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박찬열은 짝사랑한다는 사람에게 줄 선물을 고르러 간다며 신나있었고,
오늘 자신의 상태가 괜찮냐는 질문을 수없이 물었다.
자신의 배경화면 사진이라는 그 애의 사진을 절대 내게 보여주지 않았고
며칠 후에 그 애에게 선물을 전해주지 못했다고 내게 말했다.
차였거나, 죽었거나.
2013년 7월 말 휴대폰 메모장의 기록
쫓고 쫓기고 뺏고 지키고 잃는
02. 이쁜이
" 아 아. 지금 오빠가 뜨개질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 목도리는 누구의 것일까요?
오빠 사실 뜨개질을 잘하는 편이 아닌데 , 가끔 주변 사람한테 목도리를 떠주죠. 근데 그게 다예요.
" 야 너 죽을래? "
12.12.25 나.오빠.이쁜이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찍은 영상 중.
찬열이와 오빠가 알게된건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어릴 때의 박찬열은 객관적으로 잘생김과 거리가 멀었으며 또래 남자 아이들처럼 쉬는 시간에 축구를 하러 나가는 것 보단 도서실에서 책을 읽는것을 더 좋아하는 타입이었다.
오빠도 그랬다. 태생적으로 운동과는 거리가 먼 오빠는 쉬는시간엔 교실에서 공부를, 점심시간엔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다.
당연한건지, 둘은 친해졌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찬열은 점점 외향적인 성격으로 변했고 오빠는 여전히 조용하고 얌전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외모가 눈에 띄게 변한 찬열은 여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남학생이었고 또래보다 어려보이는 오빠는 그저 모범생 A일 뿐이었다.
하지만 찬열은 언제나 오빠를 가장 먼저 챙겨주었다. 그래서 더 예뻤다.
언제나 경수의 옆엔 찬열이가 있었다.
" 어휴. 이제 너 입학하면 나 고생 되게 많이 하겠다. "
" 왜? "
" 너 예쁘다고 따라다닐 남자들 말이야.. "
" 뭐라는거야. "
" 걔네가 네 옆에 있는 날 보고 나한테 반해서 날 따라다닐거잖아.. "
아 짜증.
" 그럼 내가 또 나는 시집을 간 몸이다! 여기 이 사람이 내 서방이다! 하겠지. "
가끔씩 나는 이쁜이를 때려주고싶었다.
2013년 7월 중순
" ...미안. "
" 왜? "
" 지금, 제일 힘든건, 너,너일텐데, 그게, 막... "
그래. 이쁜이는 마음이 너무 여리다.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눈물을 주륵주륵 흘린다.
그런데 찬열아, 정말 내 앞에서 울음을 터트려서 미안한거니? 정말 그거 하나만 내게 미안한걸까?
너는 내게 미안하니?
1. 도경수와 주인공의 아무리 사이가 좋다곤 하지만 남매는 남매이다. 2. 주인공은 박찬열에게 말을 놓는다. 3. 주인공은 꽤 남자다운 편이다. (여주임)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