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VIP 라운지에서 엑소 만난 ssul. 04
그렇게 말없이 10분정도 있으니까 슬슬 잠이 오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란 녀자 긴장따위 하지 않는 녀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옆에 생판모르는, 그것도 엄청 잘생긴 남자가 있는데도 그대로 뻗어서 잤어ㅠㅠㅠㅠ 얼마나 흉했을지... 지금 생각하면 쪽팔린다ㅠㅠㅠㅠ
근데 자는데 막 덜그럭덜그럭 하길래, 비행기가 뜨나보다- 싶었지.
내가 그렇게 깊게 잔건 아니라서 비행기가 가다가 기류 이상때문에 덜컹했는데 확 깨버린거야.
근데 나는 분명히 의자를 안 젖히고 잤거든? 게다가 입고있었던건 민소매 롱 원피스여서 팔이 엄청 추웠는데 승무원 언니들 다들 바빠보여서 담요달란 말도못하고 팔로 나를 꼭 안고 잤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난다요ㅇㅅㅇ 좌석은 풀로 젖혀져있지, 담요까지 누가 덮어놓은거임... 괘감동ㅠㅠㅠㅠㅠ 승무원 언니가 해주신줄 알았다 그때까지.....
" 왜 깼어요, 더 자지. "
내 옆에서 좌석 뒤로 젖혀서 눈 감고있던 경수오빠가 내가 부시럭대니까 몸 일으켜서 나를 보길래 그냥 어색하게 웃었어...
" 얼마나 남았어요?? "
" 이륙한지 얼마 안됐어요. 아직 세시간은 남았을걸 "
" 헐.. 나 되게 오래 잔줄 알았는데... "
" 아닌데, 한시간 좀 덜 잤어요. 아까 너무 추워하길래 제가 외투가 없어서 담요 달라고했어요 "
" 아..감사합니다, 오빠가 담요 주셨구나- "
" 음료수 마실래요? 아까 나는 주스 주고 가셨는데 ㅇㅇ씨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
" 네, 아, 제가 말할게요. "
" 저기요- "
내가 승무원언니 부르겠다는데도 그 긴 손가락을 들어서 승무원 언니를 되게 시크하게 부르는거야... 뭔가 우아한 손짓이었음.
그래서 담요 밑에 있는 손 꼼지락거리면서 따라해봄ㅋㅋㅋㅋㅋㅋㅋㅋ 승무원 언니가 와서 음료 어떤거 서빙해 드릴까요? 라고 물었는데 진짜 아까부터 와인이 너무 땡기는거야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경수오빠 눈치보지 않고!!!!!! 걍 질렀음.
" 저어...혹시 와인 있나요? "
" 네, 와인은 칠레산 샤도네이와.... "
" 그냥, 제일 단걸로 주세요. "
" 그럼 프랑스산 시라 레제르바 준비해드릴까요? "
" 네 "
와인 그딴거 종류는 모름ㅇㅇ 부잣집 딸이 왜 그러냐고? 우리 엄마아빠가 부자지, 내가 부잔가 ㅇㅅㅇ
모름지기 술이란, 단게 최고임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아버지의 술 철학은 절대 달달한 술은 먹지 말잔데, 한번에 훅 간다고 절대 마시면 안된다셨어ㅋㅋㅋㅋㅋ
근데 나는 쓴거 못마셔ㅠㅠㅠ 소주랑 맥주는 맛이 없자나!!!!!!!! 양주도 싫어ㅠㅠㅠㅠ 와인하고 칵테일이 제일 좋아...
그래서 아빠는 항상 내 술취향이 애같다고 못마땅해하심ㅋㅋㅋㅋㅋㅋ 남자랑 술마실 때 제일 위험한게 달달한 술이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경수오빠는 내가 와인있냐 그러니까 ⊙⊙ 이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승무원 언니한테 말함.
" 저도 한잔 주세요. "
" 같은걸로 준비해 드릴까요? "
" 네, "
" 알겠습니다. 곧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편안한 비행 되십시오. "
이제 내 표정이 ⊙⊙ 이렇게 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술 마셔도 되요? 혼나는거 아니예요?? "
" 괜찮아, 한잔 정도야 뭐. "
" 도경수- 다 이를거다!!!!!! "
" 일러라- "
" .....저기요, 저도 와인 한잔만 주세요. "
" 저도... "
" 일행분이랑 같은 와인 준비해 드릴까요? "
" 네. "
" 알겠습니다, 편안한 비행 되십시오. "
" 우리도 먹을거야. "
" 니만 입이냐?? 여튼 도경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뒤에있던 찬열이오빠랑 종대오빠가 한마디씩 함ㅋㅋㅋㅋㅋㅋㅋ 잔소리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있다가 와인이 나와서 넷이서 조용히 소곤대면서 마시는데 다른 승객들 주무신다고 기내에 불을 은은하게 켜놔서 분위기 대박이었음... 무슨 신혼여행 온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끄부끄행><
" 나는 비행기에서 와인 처음 마셔보는데. "
" 나도- "
" 나돈데. "
" 저는 아직 성인 된지 얼마 안돼서.. 그래도 처음은 아닌데! "
" ㅇㅇ이 보기보다 술 되게 좋아하는구나? 시간되면 오빠네 가게 한번 와. 와인 사줄게, "
" 우와, 무슨 가게요? "
" 그냥 피자랑 파스타랑 이것저것.. "
나는 뒤에있는 찬열이 오빠하고 얘기하는거니까, 술도 들어간 상태라 기분이 되게 묘한거야ㅋㅋㅋㅋ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었어... 찬열이 오빠는 토끼??? 종대오빠는 고양이??? 경수오빠는 나쁜 왕비!!!!!
ㅋㅋㅋㅋㅋㅋ 미안 좀 취함.
여튼 와인 한잔 마시고나니까 또 슬슬 잠이 오길래 와인잔은 옆에 놓고 깜빡 졸았다? 뒤에 오빠들도 자는것 같고, 경수오빤 여전히 미동이 없길래....ㅎ
" ㅇㅇ아, "
" ...엄마, 놀래라.. "
경수오빠가 옆에서 툭툭 쳐서 놀래서 깸ㅋㅋㅋㅋ 무의식중에 조용히 해야한다는건 인지했는지 놀래는것도 조용히 놀램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경수오빠가 휴대폰을 내밀어서 더 놀램...
" 번호, 줄수있어? "
" 에..? "
후... 오늘만 저 멍청한 에..? 는 몇번을 하는건지. 정말 멍청해지는 기분이었어ㅋㅋㅋㅋ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벌써 짧아진 경수오빠의 말끝과, 불빛 때문인지 짙어보이는 눈동자가 나를 빨아들이는 기분이라 나도 모르게 홀려서 번호 입력해줌..
" 고마워, 내려서 연락할게. "
" .... "
" 이제 좀 더 자. "
" ..... "
번호 달란다고 주고, 자랜다고 또 자는 나란년.... 진짜 아빠 말씀대로 달달한 술은 남자앞에서 먹는게 아니란걸 뼈저리게 깨달았음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