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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미헬레    


  

  

[EXO/도경수 | 인스티즈  

  


  


  


  

  

인생에 있어 원래 그랬던건 없다. 자의로든 타의로든 어느 갈래에서 선택을 해야하며, 그에 따른 결과를 순응해야만 한다. 
  

내가 '카페 플로르'에서 일을 해야 하는 이유도, 도망칠 수 없어 이악물고 버티는 이유도 선택에 의한 결과에 순응하는것뿐. 다른 이유 따위가 있는건 아니다.   

여기로 흘려들어오는 사람들은 각자 남름의 사정이있다. 나 역시도 그렇다.   


  


  

소설이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들은 모두 동경의 대상이다. 힘들고 지쳐도 절대 울지 않으며, 언젠가 구세주 같은 남자주인공이 등장해 구렁텅이에서 구해주니까.   

현실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기에 동경은 했어도 기대는 하지 않았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커지며, 결국 내 처지를 더욱 비관할 뿐이니까.  

   


  

나를 마주하는 남자의 동공이 심히 흔들린다. 큼지막한 눈안에 검은 눈동자 속에 내가 비칠 정도로 거리는 매우 가까웠다. 피할 수가 없다. 몸이 굳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살짝 올라간 입꼬리가 보기 좋았다. 자꾸 보고싶어지는 얼굴이다. 담배 냄새와 밤꽃냄새에 절은 아저씨들만 보고 상대하던 내게 상당히 낯선 광경이다.   

정적이 감돌고 어색함이 괴롭힐때쯤 정적을 깨뜨린건 다름 아닌 나였다.   


  


  

“ 가도 되는건가요? ”  

“ 어딜? ”  

“ 제가 왔던 곳으로요. ”  

“ 거기가 어딘데. ”  

“ 지옥이요. ”  


  


  

고개를 떨궜다. 눈 앞이 흐릿한게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떨어질것 같은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일어나려는데 치렁치렁한 드레스가 내 발등을 스쳐 다시 주저 앉았다. 쓰리다.  

내색하지 않으려 했는데 이미 남자의 시선은 내 발등으로 옮겨졌고 미간을 좁히는게 뭔가 불편한 표정이었다. 그의 시선을 따라 내 발등을 봤는데 얇게 생채기져있다.   


  


  

“ 아파보인다. ”  

“ 괜찮..아! ”  

“ 아..미안. ”  


  


  

아파보인다면서 손으로 만지는 이유는 뭐지. 통증에 나도 모르게 남자의 손을 쳐내버렸다. 남자는 머쓱은듯 손이 공중에 멈춰섰고, 나는 원망의 눈빛이 저절로 지어졌다.   

보기좋게 축 처진 짙은 눈썹이 잘못을 저지른 강아지 표정이다. 괜히 내가 더 미안해지는 그런 표정. 다시 한번 괜찮다고 말하며 구두를 뺏어 들려던 찰나에.   

내 몸은 보기좋게 공중에 띄여졌고, 몸에 익은 자세가 아니기에 엄마. 하며 모르고 남자의 목을 감싸안았다. 역시 드라마속 주인공처럼 멋지게 안기는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 뭐에요! 내려주세요! ”  

“ 소리 지르면 안되지. 여긴 호텔이라고. ”  

“ ... .... .... ”  


  


  

처음부터 반말이었다. 일하는 환경이 이렇듯 항상 듣던 반말이라 기분이 나쁘거나 불쾌하지는 않았다. 그냥 내 귀 가까이 들리는 저음은 듣기 좋은 목소리 였다.   

남자는 주저 없이 호텔 방안으로 나를 데려갔고 살아 생전 처음으로 고급 호텔 내부에 몸을 들였다. 공기부터가 고급스러웠다.   

옅게 맡아지는 남자의 살냄새는 호텔 안에서는 더욱 진하게 풍겼다. 숨을 조용이 크게 들이쉬었다. 남자는 날 침대 위에 앉혔다. 폭신함이 역시 달랐다.   


  


  

“ ...저기. ”  


  


  

날 두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남자의 뒤꽁무니만 쫒다가 급하게 물러보지만 무시한채 제 가길 간다. 뭐하자는건가. 했더니 투명하게 오픈되어있는 욕실로 향한다.   

우당탕탕 무언가 무딪히는 소리도 들리고, 물소리도 들린다. 호텔 안이 넓어도 충분히 내 시선에 남자가 닿을 정도의 거리였다.   

얼마 후 남자는 물을 담아와 내 발 아래 내려둔다. 설마했다. 혹시나 했다. 날 발목어귀를 쥐어잡은 남자는 내 거부감의 몸서리쳤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놓지 않았다.  


  


  

“ 따뜻해? ”  


  


  

따뜻하고 뭐고 할것 없이 따가웠다. 하는 수 없이는 고개를 몇번 주억였고, 남자는 날 올려다 보며 웃었다. 입꼬리를 올리며. 어떻게 저렇게 웃을 수 있지.   

저 작은 웃음도 난 지어본게 언제였는지도 기억 안나는데. 방금 있었던 소란 스러운 일을 대처 할때 보였던 매서움과 딱딱함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쓰라림이 조금 가시고 그제서야 느꼈다. 난 왜 이러고 있나. 나에게 이렇게까지 해주는 이유가 무엇인가. 아..그건가.   


  


  

“ 원하는게 있나보죠. 나한테 ”  

“ 응? ”  

“ 벗으면 되나요? ”  

“ ... ... ... ”  

“ 아니면 벗겨주기를 기다리면 되는건가. 빨리 해요 그럼. ”  


  


  

남자가 이번에 소리내 웃었다. 마치 나를 비웃는듯이. 뭐가 웃기지. 나는 진지한데. 나한테 원하는게 이런게 아니고는 없을텐데.   

남자는 말없이 발등을 문질렀고 그 중 깊은 상처에 닿을때마다 움찔 거리는 반사적인 반응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였다.   

티내고 싶지않아 최대한 참았다. 보드란 타올로 물기를 말끔히 닦아내고 협탁 서랍에서 꺼내든 구급상자에서 연고를 꺼내든다. 발등에 연고를 바르면서 남자는 입을 열었다.   


  


  

“ 그 지옥에서는 그랬나보네. ”  

“ ... ... ... ”  

“ 여기선 안그래도 되는데. 여긴 지옥이 아니니까. “  

“ 그럼 나한테 왜 이래요? 이렇게까지 해주는 이유가 뭔데요? ”  

“ 선의? ”  


  


  

다했다.라며 연고를 구급상자에 던지다시피 한 남자가 흰 치아를 훤히 보인다. 선의라...헛웃음이 났다. 기분이 나쁘지도 좋지도 않고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다.   


  


  

“ 그럼 그 선의 감사하게 잘 받았습니다. 가볼게요. ”  

“ 잠깐만. ”  

“ ... ... ... ”  

“ 이름. 이름정도는 알려줄 수있는거 아닌가. ”  

“ ...엘리..”  

“ 그 이름 말고. 진짜 네 이름 ”  

“ ... ... ... ”  

“ 없어? 있을텐데. ”  

“ ...OOO ”  

“ OOO. 좋은 이름이네. ”  


  


  

내 진짜 이름. 부모님이 지어주셨을 그 이름을 내 입밖으로 꺼낸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그리곤 조금동안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내게 진짜 이름. 그러니까 엘리가 아닌 진짜 이름을 물어와준 사람이 이제껏 얼마나 됐던가. 아니 있었던가.   

3년전 플로르에 발을 디딘 후 부턴 난 마담이 정해준 엘리로만 살았다. 지옥이 따로 없는 그 곳에서. 이제와서 무슨 소용이겠어. 마음을 다잡고 들어왔던 그곳으로 발길을 돌리자.   


  

“ 선의. 더 베풀고 싶은데. ”  

“ ... ... ... ”  

“ 기회를 줬으면 하는데. 어때 ”  

“ 저한테 왜 이래요? 원하는게 뭐에요? ”  

“ 벌써 알려주면 재미없지. ”  


  


  

남잔 그냥 날 향해 웃었다. 비웃음도 아니었고, 사악함을 품은 잔인한 웃음도 아니었다. 나를 놀리려 드는건 더더욱 아니어보였다. 그랬기 때문이었을까.   

그를 믿기로 마음이 결정되어 버린게.  


  


  

* * *  


  


  

“ 씻고 나올래? 얼굴이 엉망이네 ”  


  


  

수독꼭지를 열어둔 마냥 제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로 인해 얼굴이 엉망이라는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으나 씻으라고 권하는 정도면 심하겠구나. 생각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그가 고마워 눈물이 난건 아니었다. 위기는 있었지만, 참아낼 정도였고 남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게 적성에 안맞기도하고.   

아무 대답없이 긍정의 끄덕임을 보이는 내게 한달음에 다가와 꼭 껴안아 주는 그의 어깨가 너무도 포근해. 참고 지내왔던 눈물샘을 열어버린거다.   


  


  

마주한 나를 돌려 내 두 어깨위에 손을 얹은 그는 욕실로 나를 이끌었다. 욕실전 선반 위에서 새 타올을 안겨준 그는 날 욕실로 밀어 넣었다. 일단 가운 입고 나와. 라며  

욕실 거울에 비친 난 정말 그의 말 그대로 엉망이었고, 그제서야 얼굴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뒤늦게서야 민망한 드레스에 시선이 갔고, 서둘러 벗으려는데 욕실이 투명한걸.  

머뭇거리고 있을 틈에 밖을 내다보자, 그는 날 쳐다보고 있었으며 리모컨을 내보이며 작게 흔들고는 '틱' 하는 소리와 함께 반투명해졌다.   


  


  

씻는 와중에도 의심은 가시지 않았다. 완전히 그를 믿고 싶다는 마음은 여전다. 벼랑 끝에 매달린 내게 나뭇가지라고 내준 사람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매달리고 싶은 심정이기에.   

살아온 배경이 그래서 그런지. 머리론 말이 안맞다고 생각되긴 한다. 몸을 적시기에 딱 좋은 온도에 몸을 내어주다 차갑게 바꾸자 그제서야 정신이 번뜩 차려졌다.   


  

‘ 플로르로 돌아가고 싶진 않아. ’  


  


  

푹 젖은 긴 머리와 몸을 닦아내기는 턱 없이 부족한 타올이지만, 가운 걸치니 금새 보송해지는 느낌이 좋았다.   

일부러 조금의 인기척을 내며 욕실에서 나온 날 본 그는 여전히 침대위에 앉아 있었으며, 날 웃으며 반겼다. 개운하지? 이리와. 라며. 너무도 자상한 목소리로.   


  


  

“ 네가 있던 지옥은 어떻게 들어가게 된거지? ”  

“ 아빠가요. 절 그곳으로 밀어넣었어요. ”  

“ ... ... ... ”  

“ 발버둥쳤어요. 버리지 말아달라고. 그 지옥은 너무도 무섭고 캄캄했거든요. 결국엔 빛을 잃은채 그곳에서 견뎠어요. 빛을 볼 날이 언젠가 오겠지 하면서 ”  

“ 이제 그 빛. 내가 보여주면 되나. ”  

“ ... ... ...”  

“ 왜 일까 궁금하지. ”  

“ 네. 궁금해요. 너무도 ”  

“ OOO 너가 날 완전히 믿게 될때. 그때 알려줄게. 그러니까 넌 궁금해서라도 날 믿어 ”  


  


  


  


  


  


  

*********  


  

연달아 2회도 함께 올립니다.   

재밌게 봐주시고~ 댓글 써주시고 포인트 반환해가세요!  


  

댓글은 작가의 원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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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자까님...존경해요....신알신ㅠㅠㅜㅠㅠㅠㅠㅠㅠ 잘읽고가요♥️
10년 전
독자2
헐 좋다 ㅠㅠㅠㅠ 다음편 궁금해여 엉엉
10년 전
비회원77.153
헐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궁금해사망할거가같앙어ㅕㅇ영웅우흐엉ㅇ헝 담편기대할게여
10년 전
독자3
헐 신알신할게여....재밌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비회원146.98
으으으ㅠㅠㅠㅠㅠ 경수 뭐했다고 섹세히죠ㅠㅠㅠㅠㅠ 좋아요ㅠㅠㅠ
10년 전
독자4
헐 경수 겁나 섹시하다 윽 진짜 멋있어요 신앙신 하고글게요
10년 전
독자5
신알신!!!!! 작가님 완전 재미있어요!!!!
10년 전
독자6
작 가님ㅠ언제오시는거에여ㅜ 기다리고있을게여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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