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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야 오랜만이다~"

"졸업했다고 다 쌩까더니 동창회는 다 나오냐"






고등학교 졸업 이후 오랜만의 만남이라 그런지 여고생 교실처럼 시끄러운 수다 소리가 음식점을 가득 채웠다. 뭐하고 지내냐로 시작한 대화는
그땐 그랬지 하는 10대였던 추억의 어느 날로 초점이 맞춰졌다. 대부분이 검정 혹은 남색, 회색의 정장을 걸친 그들이지만
웃는 모습만은 10년 전 하얀 교복 와이셔츠가 젖도록 함께 축구를 하던 열아홉의 소년들처럼 보였다.

이제는 서른이 가까워진 나이 때문인지 소년다움보다는 남성스러움이 잔뜩 묻어나는 그들 사이에 동그란 뒤통수의 승현이 배시시 웃고 있다.
"이승현 넌 아직도 애 같다"는 친구들의 말에 무슨 소리냐며 십 년 전 "꼬맹이"란 소리를 들었을 때처럼 발끈 화를 내는 승현이.

한참을 웃던 승현의 눈은 누군가를 찾는 듯 분주하게 움직였다. "권지용은?" 하는 물음을 던진 승현은 "지용이 늦는대"란 대답을 듣곤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다 이전처럼 친구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추억팔이도 잠깐, 사귀는 여자는 있냐 어떤 여자냐 하는 물음,
먼저 결혼을 한 친구들은 한숨을 푹 쉬며 "너넨 더 즐기다 결혼해라"는 명언 아닌 명언을 했다.





"근데 승현이 넌 왜 연애 안하냐?"





조용히 맞장구를 치던 승현에게로 화살이 향했다. 동그랗게 뜬 눈만 이리저리 굴리던 승현은 다시 배시시 웃어 보였다. 별로 관심 없어서
사실 여자를 만난 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스무 살 초반엔 춤추는 게 좋아 갔던 클럽에서 여자를 만났고 중반이 넘어서자 "결혼해야지" 어머니 때문에 여자를 만났다. 
관심이 없던 건 사실이었고, 안 만났다고는 안 했으니까 거짓말은 아니지 스스로를 위로하던 승현이다.






"이승현 맨날 권지용만 챙기더니 난 솔직히 둘이 게인줄 알았다"

"사실대로 말해봐 니들 뭐 있었지?"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속으로 어떡하지 반복하던 승현의 머리 위에 큰 손이 올려졌다. 어리둥절해 위를 보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있었으면, 어쩌려고"





지용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종종 만났던 승현이지만 지용이 있는 자리라면 피했기에 졸업 후 10년만에 보는 얼굴이지만 '하나도 안 변했다'고 승현은 생각했다.





갑작스러운 지용의 등장에 승현이 멀뚱멀뚱 눈만 깜빡이자 지용은 피식 새는 웃음을 하곤 승현의 옆에 앉았다.
지용아 오랜만이다, 이야 권지용 간지는 여전하네, 오랜만이다 임마 연락 안 하냐? 순식간에 승현의 주변
아니 지용의 주변엔 안부를 묻기 위한 친구들로 가득 찼다. 학창시절에도 지용의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오늘도 난 못 끼겠네'란 마음에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려 엉덩이를 뗀 승현의 차가운 손에 따뜻한 게 얹어졌다.


지용의 손이었다.
지용의 손과 얼굴만 번갈아 보자 지용은 승현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더했다.
"옆에 있어"라고 말하는 지용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승현을 앉히려 밑으로 이끄는 손은 무언의 압박이었다.


지용의 옆에 다시 앉은 승현은 다른 곳에 시선을 두지 못하고 묵묵히 잔만 비워내다 취기가 오르는지
어지러워 밖으로 향한 승현이다.




저녁에 시작한 동창회는 내일이 토요일이라는 이유로 언제 끝날지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후덥지근한 여름의 습한 공기가 아닌 제법 차가운 밤 공기가 승현을 감싸 와이셔츠만 입고 있던 승현이 재킷을 가지러
안으로 발걸음을 향하려 할 때였다. 





"추워, 입어"





언제 왔는지 한 손엔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타고 있는 담배를 쥐고 있는 지용이 승현에게 재킷을 건넸다.
역시 권지용은 변한 게 하나도 없다고 승현은 생각했다.
언제나 이랬으니까, 10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고.
승현이 재킷을 건네는 지용의 손을 밀어내자 한숨을 깊게 내쉰 지용이다.
말들어. 지용이 승현의 어깨에 재킷을 걸치며 조금은 단호하게 말했다.






"권지용,"

".."

"넌 변한 거 하나도 없어"

"무슨 소리야?"

"그때도 이랬어 너,"


"취했냐?"






"기대하게 하지 마, 해줄건 다 해주고 발 빼지마"







차라리 정신 못 차리게 취한 상태면 좋을 텐데, 술기운에 붉어진 거라고 믿고 싶은
붉게 달아오른 얼굴이 보일까 싶어 승현은 고개를 푹 숙였다.
















글쓰는 재주가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봐주는걸 바라지는 않지만 읽어줘서 고맙습니당...ㅎㅎ....
독방에 조각글식으로 꾸준히 쓰려고 했는데 글잡을 추천했던 많은 할매들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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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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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오 글잡으로 왔네ㅜㅜㅜ첫댓글읻댜!!!
11년 전
독자2
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3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4
ㅠㅜㅜㅜㅜㅠㅠㅜ왓구나ㅠㅠㅜㅜㅜ
11년 전
독자5
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눙물ㅜㅠ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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