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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남우현] n년전에 헤어졌는데 너뚜기 회사에 입사한 남우현 썰 下 | 인스티즈 

" 이상입니다. 질문 받겠습니다."

  

시덥지않은 내용의 질문을 형식적으로 대답하곤 자리에 쓰러지듯이 앉았다. 빌어먹을 조별과제. 혼자 자료 찾는것부터 시작해서 발표대본 준비까지 말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조리 내가 끝냈다. 매번 조추첨은 개똥같았지만 이번엔 역대급이라서. 한 명은 성의는 좋으나 일부러 이러나 싶을 정도로 미묘하게 다른 자료를 찾아오고, 한 명은 아버지가 쓰러지셨다고, 나머지 한 명은 발표당일까지 잠수였다. 오늘은 집에가서 푹 쉬어야지, 싶었는데 발등에 붙은 불 끈다고 밀린 숙제가 떠올랐다. 아니 교수님들은 입이라도 맞췄나 무슨 과제를 이렇게 단체로..  

  

피곤한 몸뚱아리를 이끌고 대충 학생식당으로 향했다. 당장 해야될게 전공 하나에 교양 두개. 기한은 여유가 있었지만 미루다 안할 게 뻔해서 오후 공강을 중앙도서관에서 썩히기로 결정했다. 몇 장 남지 않은 식권이 눈에 띄었다. 우동을 쟁반에 받아 남은 자리에 엉덩이를 눌러앉았다. 식권을 보니 잊고 있던 지갑사정이 떠오른다. 지난번에 노트북을 깨부수는 바람에 용돈을 모조리 쏟아붓고 수리했다. 그덕에 다음달인 지금까지도 쪼들렸다. 지난 달엔 사놓은 식권이 많아서 그럭저럭 버텼는데 이번달은 빠듯하겠다. 용돈을 땡겨받아야 겠다고 결심하고 우동면을 입안에 쑤셔넣었다. 대학와서 그나마 혼자 먹는 밥이 익숙해졌는데 그래도 사람을 잘타는 성정탓에 체할것 같은 불쾌한 무게감은 여전했다.  

  

과 동기나 한 명 불러서 같이 먹을걸. 도무지 넘어가질 않는 면발때문에 가슴을 쿵쿵 치다가 반도 못먹고 그냥 나왔다. 얼마 남지도 않은 식권인데. 꿍얼거리다가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익숙하게 엄마의 전화번호를 누르는데 뇌트워크가 통한건지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 

  

- 잘됐다. 마침 전화 하려고 했었는데. 엄마 나… 

" 00아. 지금 병원으로 좀 올 수 있어?" 

  

잔뜩 젖은 채로 통화하는 엄마의 목소리는 꽤나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했다. 아빠가 위암이래. 순간 가슴이 철렁해서 그대로 주저앉을 뻔 했다. 알았어. 바로 거기로 갈게. 응급 상황임에도 목소리는 침착하게 나왔다. 하지만 통화 종료버튼을 못누르고 벌벌 떨리는 손은 내 심정을 그대로 대변했다. 얼이 빠진채로 지하철을 타려다 정신을 차리고 근처에서 택시를 잡아탔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라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간 마저 사치로 느껴졌다. 가만히 몸을 앉히고 머리를 굴리자 자꾸만 안좋은 생각들이 새어나왔다. 눈앞이 아득해지고 코 끝에 열이 올랐다. 눈물 때문에 온통 시야가 흐려져서 지갑에 남은 돈을 확인하는 것마저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 자꾸 차는 밀리고 미터기의 숫자가 올라서 무턱대고 가까운 곳에 내렸다. 아빠가 계신 곳은 집 근처에 있는 대학병원이였다. 전화할 생각도 못하고 정신없이 원내를 헤집고 다녔다. 그러다 불쑥 내 어깨를 잡아오는 손에 화들짝 놀라 몸을 돌렸다. 오빠였다. 뒤에선 헐레벌떡 뛰어오시는 엄마도 있었다. 놀란 와중에 익숙한 얼굴들을 보자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그대로 정신을 놓고 수마에 빠져들었다.  

  

  

  

  

  

  

" 엄마, 00이 일어났어."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 온건 새하얀 천장이였다. 멍하니 눈을 끔뻑거리다가 또 시야에 걸리는건 링거대였다. 아, 병원이구나. 아빠.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고 번쩍 몸을 일으켰다. 오빠의 말을 듣고 달려온 엄마와 그대로 눈이 마주쳤다.  

  

" 아빠는? 아빤 어디계셔?" 

  

울멍한 목소리로 그러자 엄마가 그대로 손을 맞잡아 왔다.  

  

" 니 몸이나 좀 걱정해. 엄마가 몇번이나 그랬지. 밤 새고 골골거리지 말라고." 

" 아니, 아빤 어떤데." 

" 건강검진 받았다가 위암인거 알았어. 다행히 초기라서 수술만 성공적으로 끝나면 지장 없을거래."  

  

온몸에 힘이 쭉 빠지고 순식간에 나른해졌다. 급하게 회사에서 빠져나온 오빠는 곧 다시 들어가봐야 된다고 했고, 엄마는 아빠 병실에 있겠다고 하셨다. 링거는 꼭 다 맞고 가라고 꼭꼭 당부를 하시곤. 다행히 도서관에 가려고 노트북을 챙겨와서 링거액이 다 떨어지길 기다리며 과제를 할 수 있었다. 한창 신명나게 타이핑을 하고 약 4시간을 투자한 교양 과제가 끝이 났다. 힐끔 위를 보자 링거액도 얼마 남지 않았다. 어차피 다른 과제들은 전문 서적이 필요해서 지금 하지도 못할테니 찌뿌둥한 몸을 일으켰다.  

  

링거가 달려있는 받침대를 이끌고 휴게실로 향했다. 과제에 열중할땐 느끼지 못했던 갈증이 느껴졌다. 음료수라도 하나 뽑아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아빠까지 입원하신 마당에 용돈 달라고 손벌리긴 눈치가 보였다. 정수기에서 물을 따라 마시다가 성능좋은 시계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휴대폰을 내려다보았다. 어쩜 전화도 한 통 없냐. 익숙하게 열한자리 숫자를 눌렀다. '내여보♥' 같잖은 짓을 해놓은 남우현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수화음은 끊김없이 들렸고 종래에 들려온건 남우현의 목소리가 아닌 형식적인 안내메시지 였다. 바쁜가봐. 학비도 내야하니 어지간히 힘들겠지. 최근엔 알바를 한다고 했다. 학점 관리하랴, 알바 하랴 한창 정신 없을거다.  

  

간호사 언니의 도움으로 병원복을 갈아입고 링거도 뺐다. 앞으론 크게 무리하지 말라는 당부를 듣고 고개를 주억거리며 아빠 병실에 잠깐 들렸다. 아빤 잠 들어 있었고 엄마는 그 옆을 지키고 계셨다. 그새 핼쓱해진 것 같은 얼굴에 마음이 심란해서 들어가서 인사도 못하고 그냥 문자로 남겼다. 시간 늦어서 먼저 들어가보겠다고. 그래도 힘들때 제일은 옆에 있어주는 건데. 다시 남우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똑같은 절차였다. 그걸 다섯번 정도 반복하다가 버스를 탔다.  

  

밥도 제대로 안챙겨먹던 최근에 비해 링거를 맞은 덕에 근래들어 몸상태는 가장 좋았지만 기분은 자꾸만 바닥을 쳤다. 차창에 머리를 가볍게 기대고 눈을 감았다. 버스 기사 아저씨의 난폭한 운전탓에 머리통이 자꾸 통통거렸다. 요란한 머릿속에서 선명한 것은 단 한마디였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그냥 아무 것도 필요 없고 옆에만 있어주면 좋을텐데.  

  

  

  

  

  

  

  

 

링거는 단기적인 영양제에 불과했다. 오히려 입원한 걸 믿고 더 몸을 혹사시켰다가 더 큰 대가를 받고 있었다. 답답한 맘에 과제하다 말고 새벽에 캔맥주를 까 혼자 마셨다. 거기까진 상관없었는데 창문을 열어놓고 안 닫은게 원흉이였다. 머리가 자꾸만 울리고 몸에 열이 올랐다. 오늘이 올공강이라 다행이였다. 병원에 가야 될 것같은데 당장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서 어련히 낫겠거니 하고 방치해뒀다. 죽도 대충 집에 남은 밥 긁어서 만들어 먹고 일찍 자리에 누웠다. 밖은 화창한 봄날인데 합이불을 덮고 잠을 청했다. 얼굴에 열이 올라 자꾸만 눈물이 비집고 나왔다. 울고 싶은 기분도 아니였는데.  

  

그렇게 대낮부터 잠을 청했다가 깨어난 시각은 자정 정도였다. 이걸 낮잠이라고 불러야되나. 코를 훌쩍이다 휴대폰을 잡아 들었다. 오늘도 알바 하려나. 애초에 걸 땐 크게 기대안했는데 수화음이 끊기자 마자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건 나도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 여보세요. 00아. 잘 지내지? 

 " ……." 

- 미안해. 내가 요새 너무 바빠서 신경 못써줬네. 밥은 잘 챙겨먹고 있지? 요새 간절기라 독감도 유행한다던데 감기도 조심하고. 

" 크흠, 남우현." 

  

목을 가다듬고 말했음에도 어느샌가 차오른 눈물과 온전치 않은 목상태때문에 목소리가 흉하게 갈라져 나왔다.  

  

- 목소리 왜 그래? 벌써 독감 걸렸어? 괜찮아? 병원은 갔다 왔지? 

" 나 너무… 힘들어, 우현아." 

  

그 말이 기폭제라도 되는 양 그저 뚝뚝 떨어지던 눈물이 홍수라도 난 듯 넘쳤다. 숨소리가 여과없이 수화기 너머로 넘어갈걸 알면서도 쉬이 그치지 못했다. 지갑이 얇아 끼니는 커녕 음료수 하나 맘놓고 못 사먹고 있고, 독한 감기에 걸렸으면서 병원도, 약국도 가지 못하고 낮부터 누워 골골대다 지금 일어났다. 아빠는 암이라고 입원하셨고, 과제는 압사할정도로 쏟아지는데, 이런 상황에서,  

  

" 너 왜 전화 안받았어.. 왜 나 이렇게 힘들때 마다 너는 항상 내 옆에 없는데." 

  

이런 상황임에도 내게 절실한건 네 전화, 네 음성, 네 얼굴 딱 그정돈데. 내가 그렇게 많은 걸 바랬냐고. 왜 이렇게 힘들때마다 너는 항상.  

  

- 미안해. 너 힘든줄도 모르고.. 나 바쁘다고 전화도 못 해줬네. 

- 남우현씨! 지금 근무 시간 중에 뭐하는 겁니까? 저쪽 테이블 주문 들어왔잖아요! 

- 진짜 미안해, 00아. 내가 이거 끝나고 얼른... 

" 아냐. 나 피곤해서 자느라 못 받을거야. 일 끝나고 푹 쉬어."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험상궃은 목소리에 더 투정을 할 수 도 없게 되었다. 가만히 자리에 누워서 생각하니 너무 어리게 굴었나 싶다. 나 힘든것만 내세우고, 남우현도 내가 힘든 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았을텐데. 내 입장만 내세우면서 어리광을 부렸으니. 이해는 하면서도 나도 사람인지라 원망스러운건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이렇게 예나 지금이나 이기적이라 네게 자꾸만 뭔갈 바라고 기대하고 그러나보다. 결국 달라진 건 그 시간이나 지금이나 한개도 없다. 

  

  

  

  

  

  

성공적인 남우현의 프레젠테이션 축하 겸 입사 회식. 을 빙자한 술파티가 또 한바탕 벌어지게 생겼다. 이번에 우리 팀으로 떨어진 보너스를 어느 술독에 부어야할까 진지하게 토론하는 꼴을 보고있자니 나오는 건 헛웃음뿐. 저런 자세로 회의하면 진작에 보너스 몇번을 탔지. 결국 정해진 곳은 근처 횟집이였다. 보통 회식엔 빌어먹을 팀장의 취향탓에 열에 아홉은 고깃집으로 갔는데 신입도 왔으니 비싼 것 좀 먹자며 은근한 압박을 준 여상사가 통했다. 고기 냄새 밸까 노심초사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아 다행이였다.  

  

술은 지금이나 그때나 영 젬병이였다. 체질적으로 몸에서도 안 받아서 주량을 조금만 넘어섰다 하면 다음 날에 싸매고 눕기 일쑤였다. 그 주량도 많은 게 아니라 캔맥주 하나, 아님 소주 반병 정도였다. 이만큼도 대학교 다니면서 술자리에 끌려 다니며 쌓은 것이니 나름 장족의 발전이였다. 대학 때는 그나마 신입생때나 끌려다녔지, 학년이 높아지면서 편한 자리가 많이 생겨서 주량을 조절할 수 있었는데 회사라는 곳은 도무지 그런 게 들어먹질 않았다. 입사 축하를 집에서 받을때 나보다 네살 위인 오빠에게 들은 얘기중 하나가 내가 받아마시는 술잔이 회사생활과 직결된다, 는 것이였다. 여사원들에겐 크게 강요하지 않지만 어쨌든 권하면 웬만하면 빼지 말라고.  

  

전혀 도움 안될줄 알았던 오빠새끼의 충고는 꽤 깊숙이 내 머릿속에 박혀 회식 자리 때마다 엄청난 부담감을 주었고 웬만하면 꼼수도 없이 다 받아마셨다. 솔직히 우리 나라 회사에 이력서 넣을땐 숙취 해소 능력도 봐야 되는 거 아냐? 벌써부터 한참전에 먹었던 점심이 올라올 것 같았다. 아, 울렁거려.  

  

" 자, 우리 신입 우현씨의 입사 축하를 위하여!" 

" 위하여!" 

" 그리고 우리 부서의 보너스를 위하여!" 

" 위하여!" 

" 또 우리 팀 식구들과 가족분들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위하여..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술잔을 부딪혔다. 또 시작이다. 팀장의 위하여 돌림노래. 아 뭘 또 위할 게 이렇게 많은지. 그렇게 가족 분들이 걱정되시면 우리까지 덩달아 야근 시키지 말고 일찍 퇴근하면 좀 좋아. 보통은 테이블에 여사원들끼리 모여앉는 게 보통이였는데 남우현의 직속상사란 이유로 남우현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게다가 한 테이블에 팀장까지 함께였다. 평소보다 곱절은 힘들겠다. 벌써 고개를 들어 얼굴을 마주 하기만 해도 뱃속이 꾸물거리는 기분인데. 

  

" 우현 씨, 한 잔 받게나." 

  

남우현 역시 상황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아 주는 대로 가만히 받아 마시는 중이였다. 날 것을 즐기지 않는 입맛탓에 치즈콘구이 같은거나 집어먹고 있는데 술고래가 내게도 술을 권했다.  

  

" 이 대리도 한잔 해. 이번에 발표 준비하느라 힘들었지?" 

  

아는 사람이 그렇게 신명나게 까냐. 일단 한잔은 몸을 틀어 들이켰다. 소주면 빨리 맛가는데. 오만상을 찌푸리며 끝맛에 몸서리 치고 있는데 남우현과 눈이 마주쳤다. 그후론 급 걱정스러운 표정이 되어선 내게 건네지는 술잔을 모두 인터셉트 하기 시작했다.  

  

" 이 대리. 한 잔 받아." 

  

옆 테이블에서 술을 받아 가득 채워진 잔을 내 앞에 가만히 놓아두었는데 그 새 잔이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벌써 맛이 갔나, 아까 내가 마셨던 것도 기억 못하고. 고개를 갸웃하다가 좋은게 좋은거지 싶어 안일하게 넘어 갔는데 자꾸 술을 받아올 수록 술잔이 비워지는 것이다. 이런 우렁 각시 짓을 할 만한 사람은 내 옆에 떡하니 자리를 차지한 남우현 뿐일게다. 홱 고개를 돌리자 남우현의 조막만한 얼굴이 그새 얼큰해져 있다. 자기한테 오는 술잔만 해도 버거울건데 내 잔까지 비웠으니 오죽할까. 게다가 내가 기억하기로는, 

  

" 이제 정리하고 2차 가자고!"  

  

김팀장의 우렁찬 목소리와 동시에 남우현의 고개가 툭 떨거졌다. 그래. 내가 기억하기로는 남우현은 술을 오질나게 못했다.  

  

" 우현씨, 괜찮아? 지금 뻗은거야?" 

" 이거 우현씨 입사 기념 회식이였는데, 우현 씨 뻗어서 뭐 축하도 못해줄 것 같은데요, 팀장님?" 

" 아…, 그런가? 이거 참 곤란하게 됐구먼." 

" 오늘은 여기까지하고 정리하죠?" 

  

불금이란 이유탓인지 회사 사람들의 의견이 간만에 하나로 모여드는 듯 했다. 술고래 김팀장이 아쉬워하는 것만 빼고. 이러다 남우현 찍히는 거 아냐?  

  

" 이거 참. 간만에 식성 맞는 친구 만나서 종종 대작이나 하려고 했더니만, 술이 이렇게 약해서야, 원." 

  

담배를 물며 자리를 뜨는 김팀장의 혼잣말에 남우현 대신 내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술 셌으면 더 큰일 날 뻔 했다.  

  

회사 사람들은 주섬주섬 짐을 챙겨 일어나는데 나만 요지부동이였다. 그도 그럴것이 내 옆에 앉았던 남우현이 고개를 내 어깨에 기대고 있는 탓에 쉽게 자세를 바꾸기가 힘들었다. 남우현을 회사에서 처음 만났을때 보다야 기류가 많이 풀어진게 나조차도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아직 거리감이 사라진 건 아니라 어색하게 어깨를 쥐고 살살 흔들어 깨웠다.  

  

" 남우현. 일어나. 회식 끝났어." 

  

죽은듯이 잠에 빠져선 우물거리며 내게 뭐라 대거리도 못하는 녀석을 힘겹게 일으켜 세웠다. 내 어깨에 남우현의 팔을 걸치곤 후들거리는 다리로 횟집 바깥으로 나섰다.  

  

" 우현 씨 집을 몰라서 어떡하지?" 

" 제가 알아요." 

" 힘들지 않겠어?" 

  

괜찮아요. 이악물고 웃는 상을 만들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입사동기인 저년에게 남우현을 맡길 수야 없지. 내가 포기한다면 분명히 저년이 남우현의 귀갓길을 책임질 것 같았다. 만류하는 팀장에도 불구하고 짐짓 멀쩡한 척 먼저 자리를 벗어났다. 체격적인 면에서 부터 차이가 나는데다 녀석은 술에 절어 온 몸에 힘이 죄 빠진 상태라 여간 힘든 게 아니였다. 요근래 허리가 아파 그나마 굽 낮은 구두를 신은게 다행이였다. 힐이라도 신었다간, 내 몸하나 지탱 못하는데 큰일날뻔 했네.  

  

  

  

  

  

  

  

대로변으로 향해 택시를 불러 세웠다. 보통 상황과는 반대된 역할에 기사님이 헛헛하게 웃으셨다. 남우현의 자취방 주소를 불러드렸다. 사실 입사 동기 그 년에게 남우현을 맡길 수 없어 주소 안다고 거짓말한거지, 사실 나도 잘 모른다. 연애 시절 밥먹듯이 가던 남우현의 자취방 주소를 부른 것 뿐이다. 지금은 이사를 갔을수도 있고, 본가로 들어갔을수도 있는데. 고작 소주 한잔이였지만 술이 들어갔다고 이렇게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건지, 아님 남우현이 지금 내 옆에 있으니 거칠게 없는건지 정확하게 모르겠다.  

  

" 6300원이요." 

  

생각보다 멀지 않은 자취방앞에 차를 세워주신 기사님께 돈을 지불하곤 차에서 내렸다. 혹시 여기가 아니면 이제 어디로 간담. 내 자취방이라도 데려가야되나. 이런저런 걱정을 떠안고 좁다란 계단을 올라갔다. 남우현이 살던 곳은 2층 1호였다. 긴가 민가한데 현관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남우현이 아끼는 자전거가 주차되어 있길래 그나마 한시름 놨다. 이제 문제는 도어락인데, 이 새끼가 인사불성이 되어선 도무지 쳐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 발로 슬쩍 찼다가 관뒀다. 원래 한번 자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둔했다. 아니, 내가 집 비밀번호까지 꿰고 있진 않은데 어쩌란 말이야. 

  

'0208' 

- 번호가 다릅니다​ 

  

 그럼 그렇지. 남우현의 생일 네자를 입력해놓고 금세 포기한 나는 계단에 기대어 잠들어 있는 남우현의 옆에 엉덩이를 붙였다. 여름밤의 공기는 생각보다 시렵다. 반팔 블라우스를 입어 소름이 돋은 팔을 감싸안고 몸을 둥굴게 말았다. 문득 새어나온 기억에 유일한 소음원인 내가 입을 다물자 주변은 삽시간에 고요해졌다.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위태위태하게 남우현을 보지 못한채로 대학생활을 하던 날 중 하루였다. 남우현이 보고싶어서, 맥주 한캔 걸치고 오늘처럼 녀석의 자취방에 무작정 찾아와 문을 두드렸다. 아무도 없는걸 주변의 찬 공기가 여실히 드러냈다. 자꾸만 사무칠 정도로 외로워져서 오늘처럼 이렇게 몸을 말고 계단에 앉아 있었다. 그렇게 웅크리고 있는데 그 땐 한겨울이라 집에서 입고 있던 후드티 하나만 달랑 입고 나와서 청승을 떨고 있자니 어지간히 추운 게 아니였다. 그런 와중에 자꾸 생각나는건 남우현의 얼굴뿐이라. 마음이 시렸다.  

  

솔직히 인정하자면 녀석과 헤어진 건 내가 내 생각만 해서 그랬다. 녀석이 그때 나와 함께 하지 못한건 분명 녀석만의 사정이 있었을텐데도. 머리론 이해한다고 수없이 되뇌었지만 사무친 외로움은 도무지 받아들이려고를 하지 않았다. 그래, 내 과오였다. 내 욕심이고 내 이기심이였다. 날 끝없는 영원의 기다림에 가둬놓는 녀석보다, 그런 기다림속에서 기습적으로 찾아와 날 뒤흔드는 녀석보다,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 내 옆에 있어주고 한시라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해주는 그런 사람을 갈구했다. 그래서 헤어졌다. 더 힘든 시간을 견뎌야 했던 건 어쩌면 최선을 다했음에도 급작스런 이별통보를 받아야 했던 남우현일지도 몰랐다. 아니, 그럴테다. 분명 남우현이였을거다.  

  

바이크가 요란한 소리를 내고 지나가니 다시 주변은 조용해졌다. 간간히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리고, 센서등도 꺼져선 주변은 온통 어둠에 물들어 있었다. 

  

" 미안해." 

  

가슴 쪽으로 바투 붙은 다리에 이마를 대고 그렇게 말했다. 대상 없는 사과의 말은 고요한 층계를 울렸다. 이제야 솔직해진 내가 미안하다. 그렇게 벽을 치며 널 밀어내려던 내가, 수년을 돌아 지금에서야 이런 말을 내뱉는 내가. 그땐 어려서, 내 잘못이란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하는 말 한마디에, 몸짓 하나에, 네 마음은 생채기로 빼곡하고 이미 문드러진 걸, 자꾸 외면했다. 네 잘못이라고 내게 최면을 걸며. 

  

" 괜찮아." 

  

순식간에 날 감싸온 그 익숙한 온기에 놀라는 것도 잠시였다. 금세 차가워진 날 녹이고 온기를 전해주는 게, 날 껴안은게 녀석이라는 인식이 뇌보다 눈물샘에 먼저 와닿았다. 녀석이랑 있으면 왜이렇게 눈물이 헤퍼지는지 모르겠다. 웬만큼 독해졌다고도 생각했는데.  

  

" 애네, 이제 봤더니. 뚝 해. 뚝." 

" 장난… 치지 마…." 

  

훌쩍거리며 남우현에게 대꾸를 했다. 한참을 어린애같이 울 때 잦아들때까지 괜찮아, 괜찮아. 하며 등을 도닥여주던 것관 달리 다시 장난스러운 표정이다. 잔뜩 눈이며 코며 팅팅 부어있을 게 뻔해서 못난 내 얼굴에서 시선을 벗어나게 하려 괜히 투덜거렸다. 

  

" 뭐가 미안한진 알고 괜찮대?" 

" 너가 우는데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 ​ 

  

이게, 콱 주먹을 쥐어 때리려는 시늉을 하자 얄궃게 피하며 고민하는 척 한다. 

  

" 너가 나 오랫동안 혼자 둔 거? 그리고 다시 만나놓고 그렇게 매몰차게 나 피했던거." 

  

남우현의 말들이 비수로 꽂혀왔다. 사실 남우현과 헤어지고 무턱대고 다른 사람을 만나봤었다. 나보다 2살 연상이였는데 동갑인 남우현보다야 훨씬 잘 챙겨주고 용돈도 때때로 주고, 뭣보다 내 전화를 놓쳐 본적이 없고 항상 내가 부르면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오곤 했다. 그런데, 하나도 설레지 않았다. 이렇게 보니 나도 어지간히 못돼먹은 사람인데, 내가 바라던 모든 조건을 충족한 그가 마음에 들어오지 않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내가 남우현에게 실망하고 옆에 있어주길 그토록 바랬던 이유는 일단 애정이 기반으로 깔려 있었기 때문이였다. 남우현 이라서 설레고, 아쉬워하고, 원망했던 것이였는데. 그 사실을 나는 너무 뒤늦게 깨달았다. 녀석에게 큰 상처를 주고난 후에야.  

  

" 잘 아네. 미안해. 진짜로." 

  

내가 눈도 못 마주치고 그러자 남우현이 샐쭉한 표정을 짓는다. 

  

" 왜 자꾸 미안하다고 그래. 난 네가 이렇게 다시 와준 것 만으로도 고마운데." 

  

녀석은 푹 숙이고 있던 내 고개를 들어 곧장 입을 맞췄다. 이것 봐, 진짜 헤퍼진 것 맞다니까. 별것도 아니고 그저 입맞춤일 뿐인데 자꾸 눈물이 날건 뭐야. 사랑해, 잠시 입술을 떼고 눈을 휘어 속삭인 녀석이 다시금 입술을 부딪혀왔다. 보다 농밀하고 깊숙이. 녀석의 힘에 밀리고, 우느라 모든 기력을 소진해서 인지 나는 쉽게 옆으로 밀렸다. 난간을 붙잡고 녀석의 입술을 받아내는데 자꾸 웃음이 샜다. 울다가 웃으면 뭐 된댔는데.  

  

이렇게 수년을 돌아 제자리를 찾은 우리가 못내 행복해 견딜 수가 없었다.  

  

  

  

  

- 

  

  

  

  

" 근데 이거 도어락 번호 뭐였어?" 

  

신발장에서 구두를 벗으며 녀석에게 물었다. 녀석은 바닥에 널려있던 잡다한 것을 모조리 쇼파밑으로 밀어넣으며 그랬다.  

  

" 니 생일." 

  

단박에 벙쪄버린 나는 조금 들뜬 마음을 가지고도 괜히 엄한 소리만 했다.  

  

" 딴 여자 생기면 뭐라 설명하려고 안 바꿨냐?" 

" 그럴리가 없잖아."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가져오면서 또 그런다. 괜히 얼굴이 붉어진 건 나뿐인듯 했다. 너무 당연하게 이어지는 녀석의 대답에 새삼스레 ​심장은 박동을 빨리 했다. 대학 다닐때부터 말빨 하나는 끝내줘서는. 말만 잘해, 말만.  

  

" 뭐라도 줄까? 근데 캔맥주 밖에 없어." 

" 뭘 또 물어. 그냥 가져와." 

" 너 술 못하잖아." 

" 언제적 나를 생각하고. 한 캔 정돈 마실 수 있거든?" 

  

냉장고를 뒤적거리며 먹을 만한 것을 꺼내드는 남우현에게서 재료를 받아든 나는 익숙하게 싱크앞에 서선 재료들을 다듬었다. 그 사이에 내 옷차림이 여직 오피스룩인걸 알아채고 남우현은 제 방으로 가서 입을만한 옷을 꺼내왔다. 비엔나 소시지를 칼집 내 볶고, 쥐포를 가스레인지에 구울 동안 남우현은 찬장에서 과자를 꺼내 거실 교자상에 펼쳐두고 있었다. 그러다 얼추 정리가 된 모양인지 내 근처로 와선 싱크대에 몸을 반쯤 기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남우현이였다.  

  

" 뚫어지겠네." 

" 우리 이러고 있으니까 결혼한 거 같다." 

" 뭐래." 

" 결혼할까?" 

" 프로포즈라고 하는 거냐?"  

  

무드없긴. 정강이를 발로 차는 척하며 밉지않게 흘겨보니 싫어? 그런다. 아니, 뭐 그런건 아닌데. 우물거리니 기습으로 뒤에서 껴안아온다. 훅 끼쳐오는 온기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 아, 왜 이래. 진짜." 

" 나중에 제대로 해줄게, 프로포즈는." 

" 얼른 해. 사내연애 밝히면 눈총이 얼마나 따가운데." 

" 왜 말을 못해! 이 남자가 내 남자다 왜 말을 못하냐고!!" 

  

​별 말을. 실없이 자꾸 웃음이 터졌다. 뒤에서도 큭큭거리는 소리가 여실했다. 이윽고 완성된 요리를 접시에 담아 상에 올려두니 밤에 급하게 차린것 치곤 꽤나 괜찮은 술상이 완성됐다. 남우현이 건네준 품이 큰 티셔츠와 편한 바지를 입고 둘이 캔맥주 하나씩을 까서 나란히 쇼파에 기대 앉아 티비를 봤다. 다시 이런 사이로 돌아온지 얼마나 됐다고 자연스럽고 익숙한 나와 녀석을 보니 자꾸만 웃음이 비집고 나왔다. 티비엔 시간이 시간이라 그런지 한참 전 영화나 드라마 재방송 같은 것 뿐이였다.  

  

​괜히 감상에 젖어선 고개도 돌리지 않고 녀석에게 물었다. 

  

" 너 그때 내 생일 날 생각나? 아니 뭐 딴건 아니구, 그냥 니 도어락 번호가 내 생일이라길래 갑자기 생각난건데…" 

  

대답이 없기에 사족을 붙였는데 여전히 옆이 조용했다. 힐끔 바라보니 남우현은 이미 고개를 꺾어 졸고 있었다. 한창 들떠있었건만 꾸벅거리는 남우현을 보자니 귀여운 웃음뿐이 나지 않았다. 하긴 못하는 술을 그렇게 마시고 여태 버틴 것만으로도 용하다. 불편하게 꺾여진 고개를 받쳐서 옆에 펴진 이불에 눕혀줬다. 한참을 녀석의 머리맡에 앉아서 조막만한 얼굴에 들어찬 사랑스런 녀석의 이목구비를 들여다보다 뭔가 변태가 된 듯한 기분에 사로잡혀 관뒀다. 뭐 지금 안본다고 해서 내일 못보는 것도 아니고 그럴 일은 없겠지만 질릴만큼 보게 될 얼굴인데. 술이 들어가서 그런가 웃음이 실실 나왔다.  

  

  

  

  

- 

  

  

  

  

​몇년 전 여름이였다. 녀석과 나의 연애가 지속되고 있을때. 반쯤은 반항의 의미였다. 남우현은 여전히 연락이 없었고 그에 오기가 생겨 나도 연락을 끊고 살았다. 그러던 중 맞은 내 생일이였다. 

  

" 오늘 만날래? 같이 저녁먹자." 

" 니 남친은?" 

" 몰라. 기억이나 하면 다행이고." 

  

괘씸한 마음에 남우현에게 말도 않은채로 친구들과 무턱대고 약속을 잡았다. 오늘은 코가 삐뚤어질때까지 마셔보자. 여름의 끝무렵인 내 생일은 방학 중에 위치해있었기에 시간은 널널했다. 본가에 내려간 친구들 몇몇을 제하고 친구들 서넛이 모이기로 했다. 새벽부터 빼곡히 들어차는 생일축하 메세지들엔 정작 내가 기다리는 이가 없었다. 작년 생일에도 남우현은 꾸준히 바빴었다. 굳이 부담주는 것 같아서 말을 안했더니 그날 하루종일 잠만 쳐잤다고 그랬다. 난 그 당일에만 좀 서운했지 시간이 좀 지난 후에는 덤덤하게 그날이 내 생일이였다, 고 말할 정도로 괜찮아졌는데 오히려 남우현이 더 미안해하며 몇날 며칠을 빌었다. 덕에 간만에 얼굴 마주보고 저녁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도어락키가 내 생일인건 남우현의 소행이였다. 저는 기억력이 안좋으니 만날 집에 들어가면서 외우겠다고. 나한테도 말해놨던 점이라 그러라고 했었다. 그런데 그것도 소용이 없던 모양이였다. 그래, 날짜감각이 없을 정도로 바쁜가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가려 해도 자꾸 서운한 마음이 울컥거렸다. 간만에 내 생일이니 얼굴이라도 한번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내가 너무 했나.  

  

  

  

- 

  

  

  

  

남우현은 정말이지 끝까지 전화가 없었다. 어떤 연락도. 기분 좋을 정도로만 취하고자 했던 계획이 다 어그러졌다. 휴대폰을 바라보는 횟수와 내 잔수는 비례했다.  

  

' 니 남친도 참 어지간하다. 어떻게 여친 생일을 기억 못해? 너 작년에도 그랬다며.' 

' 걔가 요새 바빠서 그래. 학비 버느라 알바해야되는데 어떻게 사소한 것 까지 신경써? 원랜 할만큼 하는 애야.' 

  

날 생각해주는 친구의 말임은 알겠는데 괜히 또 남우현이 까이니까 속이 좋지 못해서 또 쉴드를 쳤다. ​말과는 반대로 들이키는 술잔의 수는 더 많아졌다. 결국 4차까지 뛰고나서야 휘청거리며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잘 신지도 않는 힐에 술까지 들어가니 내가 도는건지 세상이 도는건지 구분도 안됐다. 택시를 탔는데도 몇걸음 되지 않는 거리가 이렇게 힘들줄이야. 느릿느릿 건물로 통하는 계단을 올라가는데 구두 앞코에 뭐가 걸렸다. 뭐야. 눈을 가늘게 하고 보니 다리? 인상을 찌푸리고 조금 더 시선을 위로 향하니, 

  

" 남우현?" 

  

품에는 신주단지 모시듯 케이크상자를 안고 있었다. 지금 시간이 몇신데 여기서 이러고 있담. 힐끔 바라본 손목시계의 시각은 세시. 녀석이 깨지 않게 소리를 죽여 녀석앞에 쭈그려 앉았다. 못된 놈. 지 여친 생일인데 지금 와? 3시간이나 지났구만. ​투덜거리다 이 모습도 꽤 귀여운 것 같아서 사진이나 찍어둘겸 휴대폰을 꺼냈다.  

  

" 이게 다 뭐야.." 

  

3차부터는 정신도 놓고 휴대폰에 대한 관심도 꺼두었기에 몰랐는데 11시부터 ​도착한 문자하며 부재중통화의 발신지는 모조리 남우현이였다.  

  

[ 오늘은 알바 빼고 너랑 같이 있으려고 했는데 사장님이 주말이라고 안 빼주셨어ㅠㅠ] 

[ 00아, 혹시 화난거 아니지?] 

[ 올해도 처음은 못해줬는데 마지막은 해주고 싶어서..] 

[ 지금 어딨어? 집앞인데....] 

[ 여자애가 새벽에 싸돌아다니고 말이야.] 

[ 오기만 해봐.] 

  

이런 류의 문자들이 문자함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11시부터 집앞이라고 했으니 벌써 네시간째 여기서 이러고 있었단 말야? 경악스러워져서 급히 녀석의 이마에 손을 대었다. 늦여름이라 새벽공기는 꽤 찬데. 열도 조금 나는 것 같고. 그렇게 손에 들어찬 녀석의 얼굴은 못본 그 사이동안 핼쓱해져 있었다. 턱살도 쪽 빠지고. 빠질데가 어딨다고 자꾸 살이 내린담. 이미 서운한 마음은 저만치로 달아나고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 우현아. 일어나, 왜 여기서 이래." 

  

조심조심 녀석의 몸을 가볍게 흔들자 부스스 눈을 떴다.  

  

" 어?" 

  

머쓱하게 웃은 녀석이 품에 안겨있던 케이크상자를 힐끔 보더니 곧장 케이크를 꺼내기 시작했다. 초를 꽂고 불을 붙여선 박수까지 짝짝 쳐주었다.  

  

" 생일 축하 합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사랑하는 00이, 생일 축하 합니다." 

​" 지난지가 언젠데." 

" 얼른 불어!! 촛농 떨어질라." 

  

허허실실 웃다가 녀석의 말에 촛불을 꺼뜨렸다.  

  

" 밥은 먹었어?" 

" 아니, 먹을 거 주신다고 했는데 너 생일 챙겨준다고 그냥 나왔지." 

" 너 밥 좀 챙겨먹으라니깐. 살 빠진거봐. 들어와, 라면 끓여줄게." 

" 나 다른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는거야?" 

  

정강이를 냅다 차주자 큭큭거리면서도 내 자취방으로 잘도 들어온다. 그래 그걸로도 충분히 괜찮은 연애였다.  

  

그리고 우리의 연애는 다시 시작.  

 

 
 
-
 
 
 
 
아...안녕하세요... (기어들어온다)
자꾸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서인지 세이브해놨던 원고가 맘에 안들어 한번 다 삭제를 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짰더니 더 늦어졌네요ㅠㅠ
기다리셨던 분들.... 안계시겠지만 혹시 있으시다면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원래 3편만 하고 딱 끝내려고 했는데 암호닉분들도 계시고ㅠㅠ 과분한 사랑을 받아 번외편을 추가제작하려고 합니다!!
하편에서 약간의 스포를 했는데 번외편은 휴가+프로포즈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판짤은 원래 제가 멜뮤 우현이를 너무 좋아해서 상,중편엔 멜뮤 우현이를 데리고 왔는데 이번엔 대학생 우현이가 많아서.....
시점이 왔다갔다 해서 헷갈리시는 분이 계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ㅠㅠ 최대한 캐치하실 수 있도록 하려고 써봤는데 글솜씨가 부족해서..
대학생활 - 회식 - 대학생활 순으로 읽으시면 될거예요!
 
여전히! 암호닉 신청해주시면 절하면서 받아요 ㅠㅠ♥
이 글은 상중하와 번외편으로 끝날 예정이고 타아이돌글도 올라올 수 있는데 괜찮으시다면 신청해주세요!!

♥암호닉♥ 

  

손가락님 ♥ 치치님 ♥ 겨울님 ♥ 규덩이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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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50.8
글솜씨가 별로라뇨ㅠㅠㅠㅠㅠㅠ 짱짱ㅠㅠㅠㅠㅠㅠ ~ㅓ 완전 시간 이해 완료ㅠㅠㅠㅠㅠㅠ 무슨 남우현 몇년을 기다린거야 그럼?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ㅠㅠㅠㅠㅠㅠ 어휴ㅠㅠㅠㅠㅠㅠ우현아ㅠㅠㅠㅠㅠㅠ근데 사내 비밀연애하는것도 재밌겠다ㅠㅠㅠㅠㅠㅠ 막 서로 비밀연애하는가 티는 못내고 막 다른 이성직원들이 막 붙어있으면 뒤에서 질투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ㅋㅋㅋㅋㅋㅋ상상만해도 귀엽지 않아요? 카와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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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순서 이해해주셔서 다행이네요ㅠㅠ 제가 순정파 우현이를 좋아해서ㅠㅠㅠㅠㅠㅠㅠ 사내 비밀연애도 재밌었을텐데 미처 생각을 못해서!! 넣을수있다면 넣어보도록 노력해봐야겠어요!! 좋은 아이디어 얻고 가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10년 전
독자1
손가락
10년 전
독자2
우와 이제 일어나서 이제 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되게 우와..이 커플의 과거가 이랬구나를 알았네요 드디어 되게 평범한 연애였군요 갑자기 뭔가 사랑이 되게 멋져보이네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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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모 손가락님ㅠㅠ 제 글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현실성을 추가하고자....ㅋㅋㅋㅋㅋㅋㅋㅋ 과거를 넣어봤는데 괜찮으신지 모르겠어요ㅠㅠ 우현일 계속 나쁘다고만 표현했는데 그에대한 오해도 풀고 싶었구요!! 멋있는 사랑으로 봐주시다니...(수줍)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ㅠㅠ♥
10년 전
독자3
신작알림보고 바로 달려왔어요 ㅠㅠㅠㅠ 감사합니다 ㅠㅠㅠ 오늘도 설레고 가네요 ㅋ큐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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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아닌 글에 설레다니ㅠㅠ 저야말로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10년 전
비회원189.59
작가님 글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ㅠㅠㅠ 다음 작품은 좀 더 긴 걸로.... 안 될까요? 헿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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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작을 구상중이긴 한데 아직 어느 정도 길이가 될지 모르겠어요ㅠㅠ 번외편을 들고 올땐 다음 작품 구상을 끝내놓든 새로운 단편을 쓰고있든 둘중에 하나가 될 것 같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4
저 겨울이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자까니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제가 오늘 블루스퀘어를 갔다왔는데여...콘서트 표가 없거든여...그래서 매우 우울했는데 인티에 들어오니 신알신 쪽지가 뙇!!!!!!!!기분이 좋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마침 엡티 고백합니다 듣고있었는데 너무 잘맞아서 괜히 제가 우현이 여친에 감정 이입하고 있네요ㅠㅠ전 이씨도 아니고 정씬데!!!!!!!글 읽고 기분이 너무 좋아졌어요 헤헤 작가님 진짜 사랑합니다ㅠㅠㅠㅠ기다린 보람이 너무 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대리랑 우현이랑 평생 행쇼했으면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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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겨울님ㅠㅠㅠㅠㅠㅠ 저도 콘서트 못갔는데....☆★ ㅠㅠ 제가 브금고자라 브금을 넣는일이 잘 없네요.......ㅋㅋㅋㅋㅋㅋㅋ 한번 들어봐야겠어요! 주된 공간배경이 회사라 성은 지어야겠고 해서 임의로 이대리라고 지었네요....ㅠㅠ 나중에는 겨울님을 위해서ㅋㅋㅋㅋㅋㅋㅋ 정씨로 시작하는 빙의글을 써보도록 하겟슴미다(찡긋)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3
어머나 자까님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글 너무 좋아요ㅠㅠㅠㅠ게속 읽고있어옇ㅎㅎㅎㅎㅎ
10년 전
독자5
와 방금까지 몰아서봤는데 너무 잘쓰셨네요ㅠㅠㅠ
잘읽고 가요~~ 다음 글도 기대되네요 ㅎㅎㅎ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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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10년 전
독자6
와ㅠㅠㅠㅠㅠㅠ진짜ㅠㅠㅠㅠㅠㅠ작가님 매번 생각하지만 금손이에요ㅠㅠㅠㅠㅜㅠ 암호닉 신청하고 갈게요 규덩이!!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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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덩이님!! 추가해드렸어요^~^ 금손이라니ㅠㅠ 과찬이십니다ㅠㅠ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10년 전
독자7
진짜ㅠㅜㅠㅜㅜㅜㅠㅜㅜㅜ취향저격탕탕인작품이었어요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른작품도 또 내주시길..♥
다음글 또 쓰실때까지기다릴게요! 신알신해놓겠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정말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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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 취향에 잘 맞아서 다행이예요ㅠㅠ 다른 작가분들에 비해서 글 올리는게 한참 늦는데 기다려주신다니 감사해요ㅠㅠ 얼른 번외편 가지고 올게요!!
10년 전
독자10
기다리는시간만큼 좋은작품이니까요ㅠㅠㅠㅠㅠㅠㅠ번외편포함해서 앞으로 좋은작품많이써주세요!너무너무좋네여..♥
10년 전
독자8
엉엉 ㅠㅠ 번외기다릴게요작가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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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10년 전
독자9
엉엉ㅠㅠㅠ 취저ㅠㅠㅠ 탕탕!! 다른 작품도 꼭 내주세여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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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어서 번외편 가져오고 다음 작품 구상해야겠어요ㅠㅠ
10년 전
독자11
헐ㅠㅠㅠㅠㅠㅠ 남우현 설레네요ㅠㅠㅠㅠㅠㅠ 정말 취저에요ㅠㅠ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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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왜 댓글 있단 쪽지가 알림이 안왔을까요ㅠㅠ 늦었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12
히ㅠㅠㅠㅠㅠㅠ작가님 정말 ㅠㅠㅠㅠㅠㅠㅠ 내꺼하자ㅠㅠㅠㅠㅠ남우현어하ㅓㅣㅏㅠㅏㅣㅓㅠㅠㅠㅠㅠㅠㅠ설레여ㅠㅠㅠㅠㅠ진짜ㅠ 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저 핸드폰 잃어버렸었는데 진짜 힐링하네요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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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가 안와서 늦게 확인했어요ㅠㅠㅠㅠㅠㅠㅠ 저도 휴대폰 잃어버리고.... 2달동안 없이 살다가 최근에 새로 샀다죠.... 힘내세요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10년 전
독자14
ㅓ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아무리봐도 제스탈전갠데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살앙해요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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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야말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해요 독자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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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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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어엉 제가 현실에서 설레본적이 없어서... 망상으로만 열심히 짜내고 있는데 설레셨다니 다행임미다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0년 전
독자16
저 왜 지금 이 작품 알았죠..ㅠㅠㅠ진짜 우현이 성격이랑 모든게 다 달달하네요ㅠㅠㅠ아 몰입력 진짜 짱이에요ㅠㅠㅠㅠㅜ글솜씨가 별로라니 말도 안되요ㅠㅠㅠㅠ진짜 설래네요ㅜㅜ앞으로도 좋은작품 부탁드릴게요ㅜ신알신추가합니다 암호닉받으세요?
10년 전
독자17
저 왜 지금 이 작품 알았죠..ㅠㅠㅠ진짜 우현이 성격이랑 모든게 다 달달하네요ㅠㅠㅠ아 몰입력 진짜 짱이에요ㅠㅠㅠㅠㅜ글솜씨가 별로라니 말도 안되요ㅠㅠㅠㅠ진짜 설래네요ㅜㅜ앞으로도 좋은작품 부탁드릴게요ㅜ신얼신추가합니다 암호닉받으세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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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ㅠㅠㅠㅠㅠㅠ몰입이 잘되신다니 진짜 다행이예요 빙의글을 많이 안읽어봐서 쓰면서도 반신반의하곤 했었는데ㅠㅠ 감사합니다ㅠㅠ
10년 전
독자18
헐.....현실에 이런남친있으면 얼마나좋을까요ㅠㅠㅠㅠ 더도덜도말고 딱 남우현같은남친ㅠㅠㅠㅠㅠ 진짜 우현이성격 이럴거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스카트
저도 정말...... 우현이 같은 남...친......... (대성통곡) 최대한 잘 챙겨주고 다정한 성격 만들라고 캐릭터연구한 보람이 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10년 전
독자19
다시 연애ㅠㅠㅠㅠㅠ저런 연애 한번쯤 해보고 싶네요 짱짱
10년 전
독자20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내비밀연애도재밋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짱짱짜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남우현기다린거야ㅠㅠㅠㅠㅠㅠ너무머싯다ㅠㅠㅠ
10년 전
독자21
와 진짜 둘이 왜 이렇게 힘든가요 정말 ㅠㅠ
9년 전
독자22
우와우와 행쇼행쇼!!!! 이제 본격 사내연앤가요ㅠㅠㅠ 다른 여자 생기면 뭐라 할 거냐는 말에 달달하게 받아치는 우혀니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 우혀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3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좋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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