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김태형 진짜 귀여워 죽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을 떠요 용사여!!!!)
모지리랑귀염둥이랑 셋.
“너무 덥다.”
어느새 교복이 바뀌고 해도 쨍쨍한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여름이 되었다. 태형은 책상에 불을 붙여 멍 때리는 중이었다. 파릇파릇한 나뭇잎들이 인사하듯 이파리를 흔들고 시원하지 않은 바람이 열어둔 창문으로 꾸역꾸역 들어왔다. 얇은 공책으로 부채질하는 짝꿍의 행동을 따라 하다 부질없는 짓이란 걸 깨닫고 다시 엎드렸다. 책상이 시원해서 다행이다. 헤.
지민의 교실 창문이 다 열려있었다. 종례 중인지 아이들은 가방을 품에 안고 엉덩이를 들썩이며 선생님의 말씀이 언제 끝나는지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조그만 창문에 고개를 들이밀어 지민을 찾았다. 지민도 다른 아이들과 같이 다리 한 쪽을 내밀며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제 상체보다 큰 가방을 품에 안은 모습을 보니 태형은 자신도 모르게 턱을 괴고 지민을 관찰했다.
전 수업시간에 잠이라도 잤는지 볼이 빨갛다. 눈도 평소보다 아주 조금 더 작은 게 잠이 다 깨지 않아 보였다. 종례 끝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기 무섭게 후다닥 나오는 지민의 손목을 잡자 놀랐는지 작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태형을 바라보았다.
“아, 놀랐잖아.”
“헤, 가자 지민아.”
손목을 놓자마자 앞장서서 걷는 모습이 어느새 익숙해졌다. 태형의 뒤를 따르니 슬그머니 걸음 속도를 늦추더니 지민의 옆에서 차근차근 걸었다. 눈을 맞추니 머쓱한지 씩 웃는 모습이 영락없는 어린아이였다.
가는 길에 저번에 보았던 카페가 완성되어 운영하고 있었다. 태형은 가게를 빤히 보았다. 지민이 들어갈까? 묻자마자 고개를 끄덕거려 먼저 들어가는 폼이 아마 가고 싶었던 모양이다. 들어가자마자 가장 구석자리에 가방을 놓고 태형이 지민을 끌고 계산대 앞으로 갔다. 위에 가득 써져있는 음료 이름을 보다 태형은 키위! 외치더니 자리로 도도도 뛰어가 앉았다. 지민은 자신이 마시고 싶은 음료를 고르고 머핀을 주문하고 나서야 자리에 앉았다.
“오고 싶었지?”
“응! 너랑 오고 싶었어!”
콕 집어 말하는 게 수줍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의 지민은 넋을 놓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남자 둘이 카페 오는 것도 민망하네. 무슨 이야기를 할까 생각하며 고개를 들자 태형은 학교에서 지민을 보던 모습과 똑같이 턱을 손에 괴고 지민을 바라보았다. 태형아, 나 민망한데. 고개를 살짝 숙여 붉어진 볼을 숨기려 하자 태형이 생글 웃었다.
예쁘니까 보는 거지. 능청스럽게 말하고 눈을 접으며 웃었다. 입은 항상 시원하게 입동굴이 가득 보일 만큼 해사하게 웃으며. 직원이 어서 오라며 부르자 태형이 벌떡 일어나 가져왔다. 머핀이다! 자리에 앉아 테이블에 내려놓고 머핀을 콕 집어 한 입 가득 물어 오물오물 씹으며 맛있다는 말을 연달아 해대니 지민이 태형의 음료에 빨대를 꽂고 밀었다. 어서 마셔. 목 막히겠다.
"맛있어, 너도 먹어."
다른 조각을 포크로 콕 찍어 지민에게 내밀었다. 보름 후에 대회 나가는데. 받을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 태형의 눈썹이 조금씩 내려갔다. 안 먹어? 태형이 입술을 삐죽 내밀자마자 지민이 냉큼 포크를 잡았다. 아, 아니. 먹어. 한 입 물고 씹는 것을 보고 나서야 아까처럼 웃는 태형을 보다 지민도 웃었다. 까짓것 먹고 운동하지 뭐.
//
[지미ㅣㄴ 아 뭐해ㅐ?]
얼마나 급하게 보내려 했으면 오타가 이렇게 날까. 지민은 얇은 눈으로 웃으며 답을 했다. 나 지금 학원, 너는? 보내자마자 바로 답장이 왔다. 확인해보니 놀이터 그네라는 답에 지민은 걱정했다. 지금 밤인데? 전화를 걸고 신호음이 다섯 번 울렸다.
- 지민아!
- 너 왜 밖이야? 시간이 늦었는데?
- 너 기다리는데?!
뭐? 다음 주에 시험이 있어 강제로 학원에 있어야 하는 자신이 바보 같았다. 아, 미리 말해둘걸. 한참 동안 말이 없자 태형이 지민의 이름을 반복하며 애타게 찾고 있었다. 태형아 너 거기서 기다려봐. 지민이 급히 겉옷을 챙겨 학원을 나왔다. 한참을 뛰어 놀이터로 들어오니 그네에 앉아 알 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태형이 보였다.
지민이 태형에게 다가가자 그네에서 벌떡 일어나 무작정 안았다. 헉헉거리는 지민이 답답해 태형의 등을 두드렸다. 태, 태형아. 나 숨, 숨 막혀. 겨우 품에서 나오자 태형이 입을 네모로 웃으며 지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전화하니까 진짜 왔네? 헤, 좋다.
늦은 시간에 나와 있으면 어떡해. 태형의 이마에 꿀밤을 놓고 빨리 들어가자며 태형의 팔을 끌었다. 태형이 걸음 속도를 늦췄다. 딱 봐도 나 너랑 더 있고 싶다는 티를 냈다. 빨리 자고 내일 나랑 같이 학교 가야지. 너 늦잠자서 내가 먼저 가고 너 지각하면 안 되잖아 그치? 입술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빨리 들어가자.
“아, 그리고 이번 주는 나 기다리면 안 돼.”
“왜?”
“나 학원에서 엄청엄청 늦게 끝나.”
안 돼! 어? 너 늦으면 나한테 혼나! 여기 위험해! 너 혼자 그네 타고 있는 것도 위험해. 나는 안 위험해! 왜? 너 지키려고 여기 있는 거니까 나는 안 위험해. …그게 뭐야. 지민은 계속 나오지 말라며 또 나오면 아침에 혼자 갈 거라며 으름장을 내놓았지만 태형은 굽히지 않았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와중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니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번 일주일 동안 나 기다리지 않으면 우리 카페 가자. 그때 먹고 싶다던 네모난 빵에 크림 올려 있는 것도 먹고, 키위 말고 다른 음료도 마시고 또, 영화도 보자. 응? 지민이 태형의 팔에 매달리며 올려다보자 태형의 볼이 붉어지며 고개만 끄덕였다.
약속 한 거다? 남자든 여자든 밤에 나와 있으면 위험하단 말이야. 응? 대답해야지. 지민이 칭얼대자 태형은 자신의 볼을 만지며 어물쩍 대답을 했다. 속으로 다행이다 숨을 뱉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태형의 등을 밀었다.
“잘 자. 내일 봐.”
“으응…!”
태형이 손을 흔들자 문이 굳게 닫혔다. 자신의 볼을 매만지며 평소와 더 따듯한 기운에 볼을 부풀렸다. 지민이가 먼저 내 팔 안았다. 손 엄청 작던데. 지민이 귀여워. 아가 같아. 지민이가 잡았던 팔을 매만지며 귀엽다는 말만 반복했다. 어떡하지? 진짜 너무 귀엽다. 또 열이 나는 볼을 쓰다듬었다. 그러면 일주일 동안 밤에는 지민이 못 보는 건가. 싫은데. 운동화 앞을 땅에 콕콕 박으며 집 앞까지 다 왔다.
일주일 지나면 매일매일 기다려야지. 지민이 내가 지켜줄 거야. 현관문을 열고 살짝 시든 꽃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 너도 잘 자.
//
“태형이 안… 풉.”
“지민이 안녕!”
어, 큼 크흠 안녕. 지민이 웃음을 꾹 참았다. 태형이 볼을 벅벅 긁었다. 지민이 긁지 말라며 태형의 손을 제지했다. 아, 근데 너무 웃기다. 태형아, 너 어제 창문 열어놓고 잤지? 응. 모기 물려써. 태형의 왼쪽 볼이 퉁퉁 부어올랐다. 분명 모기가 내 볼이 빨개서 그래서 물었을 거야. 오른쪽 볼과 다른 크기에 지민이 놀라자마자 웃었다. 아 어떡해. 김태형 진짜.
“약 발라야겠다.”
지민이 엄지에 침을 살짝 발라 태형의 붉은 볼에 꾹 눌렀다. 빨리 나아라. 너 너무 웃겨. 꼭 충치 생긴 것 같아. 많이 부었어? 응 많이. 약 한 번 더 발라줘. 장난이야. 진짜 약 발라야 해. 아아 한 번 더. 빨리 가야지 지각 안 해. 칫, 치사해. 태형이 빠른 걸음으로 먼저 걸어가자 지민이 그 자리에 주저앉아 끅끅거리며 웃었다. 지금 병원 문 열었나? 태형아 같이 가!
분명 휴일 날 오기로 했는데... 그랬는데... 미안합니다... 오글거림은 내 몫이군! 커퀴들 행쇼해♥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