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준]아저씨, 담배 한 갑만 사다주세요 00
W. 내거야
어두컴컴한 골목길 그 귀퉁이에서 여러명의 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하얀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들이 무리를 지어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을때 정장을 입고 골목길로 지나가는 남자가 있었다.
깔끔한 정장차림, 다소 작은듯한 체구를 가진 남자가 그들의 옆으로 지나쳐가려했다.
그 남자보다 족히 10cm는 더 커보이는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다가왔다.
"아저씨, 담배 한 갑만 사다줘요, 말보로 라이트 한 갑. 돈은 이따가 줄게요"
준면은 자신의 코 끝에서 담배냄새가 다가오는것만 같아 인상을 찌푸렸다.
인상을 찌푸리며 기침을 하는 준면에 세훈은 표정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걱정을 했다.
그냥 처음본 남자에게 담배를 사다달라고만 했을뿐인데 그 남자는 인상을 찌푸리며 기침을 내뱉을뿐이었다.
준면이 기침을 멈추고 세훈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학생같은데, 벌써 담배피고 그러면 나중에 후회해요, 지금부터라도 끊어요."
조용히 뒤를 돌며 미소를 짓는 준면의 뒷모습을 세훈은 멍청하게 서서 바라보고있었다.
아직도 멍하게 서있는 세훈의 뒷통수를 종대가 둔탁한 소리가 날정도로 때렸다.
세훈은 종대에게 맞은 뒷통수를 부여잡으며 종대를 노려보았다.
"아, 김종대 진짜 개같은새끼…"
"뭐, 왜, 그렇게 아프냐?"
얄미운듯한 목소리로 많이 아프냐고 묻는 종대를 세훈이 정강이를 걷어찼다.
"이정도로 아파, 이제 이해하겠냐"
종대가 소리를 지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아프잖아!"
세훈이 자신들의 무리와 헤어진후 집으로 가는동안에도 아까 마주쳤던 준면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프라고 때린건데 안아프면 되겠냐"
"아, 진짜!"
"나 오늘은 지금 들어간다, 너네는 놀다가 들어가던가 알아서해"
이른시간은 아니지만 세훈은 자신의 무리들중에서 가장 먼저 집에 간다고하고 자리를 비웠다.
"오세훈 어디아파?"
"저새끼가 안아팠던적이 있냐, 항상 정신이 아팠지."
수정의 물음에 종대는 장난스럽게 대답을 하며 웃어넘겼다.
"쟤 맨날 마지막에 집에 들어가잖아, 오늘은 왜그런대"
"뭐어때, 오늘은 노래방이나 갈까"
"어제도 갔잖아, 다른데는 없냐?"
아직도 들리는 자신의 친구들의 목소리가 빠르게 묻혀갔다.
'학생같은데, 벌써 담배피고 그러면 나중에 후회해요, 지금부터라도 끊어요.'
아까 마주쳤던 준면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뒤를 돌아 자신의 갈길을 걸어가면서도 미소를 띄어주던 그 얼굴을 세훈은 아직 잊어버릴수 없었다.
"아, 미쳤나봐 나 남자 안좋아하는데…"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도 계속해서 혼란이 오던 세훈은 어느새 자신의 집앞까지 도착했다.
오랜만에 일찍 들어온 세훈에 세훈의 어머니는 놀란듯했다.
저녁식사를 하던 중 세훈이 집에 들어오자 세훈의 밥까지 준비를 하려 자신의 어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세훈은 말렸다.
"나 밥 안먹을거야, 엄마나 먹던거 마저 먹어."
세훈은 옷도 갈아입지 않고 바로 침대로 향했다.
준면의 고운 미성이 아직도 세훈의 머릿속에서는 맴돌았다.
준면의 모든것이 세훈에게는 설레임으로 다가왔다.
세훈은 밤새 이불만 걷어차며 얼굴이 붉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