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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새벽 두시가 가까워진 새벽의 밤공기는 싸늘하다 못해 얼어붙을거 같다.

아니, 얼어붙는건 밤공기의 추위가 아니라 내마음일까.

어머님께 등떠밀려 나오듯 반쯤 억지로 나온탓에 급하게 입고 나온 얇은 가디건 밑의 추위에 떠는 팔이 내 스스로도 안쓰러웠다.

그사람이 몇시면 올줄 알고 나는 이 밤거리 위로 내몰리는걸까.

반강제로 시작된 시집살이는, 이토록 고달프다.



-



이야기는 일년쯤 전부터 시작된다.

사업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나는 부족함이라고는 모르는채로 자랐다.

아니 부족한 정도를 넘어서 넘치도록 풍요로웠지.

서울 사립 유치원에서부터 시작해 명문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졸업하며 내 인생은 그야말로 꽃길이었다.

평범한 외모에 무던한 성격은 작은 흠이었지만 나는 그것에 불평하지는 않았다. 나는 내가 가진것에 충분히 만족했고 그래서 나서고 싶지 않았다.

공부도 아주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항상 상위권이었고 반항 한번 모르는 모범생이었다.

부모님도 이런 나를 자랑스러워했고 부모님또한 나의 자랑이었지.

그렇게 아버지의 사업은 영원히 잘될거 같았고 나는 평생토록 이 안전한 지붕 아래서 세상 모든 풍파가 나에게만은 비켜갈줄 알았다.

그리고 이 행복은 내가 서울의 한 명문 대학에 합격통보를 받은날

모든 것이 풍비박산 났다.


학교에서 합격전화를 받은 후 나는 부모님께 말하지 않고 집에가서 깜짝 놀래켜주기로 생각했다.

이 행복을 이 기쁨을 엄마아빠에게 깜짝선물로 선물하고 싶어서.

그렇게 하교시간까지 채 내려오지 않는 입꼬리를 다스리며 하교종이 치자마자 급하게 책가방을 싸 집으로 달려갔었다.

그리고 그날 처음으로 나는 오열하는 엄마와 허망한 표정으로 주저앉은 아버지를 봤다.

아버지의 회사가 부도났다.

나에겐 숨겼지만 아빠의 사업은 기울어져갔었고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했던 해외회사의 거래마저 사기를 당했다. 거래금액으로 회사까지 담보잡아 줬던 몇십억을 들고 그 회사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존재하지도 않는 페이퍼 회사와 이미 외국으로 도망간 사기꾼을 잡을 방법은 없었고 그렇게 우리집은 산산조각났다.


서울 한복판에 있는 넓은 저택,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굴뚝위로 매일 매연을 뿜어가며 바쁘게 돌아가던 아빠의 공장, 그 안에 있던 몇 살이나 어린 나를 보며 아가씨 아가씨 하며 공주 모시듯 대했던 직원 아저씨들.

그 모든 것들이 다 하루아침에 신기루마냥 사라졌다.

수영장까지 딸려있던 저택에서 빗물이 세서 바가지를 대놔야 하는 작은 전셋집으로 우리는 도망치듯 떠밀려왔고 아버지는 평생 입에도 대지 않던 술을 밤낮없이 매일토록 마시며 핸드폰만 들여다보셨다. 아마 사기꾼들을 잡았다는, 기적과도 같은 전화 한통을 기다리셨을테지.

진주목걸이에 허리에 단정하게 하얀 레이스 앞치마를 둘러 차려입던 우아하던 엄마는 평생 내가 모르는 사람처럼 변해버렸다.

학교생활은 어떠니, 공부는 잘되가고 있니, 먹고싶은건 없니. 귀찮을만큼 재잘재잘 말이 많던 엄마는 이제 말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입을 꾹 다물었다.

아버지에게 분노도 그렇다고 슬퍼하지도 않는 엄마를 보며 나는 불안해했다. 이대로 엄마가 세상에서 사라져버릴것만 같아서. 그래서 하루에 몇 번이고 나는 엄마를 관찰했다. 어디론가 사라지지 않게.

 

그렇게 우리는 몇 달간을 죽은 듯이 살았다.

중간에 한번 내 대학진학을 두고 엄마와 아빠가 싸우긴 했지만 금방 두분 다 입을 다무셨다.

엄마는 우리딸 대학은 보내야되지 않겠냐고 소리지르며 아빠에게 불같이 화냈지만 아빠는 무서울만큼 차가운 얼굴로 그럴돈이 있으면 당신이 마련해보라며 얼음처럼 냉정했다.

나또한 잠깐 내 대학은 어떻게 되는거지 생각했지만 금방 생각을 접었다.

이상황에서 대학까지 바라는건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었다.

대학이야 언제고 상황이 나아지면 갈 수 있겠거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려했지만 그래도 우울해지는건 어쩔 수 없었다.



결국 한줄기 기적을 바라던 엄마도 아빠도 나도 현실을 인정했다.

우리는 망했고 복구가 불가하다는걸.

우리의 사정과는 다르게 세상은 여전히 굴러갔고 살기위해선 돈이 필요했다.

평생 부엌에서 제대로 요리한번 해본적 없던 엄마는 식당 아줌마로 일을 나갔고 사무실에서 펜을 굴리며 사람을 부릴줄만 알던 아빠는 하루 하루 인력소에서 일을 받아 나가는 일용직 노동자로 새벽같이 일을 나가셨다.

부모님은 나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껄끄러웠다.

아마 본인들의 실수에 딸까지 망쳐버렸다는 죄책감 아니면 자식마저 이 고생을 시킬수는 없다는 생각에 아무말 하지 않으셨던거겠지만 하루가 다르게 시든 꽃처럼 말라가는 부모님을 보며 하루종일 방구석에 틀어박혀야 있는건 나에겐 너무나도 가시방석이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집앞의 작은 편의점에 알바를 다녔지만 그렇게해서 한달에 쥐는 돈은 차마 백만원도 안되는 돈이었다. 그마저도 모른척 엄마 손에 쥐어주고 나면 내 손에 남는건 없었다.

친한친구에게조차 내 사정을 말할 수조차 없었다. 죄를 지은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당당해지는 것또한 힘든일이었다.

그렇게 기약없는 희망을 기다리던 열아홉의 겨울은 너무나도 차가웠다.



그렇게 다시 한해를 돌아 스물의 겨울을 맞이하던 해 한줄기 구원은 아주 의외의 곳에서 떨어졌다.

아빠에게 전화 한통이 왔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지인이라 소개한 여자는 나를 만나고자 했고 다음날 찾아온 중년의 여자는 아빠에게 세읠의 때가 탄 은반지 한쌍을 내밀며 아버님과 오래전 한 약속을 지키고자 왔다 했고 엄마 아빠는 당황해하며 여자와 안방에 들어가 한참을 얘기하더니 결국엔 아빠는 고함까지 지르며 화난 얼굴로 여자를 쫒아냈다. 떠밀리듯 집에서 내쫒기면서도 여자는 나를 구석구석 관찰하는 눈빛이었다. 그레도 찾아온 손님을 이렇게 보내는게 맞는일일까 싶어 짧게 고민하다 인사라도 드려야겠다고 생각해 따라나온 나를 보며 여자는 명품백에서 고급스러운 지갑을 꺼내 명함 한 장을 건넸다.

 

세화호텔 대표 김시애

 

범상치 않은 여자의 차림새를 보며 적잖이 대단한 사람일거라 생각은했지만 여자는 생각보다도 더 대단한 사람이었다. 국내 최고의 호텔중 하나로 손꼽히는 호텔의 회장님이라니.

명함을 빤히 쳐다보는 나를보며 여자는 짧게 혀를 차더니 나와 직접 얘기하고 싶다며 내일 집앞으로 데리러 오겠다 했다.

다음날 고급스러운 세단을 이끌고 온 여자는 나를 집앞 작은 카페로 데려갔다.

무슨얘기를 할까 싶어 멀뚱히 쳐다보는 나를 보며 여자는 내게 믿을 수 없는 얘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신 아빠의 아버지, 내 할아버지와 여자의 엄마는 서로 사랑하던 사이였지만 가난한 청년이던 할아버지와 마을 부농가의 영애였던 여자의 할머니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고한다. 여자의 할머니가 집안의 강요에 못이겨 서울의 부자집 도련님에게 시집가던날 할아버지는 은가락지 한쌍을 쥐어주며 지금은 이루어지지 못하지만 만약 나중에 손자 손녀를 낳게 되거든 그때는 우리의 아이들이라도 결혼시키자는 약속을 하고 도망치듯 마을 떠났단다. 하루아침에 사라진 정인에 슬퍼한 할머니는 그렇게 반지를 소중히 간직했고 그 반지는 세월이 흘러 나와 마주앉은 여자가 내게 내밀고 것이었다.

드라마 같은 얘기에 어이없어하는 나를 보며 중년의 여자는 가볍게 커피잔을 들이키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어이없는 얘기인거 알아요. 오래된 약속을 굳이 지키고 생각또한 없어요. 솔직하게 말할게요. 내 아들은 결혼할 생각이 없어요. 하지만 나는 내 아들에게 가정은 있어야한다고 생각해요. 손자도 하나 봤으면 좋겠구요. 어차피 내 아들에게 있어야할 며느리라면 내가 직접 고른 여자면 좋겠죠여주양 정도면 좋을거 같네요.”

 

. 그제서야 깨달았다.

이 여자는 이 한편의 멜로영화같은 이야기에 취해 낭만적인 오래된 약속을 지키러 온게 아니라 본인 아들의 대외전시용 며느리가 필요해 구하러온거였구나.

그것도 아주 유순하고 고분고분한.. 이렇게 본인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나를 조사하고 온게 분명했다. 아니면 이렇게 말할 자신감이 없었을테지.

그제서야 왜 전날 아빠가 그렇게 불같이 화냈는지 알거 같았다.

이 얘기를 먼저 아빠에게 했겠지. 그게 안되니 나를 따로 불러낸것일거고.

더 들을 가치가 없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는 나를 보며 여자는 예상했다는 듯이 명품백에서 하얀 봉투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사정 들었어요 상황이 안좋다고. 빚이 꽤나 된다던데... 사장님 사모님으로 있던 부모님이 정말로 버틸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

백지수표에요, 필요한만큼 적어요.”

 

그제서야 자세히본 여자의 얼굴은 정말 그 나이대 중년의 아줌마라고는 느껴지지 않을만큼 고운 피부에 기품있는 태도의 귀부인이었지만 눈빛은 서슬 퍼렇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야생의 맹수처럼 먹이감의 약점을 정확히 파악해 숨통을 물고 사냥하는것처럼.

나는, 이미 이 여자에게 사냥당한 후였다.

이미 벗어날 수 없게 모든 함정을 파둔 후 물어보는척 대답을 받아내려는거겠지.

숨이 가쁘게 쉬어졌다.

엄마, 아빠, 나 셋이 이렇게 남은평생 죽도록 벌어도 이 지옥을 탈출 할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평생을 다 바쳐도 안되겠지. 그러면 우리 엄마아빠는 그러면 죽기 전까지는 이 끝없는 무간지옥에서 고통 받아야하는걸까.

어쩌면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 지옥을 탈출하라고 하늘이 마지막으로 내려준 동아줄.

그 위에 뭐가 달려있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이것마저 놓쳐버린다면 남은 평생을 후회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은 정해져있었다. 고민하는척하며 계산하는건 사치였다.

중년의 여자를 빤히 쳐다보던 시선은 처량히 꺾이고 손바닥 안쪽에 손톱이 아프도록 박히게 세게 쥔 주먹은 맥없이 풀렸다.

그렇게 나는 그날. 이름도 얼굴도 나이도 모른 남자와 내 남은 평생을 같이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



한시간쯤을 더 차가운 밤공기와 빗줄기에 덜덜 떨었을까

우산을 든 팔이 슬슬 저리기 시작했을때쯤 골목위로 매끈한 검은색 차 한 대가 어둠속에서 불빛을 밝히며 들어왔다.

아 이제야 이 추위도 고달픔도 끝이겠구나싶어 얼른 다른 한손으로 우산을 쥐고있던 손을 맞잡으며 저택앞 대문에 멈춰선 차문 앞으로 다가섰다.

까맣게 선팅된 차창이 내려가며 무표정한 얼굴의 남자가 드러났다.

하얀피부에 흑발. 단정하면서도 적당히 각진 얼굴선.

나를 쳐다보는 남자의 시선은 무심하면서도 그 어딘가에 한심함을 담고있는거 같은 느낌에 나는 괜히 무안해졌다.

 

“.. 어머니가 석진씨 마중나가라 해서요

 

무안함에 변명처럼 한 말에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사람 머쓱해지게.. 대답이라도 해주지.

차창이 다시 올라가며 차에서 내린 남자는 오늘도 완벽한 수트차림이다. 항상 남자의 스타일은 똑같다. 아르마니, 프라다 톰포드 등등.. 브랜드만 바뀔뿐 각 잡힌 정장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혹시 후드티 같은건 입어본적 없을까

남자는 나를 못본사람인냥 지나가며 조수석 문을 열고 그 위로 우산을 받쳐줬다.

조수석 문밖으로 길게 나오는 늘씬한 종아리에 나는 직감적으로 누구인지 알았다.

얼굴을 보지 않아도 또 그여자겠지.

남자의 연인.

가냘픈 팔다리에 이질적으로 굴곡진 몸매 . 청순한 눈매와 여린 목선. 굵게 웨이브가 들어간 밝은 갈색의 긴머리.

오늘은 여리여리한 느낌을 더 살리고 싶었는지 짧고 하늘하늘한 하얀 원피스를 입었는데 여자에게 무척 잘어울렸다.

여자는 우산을 든채 망부석처럼 서있는 나를 한번 흘깃보더니 우산을 받친 남자의 품으로 안겨들어가며 남자를 꽉 안았다.

그래도 나름 아내라고 나를 의식한걸까 아니면 둘을 쳐다보는 내 시선이 거슬렸던걸까 남자는 가볍게 여자를 밀어내며 말했다.

 

늦었으니까 차 타고가. 오늘 아침 출근도 이거로 하고.”


밀려난 여자는 서글픈 눈으로 남자를 올려다 보더니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쉬워하는 여자의 뺨을 가볍게 쓸어내려주는 손짓이 마냥 다정해보여서 웃겼다.

어차피 날 밝으면 또 회사에서 볼거면서 이토록 애달픈 연인들이라니.

생각해보면 저 여자는 애첩쯤 되는걸까. 아니지 생각해보면 나와 결혼하기 전부터 사랑하던 관계였을테니 내가 굴러들어온 돌이고 저여자가 본처에 내가 애첩쯤이겠지. 생각해보면 애첩도 아니다. 사랑하는 관계가 아니니. 그럼 나는 뭐지? 그냥 가정부 아줌마쯤?

여자는 곰곰이 생각하는 나를 한번 흘깃 쳐다보더니 김석진처럼 나를 없는 사람인냥 지나쳐 다시 차를 몰고 사라졌다.

그제서야 김석진은 나를 빤히 쳐다보는데 억울해지기 시작했다. 스스로 알아서 잘 우산 챙겨다니는 사람인데 나는 무엇 때문에 이 남자를 기다렸는가.

어디 남편이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먼저 이부자리 펴고 자려하냐며 석진이 우산 챙겨서 마중나가라고 호통을 내린 어머님 덕분에 이 새벽까지 이남자를 기다리던 내가 우스워진다.

막상 이 남자는 우산 정말 잘 챙겨다니는데요 어머님.

 

목욕물 받아놨어요 들어가.....”

 

정말 내가 안보이는걸까. 들은체도 안하며 말허리를 자르고 나를 지나쳐 들어가는 남자를 보며 나는 한숨을 크게 내뱉었다.

싸가지 싸가지 이런 싸가지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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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ㅠㅠㅠ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기대할게요 ㅠㅠ
5년 전
비회원191.52
응원합니다 좋은글 감사해요ㅜㅜ
5년 전
독자2
다음화가 넘넘 기대되는걸료!!? 신알신하고 가욤!!
5년 전
비회원81.112
헐ㅠㅠ석진이랑 결혼이라니ㅠㅠ여주 아련한거 좋아합니다ㅠㅠ
5년 전
독자3
ㅠㅠㅠ너무 쟤밌어요 크 정략결혼에 쟈가운 남편은 언제봐도 질리지않는 스토리... 작가님 너무 잘보고 갑니다!
5년 전
독자4
신알신하고 가요 작가님!! 차갸운 석진이 너무 기대됩니당ㅎㅎㅎ
5년 전
독자5
헐 대박ㅠㅠㅠㅠㅠ다음편 완전 기대되여!!너무재밌었어요 작가님!!!
5년 전
독자6
다음화가 기대되는 작품이네요ㅠㅜㅠㅜㅠㅜㅠㅠ 너무 재밌어요 다음화 기다릴게요 작가님!!!
5년 전
독자8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욜 엉능 오세요!
5년 전
독자9
흐어어엉 너무 재미있어요...흥미진진그자체..
5년 전
비회원162.228
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느껴져요!!!!!!!
5년 전
독자11
헐헐ㅜㅜㅜ 너무 흥미진진ㅜㅜㅜ 처음부터 너무 재밌는 거 아닙니까?ㅜㅜ
5년 전
독자12
여주가 흑화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석진이 파워후회하게 해주세요 작가님ㅠㅠㅠ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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