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2(2)
"엄마! 삼춘도 와?"
삼촌이란 발음이 어려운지 삼춘이라 말하는 아이를 보다가 마침 생각난듯 징어가 말했다.
"맞아! 온다 그랬지이-"
"헐!! 삼춘!!! 삼춘!!!"
"쉿쉿. 우리딸 조금만 조용히 할까? 아빠 깨요."
"네!!"
언행불일치를 몸소 보여준 딸은 식탁에 바르게 앉아 밥을 떠 먹었다.
징어는 시계를 보더니 깜짝 놀라며 딸을 위한 주먹밥을 만들어
손에 쥐여 주더니 딸을 안고 유치원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어?! 삼춘!!"
때마침 들어오던 삼촌과 마주친 딸이 삼촌에게로 손을 뻗었다.
삼촌은 그런 아이를 안더니 징어에게서 가방을 건네 받았다.
"뭐야? 뭔데?"
"곧 있으면 유치원 차 온다!! 뛰어!!"
징어의 말이 끝나고 잠시 멍하던 아이의 삼촌은 아오! 라며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징어는 그런 둘을 확인하더니 집 안으로 들어와 개판이 된 부엌을 바라보았다.
잠시 뒤, 아이를 보내고 온 아이의 삼촌이 들어왔다. 징어가 그에게 말했다.
"우리 뭐 시켜 먹자. 처음부터 내가 요리를 하는 건 말이 안됐어."
"그럼 그렇지. 니 남편은?"
"자고 있죠. 어제 야근 해서 피곤하데."
"넌 왜 그렇게 피곤해보이냐?"
"남편 기다리느라 새벽 2시인가? 그때까지 못잠.."
"지극정성이다 진짜."
"애들 오면 알아서 깨워. 난 좀 잔다."
"그래라."
기지개를 키며 방으로 들어온 징어는 침대에 누워 세상모르게 자고 있는 자신의 남편을 바라보았다.
자신도 모르게 입이 귀에 걸린 징어였다. 곧 남편의 품에 파고들며 잠에 들었다.
제 3화
김종인과 나(2)
<종인 시점>
집에 들어왔다. 김징어의 가방을 소파위에 올려놓으니 엄마가 다가왔다.
"왔어 아들? 징어가방이야? 징어는?"
"하나만 물어봐요."
"징어 온데? 뭐래?"
"온다고 했어."
"그래? 다행이다- 징어 뭐 좋아하드라? 그전에 뭘 싫어했지?"
"...걔가 뭐라고 엄마가 이렇게 쩔쩔매는데?"
나도 모르게 엄마에게 말이 날카롭게 나갔다. 아, 씨.
"딸이잖아- 얼마나 좋아! 우리 징어가 피망을 싫어했나? 잡채를 좋아하든가?"
짜증나, 김징어.
우리가 뭘 잘 못 했길래 김징어 눈치나 보고 살아야되?
엄마 때문에 굽히고 들어가긴 하는데, 첫만남부터 마음에 안들었어.
8시가 넘어가고 있다. 잡채가 식는다며 손톱을 물어 뜯고 있는 엄마.
"손톱 상해요."
"지금 전화하면, 싫어하겠지? 어쩌지.. 뭔일 난거 아니야?"
그때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방금까지 걱정하던 사람이 맞는지 손살같이 달려가 누군지 확인도 안하고 문을 열어준다.
저러면 위험하다니까..
"택배왔, 습니다. 싸인.. 좀.."
엄마가 갑자기 문을 열어서 놀랐는지 더듬거리며 싸인해달라는 택배기사.
잠시 택배기사를 바라보던 엄마의 눈은 곧 실망으로 가득찼다. 싸인을 해주고 집으로 가지고 들어온 엄마는 그것을 그냥 식탁에 얹어 놓았다.
"종인이 너 뭐 시켰니?"
"아니. 누구이름으로 왔는데?"
그제야 확인한 엄마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아. 여본가 보다.ㅎㅎ 뭘 또 이런 걸 다-"
상자를 뜯으니 카메라가 들어있다. 와, 저거 되게 비싼건데.
"우와! 갖고 싶었는데! 잘 됐다- 아들 김치-"
"됐어."
"에휴, 이래서 아들은 안돼. 애교가 없어요 애교가."
"김징어는 애교 있나 뭐."
툴툴거리는 나의 말에 내 엉덩이를 툭툭 치는 엄마.
"아, 하지마!"
"으유, 우리 종인이- 엄마가 징어만 이뻐하니까 그래? 우리 아들이 최고지-"
"하지마 좀!"
마냥 웃으며 카메라를 전자레인지 위에 올려놓더니 시계를 본다. 벌써 30분이다. 우리 둘다 지쳤다.
언제 올거냐 진짜. 약속시간 더럽게 안 지키네.
<징어 시점>
그냥 빨리 해결할까싶어 조금 일찍 나왔다. 그러나 금방 가기 싫어져 공원이나 활보하며 다녔다.
벤치에 앉아서 다시 또 떠올렸다. 가서 뭐라 말할까? 내가 말을 할 수나 있을까?
그냥.. 눈 딱감고 믿어 볼까..?
핸드폰을 들여다 보다 내가 아는 여자애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여.. 여보세요?
"미숙아 나 징어!"
-어..
"그동안 잘 지냈지? 나 궁금한게 있는데, 넌 집에 들어가자마자 너네 어머니께 어떻게 해?"
-아, 난 엄마 딸 왔습니다! 라고 하면서 안기는데.. 그건 왜?
나도 그렇게 해야되나?
"그리고 또 어떻게 대하는데?"
-어리광.. 피우고.. 그렇지..?
"그래? 알았어. 고마워!!"
-응.. 끊어..
"응!"
전화를 끊고 심란해진 채로 고민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남편♥
"여보세요?"
전화를 걸었으면서 대답이 없었다. 안들리나?
-어디야?
갑작스런 물음에 놀라서 잠시 뜸을 들이다 대답했다.
"어, 밖."
-밖? 어디 나갔어?
갑자기 왜이러지? 어디서 지켜보고 있는 거 아니야? 주위를 살피며 대답했다.
"그냥 잠시 나왔지. 왜?"
나의 물음에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경수가 말 잘안하는건 아는데, 나한테도 그럴애는 아닌데.
이렇게 뜸들이는 거 보면 100%야.
-..나 긿일었어.
이럴줄 알았어. 얘는 완벽한데 길치에 방향치다.
"또?! 어휴, 넌 나없음 안되지? 미치겠구만. 어떻게하면 허구한 날 길을 잃냐?
남편 나중에 면허따면 네비는 필수겠다. 뭐 보이는데?"
잔소리 폭발. 경수의 잔뜩 움츠러든 목소리가 들렸다.
-엑소슈퍼..
귀엽게 마지막을 질질 끈다. 하여간 매력쟁이. 근데..
"..왜 거기까지 갔어?"
-멀어?
놀란듯 되묻는다. 어떻게 하면 거기까지 갈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란다 경수야.
"응. 좀 먼데. 슈퍼 앞에 서서 음, 왼쪽을 보면 멀리 빵집 하나가 보일거야.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그 빵집 앞 길에서 오른쪽을 보면 롯데리아가 보여. 거기 앞까지 쭉 가다보면
너가 아는 길일거야. 알겠..어..?"
분명 얘 지금 멍하니 있겠지? 이보다 간단히 알려줄 수 없는데..
모르면 도경수 생일선물로 네비게이션 확정이다, 진짜. 내가 길거리 한가운데서 왼쪽보다가
오른쪽보다가 하면서까지 알려준건데..
-응. 알 것 같다. 고마워.
다행히 알아 들었나 보다. 모른다 했으면 찾아가서 명치 때릴뻔.ㅎㅎ
"응. 다음부터 길 잃으면 남편이고 뭐고 이혼이다!!"
-그런게 어딨어. 도장 안찍어 줄거야.
...헐? 도경수가 나만 하는 부부놀이를 받아줬어?!
"헐.. 우리 경수가 상황극을 받아주다니! 내일 해가 서쪽에서 뜨겠군!!"
-하..
"미안. 끊는다!!"
민망해져서 조금 크게 말하니 웃음소리와 함께 내일보자는 경수의 목소리가 들린다.
"응! 내일봐- 차조심! 길조심!"
-사람조심.
전화를 끊고 시간을 보는데, 왜 때문에 벌써 7시 30분이죠? 아씨, 여기서 김종인네 가는데 엄청 오래걸리는데..
엿됬다 진짜...
도착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오마이갓 벌써 8시 30분이야.
엘리베이터 올라가는 버튼을 빠르게 눌렀다. 곧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고 문이 열렸다.
그 안에서 뛰쳐나오던 택배기사랑 부딪혀 넘어졌다.
"학생 미안!"
이라 말한 그는 바쁜지 바람과 같이 사라졌다. 아 미친.. 꼬리뼈 박았어.. 꼬리뼈를 문지르며 어느새 올라가고 있는 엘리베이터를 노려봤다.
개짜증. 안그래도 늦었는데.
8층에 도착했다. 집 앞에서 망설이다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김종인이 보였다.
온갖 짜증이 가득 담긴 얼굴이었다. 애써 참으며 안녕! 인사를 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아주머니의 것으로 보이는 신발에 괜히 숨이 막혀왔다. 잠시 벽을 짚고 숨을 몰아쉬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왔다.
버스에서 계속 상상했던 장면이 현실이 되었다. 일단 달려가 안기면서 엄마 딸 왔습니다! 라고 한 뒤 어리광을 부리는거.
그러나 내 눈에 먼저 보이는 것은 귀찮아 보이는 아주머니의 표정이었다. 지쳐보인다고 해야되나?
그래도 난 그들을 믿기로 했으므로 최대한 아무렇지 않아 하며 달려가 안았다.
"엄마 딸 왔습니다!"
아주머니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고 잠시 가만 서 있던 아주머니가 천천히 내 등을 쓸어준다. 마지못해 쓸어주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너무 예민한 것일까?
"우리 징어 뭐 먹었어?"
먹고 왔겠지.. 라는 말인가? 그래도 어리광.. 부려야 되나..?
"아뇨. 뭐 있어요? 배고픈데."
괜찮겠지.. 이번엔 분명 좋은 분이실거야. 수백, 수천번을 더 했던 말이지만 매번 배신을 당했던 나는 마음한편으론 불신이 쌓여있었다.
괜히 집안을 두리번 거리며 무언가를 찾았다. 그 무엇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그래? 엄마가 잡채 했는데 먹을래? 잡채 좋아해?"
"네넹-"
최대한 밝게 대답을 했다. 잡채가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던데, 믿어도 되지 않을까?
"오늘 우리 징어 기분 좋은가봐?ㅎㅎ"
"네넹- 기분 좋아요!"
잡채를 데우려 전자레인지의 문을 연다. 내 눈에 전자레인지 위에 카메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최신형이네?
그제서야 본 식탁엔 택배박스가 놓여져 있었다.보내는 사람이 우리 아빠네.
거봐. 결국 돈 때문이야. 보나마나 사달라고 했겠지. 가식적인 사람들.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에요. 딸 같이 구는거."
그래. 그래야 겠어. 두려워. 그 끝이 낭떠러지일까봐. 다시 떨어져 내릴까봐. 그 고통이 다시 올까봐.
손이 떨려왔다. 그 손을 마주잡은채 식탁 밑으로 감추었다.
"생각해보니 너무 했나 싶어서요. 이렇게 해드리면 되나요?
엄마가 없는지 너무 오래 돼서."
내가 아플까봐 남에게 화살을 돌린다. 남이 아플것을 뻔히 알면서도 아물어가던 상처가 다시 터질까 화살을 돌린다.
"어? 어.. 엄마는 그거면 돼."
전자레인지를 보고 있어서 인지 표정이 보이질 않는다. 어떤 표정을 짓고 계실까?
김종인을 올려다보았다. 잔뜩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마음에 안들겠지. 자기 엄마한테 개념없이 구는데.
그런데 너도 싫어.
날 항상 그런 표정으로 노려보는 너도.
이따위로 밖에 말 못하겠는 내가.
"김종인."
"..왜."
김종인은 화가 나는 것을 참는 듯 입술을 꼭 깨물고 대답했다.
"너 나 싫어하지?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해. 온 표정으로 적대감 들어내지 말고."
다시 화살을 돌린다. 그 고통을 아는 내가. 나만 살자고 너를 겨냥한다.
"하, 누가 싫대? 나 너 안 싫어하는데? 어느 가족이 자기 가족 싫어한데?"
"아, 우리가 가족이었나? 맞다. 그랬지. 아참, 아주머니?"
새엄마들이 최고 싫어하는 말이었지. 엄마가 되어야 재산이 넘어가니까. 내가 인정하지 못하면 재산은 나에게 오니까.
아빠가 난 절대 못 건드리게 그렇게 새엄마들에게 말했었다. 나에게 인정을 받으라고.
"응?"
다 돌아간 잡채를 내려놓더니 젓가락을 가져와 내 앞에 놔두신다. 그제서야 난 아주머니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아프게 웃고 계셨다.
"아주머니는 너무 겉으로만 나 이뻐하고 계신 것 같아요. 제가 예민한건가요?"
죄송해요. 나 아직도 당신이랑 김종인을 못 믿겠어요. 그래서 이렇게 말 할 수밖에 없겠어요.
"아냐. 엄마가 우리 징어 얼마나 예뻐하는데.."
순간 우리 엄마랑 얼굴이 겹쳐 보이는 것 같았다. 조금은 믿어도 될까? 상처가 될 만한 내 말들을 듣고도
아프게 웃고 있는 그녀를..
"아, 그런가요? 제가 예민한가봐요. 와, 잡채 되게 맛있어요. 우리 엄마도 잡채 잘 했던거 같은데,
너무 옛날이라 가물가물하네.."
진짜 맛있다. 엄마가 해주던 맛이랑 똑같은 거 같아.
엄마랑 닮은 점이 많은 아주머니를 보면 나도 모르게 편해지곤 했다. 그러나 엄마란 단어는 우리 엄마에게 밖에 못 쓰겠다.
엄마 생각에 울컥하고 뭔가가 올라왔지만 잡채를 삼키며 참았다.
"야."
김종인이 날 부른다. 화가난 음성. 목소리 만큼이나 화가 난 듯한 그의 두 눈과 마주쳤다.
"종인아. 방에 들어가 있어."
아주머니가 김종인의 손목을 잡고 말린다. 믿어도 되지 않을까? 날 믿어주는 사람에게 난 너무 상처를 주는게 아닐까?
그런 와중에 자꾸 택배가 눈에 걸린다.
"너 꼭 그렇게 해야겠냐? 니 눈엔 우리가 눈엣가시겠지. 그래도 엄마가 너네 아빠 좋아서 만나겠다는데,
니가 이따위로 대해야겠어?!"
할 말이 없어져 김종인을 멍하니 보았다. 정말, 우리아빠 좋아서 만나는 거에요? 그럼 그 카메라는요?
"니, 진짜 가지가지한다. 말하는 투 하며 비꼬는 거 하며. 니만 상처받냐?
니만 상처 받고 아프냐고. 니 그 말들 들으며 아파할 우리 엄마는 보이지도 않냐?! 니만 잘났냐고!!"
그래. 그래서 아까부터 걱정했어. 아플까봐.
그 고통 내가 잘 아니까. 아플까봐 많이 걱정했어.
그래도 내가 완전히 너랑 아주머니를 믿으면, 내가 상처받잖아. 난 더이상 떨어지기 싫어.
내가 이기적이라 말해도 좋아.
"김종인!!"
아주머니가 김종인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아주머니도 많이 아프실텐데. 어른은 뭔가 다른가 봐요. 근데 그들은 왜 나에게 그런거죠?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렇게 심한 짓들을 한 걸까요?
"..다 그랬어. 엄마 떠나고 아빠가 만난사람들. 모두가 나에게 그랬다고. 아빠가 있으면 이뻐, 착하네, 귀여워.
아빠만 없잖아? 그럼 말로 할 수 없는 끔찍한 짓들을 나에게 했다고."
어린 나이에 받았던 상처들. 아물라 치면 다시 터진 상처들. 그렇게 남은 흉터들.
아직 어린 나에게 감당하기 힘들던 엄마의 부재와 엄마라는 사람들의 가식.
자꾸 울컥하며 올라온다. 입술을 깨물며 참았다. 그러나 쉽사리 참아지지 않는다. 고개를 숙였다.목소리가 사정없이 떨렸다.
"다 아빠가, 돈 많아지고 만나던 사람들이고. 나한테는 여기에 있는 아주머니도, 너도 마찬가지야. 난 도저히 못 믿어."
숙였던 고개를 들어 아주머니를 보았다. 눈물을 가득 머금은 눈으로 나에게 말한다.
괜찮니?
....아뇨. 아직이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게 얼마나 아픈지 알아? 넌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걸..
가볼게요. 잡채 맛있었어요."
속에 있던 말을 뱉어내니 그래도 속이 시원해진다. 자리에서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왔다.
마침 8층에 있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문이 열리자마자 쎄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들의 앞이라 참아왔던 울음도 그제야 터져나왔다.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그냥, 자꾸 흘렀다.
"야!"
뒤에서 김종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따라 나온 듯 다급한 발걸음 소리도 들렸다. 별로 보고싶지도 않고 듣고 싶지도 않다.
그냥 계속 흐르는 눈물이 짜증난다. 닦아내고 또 닦아내도 계속 흐른다.
"징어야, 미안해."
옆에서 갑자기 들리는 다정한 말투에 놀라 멈춰섰다. 미안해라고? 사과하는 거야?
"김징어. 미안하다고."
"꺼져."
일단 밀어내 본다. 너가 그러면 이러는 거 점점 힘들어져. 그냥, 그냥 나 원래 이런애라고 생각해.
너와 계속 같이 있다간 엄마에 관한 내 감정의 모든것을 쏟아내며 울음을 터뜨릴까봐 걸음을 빨리했다.
혼자 있어야 돼.
혼자 있고 싶어.
그러나 계속 따라온다. 그냥 포기하고 내 속도로 걸었다.
집을 향해 계속 걸어가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아빠
"여보세요?"
-딸내미. 오늘 집에 갔었다며? 엄마가 뭐 해줬어?
잘 말해줘야겠지. 괜히 나 때문에 아주머니랑 아빠랑 불편해지면 안돼잖아. 아주머니가 갑자기 나에게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응! 잡채해주셨어. 맛있었어!"
-얼만큼 맛있어? 아빠가 한 만큼?
"음.. 몰라-"
-치, 그거 하나 대답 못해줘? 종인이는?
"김종인?"
슬쩍 옆을 보았다. 나를 보고 있었다.
"나 데려다 주고 있어요!"
-착해? 요즘 들어 해코지 하진 않지?
"응응. 착해. 학교에서도 인기 짱이야. 착하니까 그런거겟지.ㅋㅋ"
괜히 김종인 옆에서 이런 말 하는게 민망해졌다. 아까 그런식으로 말해놓고 지금와서 이렇게 말하니,
나 이상한 애로 보는거 아냐?
....
난 진짜.. 상처는 있는대로 줘놓고 이상하게 본다니까 기분 이상해지는 거 봐. 이기적인거 맞는 거 같아.
-그래?
"네넹-"
-밥은? 밥은 먹었고?
"응! 밥도 먹었어. 잡채는 반찬이죠 뭐. 잡채 손 많이 간다는데, 나 간다니까 바로 해주셨어. 좋은분인거 같아. 진짜로."
-그건 맨날 말했던 거잖아. 정말이야..?
아니. 그냥. 그렇게 믿고 싶어요.
"응. 정말로."
-그래 알겠어. 아빠 바빠서 이만 끊는다? 또 전화할게!
"네넹- 쉬엄쉬엄해요. 뿅."
-뿅!
아빠와의 전화를 끊으니 어느새 집에 도착해 있었다.
"들어가봐."
말없이 날 대려다 준 김종인을 보았다. 표정이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 아까의 사과는 진심이었을까?
"...조심히 가."
그러고 집으로 들어왔다. 진심일까? 한번 믿어볼까?
그러다 다시 또 반복되면?
모르겠다.
머리아파..
<후보탈락>
후보1 김종인
탈락사유: 이복형제
<남은 후보>
후보2 도경수
후보3 김종대
후보4 박찬열
안냐세요!!! |
ㅎㅎㅎㅎ안냐세요? 첫번째 후보탈락이네요!!!ㅜㅜㅜㅜㅜㅜ ㅎㅎ사전조사 해볼까요? 누가 될 것 같나요? 맞추신 분들께 마지막편과 함께 상을 드리겠습니닿ㅎㅎ 무엇인지는 비밀~♥
++암호닉 확인!!ㅎㅎ 시카고걸/체리/크림치즈/버블티/매매/죽지마/규야/정동이/슈웹스/구금/안녕/크런키/눈누난나/세젤빛 ㅎㅎㅎㅎ여러분 그거 아세요??? 제가 그대들을 아주많이 사랑해여♥ㅎ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