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우현을 처음 본지 2주가 지났고, 그 2주동안 성규는 열심히 삽질만 해댔다. 매번 학교 앞에 가서 꼭 말을 걸고 말겠노라 라고 다짐하지만 저 멀리서 나오는 우현 얼굴만 보고도 터질 것 같이 빨개지는 얼굴, 직접 마주보면 얼마나 더 빨개질런지 걱정이 되어 갈 때마다 얻는 것이라곤 자신의 동생 김명수밖에 없었다. 사실 2주동안 잠깐씩 마주치는 일이었었다. 우현이 일찍 나오는 날, 그날 우현은 항상 먼저 성규에게 인사를 해주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밤잠을 설치던 성규였다.
"두목, 저한테 좋은 생각이 났습니다!"
또 책상에 앉아 멍하니 우현을 생각하고 있던 성규의 방에 노크를 두어번 하고는 벌컥 문을 연 현식은 다짜고짜 아이디어가 생각났다며 난리를 쳐댔다. 한창 웃으면서 자신한테 인사하던 우현을 떠올리고 있었는데 그 상상을 방해한 현식에 별거 아니면 죽여버리겠노라 라고 다짐한 성규는 어디한번 짓껄여보라는 듯이 인상을 쓰곤 현식을 바라봤다.
"과외 어떠십니까!"
"과외?뭔 과외"
"학생회장이면 공부를 잘할테니 과외 해달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요.."
점점 더 인상을 쓰는듯한 성규에 자신감이 급 하락한 현식은 점점 말소리가 줄었고 이내 입을 꾹 다물고는 망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야, 현식아. 너는 씨발"
"죄,죄송합!"
"천재야!이 새끼야!"
갑작스레 현식을 부둥켜안고는 방방 뛰다가 이내 핸드폰을 꺼내 들고 우현에게 문자를 보냈다.
(우현학생, 학생 회장이지?)
명수에게 대충 수업시간 등 일정을 들어 11시, 지금쯤이면 아직 수업중이겠다라고 생각한 성규는 저번처럼 발악하지 않고 의자에 편히 기대 우현과 과외하는 상상을 실컷했다고 한다.
*
[네. 어떻게 아셨어요?]-오후 12:21분
씨발, 자버렸어.
행복한 상상을 하다가 그 자세 그대로 자버린 성규는 우현에게 문자온지 3시간이 지난 3시 30분에 일어나버렸다. 우현과 모처럼 문자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내 동생이 그 학교 다녀서 부탁하나만 해도 될까?)
눈물을 머금고 문자를 보낸 성규는 참을 수 없는 빡침에 고래고래 악을 질러댔고 이제는 그 모습이 익숙해진 부하직원들은 잠깐 움찔했다가 다시 제 할 일들을 했다. 목요일 오후, 짝사랑중인 23살 모태솔로 깡패두목 자택의 평화로운 풍경이다.
[네^^ 뭐 도와드릴거 있어요?]-오후 10:06분
어김없이 하교시간이 돼서야 답장이 온 핸드폰을 잡고 뭐라 해야 우현에게 부담이 안가게 부탁할지 모든 조직원들이 머리모아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보석이 의견이 제일 나은거같아요"
"다짜고짜? 어쩔 수 없이 허락해 줄수도 있는거잖아!"
"지금 그게 목표에요,두목."
아... 뒤이어 수긍한 성규는 곧이어 보석의 의견에 따라 자신이 좀 많이 기초가 부족해 그런데 보수는 충분히 해줄테니 과외를 해줄 수 있냐고 물었고 의외로 우현은 망설임없이 수락해주었다. 신이 난 성규는 우현에게 최대한 피해가지 않은 시간을 생각하며 시간조정을 했고 매주 일요일 3시에서 5시, 두시간씩 과외해주기로 결정했다. 집주소까지 알려준 성규는 과외하기로 결정한 수요일부터 과외할 때 방해하는 자들은 모두 옷벗겨서 쫓아낸다는 협박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우현과 첫 수업이다.
*
"형님!우현학생 왔습니다"
"후하, 너희 진짜 입 안닥치면 콱!"
"네, 알겠습니다 형님! 수업 열심히 받으십시요!"
때마침 우현이 들어오고 온통 시커멓고 커다란 등치의 사람들에 잠시 움찔한 우현이였지만 이내 이 집안의 내력이겠지라고 생각하며 다정한 웃음으로 성규에게 인사를 건냈다.
"안녕하세요."
"저기 저 방으로 가자."
"네."
"그리고!"
"네?"
"편하게 형이라고...불러"
"알았어요,성규형"
아버지,어머니. 웃을 때 내려가는 눈꼬리를 어째야합니까. 순식간에 얼굴이 새빨개진 성규를 아는지 모르는지 성규따라 방으로 들어가는 내내 싱글벙글인 우현은 이내 자리에 앉고는 수학책을 꺼내들며 수업준비를 해나갔다.
"저기 우,우현학생"
"편하게 부르셔도 돼요."
"그래!아,아니 우현아."
"네?"
"과외 허락해준 이유가 뭐야? 고3이라 바쁠텐데..거기다가 난 잘 알지 못하는 사이잖아."
물어보자마자 괜히 물어봤다고 후회한 성규는 속으로 울며 표정관리도 못하고 고개만 숙여 손가락을 꼼지락꼼지락 거렸지만 우현의 말한마디에 신이시여를 외칠 수 밖에 없었다.
"뭔가, 형이랑 뭐든 해보고 싶었어요. 이렇게 말하는거든 뭐든."
이새끼 정말 연애고수 아냐?
"그러니깐 여기서는 곱셈을 해줘야 맞아요, 이해 돼요?"
그니깐..어,음.. 곱한다고? 이랑 삼을?왜?어째서!!!!!!
수학보단 국어, 이 주의였던 성규는 일찌감치 수학을 학창시절에 포기했고, 장부정리도 왠만해선 부하들이 하기에 수학계산은 거의 4년만인 성규에겐 까만건 글씨고 하얀건 종이일뿐이였다. 몇번이고 설명해줘도 이해 못하고 계속 머리만 부여잡고 있는 성규가 답답할만도 하던만 우현은 웃음을 잃지 않고 성규가 이해할 때까지 하나하나씩 차근차근 알려줬고, 결국 수업 끝날 때 성규의 머리속에 남은 것이라고는 우현의 날렵한 옆선과 연필을 쥐어 살짝 힘줄이 보이던 손, 그리고 저와 뭐든 해보고 싶었다는 우현의 말이였다.
"으아아, 남우현, 나무현. 나암우우혀언"
시간이 지날수록 병세가 심각해지는 성규였다.
*
"어, 안녕하세요."
"안녕"
"아 맞다,선배. 김성규알아요?"
"성규형?"
복도에서 마주친 우현과 명수, 명수는 저번에 제 형인 성규가 우현의 존재를 물은것을 기억하고는 혹시나 아는사이인가 해서 물었더니, 형이라는 친근한 호칭까지. 깡패인 성규와 저런 사이면, 그렇게 안봤는데 우현선배 무서운 사람이네.
"아, 둘이 친해요?"
"음..친한거까진 아니고, 내가 과외해주거든. 일요일마다"
"네?과외요?"
가 아니다. 김성규, 어쩐지 뭔가 물어볼 때 안어울리게 얼굴 빨개지면서 묻더니. 다 그렇고 그런거였어. 지난주 주말은 친구집에서 지내느라 일요일 저녁 늦게 집에 들어온 명수는 그 날 오전오후에 어떤 상황이 일어났는지 몰랐고, 우현 역시 명수와 성규가 친형제라는 것을 알리 없었다. 명수는 순간 외간 남자 단 둘이 방안에서 과외만 했을까하는 불순한 생각도 들었지만, 김성규가 누구더냐. 하는 말만 뒷골목 깡패 두목이지 하는 짓은 그냥 순수한 여고생인 성규에게 첫사랑이 짝사랑 그것도 남자인건 너무나 가혹했다.
"그러면 너는 성규형 어떻게 알아?"
"제 친, 아 아니. 그나저나 우현이형. 고3인데 괜찮아요?"
"나쁠거야 없지, 나도 가르쳐주면서 공부하면 되니깐."
친형이라 말해서 이득 볼거 없다 생각이 든 명수는 알아서 성규가 때 되면 말하겠지란 생각을 가지고 급하게 말을 돌리기 시작했다. 다행이도 우현은 별로 상관하지 않은듯 보였고 명수는 내심 안심하고 의외로 긍정적인 반응에 다행이라 여겼다.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가 치자 우현과 작별인사를 나누고는 교실로 들어가선 수업을 받는 내내 재수없지만 그래도 형인데다가 첫사랑이니 불쌍한 성규의 큐피트를 해볼까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한다. 자기만큼 착한 동생 없다고 생각하며
카와이규입니다 '~` |
뚜러뻥 감성 사인 남빠 이프
감사드려요 엉엉 내 인생 첫 암호닉분들 내 사랑 드세염 냠_냠 마이 무겅
* 저는 장편을 쓸 수 있는 끈기와 머리가 부족해서 전개감이 쫌 빨라요.. 마치 야왕 1화부터 4화의 폭풍전개처럼...☆★ 내 손 똥손..힝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