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그냥 제가 좋아하는 종인이..'ㅅ'♡
"연하예요?"
"예?"
"연하냐고."
종인이가 나가고 나서 김민석이 의자를 끌어 내 앞에 마주하고 앉았어. 그 자리에 방금까지 종인이가 앉아있었는데.
"일단 손부터 줘봐."
"아니, 필요없다니까."
"이제야 반말하네, 손 줘."
"됐다고. 소화제 먹으면,"
"네가 언제부터 소화제로 풀렸다고 그러세요, 말 안들을래?"
씁, 하고 입소리를 낸 김민석이 반강제적으로 내 손 잡아다가 손끝을 콕 찔렀어. 예전에도 일부러 딴소리하면서 그 사이를 틈타 찌르곤 했었는데 그것조차 그대로였던거야.
정말 김민석말대로 체했던건지 검은 피가 금방 맺혀나왔어. 익숙하게 손을 문지르고 피를 뽑아내던 김민석이 조용히 입을 열어.
"연상한테 많이 데인건가."
"뭐?"
"연하를 만나네, 천하에 둘도 없던 어리광쟁이가."
내가 뭐라 반박하려 입을 열 새도 없이 김민석이 내 어깨를 잡고 의자를 휙 돌렸어. 예전에도 손 딴 다음엔 우리ㅇㅇ이 체한거 내려가라, 하면서 등을 두드려줬었거든.
"안 보고싶었어?"
"무슨.."
예전처럼 적당히 힘조절한 손으로 등을 톡톡 두드리면서 쓸어내려주는데 정말 김민석이 무슨 생각을 하나 싶고, 되게 혼란스러웠어.
"그런 의미가 아니라, 나는 너 어떻게 사나 되게 궁금했거든요."
김민석이 원래 말을 이렇게 잘했던가 싶을정도로 나는 한마디도 못하고 벙어리마냥 있었어. 다시 의자를 휙 돌려 내 얼굴을 마주한 김민석이 천천히 입꼬리를 올려서 웃어. 내가 연애할 때 그렇게 좋아했던 동굴입으로 웃었어.
"이렇게 보니까 많이 컸네."
"야, 김민석."
"저렇게 훤칠한 애인도 있고."
"어..?"
"아무래도 우리 병아리는, 예쁘다예쁘다해주는 연상이 어울릴 줄 알았는데말이에요."
그 말을 하면서 나만 쳐다보던 김민석의 시선이 천천히 내 뒤쪽으로 향했는데, 직감적으로 느껴오는 불안함에 뒤를 돌아봤어. 역시나, 종인이가 굳은 표정으로 문 앞에 서있었고 김민석은 싱글싱글 여유로운 웃음을 얼굴에 걸고 있었지.
"충성, 사관생도 김종인, 의무실에 체육모를 두고갔습니다."
"음..김종인 생도, 우리 아직 대면도 하기 전인데 두번이나 보네요."
"..."
"허리 많이 안좋지? 조심해야겠던데."
종인이가 귀엽다는듯 쳐다보는 김민석이 내뱉는 말에서 김민석이 정말 안변했구나를 느낄 수 있었어. 예전에도 임관후에 다시 학교로 돌아와서 후배를 보고싶다는 말을 몇번 했었고 오늘이 첫날인데도 이미 3학년 개인특성을 전부 꿰고 있는게, 일벌레 어디 안갔다싶었지.
안그래도 내가 종인이 허리 어디가서 잘못될까봐 종인이 특성란마다 요통 매우 심함이라고 써놨었거든. 아마 김민석도 애들 정보 확인하다가 그 말만 세번은 봤을거야.
"먼저 나가봐야겠다. 김종인 생도, 허리 조심해요. 곧 체력측정이잖아."
"..예, 감사합니다."
김민석이 비꼬는 그런 말투가 아니라, 정말 종인이 허리를 걱정하는 눈치였어. 종인이는 어떻게 들었을지 몰라도 나는 딱 알잖아. 김민석 화났을 때, 비꼴 때, 기분 안 좋을 때 말투가 어떤지. 원래 김민석은 생도생활 할 때도 후배사랑은 지극했던지라, 지금도 별다른건 없었을거야.
김민석이 나가고 종인이가 느릿한 몸짓으로 내 앞에 자리잡고 앉았어. 종인이가 어디까지 들어버린건지, 내가 무슨 말을 어디서부터 꺼내야할지 몰라서 발끝으로 바닥만 톡톡 치고 있는데 종인이가 먼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어.
"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어,어?"
"전투화신고 발 끝에 힘주니까 자꾸 발목 아픈거잖아."
종인이는 원래 반말아니면 다나까였는데, 어색한 말투에 내가 고개를 들고 종인이를 쳐다봤어.
"사랑 많이 받았었구나."
"..어, 종인아."
"왜 나한테 한 번도 체했다고 얘기 안했어?"
"..."
"내가, 걱정할까봐?"
"..."
"차라리 걱정이라도 해봤으면."
"..."
"그랬으면 좋았겠다."
그러곤 종인이가 또 특유의 느릿한 몸짓으로 내 손 끌어다가 김민석이 아까 찌르고 간 손가락을 확인하는거야. 김민석이 워낙에 끝맺음에 확실한 사람이라 쓸데없이 이런거에도 확실해. 피도 깨끗하게 닦아둬서 종인이가 뭐 어찌할 것도 없었지.
"깔끔한 사람이네."
김민석이 워낙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은터라 손에는 바늘자국만 미세하게 남아있었어. 종인이는 그걸 가만 쳐다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책상 위에 있는 체육모를 집어들고 나가려하는거야.
"저, 종인아."
"..."
"그러니까, 저 사람..아니 너희 훈육관님.."
"..."
"아, 아.. 그게.."
내가 더듬더듬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하니까 종인이는 정말 가만히 서서 기다리고 있었어. 근데 변명이라도 듣고싶어서 자리지키고 우두커니 서있는 종인이를 보니까 말보다 눈물이 먼저 앞서는거야.
내가 종인이보다 2살이나 많고, 일단 장교라는 자리에 앉아있으니 종인이랑 연애하면서도 눈물이 적었던 건 사실이었거든. 김민석이랑 연애할 때는 오빠니까 어리광도부리고 힘들다고 펑펑 울면서 품에 안기기도 했었는데 종인이한테는 그러면 안될 것 같은느낌, 그게 되게 심했었단 말이야.
"왜 울어.."
"아니, 그게아니라..내가 종인아.."
"알았어, 천천히."
방금까지 표정 굳히고 있었던 주제에, 내 눈물 보자마자 바로 내 앞에 서서 두손으로 눈물 닦아주는 종인이를 보고 더 펑펑 울었지.
"예전에 만났던 사람이야?"
"잠깐, 잠깐 만났었던.."
"그래, 그럼 됐어."
"..."
"내가 화내서 미안해. 그러니까, 뚝."
사실 종인이가 나한테 화 낸 것도 없는데, 그냥 종인이는 자기가 느꼈던 감정을 이야기 했던거고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잖아. 그냥 몇마디 가라앉은 말투로 내뱉었다고 금방 울음터지는 내가 종인이 입장에서는 어이없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 어느 누가 자기 애인이 전 남자친구랑 있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보겠어. 거기다가 그 대상이 종인이한테는 한없이 높은 계급을 지니고 있었으니 말 다한거야.
"오늘 밥도 제대로 못먹었지."
"..."
"속은 이제 괜찮아?"
우리 종인이, 아까까지 자기 속 썩여놨던 나한테 하는 말이 저렇게 예쁜 말 밖에 없는데 어떻게 종인이를 두고 다른 남자한테 눈을 돌려.
김민석이 체했지?라고 물으며 손까지 따줄때, 결국 마지막에 내 속이 괜찮냐고 묻는건 종인이잖아.
"그리고..저번에 먹고 싶다고 했던거"
그리곤 제 전투복 주머니 뒤적거리더니 꾸깃꾸깃하게 구겨진 작은 종이 봉투를 꺼내 드는거야. 그리고 한참을 바라보더니 잔뜩 풀 죽은 목소리로,
"..망가졌겠다."
내가 멍하니 종인이 손에 든 봉투만 바라볼 동안 종인이는 조심조심 봉투 속에 든 무언가를 꺼냈어. 내가 언제 먹고 싶다고 했는지도 까먹었던, 정말 오래전에 말했던 거라 종인이한테 무슨 맛이 제일 좋다고 했는지도 잊었던 마카롱이 종인이 손 안에 놓여있었어.
"종인아.."
"이거 안망가지게 하려고, 조심했는데."
"아니야, 아니야. 이거 언제 어떻게 구한거야.."
"특별 외출 얻었어."
"우리 종인이 또 뭐 잘해서 특별 외출 얻었어요, 응?"
진짜 나도 종인이보다 2살이나 더 먹고 주책이지, 종인이가 조심조심 가져온 마카롱 하나에 눈물이 다시 나는거야. 종인이는 나 마카롱 하나 전해주려고 며칠 동안 어떻게 특별외출 얻을까 용을 썼을 거고, 저거 오늘 전해줄거라고 주머니에 넣고 망가질새라 조심조심 다녔을거 생각하니까 귀엽기도 귀여운데 미안한 마음이 더 앞섰어. 종인이는 저 마카롱 줄거라고 의무실까지 시간 쪼개서 왔는데, 정작 먼저 눈에 보인거라곤 전 남자친구랑 같이 있는 내 모습이었잖아.
"종인아, 나 정말.."
"왜 울어, 이거..그렇게 먹고싶었어?"
"아니 아니.."
"나중에..마카롱 집, 차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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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꺄 의사썰부터 계속 저랑 같이 달려주셨던 암호닉분들도 계시고 새로운 분들도 많이 생겼어요! 댓글 저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보거든여ㅠ.ㅠ 그래서 답댓 틈 날때마다 남겨드리곤 하는데 혹시 쪽지알림이 귀찮으..시진 않으신지ㅠㅠ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가끔 예전글에 댓글 남기시면서 저보고 알림 귀찮지않냐고 해주시는 분들 계신ㄷㅔ 전!!혀!!귀찮지 않습니다!!ㅠㅠ!!쪽지 알림에 다 들어가보는걸요 오늘 글, 3개월 글 상관없이! 걱정 붙들어 매셔용 ^~^!
아글곸ㅋㅋㅋㅋㅋㅋㅋㅋ의사썰에서 넘어오신 암ㅅ호닉분들 손 번쩍해달라니까 번쩍!!하는거 귀여워쥬그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씹덕사할뻔해써여..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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