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멍뭉이같던 분이 손을 번쩍!!들었어요.
'Ah...저분이 나랑 결혼할 사람이였구나...'
생각하며 한복이라고 한 분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조금 안도하고있던 찰나
갑자기 그 하얀 손을 오른쪽으로 틀며 절 한복이라고 했던 분을 향해 가르켜요..
"...는 훼이크고 사실은 이 자식이랍니다!~"
라며 밝고 명랑하게 말하는 하얀 멍뭉이...
벙쪄선 손을 따라 오른쪽에 앉아계시던...절더러 한복이라고 하셨던 분의 면ㅅ..크흠 얼굴을 보자 똥이든 벌레든 그닥 달갑지 않은것을 입에 물고계신 표정이시네요..
나도 싫다,뭐!!!!흥,칫,뿡...자기만 싫은줄 아나?나도 싫어,나도!!
"혹시 바보예요?머리 안돌아가나??그때 안나간거 알면서 여기까지 찾아와요?아..아니면 자존심이 없는건가??그것도 아니면 결혼이 하고싶은거예요?
그쪽은 결혼이든 뭐든 하고 싶을지 모르겠지만 난 아니예요..그러니까 그만 돌아가요.."
"야,야..여기까지 오셨는데..그것도 이 더운날 한복까지 입고 오신분한테 그게 할소리냐?;;
제가 대신 사과드릴께요...이 자식이 워낙 싸가지 없는 놈이라...;;"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나..왜 저런 말을 듣고 있어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저도 모르게 고개가 떨궈지고
치맛자락을 잡고있는 손이 부들부들 떨려요...
코도 시큰시큰한게...아,이러면 안되는데...이러면 진짜 할아버지얼굴에 먹칠하는건데...너징어 자존심 다 구기는건데....
"저 화장실 좀 쓸께요..!!화장실이 어디예요?"
"...ㅈ...저기..;;"
톡 건들면 금방이라도 터질것 같아 자리를 박차고 화장실로 급하게 들어왔어요..
세면대 물을 틀곤 멍하니 거울을 보자 어느새 눈물 범벅이 된 못생긴 애가 보여요...
그리고 거울 속 못생긴 애를 보자 갑자기 할아버지가 생각나 눈물이 주체할수 없이 터져버렸어요..
세면대 앞에 웅크리고 앉아 한참을 소리없이 흐느끼며 얼마나 그렇게 울었을까요...?
갑자기 문듯 서울에 올라오기전 할아버지께서 해주신 말씀이 생각나요
'니 이제 절대로 안동 내려올 생각하지마라..꿈도 꾸지말고 생각도 하지말고 행동하지도 마라...
니 집은 이제 서울이고, 혼인신고도 끝냈으니까 정식 부분기라..그러니까 싸워도 너희 안에서 싸우고 좋게좋게 화해해서 잘 살아보거라..
안동은 증손주 보기 전까지는 안된다..알긋재?"
아무리 싫어도 우리는 이미 법적으로 인정된 정식부부...돌이킬수도, 엎을수도 없어요...
기왕 이렇게 된거...부딫혀 봐야죠...
눈물 범벅이 된 얼굴을 물로 씻어내고 밖으로 나가자
화장실 앞에서 동동거리다 급하게 쇼파로 뛰어가앉는 멍뭉이가 보이고..
내 남편되는 사람은 어디로 갔는지 코빼기도 안보이네요...허...
"....ㄱ..괜찮아요...?;;"
내 눈치를 살살 살피며 내 걱정을 한단게 눈에 보이는 멍뭉이...
살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멍뭉이 표정도 밝아지네요...
저 사람이 내 남편될 사람이였더라면...더 좋았을 텐데....
"서방님은 어디계세요?"
"서방?;;..찬열인 뭐사러 잠깐 나갔어요..금방 올꺼예요..
그나저나 피곤하죠?뭐라도 마실래요?"
"..아,괜찮은데...그럼 저 물..."
"잠깐만 기다리고있어요!금방 가져다줄께요.."
허둥대며 부엌으로 뛰어가는 멍뭉이의 뒷모습을 보자 저절로 미소가 지어져요,..
참 사람 기분을 좋게 해주는 사람같아요...
정말....저 사람이 제 서방님이였으면....참 좋았을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