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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até lemon madeleine
 

회식자리로 들어서자마자 사무적으로 웃으며 다가오는 직원들을 보니 찬열은 벌써부터 숨이 턱 막혔다. 이런 것은 너무 인위적이고 가식적이라 싫었다. 어쩔 수 없이 불편함을 야기하는 인사치레 따위는 차라리 안 하는 편이 더 나았다. 자신에게 술을 권하는 직원들에게 나름 정중하게 거절을 한 뒤 찬열은 안내를 받아 따로 마련된 방 앞에 섰다. 노크도 없이 불쑥 발을 내밀고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방 너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야, 박찬열. 기본적으로 방으로 들어올 때면 노크 정도는 하라고."

"뭔 시덥지않은 소리야. 우리 사이에 무슨 그런 안 어울리는 짓을 하라고?"

 

자연스럽게 빈 자리로 가 앉는 찬열에게 준면이 편하게 말을 했다. 사장과 이사라는 관계라지만, 어쩐지 이 두 사람의 대화를 보아 하니 평범한 주종관계?는 아닌 듯 했다.

 

"내가 방 안에서 뭘 하고 있을 줄 알고 그렇게 아무때나 불쑥 불쑥 들어와? 혹시 알아? 19금 포르노,"

"거 참 애들 앞에서 입 단속 좀 합시다, 형."

 

큼, 하고 괜히 목을 살짝 풀고 일부러 뜸을 들이는 찬열을 보고 준면이 코웃음을 쳤다. 꼴에 무슨 폼을 다잡냐는 의미가 다분했지만 찬열은 그런 준면을 무시했다.

 

"그래. 장난은 여기까지만."

 

준면이 자세를 고쳐잡고 옅은 웃음을 지었다. 단도직입적으로 얘들 어때? 라고 묻는 준면을 바라보던 찬열이 시선을 옮겨 준면의 옆으로 옹기종기 앉아 있는 두 명의 학생을 보았다. 보통의 연습생들이라면 사장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꽤나 움츠러들었을 텐데 특이하게도 그런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삐딱하기만 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애들을 보니 찬열은 이게 뭔가 싶었다. 황당한 표정을 숨기지 않고 다시 준면을 쳐다본 찬열이,

 

"형. 스폰 뛰어?"

 

라는 얼토당토 않는 말을 내뱉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그럼 이 애들은 뭔데? 뭐하자는 수작이야?"

"이 애들이 뭐가 어때서?"

"형이 예뻐라 하는 애들이라고는 들었는데, 내 마음에는 썩 들지 않는데?"

"알잖아? 내가 이유없이 사람 예뻐하지는 않는다는 거."

"그래서 나보고 그 이유를 지금 찾으라고?"

"아니. 단순히 묻는거야. 그냥 이 아이들 어때 보이는지 첫인상이라도 좀 자세히 보라고."

"더 볼 것도 없어. 어디서 쌩 양아치들을 데리고 와서는, 나보고 뭘 더 어쩌라고?"

 

찬열이 말을 마치고 제 손을 들어 마른 세수를 하자 찬열에게 언급된 그 '양아치'들 중에 한 명이 찬열을 노려봤다. 

 

"쟤 얼굴 뚫리겠다. 그만 야려, 김종인."

 

김종인?

준면의 입에서 튀어나온 이름에 찬열이 고개를 들어 그 양아치들을 다시 살펴봤다. 하지만 좀 전에 봤던 그 동글동글한 김종인은 아니었다.

 

"아오. 씨발! 우리보고 양아치라잖아. 처음 봐 놓고 무례하게."

 

대신에 웬 시커먼 놈이 열이 받은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김종인, 앉아."

 

준면의 말로 인해 저 시커먼 놈의 이름이 김종인이라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었다. 찬열이 종인을 슬쩍 쳐다보자 그 시선을 느꼈는지 서로 눈이 마주쳤다. 뭘 봐요. 하고는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엿을 날리는 놈을 향해 찬열이 가소롭다는 듯이 픽, 웃자 그것을 본 종인이 아예 인상을 구기며 자리에 앉았다. 옆에 앉은 다른 양아치놈이 그런 김종인을 보고 뭐가 웃긴지 킬킬거리며 웃었다. 그러고 보니 이 애들 입고 있는 교복이 좀 전의 동그란 김종인이랑 같다. 동명이인인가 싶어 시커먼 김종인을 훑어보는 중에 와이셔츠에 묻은 회색 자국이 찬열의 눈으로 들어왔다. 어쩐지 낯이 익다. 저 담뱃재 흔적은.

 

"양아치 맞네."

"뭐요?"

"너, 담배피우잖아."

"안 피우는데요."

"그럼 그 와이셔츠에 담뱃재 묻은 건 뭐라고 둘러댈래?"

 

찬열의 말에 종인이 제 와이셔츠 자락을 잡고 찬찬히 훑어보았다. 그제야 담뱃재인게 분명한 자국을 발견했는지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비치더니 이윽고 씨발, 하고 낮게 욕을 읊조리는 종인이다.

​"김종인."

​준면이 종인을 부르고는 변명을 해보라고 말했다. 하지만 종인은 후우, 하고 한숨을 쉴 뿐 더 이상 입을 열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종인이 변명할 거리를 찾지 못해서 변명을 안 하는 것은 아닌 듯 했다. 종인은 스스로 굳이 변명을 할 필요성이 없겠다고 판단을 했다. 아니, 절대로 변명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다고나 할까. 살짝 허탈하게 웃어보였지만 그 표정에서는 어쩐지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한참을 말이 없던 종인의 입에서 불쑥 맞아. 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뭐가 맞아?"

"내 와이셔츠에 묻은 거, 담뱃재 맞다고."

"맞긴 뭘 맞아? 변명을 하랬더니 지금 담배 피운다고 인정을 해? 안 되겠다. 너 좀 맞자. 맞아야 정신차리지."

"내가 언제 내 입으로 담배 피운다고 했어? 이거 묻은 게 담뱃재가 맞다고만 했지."

"그거나 그거나. 증거를 인정했으면 그건 결국 혐의를 인정한 거나 마찬가지야."

"이게 무슨 억지야? 형 이름이 김준면이고 내 이름이 김종인인 것 처럼 옷에 묻은 게 담뱃재라서 담뱃재라고 한 건데."

"야. 너 지금 무슨 장금이 패러디하냐?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고 했는데 어찌 홍시냐고 물어보면'. 뭐, 이거 따라해?"​

"장금이가 뭔데? 그런 거 몰라."​

"김종인 저 병신."

 

종인과 준면이 담배얘기로 투닥거리는 와중에 남은 양아치 한 놈이 웃으며 불쑥 혼잣말을 했다. 그에 찬열이 흘끗 보자 자신을 보는 것을 느꼈는지 얼굴에 웃음을 거두곤 찬열을 똑바로 응시하는 눈이 꽤 날카로워 찬열은 살짝 흠칫했다. 웃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무표정의 얼굴을 보니 째려보지 않았어도 눈이 날카로운 게, 보니까 삼백안이다. 저 녀석.

"너 이름이 뭐냐."

"오세훈이요."

​"준면이 형이랑은 어떤 사이인데?"

"그냥 여차저차 아는 사이죠, 뭐. 김종인 사촌형이라는 것만 알지 딱히 친한 사이는 아니에요. 그냥 법인카드를 나름 쉽게 주고 받는 정도랄까?"

말을 마친 세훈이 샐쭉 웃으며 ​앞에 놓인 술잔을 잡았다. 그 손을 찬열이 탁 쳐내자 세훈은 하. 하고 김빠진 소리를 내더니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 손을 옮겨 술 대신에 옆에 있는 과일을 집어 먹었다.

"준면이 형한테 예쁨받는다는 연습생이 너야?"

"웩. 무슨 그런 징그러운 소리를 해요? 저도 보는 눈이 있지, 저 사람한테 예쁨받기 싫거든요? 뭐, 김종인네 누나들이라면 모를까."

​"미친 새꺄. 내 누나들 넘볼 생각 하지도 마. 당장에 죽고 싶냐?"

"워, 워. 진정해. 안 그래도 난 일찍 죽긴 싫으니까 섣불리 죽이려고 좀 하지 마. 무슨 농담도 못 하냐?"​

"어. 농담이라도 안 돼. 그 입에서 우리 누나들 꺼내지도 마. 말하는 것 만으로도 닳으니까."

"지랄-. 김종인 이 새끼 또 오버한다. 그럼 누나들 말고 도경수는,"

"닥쳐, 좀."​

종인이 얼굴을 굳힌 채 한 마디만 더 해. 라며 위협조의 말을 내뱉었다. 그런 종인의 반응에 세훈이 피식 웃으며 알았다는 듯 입놀림을 멈추었다.​

 

"아, 맞다. 경수! 내가 너한테 소개해주려는 애가 도경수라는 학생인데."

​준면이 이제야 생각이 났다는 듯 찬열에게 화제를 돌렸다. 도경수가 누군데? 묻는 찬열에게 이번에 자신이 뽑은 연습생이라며 친히 설명까지 해주신다.

"내 사촌동생 친구라서 몇 번 봤는데 쟤랑은 다르게 착하고 예의 바른 꼬맹이 하나 있어. 노래도 잘하고."

"형이 뽑았으면 형이 알아서 하면 되지, 나는 왜 끌어들여?"

"사장인 내가 뽑았다고 해도 공식적으로는 널 거쳐야 통과가 되잖아. 그래야 나중에 뒷소문도 없고."

 

준면의 말에 찬열이 어느 정도 수긍을 하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그건 그렇고, 하며 말을 꺼냈다. 그러더니 대뜸 종인과 세훈을 가리킨다.

 

"그럼 그 애만 따로 데리고 오던가. 이 떨거지들은 또 뭔데?"

"아까부터 양아치니, 떨거지니. 참 기분 좆같은 소리만 하네. 그 쪽한테 도비닮았다고 하면 좋으시겠어요?"

"큭큭. 김종인 좀 닥쳐. 양아치든 떨거지든 둘 다 우리한테 맞는 말 같으니까."

"오세훈. 너는 이런 말 들는데 하나도 열 안 받아?"

"열 받을 게 뭐 있어? 듣고 보니 틀린 말도 아닌데-."

 

그저 웃기만 하는 세훈의 머리통을 종인이 한 대 후려쳤다. 무신경한 놈. 이라는 말과 함께. 아, 씨발. 병신아. 왜 때려? 하는 세훈의 말을 시작으로 종인과 세훈의 말싸움이 시작되었다. 그 둘을 무시하고 준면이 찬열에게 말을 했다.

 

"얘들이 경수 절친이라. 대신 불러 달랬더니 경수는 데리고 오지도 않고 둘만 온 거 있지?"

"말은 바로 해. 걔랑 같이 오긴 했었어."

"맞아요. 근처 PC방에서 롤하고 있었는데 도경수가 잠깐 바람 쐬러 간다고 하고선 우리 몰래 튄 거에요."

"니들이 경수만 빼놓고 노니까 경수 삐진거 아냐?"

"도경수가요? 걘 안 그래요. 그럴 리 없어요."

"아까 잠깐 밖에 나갔을 때 가게 앞에서 도경수 만났어. 집에 간다길래 그러라 하고 내가 택시 태워서 보냈는데-."

"뭐? 여기까지 왔으면 데리고 들어왔어야지 집에는 왜 보내?"

"걔 이런 자리 싫어해. 그러니까 형도 자꾸 연락해서 도경수 따로 불러내지 좀 마. 나만 쓸 데 없이 귀찮아지니까."

 

종인이 말을 하면서 짜증난다는 듯 얼굴을 구겼다.

 

"경수 일인데 왜 종인이 니가 귀찮아져?"

"이래 저래 신경 쓰이니까."

"그럼 경수한테 신경을 쓰지 않으면 될 거 아냐?"

"어떻게 신경을 안 써?"

"왜, 특별히 신경 써야 할 이유라도 있어?"

 

준면의 말에 종인이 발끈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못 했다. 아니, 어쩌면 하지 못 한 게 아니라 할 수 없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회사 사장이 회사 소속 연예인 좀 챙겨주려는 건데, 그것도 못 하게 할 거야?"

"걔 아직 연예인 아니잖아. 쓸 데 없이 챙겨주지마. 괜히 뒷말 나오게 하지나 말고."

"나 참, 김종인. 친구 관리에 아주 지극정성이네. 그래, 알겠다."

"지극정성은 무슨. 그런 거 아니야."

"아니긴-? 아주 철벽을 쳐라. 왜, 아예 콘크리트를 들이붓지. 그냥?"

 

세훈이 코웃음을 치며 종인에게 한 소리 한다.

 

"어쭈? 그래, 오세훈. 너는 더 짖어라, 계속 짖어."

"김종인 니 눈엔 내가 개로 보이냐? 계속 짖게?"

 

또 투닥거리는 둘을 무시하고 준면이 찬열에게 말을 했다. 아무튼 대신 좀 신경 써줘야겠다.

 

"뭐를?"

"경수. 찬열이 니가 맡아서 관리 좀 해줘. 내가 믿고 부탁할 사람이 너밖에 없어서 그래."

"어? 믿고 부탁할 사람이 없긴 왜 없어요? 여기 있는데-."

 

세훈이 찬열과 준면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여기 어디? 하는 준면에게 씨익 웃으며 종인을 가리키곤 쟤랑 나요. 하는 폼이 썩 믿음직스러워 보이지는 않았다.

 

"내가 너희 둘한테 경수를 맡길 바에 차라리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기지."

"우리만큼 도경수 잘 아는 사람도 없어요. 특히 도경수랑 김종인은 궁합이 아주 찰떡인데-."

"오세훈. 시끄러워."

"내가 뭐? 아, 그러고 보니 둘이 찰떡궁합은 아니던가? 그래도 속은 잘 맞잖아. 속궁합."

 

세훈의 말에 종인이 뭐라 말을 하려다 말고 놀라 황급히 준면과 찬열을 살폈다. 찬열은 좀 전의 대화를 잘 안 들었는지 별 반응이 없었고 준면은 그저 헛소리라고 여겨 별 생각 없이 넘기는 듯 했다. 미친 놈아. 속궁합이라니 뭔 개소리야? 종인이 세훈에게만 들리게 조용히 말을 했다. 정작 세훈은 어깨를 으쓱거릴 뿐이었다. 마음 잘 통하면 그게 속궁합 잘 맞는 거지, 뭐. 라며 태평한 소리를 잘도 하고 앉아 있다.

 

"하여튼 형, 이제 도경수 건드리지마. 걸리적거리니까."

"건드린 적 없다? 연습생 관리하는 차원에서 연락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경수를 건드리지 말라며 엄포를 놓는 종인에게 준면이 약간의 억울함을 표명했다.

 

"그러니까 저희가 다 알아서 한다니깐요-? 건드리는 놈들도 따로 있어서 우리가 잘 처리하고. 안 그래도 관리 잘하고 있으니까 서로 괜한 수고 할 필요 없잖아요."

 

덧붙여진 세훈의 말에 넘어간 준면은 그럼에도 100%의 믿음이 안 가는 터라 종인과 세훈의 말에 추가로 불미스러운 사건, 사고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나서야 대충 허락을 했다. 그래, 뭐. 학교에서건 밖에서건 지겹게 붙어다니는 놈들이니까.

 

"그럼 형이 한 말 무르기 전에 빨리 가야겠다. 오세훈, 이만 가자."

 

목적을 달성하기라도 한 듯 재빠르게 일어서는 종인을 준면이 기다리라며 붙잡았다. 기사 빌려줄게. 타고 가. 하는 준면의 말을 됐다며 쿨하게 거절한 종인은 뭐가 급한지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 세훈과 찬열도 그만 가보겠다며 뒤를 이어 나갔다. 준면도 따라 나섰으나, 자신에게 몰려드는 직원들 틈을 빠져나가지는 못 했다.
찬열과 세훈이 가게 밖으로 나왔을 때 종인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 짧은 찰나에 자취를 감추다니 참 빠르기도 하다.

 

"아 씨. 김종인 또 그새를 못 참네."

 

세훈이 투덜거렸다. 찬열이 힐끔 돌아보자 세훈은 손가락으로 담배 피우는 시늉을 하더니 아무렇지 않게 윙크를 하고는 지금쯤 자리 잡아서 한 대 빨고 있을 걸요? 했다. 찬열이 혀를 끌끌 차는 것 따위에는 아무렇지도 않은건지 세훈은 오히려 찬열에게 넉살 좋게 말을 붙여왔다.

 

"그나저나 그 쪽 좀 쩌는데요?"

"뭐가?"

"가게 안 사람들이 다 직원이에요? 나갈 때 그 쪽한테 인사하던데. 음, 회사에서 꽤 높으신 분인가 봐요?"

"낙하산인데."

"에이. 설마."

 

둘은 농담 따먹기 식의 말을 하며 걸어갔다. 찬열은 시커먼 김종인이든 동글동글한 김종인이든 아무라도 혹 주위에 있을까 싶어 두리번거려 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누구 찾아요?"

"김종인들."

"김종인이면 김종인이지, 김종인들은 뭐에요? 됐고. 차는 어디에 있어요? 김종인 올 때 까지 구경 좀 해도 돼요?"

"그러던지."

"오올- 벤틀리. 차 죽이는데요?"

 

자신의 차 외관을 만지며 예헷, 오호랏, 하는 정체모를 감탄사를 연발하는 데 정신이 팔린 세훈을 한심하게 바라보던 찬열이 습관처럼 품을 뒤적거려 담배를 찾아 물었다. 잠깐동안만, 그러니까 시커먼 김종인이 나타날 때 까지만 피우지 뭐. 생각을 하고 찬열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세훈에게서 조금 떨어져 담배를 피우는 찬열이 담배 연기를 뿜으며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취한 듯 비틀대는 사람들 사이로 까만 인영이 보였다. 김종인이다. 모퉁이에서 가로등 불빛을 등지고 서 있으니 진짜 잘 안 보인다. 피부가 까매서 그런가. 사라진 줄 알았더니만 저기 있었네. 찬열이 종인에게로 시선을 고정했다. 교복을 입고 담배를 피워대는 꼴은 보기 싫었지만, 빌어먹게도 폼은 나는 게, 한 마디로 재수 없었다.

찬열이 세훈에게 종인의 위치를 알려주려는데 갑자기 벨소리가 울렸다. 어? 김종인 핸드폰이다. 동그란 김종인꺼. 찬열은 하얀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내 통화 버튼을 누르려고 했다. 그런데 액정에 뜬 '받지마'라는 세 글자에 차마 전화를 받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전화가 한 번 끊기고 다시 울렸다. 발신인은 똑같이 '받지마'였다. 찬열은 이 전화를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다. 개인의 핸드폰에 상대방의 번호를 어떤 식으로 저장할 지는 자유겠지만, 직접 '받지마'라고 새겨 저장할 정도라면 그 번호가 정말 받으면 곤란할 전화라던가 혹은 그 번호의 상대가 정말 싫어서가 아닐까? 그래도 일단 분실폰으로 걸려온 전화는 받아야 되는 것일지도? 아, 모르겠다. 배 째자. 끊어지지 않는 전화를 보며 찬열은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다른 번호면 받겠지만 일단 '받지마'라고 걸려온 전화는 받지 않기로. 찬열은 핸드폰 옆 버튼을 눌러 무음으로 소리를 줄여놓았다. 받을 때까지 해보겠다는 듯 '받지마'라는 상대는 여러 번 더 전화가 왔다. 독한 놈. 이래서 동그란 종인이가 니 전화를 안 받겠다는 거다. 역시 '받지마'라고 저장한 데는 다 이유가 있나보다. 라고 생각하며 찬열이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담배를 다 피울 쯤 세훈이 찬열의 근처로 다가왔다.

 

"어? 뭔 헛소리야? 걔가 왜 전화를 쌩까?"

 

누군가랑 통화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몰라. 넌 어딘데? 어? 나 보인다고? 어디? 아. 그러네. 어, 나도 너 보여."

 

대충 들으니 저기 있는 김종인이랑 전화를 했나 보다. 서로의 모습을 발견하고 걸음을 옮긴다.

 

"이제 가냐? 태워다 줄까?"

"괜찮아요. 저야 뭐 타고 싶은 마음은 넘치는데, 저 녀석이 절대 안 탈 테니까."

 

나름 성의를 베풀어 태워주겠다고 했으나 사양한다면이야 나야 땡큐지. 세훈이 자신의 차를 덥썩 타겠다고 할까봐 은근히 불안했던 찬열이었다. 그럼 뭐, 서로 갈 길 가자. 말을 마치고 찬열은 차에 올랐다. 세훈도 종인과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중이었다. 대충 보니 좀 표정이 별로인 것 같은데. 신경 끄고 집이나 가자. 찬열은 차에 시동을 걸고 매끄럽게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

2화 쓰다가 날라가서 다시 썼네요ㅠㅠ임시저장도 안돼있더라는..하. (우울) 다시 썼는데 필력이 딸려서 처음 쓴 것만큼은 못하네요. 

1화 보셨던 분들께는 음 2화 올리기 전에 1화 살짝 수정했는데 굳이 다시 보지는 않으셔도 될 거에요ㅎㅎ

참, 1화에 댓글 달아주신분들 감사합니당! 제가 일일이 답글을 달아주지는 못했지만 ♥신알신♥도 해주셨다니 정말 감사해요♥

아 그리고 제목 dilaté lemon madeleine 은 한글로 말하자면 부풀은 레몬 마들렌인데요. dilaté 가 프랑스어로 희망, 기대감 따위로 부풀은 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dilaté lemon madeleine 이라고 따로 진하게 표시를 했죠? 진한 글자만 모아서 쓰면 dilemma. 네, 말 그대로 딜레마에요. 레트 들렌 의 앞 글자를 따서 제목을 줄인 말임과 동시에 부제가 되기도 하니까, 안 궁금하시다고요? 아니 뭐 그냥 그렇다고요..☞☜ (소심)

반응 주시는대로 꾸준히, 또 열심히 연재할테니까 그럼 앞으로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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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신알신울리자마자 달려왔어요ㅠㅠㅠㅠㅠ아진짜 꿀잼 ㅠㅠㅠㅠㅠ저 암호닉 신청해도되나요? 됨면 쌍쌍으로 신청할게여 ㅎ
10년 전
독자2
아 보는내내심장떨렸어요ㅠㅠㅠㅠ그 동글동글한김종인이 사실은도경수며 연습생도경수가 그 동글동글한김종인이라는거랑 김종인이랑 속궁합이맞다던 도경수가 그 동글동글이라는걸 알게되면어떻게될까요 김종인이랑 박찬열이랑 왠지... 한바탕할것같은느낌적인느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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