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태용이가 탤쌤께 영재반 갈 시간이라며 억지로 귀잡혀 끌려나간지 10분도 안된 것 같다. 쌤은 오늘 어차피 학기 극초니까 자습 많다고 나보고 1학년때 못 정한 동아리를 정재현이랑 같이 정하라면서 학생회실을 빌려주고 가셨는데..그러니까..나도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이거예요.. 그러면서 어제 롤케익 하나가 교무실에 들어왔는데 이거 먹고 있어^^라면서 나간 도영쌤은 돌아오지 않았음. 적막이 감돈다..이거거든..
왜그런진 모르겠는데..보호관찰 머시기 때문에 더 어색해진 것 같다. 망할. 망할. 망할. 이럴 줄 알았어. 그렇게 한숨을 쉬니까 정재현이 입을 열었다.
"그."
"..느어어어??? 어 왜????????"
"..아니 그냥. 혹시 싫나 해서."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고 너한테 미안해서 그렇..지.. 니가 나랑 무슨 관련이 있다고.."
솔직히 난 아직도 안믿겼음. 내가 아는 그 정재현 맞는지도 잘 모르겠고. 여기가 진짜 도시고라니. 롤케익 나혼자 쳐먹고 있자니 정재현이 빵 좋아하던게 생각나서 한 조각을 더 썰었다. 그냥 내가 또 먹으려나 보다 싶었던 정재현은 내가 건내주자 갑자기? 라는 눈빛으로 쳐다봤음. 뭐, 왜, 뭐.
"..나 먹으라고?"
"(끄덕끄덕)"
"아.."
고마워. 라며 먹는 정재현이다.
잘 먹길래 한 조각 더 썰어서 주니까 또 잘먹대. 그래서 계속 주다가 한판을 다 끝장내버림. 그것도 모르고 계속 뇸뇸 받아먹던 정재현이 또 받아먹으려고 손 뻗다가 내가 엉..없는뎅..이러니까 아..그래. 하고 아쉬운듯 손 털었다. 거기에 치였음. 미친 개 귀여워.. 소설 속 정재현 맞구나..
내가 다 먹은 박스랑 비닐 치우고 있으니까 자기도 옆에서 하겠다고 거드는 정재현이였다. 거기서 또 치였다고 하면 나 좀 이상한 거야? 하지만 어떡해..예쁘고 잘난게 인성까지 좋으면.. 끝난거잖아.. 그렇게 나름 말없이 화기애애한 편으로 재활용분리수거 하고 다시 쇼파에 앉았는데 적막이 흐르려는거. 그때 정재현이 말을 또 걸어왔다.
"동아리, 뭐할거야?"
"나? 뭐하지..유명한 동아리는 어차피 다 찼을거아니야.. 2학년때 와서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 같은데? 뭐 남는 부서 해야겠지.. 아무래도 원예ㅂ..ㅜ.."
"..."
미친. 입이 방정이지.. 비인기부서로 원예부를 꼽다니..그것도 수목원 운영하시는 할아버지 있는 정재현한테..또 망루트 타버린 나새끼였다.
"미안. 진짜 미안해ㅠㅜㅡㅜ..."
"뭐가?"
"아니 너 원예같은 식물 가꾸기 좋아하는 것 같은데 내가 비하하는 의도로 들렸을 것 같아서.."
"..너는.."
"미ㅇ.."
"꼭 나를 예전부터 잘 알던 사람 같아."
"어?"
"이상하잖아. 나를 아는 사람처럼 굴기도 하고. 내 마음까지 읽는 것 같아."
"..."
동공지진이다 못해 팝핀이 날 것 같아서 눈을 깔았다. 도대체 왜 깜빡이도 안 키고 갑자기 훅 들어오시는 건데요.. 사뭇 진지하면서 가볍게 던진 정재현의 말에 헛기침을 했다. 그러자 정재현이 웃으며 말했다.
"이런 말 하는 내가 나도 신기한데. 넌 진짜 나 미친 줄 알겠다."
갑자기 버릇인양 자기 머리를 살짝 헤집더니 나한테 이어서 말한다는게
"그 내가 좀. 표정이 아니라 얼굴이 이렇게 생겨서 화나보일 수도 있는데."
".."
"알고보면 웃음도 많고 그래."
".."
"진짜야, 근데 낯을 가려서. 애들이 익숙해지기도 전에 떠나버리니까 친구가 별로 없어. 나도 1학년 때 전학 왔기도 하고. 그리고 아침에 있었던 일은 진짜 놀라서 그랬어. 거기 나밖에 모르거든, 교장선생님이랑. 무례하게 군 건 미안."
저렇게 말하는데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지. 너 안 그런거 이 세계에서 아마 내가 제일 잘 알 걸? 차마 알아 라곤 말못하고 진짜. 아침일은 내가 잘못한 건데 지가 사과하고 있고. 대환장이였다.
"아니..그것도 내가 영역 침범한 거잖아 니가 사과 안해도 돼ㅠㅜㅠㅜㅠㅠㅜ"
"영역 같은게 어딨어ㅋㅋㅋㅋㅋ그냥 학교지 뭐. 그래서 그런데"
"응?"
"나랑 평생 어색하게 지낼 건 아니잖아. 어쨌든 우리 꽤 길게 봐야할 것 같은데. 아 이런 말 좀 별론데..."
".."
"나랑 친구할래?"
학생회실에 열어놨던 창문사이로 바람이 확 불면서 커튼이 펄럭였다. 이 장면, 어디서 많이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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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아침일은 내가 많이 미안."
"거기 사람이 있을지 모른 내 잘못이지 뭐, 내가 더 미안한데?"
"실은 나 낯을 많이 가려. 알고보면 웃음도 많은데, 생긴 것도 이런데 표현도 서투르고. "
"그런데?"
"말이 좀 이상한데"
"?"
"나랑 친구할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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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이야기가 뭔가 점점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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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써요 도짜님들!!!!
금방 달려와서 놀래쬬? 근데 분량이 짧아서 많이 아쉬워요..저두 아쉽답니다..전개를 어떻게 할지 아직 고민중이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재현이 가득 넣어드렸습니다!
암호닉 체크체크! (계속 받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