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문자가 도착 한 후 한참을 고민하던 지호는 결국 그 주소의 집으로 찾아갔고.그 집에는 형식적인 웃음을 띈 그녀와 이제부터 자신의 아버지가 될 사람이 반기고 서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아무런 표정도 짓지않고 자신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채 쇼파에 앉아있는 지훈을 보았을때 지호는 기분이 점점 나빠지는걸 느꼈다. 또 자신이 내뱉은 말을 듣고 눈쌀한번 찌푸릴 만 한데도 전혀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부드럽지만 딱딱한 안부인사를 건내는 그녀덕에 지호의 기분은 배로 나빠졌다. 가만히 서있는 지호를 두고 자신들만의 다정한 대화를 주고받던 부부가 지호에게 시선을 잠깐 두곤 너의 방이라며 방을 가르켰다. 무표정으로 집을 한번 쓱 훑어본 지호가 넓네, 쓸데없이.. 하고 중얼거리며 성큼성큼 가르킨 방향을 향해 걸어갔다. 탁- 문 닫히는 소리가 경쾌했다. 후우- 한숨을 내쉬며 지호가 문에 기대 주저앉았다. 주저 앉은채로 대충 둘러본 방은 푸른색 계열의 인테리어로 약간 차가운 느낌을 줬다. 옅은 하늘색의 벽지와 하얀책상 남색의 의자 하늘색 책장들, 등등의 푸른색 침대까지. 문득 어렸을때 그토록이나 갖고 싶었던 방의 모습과 똑같아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내가 여기서 지금 뭐하는거지? 한심한 생각이 들어 한숨만 푹푹 내쉬던 지호의 전화기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다 깨져버린 액정 사이로 빛을 약하게 내뿜으며 생명을 간간히 연장하고 있는 핸드폰을 보며 지호는 참 끈질기다고 생각했다.
“누구야”
[누구긴 누구야 짜식아 니 자기 경이오빠지.]
“지랄, 끊는다.”
[아, 미안미안미안, 거 새끼 까칠하긴... 지금 뭐하냐?]
“그냥, 엄마한테 연락.. 아 씨발, 몰라 나 뭐하는지 모르겠다”
[너 어머니한테 연락왔어? 어떻게됐어? 뭐라셔??]
속사포같이 물어오는 경의 물음에 지호가 입술을 약간 내밀고 밉지않은 짜증을 냈다.
“아씨, 하나씩만 천천히 물어봐. 뭐 그냥 어제 갑자기 연락 오더라, 자기 결혼한다면서.. 씨발,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는건지 모르겠다.”
미간을 구기고 경에게 짜증을 낸 지호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한참 아무말이 없던 전화기 속에서 경 특유의 밝은 목소리가 흘러나왓다.
[오랜만에 한잔 하자, 우리 맨날 가던 데 있지. 거기로 나와]
“귀찮ㅇ...”
지호가 뭐라고 말하려 던 찰나에 입을 막든 기계음 소리를 내며 전화가 끊어졌다. 씨발, 오이같은새끼. 경의 욕을 중얼거리며 끊긴 전화기를 한참 내려다 보다가 지호가 픽 하는 소리를 내고 웃었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천장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던 지호가 몸을 일으켜 나갈 채비를 했다. 이제 거의 봄기운이 감돌아 따뜻한 날씨지만 그래도 아직 저녁엔 쌀쌀한 감이 있었기 때문에 검은색 가디건을 입고 핸드폰을 챙겼다. 시간을 보려 무의식 적으로 킨 핸드폰에는 경의 문자가 깨진 글씨로 삐뚤빼뚤하게 와 있었다.
언제와 사막여우 새끼야. 문자를 보고 뭐가 그리 웃긴지 킥킥 웃던 지호가 빠르게 답장을 보냈다. 금방 간다 오이새끼야. 답장을 보낸 후 5초 안에 빠르게 답장이 오는듯 진동이 울리는듯 했지만 지호는 신경쓰지 않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거실에는 이미 소파에 앉아있던 지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지훈의 모습 대신 부부가 오순도순 소파에 앉아 티비를 시청하는 모습이 보였다. 자신이 나와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신경을 꺼버리는 어머니의 모습에 지호가 익숙한듯 그들을 보고있던 고개를 돌렸다. 신발을 신고 도어락을 누르니 그제서야 어디가니? 라는 형식적이기만 한 목소리가 들렸으나 지호는 대강 나갔다 올게요, 라는 대답을 하고 빠르게 집에서 나왔다.
향긋한 봄내음이 났다. 살랑살랑 기분좋게 불어오는 봄바람에 숨통이 탁 트인다고 생각했다.
약간 쌀쌀한 봄날씨에 지호가 코끝을 약간 찡그렸다 펴곤 가벼운 걸음걸이로 경과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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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가 또 똥을..드렸..어....
난잡하다 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