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ㅋㅋㅋㅋㅋㅋ 저번에 글올린게 너무 짧았지 나도 써놓고 놀랐어...미안해 이제 길게 길게 쓰도록 할게 오늘은 무슨 얘기를 할까나... 아저씨랑 한건 많은데 막상 쓰려니깐 쓸게 없네... 아! 아저씨가 프로포즈한 얘기 해줄까? 나랑 아저씨가 7살 차이라고 했잖아 그러다보니깐 난 대학생인데 아저씬 직장인이고 점점 서른이 다되어가니깐 결혼 생각이 들었나봐 그래서 어느날이랑 똑같이 카페에서 음료 하나 시켜놓고 아저씨 손 잡고 있었던일 얘기하면서 앉아있었는데 아저씨가 그날따라 말도 없고 입술만 깨물면서 멍을 때리는거야... 그래서 무슨일 있나 싶기도 하고 내 말 제대로 안듣는것 같아 조금 뾰루퉁해져서 아저씨 한테 물었지 "아저씨 내 말 듣고 있어요?" "...네? 아, 네 잘듣고 있어요. 계속 말해봐요." "내가 방금 뭐라고 했는데요?" "어...밥먹다가 물 엎지른거?" "그건 벌써 한참 전 얘기네요. 왜그래요, 무슨일 있어요?" "...아니예요." 무슨일 있냐고 물어도 입술만 달싹이면서 내 눈치만 보는거야..그래서 내가 답답해서 꼬치꼬치 캐물었지. "무슨일인데요? 말해봐요." "별 일 아니에요." "별 일 아닌게 아닌데? 아저씨 지금 식은땀 나는거 알아요?" "네?" 그 얘기가 그렇게도 힘들었나봐 식은 땀까지 삐질삐질 흘리더라구...내가 말해주니깐 당황해서 화장실 가서 세수까지 하고 왔는데 여전히 앉아서 눈만 굴리더니 이젠 아예 다리까지 떠는거야. "진짜 말 안해줄거예요?" "...진짜 별 일 아니라니깐요." "근데 다리는 왜 떨어요, 아저씨 자꾸 말 안하면 나 갈래요 그냥." 이렇게 까지 말하고 일어서니깐 아저씨 완전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다급하게 내 손목 잡고 일어서더라구 "일단 앉아봐요 아가." 무슨 전쟁터 나가는 사람 처럼 비장하게 나 앉혀놓고 십분을 또 멍하니...나 원래 이렇게 유한 사람 아니였는데 아저씨만나고 보살 된 기분이야..하.. "아가는...맞벌이가 좋아요, 주부가 좋아요?" "네?" "그냥...궁금해서." "음...난 맞벌이가 좋아요. 아기 생겨도 잘 할수있어요." "그래요? 그럼 아기는 몇명 정도 낳고싶어요?" "아기요? 아직 생각 안해봤는데...난 아들하나 딸 하나 낳고싶어요." "아들...그럼 마당있는집...축구..." 갑자기 생각지도 않은 질문을 뜬금없이 해대더니 자기혼자 중얼거리다가 다시 이것저것 묻는거야. "그럼 아침밥은 토스트로 해결하면 되겠다, 그쵸?" "그럼..뭐..난 편하긴 한데..." "집은 마당있는집으로, 강아지도 있고 잔디도 있는." "그럼 애들은 좋겠다, 뛰어놀수도 있고." "하지만 집이 너무 넓으면 아가 청소하기 힘드니깐 적당히." "맞아요, 집 넓으면 청소하는데 힘에 부쳐요." "그럼 신혼여행은 어디로 가고싶어요?" "신혼여행이요? 아직 생각 안해봤는데..." "따뜻한 나라로 갔음 좋겠어요 아저씨는." "..뭐..그것도 좋죠." "결혼식은 야외가 좋을까요, 실내가 좋을까요?" "야외가 색다르고 좋긴하죠...하지만 부모님들이나 친척 친구들이 불편할수도 있고..." "웨딩드레스는 미니?" "난 키가 작으니깐...미니 드레스 생각은 해 왔는데..." "아가는 하얀색, 아저씨는 무슨색이 잘 어울릴까요?" "아저씨는 피부가 하얘서 흰색도 잘 어울리고...하얀색 드레스에 검은 턱시도는 원래 잘 어울리는 거니깐..." "결혼식은 몇월쯤으로 잡을래요? 5월?" "5월은 성수기 잖아요, 편한 시기 다 상관없어요 저는." "친인척 포함해서 몇명이나 부를까요?" "그냥 인원 제한해서...다 인사할수 있을정도만 불러요." "축가는 누가 부르지?" "그냥 아무나..노래 잘하는 친구나...친한 친구한테..." "사회는 또 누가 보고?" "아무나...말 잘하는 친구한테 부탁하면..." "아가는 누구랑 결혼하고?" "아무,......아저씨?.." "하얀색 웨딩 드레스 입고 나랑 결혼해서 마당있는 집에서 딸 하나 아들 하나 키우면서 나랑 같이 살래요 아가?" 아저씨가 오늘따라 왜이러지 싶은 마음에 생각지도 않았던거 생각하면서 대답하려니깐 머리가 복잡한거야... 그래서 아무생각없이 끌리는대로 뱉고있는데 갑자기 아저씨 말에 놀라서 숨이 턱 막혔어... "...아저씨..." "이르다는 거 아는데, 아가 아직 많이 어린것도 아는데. 아저씨는 참을수가 없어요. 아가랑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토스트도 구워먹고 싶고, 아가 닮은 예쁜 딸 동화책도 읽어주고 싶고, 나닮은 아들이랑 축구도 하고싶고." "..." "무엇보다 우리 아가 웨딩드레스 입은것도 보고싶고, 이제 영원히 내사람이라는거 온세상천하에 알리고 싶어서." "..." "그래서 아저씨는 결혼하고 싶어요." "...아저씨" "우리 아가랑." 어쩌면 거대한 이벤트도 없고 평소처럼 흘러가는대로 받은 프로포즈라 되게 당황 했는데 또 이런말 꺼내기 전에 혼자 고민하고 끙끙댔을 아저씨 생각하니깐 기특하기도 하고...그래서... "...고마워요, 날 아저씨 사람으로 생각해줘서." "고맙긴, 처음 만난날 부터 아가는 내꺼였어요." "에이..." "그래서, 아저씨 프로포즈 받아주는 거예요?" "...네." 우리 아저씨 눈치도 없다, 꼭 저렇게 확인 사살까지 해야만 알지. 저러고 또 고개 숙이고 가만히 있으니깐 꼼지락 대다가 내 손에 반지 끼워주더라...언제 맞췄는지 사이즈도 정확하고. 이게 아저씨 프로포즈야. 되게 별거 없고 소박해보여도 겉치레 없이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나만 생각해서 해준 아저씨한테 고마워서라도 거절못하겠더라구. 그리고 다음해에 결혼했어. 아직 아기는 없지만 나름 마당있는 집에 아침마다 토스트 구워먹으면서 잘 살고 있지롱 그럼 나중에 또 올게 ㅃㅃ! 댓글 모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