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열경수] 망향 02
새벽까지 뒤척이며 잠을 못이루다 어쩌다 잠들어버린 다음 날, 신기하게도 전날까지 욱씬대며 아파했던 곳들이 말끔히 통증이 가셨다. 다만 지금 내가 아픈 곳은 단 하나, 내가 날 버렸다는 사실, 그리고 내 곁에 의지할 사람 하나 없다는 사실로 비롯된 후회와 슬픔이다. 왼쪽 팔목에 몇 개씩 링거를 꼽고 조용히 병실 침대에 누워 하얀 천장만 바라본다. 그리고 뒤이어 이어지는 궁금증, 지금 내가 들어간 이 몸의 영혼은 어디로 간 것일까. 이미 죽어 저승으로 가버린 걸까. 그렇다면 참 불쌍하다. 지금 이 여자의 몸에 내가 들어와있는지도 모르고 내게 이것저것 다해주려 하시는 좋은 어머니를 이제 못보는 셈이니.
고개를 돌려 병실창가에 기대어 밖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를 쳐다봤다. 선선히 부는 바람에 검은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무엇을 보는 건지, 내가 자기를 쳐다보는 것도 모르는 듯 창밖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그의 이마부터 턱까지 낱낱히 눈으로 훑어내려갔다. 정말 요정인걸까. 날개도 없는데? 어쩌면 악마나 뭐 그런거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영혼을 내 몸에 넣지 못하고 남의 몸에다 허락도 없이 넣어버렸으니. 그와 나의 주장은 너무나도 이율배반적이었다. 억울했다.
"이름이 뭐예요?"
"..찬열."
"이름 예쁘네요."
그런 생각은 가슴 깊숙히 넣어둔채, 그를 빤히 바라보며 그에게 물음을 던졌다. 갈라진 입술 사이로 어색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창밖에 두던 시선을 내 얼굴로 옮긴 남자는 '찬열'이라 했다. 요정이라길래 좀 더 색다른 이름일줄 알았는데, 우리와 다를 바없는 사람이름이었다. 의미없이 이름 예쁘다는 칭찬을 하며 누워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옆 가지런히 놓여져있는 슬리퍼를 신었다. 찬열은 순간 이동을 한건지 내 바로 옆에 와 '어디가게.' 짧은 물음을 던진다. 나는 말없이 아까 찬열이 서서 구경하던 창가근처로 슬리퍼를 지익지익 끌며 자리를 옮겼다. 아까 찬열이 보던 풍경이 궁금했다. 뭘 그렇게 보는 건지 뚫어져라, 흔들리는 눈망울로 그 커다란 눈에 열심히 담았던 건지. 내 옆에서 말없이 날 따라오던 찬열은 내가 창가 앞에서 걸음을 멈추자, 내 얼굴을 한번 바라보고, 내 시선이 있는 곳으로 자신도 눈길을 돌린다. 아까 찬열이 바라보던 곳. 병원 앞 커다란 은행나무, 그 옆을 지나가는 여러 환자들. 그리고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가족으로 보이는 무리. 아빠인지 머리에 붕대를 감고 휠체어를 타고 눈까지 접으며 웃고 있는 젊은 남자와 그 휠체어를 잡고 환하게 웃고 있는 젊은 여자, 그 주위를 장난치는듯 뛰어다니며 맴도는, 많이 쳐봐야 10살,7살 될 법한 아이들은 활짝 웃고 있다. 가족임에 틀림없었다. 내게도 있던 것. 행복해보인다. 그 광경을 보니 나까지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찬열은 옅게 미소짓고 있는 내 얼굴을 한번 보더니, 픽 웃으며 창가에 걸터앉는다.
"인간들은 저렇게 좋았다는 걸 한 순간에 잊더라."
"..그게 무슨 말이예요?"
"당장 행복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라도 날것처럼 행동해. 그리고 자신에게 행복했던 순간이 단 한번도 없었던 것처럼, 또 다시는 안올것처럼 좌절하지."
"....."
"...뭐 널 겨냥해서 하는 말은 아냐. 너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은 다 그래."
"....."
"가족은 참 좋은 거야."
찬열이 하는 말에 찔려하며 입을 꾹 닫자, 내 눈치를 슬슬 보며 널 겨냥해서 한 말은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한다. 의미심장한 그의 말에 속으로 은근한 공감을 했다. 맞는 말이었다. 찔리긴 했지만 아무렇지 않았다. 이제 다시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기에, 난 남들과 달리 두번째 기회, 즉 새로운 목숨을 얻었으니 이제 실수하지 않으면 된다. 한참을 그 가족에 머물던 내 눈이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자, 찬열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족은 참 좋은 거야. 요정은 가족이 없는 듯했다. 다정하고 화목한 모습이 부러운 듯 해보였다. 나는 씁쓸한 표정의 찬열을 연민의 눈길로 쳐다보다 입을 열었다.
"맞아요. 가족은 좋은 거예요. 그래서 위로가 안될때도 있어요."
"왜? 가족이있으면 기대도 되는 거잖아."
"기댄다는 건, 가족이 소중한만큼 더 어려운거예요. 내 치부를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드러내기가 얼마나 고통스러운데요."
내 상처를 볼까 겁이 났었다. 중학교때 소위 일진이라 불리는 여자아이들에게 발길질을 당하고 돌아온 날, 거실에서 티비를 보며 수건을 개고 있는 엄마에게 상처나고 부르튼 내 얼굴을 보이기 싫어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하고 잽싸게 방으로 들어왔었으니. 그 이후로도, 계속 계속 심해지는 아이들의 폭력에 엄마에게 말할까 하다가도 날 믿는 듯한 엄마의 눈부신 그 두 눈에, 눈물이 흐를까. 괜히 내 상처가 부모님의 상처가 되어버릴까 두려웠었다. 소중한만큼, 더 어려운 법이예요. 제대로 된 친구하나 없던 내겐 가족이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죽기전 도움도 청하지 못하고, 죽어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저렇게 말하면서 떠오르는 가족 생각에 어느새 붉어진 내 눈시울을 빤히 보던 찬열이 내 머리에 팔을 감아 토닥여준다. 내가 자살하려 뛰어든 그 공중에서 처음 만나 위로해주던 그 때처럼, 울지마,하며 따뜻하게.
"엄마, 저 학교나갈래요."
내 말에 아줌마는 깍아주려 들고 있던 사과를 바닥에 툭 떨어뜨린다. 깨어난 이후, 말을 한마디도 안하던 내게 항상 지극정성이셨던 아줌마에게 처음으로 '엄마'라고 말했다. 기분이 상당히 묘했다. 그런데 아줌마가 고개를 떨군채 당최 떨어뜨린 사과를 주울 기미가 안보이길래 내가 직접 침대에서 내려가 주우려 하는데, 아니 아니야. 엄마가 주울게.하며 날 가로막는다. 그런데 아줌마의 두 눈에 눈물이 가득 차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모습에 가슴이 이상하게도 아려왔다. 아팠다. 몸의 주인이 엄마를 보니, 아팠나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우리 엄마를 보면 가슴이 아릴테니.
학교, 듣기만해도 지옥같은 단어지만. 이 몸을 가진 나로선 더 이상 왕따가 아니고, 또 걸레도 아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퇴원하고 싶었다. 퇴원해서, 나의 진짜 엄마 아빠를 찾아가고 싶었다. 앞에서 흐느끼며 울고 계신 모르는 아줌마가 아니라, 사랑하는 진짜 나의 가족을.
"그래도 되죠?"
"의사 선생님께 물어볼게.네 회복속도가 무척이나 빠르다고 하시니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휴지 몇장을 뽑아 끅끅대며 우시던 아줌마가 진정된 것 같아보이길래, 한번 더 물었다. 그래도 된다는 말은 안했기에. 그래도 되죠?, 은근하게 떨리는 마음으로 다시금 물었다.휴지를 눈에 가져다 댄채 꽉 막힌 목소리로 의사 선생님께 물어보겠다 한다. 완전히 허락을 받은 것도 아닌데 기분이 좋아졌다. 입술에 가득 웃음을 머금고, 이불을 가슴께까지 끌어 올리는데, 아줌마가 이상하다. 눈물을 가득머금은채, 날 떨리는 눈빛으로 바라보시더니 말한다.
"난 네가 말을 잃은 줄만 알았다."
"아.."
"그런데 너..."
"...."
"아니,아니야. 부탁이 있는데 하나 들어줄 수 있겠니?"
"..뭔데요?"
"...엄마라고 다시 한번만..불러줄래?"
엄마라고 다시 한번만 불러줄래, 눈물을 참느라 꽉 막힌 목소리로 띄엄띄엄 말하는 아줌마가 애처로워보였다. 희끗희끗 새어버린 머리카락, 일을 많이 해오셨던 건지, 핏줄이 툭툭 튀어나온 거친 손. 눈가에 깊게 자리한 주름. 분명 우리 엄마와 비슷한 나이일 것이리라. 만약, 내 몸에 다른 영혼이 들어갔는데 우리 엄마가 이렇게 엄마라 불러달라 말한다면 그 사람도 이렇게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엄마,"
"...흐윽.."
"엄마."
결국 울음을 터뜨리시는 아줌마였다.
.
퇴원날짜가 잡혔다. 회복이 거의 다 되었다고 했다. 신기할 정도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왜?왜 쳐다봐?"
나는 다 저 요정의 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안쓰던 뿔테안경을 갑자기 쓰고 무슨 책을 그렇게 열심히 읽는지 영 적응이 안된다. 나와 함께 침대에 걸터앉아 아까부터 말없이 시작된 독서시간을 즐기다가, 점점 내가 보는 책내용이 너무 지루해져가길래 찬열과 놀아볼까 싶어 괜치 찬열이 집중해서 읽고 있는 책 내용을 흘끔흘끔 쳐다보았다. 그런데 이게 뭔 외계어인지...생전 처음보는 글자로 빽빽하길래 훔쳐보기는 포기하고 찬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아뇨.그냥 신기해서요."
"뭐가 신기한데?"
"요정이 나랑 이렇게 나란히 앉아서 책읽는 것도 신기하고, 내 눈에만 그쪽이 보인다는 것도 신기하고, 또 이런 드라마틱한 상황도 신기하고."
"에이, 신기해서 쳐다보긴. 변명하지마. 내가 잘생겨서 쳐다본 거겠지."
"네?헐..?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예요?"
나의 신기하단 말에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뭐가 신기하냐며 되묻는 찬열에게 줄줄이 내가 신기하게 느꼈던 것들을 말하자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내가 잘생겨서 쳐다본 거겠지,라 말한다. 와 진짜 어이없는데, 솔직히 잘생겨서 못생겼다고 말할 수가 없다.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기고, 목소리도 멋있고. 진짜 인간이었으면 훈대딩소리 좀 들었을 법하게 생겼으니. 그래도 부정하고 싶은 현실에 일부러 야유하듯 썩은 표정으로 쳐다보자. '왜 그렇게 쳐다봐~부끄럽게'라는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몸을 배배 꼬며 장난친다. 진짜 이상한 요정이네..정신나간 요정이야...
바라고 바라던 퇴원날. 아줌마는 부랴부랴 병실에 교복을 챙겨왔다. 처음보는 교복이었다. 여긴, 내가 사는 곳과는 꽤 멀리 있는 곳이었으니 처음 볼 만도 했다. 내 계획은 이랬다. 오늘 학교가 끝나면 이 아줌마가 데리러 오겠다 했으니, 내일은 나 혼자 하교하겠다 말씀드리고, 학교가 끝나자마자, 바로 내가 사는 곳으로 찾아가는 것. 사실 어제 친척들로 보이는 아저씨,아줌마들이 여럿와 깨어나 다행이라며 돈을 조금 조금씩 주던게 모아놓고 보니 꽤 되는 것 같았으니 그걸로 교통비를 쓰면 되는 것이었다. 몸은 바뀌어 대책은 없었지만, 그래도 엄마는, 우리 엄마 아빠는 날 알아볼 수 있을것이라 그렇게 믿었다. 정 안되면, 자살한 딸 영혼에 빙의라도 한 여자 취급을 받아도 좋으니.
.
"경수는.."
"...."
까만 리무진을 탔다. 아줌마와 내 행색과는 알맞지 않은 고급차였다. 그리고 그에 왜인지 모를 이물감과 토악감을 느꼈다. 학교로 부드럽게 굴러가는 차안에서 평소 어색하다 느꼈던 아줌마 손을 꼭 잡았다. 아줌마가 깜짝 놀라는 것 같았지만, 내 손을 다시 꼭 잡아주신다. 그에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 그러던 와중, 아줌마가 처음으로 내뱉는 다른 사람의 이름에 몸을 흠칫 떨었다. 경수..? 우려했던 상황이었다. 물론 반드시 와야할 상황이기도 했었고. 이 몸의 주인이 죽기전, 그러니까 영혼이 떠나기 전 알던 사람들을 만나는 것. 이건 결국 내가 기억을 잃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었으니,그냥 입을 꾹 다물었다. 아줌마는 그런 날 보더니 한숨을 푹내쉬었다. 아줌마도 내가 기억을 잃은 줄로만 안다.
"경수도 기억안나는거지?"
"..네..."
"그래,어쩌면 기억나지 않는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왜요? 나쁜 애예요?"
"아니,착해,착한데.우리 딸 아프게했어.그래서 엄만 걔가 싫다."
내게만 들릴 듯 작은 목소리로 저렇게 말하는 아줌마가 어렴풋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했다. 내 딸을 아프게 했다,라...사고와 연관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지, 이 몸에 얽힌 사연이 문득 궁금해져 혼자 골똘히 상상을 하며 오다보니 낯선 학교 운동장에 도착했다. 운동장에 도착하자 마자 앞좌석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 둘이 내리더니 내가 내리도록 도와준다. 차안에서 웃으며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하는 아줌마에게 나 역시 어색하게 웃음을 보여주며 학교로 몸을 틀었다.
경수라는 애는 좀 조심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며.
학교로 들어서자마자 날 가운데에 두고, 복도 양쪽으로 갈라지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마치 명화에서나 감상하던 모세의 기적과 같아 보였다. 죽기 전, 아이들과 괜히 눈이 마주쳐 맞거나 욕을 들을까 항상 고개를 숙이고 다니던 그 습관이 절로 배어나왔다. 곱지않은 시선이 따가웠다. 불행 중 다행인건지, 직접 내게 욕을 하거나 뭐 때리는 애들은 없었다. 간혹 궁시렁 거리며, 욕하는 애들은 있는 듯 했어도. 아, 이 몸의 주인은 대체 어떻게 살았길래 혼수상태에 있다가 기적적으로 깨어났는데도 이런 푸대접을 받나. 나처럼 불쌍한 인생이었나.
여전히 고개를 숙인채로 복도를 걷다, 2-5 팻말이 써있는 곳에서 우뚝 걸음을 멈추었다. 아줌마가 말해준 반, 이제는 나의 반이 될 이 곳. 처음보는 곳이지만 낯설지가 않다. 베이지색 페인트로 차갑게 칠해진 문을 눈을 감아 한번 더듬었다. 이곳은 아까 복도와 달리, 몸의 주인이 편안하게 느끼는 건지, 나 역시 따뜻하다고 느꼈다. 문고리를 잡고 살짝 돌렸다. 쉬는 시간 장난치며 떠들거나, 공부를 하던 중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일제히 내게 시선을 둔다.
"여주야! 깨어났다고 하더니! 이제 괜찮은거야?"
잠시 정적이던 그 틈에서 환하게 웃으며 한 여자아이가 내게 다가와 팔짱을 끼며 정답게 말을 건다. 불편했다. 억지웃음을 지으며 팔을 빼내어 여자아이에게 물었다.
"내 자린 어디야?"
"..어?아..저기 창가 맨 끝, 있잖아, 담임쌤이 애들 앞에 앉혀야 된다고 니 자리 바꾼거다?애들이 그냥 냅두자 했는데 막 공부할 애들은 해야지!하면서 막 화냈어."
난 내 자리를 물어봤는데, 안 물어본 말까지 더해가며 내 바로 옆에서 조잘조잘 떠드는 여자애 덕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귀가 아팠다. 그새 아이들은 내게 건네던 시선을 거두고 자기가 하던 일을 다시금 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계속 날 따갑게 바라보는 시선에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 동그란 머리를 하고 자리에 앉아있는 남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크고 동그란 눈매에 순해보이는 얼굴, 양 볼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 빤한 시선에 나 역시 눈을 한동안 맞추었다. 이상하게도, 남자의 눈빛이, 너무나도 따뜻했다. 그 애처로운 눈빛에 심장이 내려앉을 것만 같았다. 남자는 내게 할 말이 있는 것 같아보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알 것 같았다. 저 애가 내게 하려는 말은 모르더라도, 적어도 저 애의 이름은 알 것 같았다. 날 바라보는 눈빛이 슬픈, 저 애의 이름은...
"도경수."
"...."
"내 이름 도경수야."
"..어..?"
"잘 지내보자."
날 분명 알고 있음에 분명한데, 처음 보는 사람인 것처럼 대하는 그 애 때문에 티를 내어 당황해버렸다. 잘 지내보자며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 그 애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데도, 그냥 어색하게 웃어보이며 내민 손을 무시했다. 이 몸을 아프게 했다던 저 애를 조심해야한다는 걸 다시 한번 상기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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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편에서 여주를 경수로 착각하신 독자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여...흠칫 놀랐읍니다..ㅠㅠ 죄송해요...제가 글을 발로 써서 이해가 잘 안되시져..(눈물) 노력할게여...흑흐그흑....사랑해여...진짜 죄송해여...!(뛰쳐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