐 하자는거야?!"
"결국엔 자기만 아픈척, 불쌍한척 다하고.. 근처에 있는 사람들 좀 둘러볼 때도 되지 않았어요?"
"무슨말이야"
"...말해주기 싫어졌어요."
"야"
바로가 욱했는지 야, 라고 내뱉자 공찬은 긴 다리를 휘적이며 베란다와 거실로 통하는 문으로 향했다.그리고 문앞에 다다랐을 때 멈추고는 말했다.
"매일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방에서, 과연 매일 진영이 형이 울고있었을까요, 아니면 다른 사람이 울고있었을까요?"
"......."
"이제는 각자 자리를 찾아야 할 때에요. 형 자리가 어딘지, 형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누군지 잘 생각해보란 말이에요."
끼이익, 쾅.
문이 닫혔다. 이제 공찬은 없다.
바로는 그저 멍하니 서서 공찬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곱씹어 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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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 드디어 하나 남았다 ^p^
전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이상한 글을 싸지른걸까요ㅋㅋㅋㅋ
역시 단편 하나 조차도 힘들다는... ㅠㅠ
그러니까 자네 손팅좀 부탁함미다 못썼다는 말만해도 괜찮으니까 ㅋㅋ 댓글구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