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궁창냄새가 진동하는 뒷골목에는, 각종 범죄와 갱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 활개를친다. 그리고 '뒷골목'이라는 이름과 걸맞게도 시중에서는 쉽게 구할수없는 각종 약이나 무기들을 파는 암시장이 존재한다. 태형은 15살때부터 생계비를 벌려고 마약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정작 본인은 약을 하지않았다. 어렸을때부터 봐온 마약쟁이들은 대부분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것을 수두룩하게 봐왔기 때문이었다. 어린마음에 돈이 곧 성공이라는 생각을 하게된 태형은 위험성은 크지만 비교적 수월하게 돈을 벌어들일수있는 마약시장에 자연스레 발을담그게되었다. 위험천만한 상황이 참 많았지만, 그때마다 곱상한 외모와 특유의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모면해왔던 태형은 어느새 뒷골목에서 마약상으로 이름을 날리며 'V'라는 닉네임을 얻게되었다.
" 동양인인가? "
" …그거, "
태형이 뒷골목의 제법 시끄러운 바에 앉아 거래처를 기다리고있을때, 피부가 창백하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하얀 남자가 태형의 손목을 붙잡고 애원해왔다. 아마 태형의 셔츠주머니밖으로 살짝 삐져나온 주사기와 비닐팩을 발견한것이겠지. 하얀남자는 손을 덜덜떨며 식은땀을 흘렸다. 꽤나 야윈것으로 보아 아마 중독된지는 오래된것으로 보였다. 급해보이는 남자의 모습에 태형이 비싼가격에 홀랑 넘겨버릴까 고민했지만, 생각해보니 거래보다는 자기소개가 먼저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상 그리 중요한것은 아니었으나, 마약시장에 발을 오래 담구다보니 중독자가 마약을 제발 자신에게 팔라며 애걸복걸하는 모습도 하나의 재미였기에 태형은 장난스럽게 미소지었다.
" 자기소개먼저. "
"…민윤기, 스물, 두살이야, 하, 얼른…."
태형의 손목을 붙잡은 윤기의 손가락이 달달 떨려왔다. 윤기의 손바닥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있었고, 헤로인에의한 금단현상으로 발열이 있는듯, 윤기의 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태형이 아무말없이 방관하며 윤기를 지켜보고만있자, 눈주변이 붉게 변한 윤기의 눈에 물기가 서리기시작했다. 이번에는 복통까지 오기 시작했는지 윤기가 배를 움켜쥐며 태형에게 의존하다시피 주저앉아버렸다. 태형이 생각한것보다 윤기는 심한 중독자로 보였다. 여기저기서 시선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 여기서 쓰러지면 곤란한데, 약에 취한채 시체로 발견될수도있어. "
"윽, 너무, 아파…, 제발, 돈도있어, 뭐든, 다할께… 부탁이야."
윤기가 숨을 호흡하기도 어려운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태형의 옷깃을 꽉 움켜쥐었다. 태형이 주변을 둘러보자, 꽤 위험해보이는 마약상들이 윤기에게 관심을 보이며 수근대고있었다. 윤기가 어떻게 되든 큰 상관은 없었지만, 자신이 외면한 남자가 남자들에게 성폭행을당해 다음날 시체로 발견되는것은 누구에게나 참 꺼림찍한 일이었다.
" 어이! 거기있는남자, 중독자인가? "
거구의 인상더러운 남자가 태형에게 다가왔다. 태형은 같은 업종의 또다른 마약상과 얽히는일을 꺼려했다. 태형은 잠시 고민에 잠겼다. 여기서 윤기를 넘겨주고 거래처를 만나 평소처럼 돈을벌고 찜찜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느냐, 윤기를 감싸주고 되도않는 정의감을 불태울것이냐.
" 아니, 술에 취한것뿐이다. "
" 그러기엔 테이블에 맥주한병뿐이로군, "
태형은 문득 자신의 테이블을 눈으로 주욱 훑었다. 담배한갑과 라이터하나, 맥주한병. 태형은 실소를 터뜨렸다.
" 미안하군, 이제 곧 호텔로 자리를 옮길참이라서 말이야. "
" 중독자라면 나에게 넘기지그래, 팁도 줄수있어. "
" 안타깝게도 내가 이남자한테 먹인건 흥분제거든. "
태형이 윤기에게 흥분제를 먹였다는말에 거구의 인상더러운남자가 표정을 굳혀왔다. 더러운새끼, 취향한번 더럽군 하는 욕설과함께 태형의 발치에 침을 찍 뱉어낸 남자가 혀를차며 유유히 사라졌다.
" 지도 호모면서 호들갑은. "
" … "
" 너, 민윤기라고 했던가? "
윤기가 고통에 고개를 돌지못하고 머리만 끄덕여왔다. 윤기의 몸은 사시나무 흔들리듯 미친들이 떨렸다. 태형이 우악스럽게 윤기의 턱을 잡아 고개를 들게했다. 식은땀에 젖어 까만 앞머리가 이마에 들러붙어있었고, 고통에 지속적으로 눈물을 흘려왔던것인지 눈가는 붉게변해 물기를 한가득 머금고있었다. 아까 그 돼지새끼가 눈독 들일만도 한걸, 하고 태형이 생각했다.
" 일어나. "
" 약은… "
" 줄게, 대신 뭐든지 한다고했지? "
" 알았어, 얼른, 몸이 아파… "
윤기가 다리를 부들부들떨며 힘겹게 일어나자, 태형이 윤기의 팔목을 잡고 룸으로 향했다. 태형은 룸에 구비되어있는 쇼파에 윤기를 던지듯 밀쳐내고선, 좌우를 살피는듯 하더니 룸의 문을 잠그고 커튼을 쳐냈다. 그리곤 자신의 주머니에 들어있는 백색가루들을 꺼내더니, 룸안에 구비되어있는 유리컵에 물과 가루를 섞어 주사기에 빨아들였다. 쇼파에 힘없이 늘어져있던 윤기가 눈을 가늘게 뜨며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 팔목대. "
윤기가 손을 바들바들떨며 팔목을 거둬냈다. 윤기의 팔목은 온갖 상처투성이었다. 주삿자국과 더불어 자해까지했는지 칼자국도있었으며, 심지어는 약을하기위해 매춘까지했는지 손으로 움켜쥔듯한 멍자국도있었다. 태형은 눈살을 일그러뜨리며 윤기의 동맥에 주삿바늘을 박았다. 주사기의 피스톤을 눌러 약을 주입시키자 헉- 하는 소리와 함께 윤기의 몸이 발작을하며 숨을 크게 몰아쉬더니, 이내 안정을 되찾은듯 몽롱한 웃음을 지었다.
" 이제 만족스러운건가? "
" 누구더라, 친구맞지? 아니, 애인이던가? "
" … "
윤기가 기분좋은듯 미소지으며 야윈손으로 태형의 얼굴에 손을 뻗어왔다. 태형은 그런 윤기의 모습에 약간 거부감을 느꼈지만, 눈을 한껏 예쁘게 접으며 웃어오는 윤기의 모습을 보자 어째선지 몸을 움직일수없었다. 윤기의 손은 태형의 턱을 스윽 쓸어내더니, 양손으로 힘껏 끌어당겨 입을맞춰왔다. 태형은 혹시나 윤기가 액체로 희석해서 마시는 타입일까 고민했지만, 팔목에 상처들로 보아 액체로 복용해왔던것은 아니라고 판단하며 입을벌려 응했다. 한참을 서로의 입술을 탐하고나니, 거래처가 도착했는지 룸의 문을 부술듯이 두드려대고있었다.
" 넌 이름이 뭐야? "
윤기의 질문에 태형은 고민했다. 안전상 계약된 거래처와 지속적인 거래만 해왔던 태형에게 일반 고객이 늘어나봤자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째선지 윤기의 얇게 접히는 눈꼬리를 보자 한번쯤 다시 만나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김태형. 너랑 같은 한국인이야. "
" 멋진이름이네. "
고마워, 태형이 윤기의 귀에 속삭였다. 룸 밖에선 기다리다 화가난 거래처의 사람이 V! V! 하며 Fuck과 Shit 등등으로 이루어진듯한 욕지거리를 내뱉어내고있었다. 태형이 윤기의 목에 길게 입을맞췄다. 윤기가 얕은숨을 달싹이자 하얀 피부가 금방 붉게 물들었다.
" 약이 필요할땐 V를 찾아. 그게 내 닉네임이야. "
탄소들 반응이좋아 글잡으로 옮긴다. 독방에 공개되있는거니까 포인트 10으로할께!
2는 오늘안에 써올께~
델루젼이라고 불러줘! 뜻은 망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잡에 망상좀 풀께 일단 이걸 시작으로 몇개 조각으로썼던거 자세히 풀기도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