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처다부제 결국엔 가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싫다싫다 했지만 계약서를 썼기때문에 가야할것 같아서 캐리어에 팬티도싸들고 짐도 모두 싸들었다. 6개월치를 생각하다 보니 캐리어2개와 백팩1개의 분량이 나왔다. 망할, 내가 어쩌다가. 무엇보다도 내가 가는 이유는 안갔다가 그 계약서로 장기매매나 신체포기각서로 바꿔버릴것 같아서이다. 망할, 김준면이라는 사람의 얼굴을 갈아버려야지. 지장을 찍자마자 갖고 튈 수가 있나. 투덜투덜대면서 문자로 전송된 좌표로 집을 찾아왔었다. 다행히도 아직 아무도 안 온것 같았다. 신기하게 2층까지 있었고 생각외로 꽤 넓었다. 뭔가 가장 도망치기 좋을방을 궁리해서 거실 바로옆에다가 제일넓고 침대도 가장좋은 방에 먼저 짐을풀고 문을잠그고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그런데 전에 만났을때완 다르게 조금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뭔.. 사람이 이렇게 많아.. 잠궜던 문을 열고 고개만 내밀어 슬쩍보니 모르는 얼굴이 2명이나 있다. 어제만났던 3명은 놀라서 굳어있고 모르는 2명은 활짝 웃으면서 나를 끌어낸다. "아! 종대씨 맞죠?" "...맞는데요" "전 변백현이고 얘는 도경수에요, 앉아서 얘기나 ㅎ.." "집 봤으면 빨리 꺼져" 박찬열이 변백현을 사납게 쳐다본다. 하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는지 나를 끌고 쇼파에 앉혔다. 이사람들이 더 당황스러운데, 변백현이란 사람은 내 손을 꼭잡고 계속 자신의 얘기를 쉴새없이 떠들어댔다. 도경수란 사람은 옆에서 맞장구를 쳐주며 내머리를 쓰다듬거나 허리를감싸안았다. 오, 얘기가 꽤 재밌는데? "내가 그랬다니까?" "아 진짜로?" "도경수 얘는 노래 불렀었는데, 그때..." 쇼파에 앉아서 계속 떠들다보니 나머지 세명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얘기가 너무 재밌어서 계속 떠들고 있었나보다. 눈치가 보여서 일어나려고 했는데 도경수가 내 손목을 붙잡아서 다시 앉힌다. "눈치 안 봐도 돼." "어?" "쟤네 눈치 안 봐도 괜찮아, 우리랑 있는게 더 편하잖아." 도경수가 다시 내 허리를 안으려고 하자 박찬열이 일어나서 나를 빼 왔다. 헐, 표정 진짜 말도안되게 사납다. 뒤를돌아보니 도경수도 박찬열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 변백현은 옆에서 정말 재밌다는듯이 실실 웃으면서 나와 눈을 맞추고 있다. 잡힌 손목을 빼내려 해도 너무 꽉잡아서 빼지지가 않는다. "얘기 다 끝났으면 이제 좀 가지?" "아, 다 안 끝났는데 어떡하지." "그냥 좀 가라고." 서로 으르렁 거리며 말 하는걸 보니 뭔가 이 상황에서 빠지고 싶은데 빠질수가 없다. 으, 불편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서있으니 경수가 나를 방으로 데려다준다. 김종인하고 오세훈도 같이 들어와서 낄낄 거린다. 무슨상황인가, 싶어서 가만히 있다가 문을 살짝열고 둘을봤다. 아직도 싸우고 있나보다. 문을닫고 다시 멍하니 있다가 세명도 싸우는걸 이제야 알아챘다. 셋이 싸우는걸 구경하다가 나가보니 싸움이 끝나있다. 여자들도 아니고 왜이렇게 오래싸워. "종대야, 다음에 또 올게?" "오지마." "올건데?" "오지말라면 그냥 오지마." 이렇게 상황은 종결되는것 같다. 박찬열이 방 안으로 들어가고 김종인이 내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웃는다. 오세훈은 옆에서 내 손과 자기손크기를 비교해보며 꾹꾹 눌러댄다. "우리 한달에 한번만 성관계 맺는다고 했잖아." ".........." "우리 계약서에는 언제든지 괜찮다고 했거든." "...어?" "지금 할까?" 굳어있던채로 도망가려고하니 오세훈이 손을 꽉잡아서 못 도망가게 한다. 그때 갑자기 박찬열이 쿵쾅쿵쾅 소리를내며 내려오더니 오세훈과 김종인을 떨어트려놓고 나를 꽉 안는다. 으, 숨막혀. "김종대는 내가 제일 먼저다!!" 예? "아 무슨소리야, 장난해?" "형들 예의는 지켜주세요, 제가 먼저죠." 그러고보니까 박찬열 입에 사탕이 물려져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화풀이로 사탕을 꺼내먹었나보다 박찬열이 화를내다가 내입에 자기가 빨던 사탕을 넣어준다. 남고를 나왔던지라 이런게 별로 거리낌없어서 입안에서 사탕을 굴렸더니 나를안고있던 박찬열은 흐뭇한 미소를 짓고있고 김종인과 오세훈은 경악을했다. 왜. "형!! 그걸 빨면 어떡해요 더럽게!!" "아.. 박찬열.. 아.." "..왜? 너도 먹고싶어서 그래?" 입안에서 굴리던 사탕을 오세훈에게 넣어주니 표정이 또 녹아내린다. 사탕을 거실이 뱉어버리곤 내볼을 잡고 흔들면서 '진짜 귀여워' 라며 쭉쭉 잡아댕기다가 양볼을 감싸쥐고 내입술에 뽀뽀를 했다. 그리고 뭔가 들어오려고해서 웅얼웅얼 거리니까 김종인이 오세훈의 머리를 겁나세게 때린다. 미친! 뽀뽀라니! 김종인이 뭔가 콧김을 내뿜는것처럼 손을 천천히 가져다대려해서 방으로 도망쳐 왔다. 밖에선 김종인이 문을 쾅쾅 두들겨대면서 '왜 난 안되는거야!!' 라며 울부짖고 있었고, 그 뒤로 박찬열과 오세훈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난 아직도 여기온지 5시간밖에 안 지났다는 것에 대해서 감탄을 표하고 싶다. * "야, 집만 구경하고 가라." 변백현에게 구경만 하고 가라고 했지만 듣지도 않는다. 혹시 종대가 와있진 않겠지? 전에 한번 본건데 너무 귀엽다. 김종인하고 오세훈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나보다. 변백현에게 종대에대한 귀여움으로 열변을토하니 머리를 휘휘 돌리고 있었다. 뭐햐나고 물어봤을때의 대답은 내가하는 쓰잘데기없는 장단에 상모를 돌리는거란다. 그런데 내가 귀엽다는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기어이 변백현은 도경수까지 데려와서 집으로 오겠다고 땡깡을 부렸다. 핸드폰으로 전송된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갔다. 제발 없어라. 제발. 하면서 조심조심 집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바로앞 방문에서 빼꼼히 고개를내민 종대가 보였다. 아, 좀만더 늦게오지 그랬어. 변백현은 활짝웃으면서 종대를 데리고 도경수와 함께 자기집인양 소파에 앉았다. 망할, 저러다 말겠지 싶었는데 종대가 변백현 에게로 휩쓸려버렸다. 입담만 존나 화려해서 금방 긴장을 푼것같았다. 그러다가 종대가 드디어 우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종대가 나를본다! 근데 도경수가 갑자기 입을연다. "눈치 안 봐도 돼." "어?" "쟤네 눈치 안 봐도 괜찮아, 우리랑 있는게 더 편하잖아." 그러면서 종대의 허리를 감싸안으려고 해서 바로 빼왔다. 그런데 평소에 가만히있던 도경수도 종대를 안놓는다. 얘가 오늘 왜이래? 변백현은 옆에서 낄낄대며 구경하고 있는게 또 짜증이 났다. 몇년이나 나랑 같이 지내왔으면 얘 귀여워 하는거 보일텐데 일부로 이러는게 다 보인다. "집에 가라." "얼쑤" "가라니까?" "절쑤" "오픈카 새끼야 빨리 꺼지라고" "이런 젠장" 변백현이 상모를 돌리려는척 하려다가 오픈카라는 말에 표정을 굳힌다. 전에 오픈카에서 키스하다가 여자친구들에게 들켜서 다 떠나갔더랬지. 변백현이 자기도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을 친다. "그래, 오늘은 그냥 가드릴게." "응, 얼른 가." "다음에 또 올게." 아 진짜 얘때문에 암 걸리겠다. 우선은 알았다고 하면서 변백현을 문쪽으로 계속 밀어댔다. '진짜 또 온다? 종대보러 올거다?' 하면서 쉴새없이 입을 나불댄다. 시발, 주리를 틀어라! 방안에 있던 도경수까지 끌고나와서 밖으로 내보냈다. 이제야 집이 평화롭다. 그러고보니까 2층에 핸드폰있지, 핸드폰을 열자마자 도경수하고 변백현에게 카톡이 와있다. 변백현은 '내일 감 ㅎ' 이라고 와 있었고 도경수는 '종대 귀여운듯.' 이라고 와 있었다. 그냥 둘다 함께 꺼지렴, 차단을 해버리고 가방에 있던 레몬라임맛 사탕을 까먹었다. 역시 사탕은 레몬라임. 사탕을 급하게 까먹고 아랫층으로 내려가니 오세훈하고 김종인이 종대를 사이에두고 음흉한 얼굴을 하고있다. 저, 망할, 허겁지겁 뛰어내려가서 말싸움을 하다보니까 짜증이난다. 종대를 무슨 자기가 먼저가져 당연히 나지, 물고있던 사탕을 종대에게 물려주니 가만히있다가 입안에서 사탕을 굴린다. 오, 어머니, 하나님 이게 과연 꿈인가요?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 아니면천국? 내가 결국에 죽어서 여기까지 온건가? 내가 나비인가 장자인가 사람인가 지금당장 꿈이 아니라고 말 해주세요, 꿈이라고 말하면 하나님 널 가만두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하며 종대를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이번엔 그 사탕을 오세훈 입에 넣어준다. 네? 오세훈이 마치 자기 아이가 처음으로 '아빠!' 라고 말을한듯이 감격스러워 하다가 종대의 볼을 쭉쭉 잡아당겼다. 장난해? 생채기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러다가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쥐고 뽀뽀를한다. 내가먼저 때리기도 전에 김종인이 먼저 머리를 후려친다. 그리고 뭔 짓을 하기도 전에 종대가 방으로 뛰어들어가 버린다. 김종인은 절망한 얼굴로 종대의 방문을 쾅쾅 두들기다가 이젠 오세훈을 두들긴다. 힘이 다 빠질때까지 때린후 시간을보니 5시간이 조금 넘었다. 아직 5시간밖에 안 지났다. 종대와 함께 지낼수 있는 시간은 넘치고 흐른다. 종대야, 너에게 우리란 오점을 남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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